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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의 길에 서서..

25년을 살면서 배운 중요한 인생의 가르침 중의 하나는 하고싶은 것만 하면서 살 수는 없다는 것이다. 우리는 때때로 정말 하기는 싫지만 그것이 정말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기 위해 필요한 것일 때, 혹은 나만 생각하면서 살수는 없기에 해야할 때가 있다. 하지만 막상 이 질문 앞에 부딪혀 있을 때 선택이 그리 쉽지만은 않다. 이번에 서울대 보건대학원 보건학과와 고대 경영대학원 경영관리에 지원했는데 둘다 붙는다면 아마도 난 서울대를 선택하게 될 것 같다. 여기까지 결정하는 데는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하지만 석사 코스웍이 시작하고 3개월 이내에 나는 세부전공을 선택해야 한다.

 

 보건통계학, 보건인구학, 환경보건학, 의료사회학..

 

 애초에 나에게 보건학에 대한 흥미를 심어준 것도 의료 사회학이었고 통계학보다 사회학이 훨씬 재미가 있을 거란 것은 불보듯 뻔한 일이기에 사실 내가 하고 싶은 공부는 의료사회학이다. 하지만 의료사회학을 맘편히 선택하기에는 여러가지 문제가 있다. 먼저 이 분야는 정말 마이너해서 나중에 밥벌어 먹고 사는 문제가 있을 것이고, 그보다 더 문제인 것은 이 공부는 다소 거시적이어서 실질적으로 '필요한' 공부가 아닐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필요의 문제란 내게 필요한 공부를 말하는 게 아니라 사회적 필요를 말하는 것이다. 나는 앞으로 석박사를 거치면서 내 연구가 좀 더 형평성 있고 여러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 수 있는 의료정책을 건설하는 데 일조할 수 있었음 좋겠다. 그러려면 이론 공부보다는 계량 공부를 통해서 구체적 성과를 내는 게 매우 중요해지는 데 사회학 이론 공부는 사실 그게 매우 어렵다.

 보건통계학은 보건학 가운데서도 매우 전망있는 분야이며 어디든 쓸데가 매우 많고(사회학, 정책학, 행정학, 정치학, 경제학 심지어 경영학) 석사 때 공부하고 박사 때 의료사회학 등 내가 하고싶은 공부와 연계해서 써먹을 수도 있고, 게다가 미국유학을 생각한다면 펀딩받고 박사하기에 가장 좋은 전공이다. (상대적으로 사회학 이론은 펀딩받기 무지하게 어려움) 하지만....나는 학부 때 통계라고는 경영통계밖에 안들었고, 그나마도 중간고사 이후로 버려서(헐.-_-;)지식도 일천하다. 듣기로는 학부에서 통계학 전공을 하지 않으면 코스웍을 따라가는 게 매우 버겁다고들 한다. 게다가 통계학 특성상 공부하면서 즐거움을 느끼기는 매우 어려울 것 같다...

 보건인구학의 주제는 저출산 고령화, 지역사회 건강증진, 사망력 등등과 연관되는 데 사실 지식면에서 본다면 의료사회학과 보건통계학을 융합시켜 놓았다고 보면 이해하기 편할 것 같다. 양적연구 측면에서 이론사회학보다 훨씬 진척도가 크고, 그러면서도 적당히 나의 흥미를 자극하며, 또한 필요의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는 전공이다. 박사 어드미션, 펀딩, 나중에 일을 할 수 있는 분야면에서도 보건통계학만큼은 아니지만 꽤 괜찮다. 또 지도교수님 삼고싶은 분이 바로 이 전공이기 때문에 이걸 택하면 그 교수님 방에서 함께 연구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하지만 메리트의 측면에서 보건통계학, 흥미의 측면에서 보건사회학과 비교한다면 다소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결국 나는 무엇을 선택하게 될까?

아니, 무엇을 선택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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