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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 떠나는 중이 되기 전에..

'미네르바' 구속 수감.
http://www.yonhapnews.co.kr/society/2009/01/10/0702000000AKR20090110045553004.HTML

 

누구 표현대로, 이대로 가다간 홧병으로 죽을 거 같다.
2009년이라는 시점에 이런 꼴을 내 눈앞에서 보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놀라운 것은 이 정권이 미네르바를 체포했다는 그 사실 자체가 아니다.
그걸 바라보며 표현의 자유가 좆밥이 됐다는 사실을 전혀 문제의식으로 떠올리지 못하는
내 부모형제를 포함한 (어떤 종류의, 아직은 '일부'라고 표현하고 싶은)일반 대중들이다.
구속만이 문제가 된다면 시위를 하든 청원 운동을 하든 할 수 있는 일을 하면 되는 거지만,
법원의 '국가 신인도 영향 준다, 구속한다'란 말이 만일 곧이곧대로 받아들여지는 사회라면
이건 그냥 막장이란 얘기밖에 안된다..

 

안다, 부당하다고 말하는 이들이 많이 있다는 거.
보수 언론조차도 '논란이 있다'고 보도를 하지 않을 수 없을 만큼 있다는 거.

 

하지만 소위 '강남 좌파'라 표현되는 그 카테고리에 아마도 들어갈 나는,
보수 성향과 富와 권력과 헤게모니를 모두 쥔 사회 한복판에 덩그러니 앉아있는 나는,
바른말 하는 사람들이 아무리 떠들어도 씨알도 먹히지 않는 이 실태를
너무도 생생히 두 눈으로 계속, 계속, 계속 지켜보고 있다.
이른바 꼰대 레벨로 들어가신 분들이야 그렇다 쳐도
'미래'를 가늠하게 할 그들의 2세, 3세들도
권력 계급이 가진 모든 것을 그 정신과 함께 고스란히 이양받는 것을 본다.
그들이 한치의 의심도 없이 그러는 것을,
다른 계급의 사람들이 뭐라든 어떤 영향도 주지 못하는 것을 본다.

 

그리고 그들의 말은 전혀 그 계급 근처도 아닌 사람들한테도 '먹힌다'.

우리 모두 봐 왔듯이.

 

상위 몇%라 일컬어지는 사람들,
그들을 만만히 볼 수 있을 거 같나.
절대 그렇게 안된다.
'몇백 몇천만 vs 한줌'같지.
하. 정말 그럴 거 같나.

 

상식이 있고 제정신 박힌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 틈에 내가 살 수 있었더라면
나는 보다 안심할 수 있을지 모른다.
괜찮아, 바뀔 수 있어, 이런 생각을 어쩌면 보다 짙게 가질 수 있을지도 몰라.
그러나 난 '강남'으로 대변되는 그 계층의 복판에 있었고,
무서워서 죽을 거 같다.

 

몇 차례나 거듭 얘기했듯, 권력 이동이다.
방법은 정말 그것 뿐이다.
상위 몇% 계급에서 한 다리 정도는 빠져나와있는 제스처라도 보였던 10년간의 권력을
지난 대선에서, 총선에서 완전히 도로 뺏겼고, 기다렸다는 듯 이 지경이 된 거다.
권력을 탈환해야 하고 죽어라고 뺏기지 말아야 한다.
힘 부족한 이들이 쪽수로 밀어붙일 수 있는 건 그것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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