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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112] 올바른 노동자 정치세력화, 원칙과 방향

 

 

[통진당 지지 반대투쟁]

 

올바른 노동자 정치세력화, 원칙과 방향

 

 

 

 

양효식

 

[올바른 노동자 정치세력화, 원칙과 방향.hwp (37.50 KB) 다운받기]

 

 

  이번 국참당과의 통합으로 민노당을 통한 노동자 정치세력화가 최종 파산을 맞았다. 이미  전부터 민노당이 민주노총의 배타적 지지 방침을 볼모로 하여 민주대연합/야권연대로 노동자의 독자적 정치세력화 열망을 배신하고, 노동자계급을 자유주의 자본가 정당의 들러리로 전락시킨 데 대한 노동자들의 비판이 줄곧 제기되어 왔었다. 그러더니 이제 마침내 노동자 정치세력화라는 허울마저 거추장스럽다는 듯이 자본가 정당과 아예 통합하는 길로 가버리자 급기야 민주노조운동 내부로부터 배신에 대한 분노와 규탄이 터져 나오고 있다.

 

  현재 민주노총 각급조직 전현직 간부 활동가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는 ‘1천인 선언운동’은 민주노총 조합원들 사이에서 통합진보당에 대한 ‘배타적 지지’ 반대 서명을 조직하고 1월 14일 선언자 대회와 1월 31일 민주노총 대대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1천인 선언운동은 1월 5일 기자회견 선언문을 통해 “노동자 착취와 탄압의 주범 국참당과 통합한 통합진보당은 노동자 정당이 아니므로 지지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리고, “지금까지의 노동자정치세력화는 실패했다”고 선언하며, “조합원들의 토론을 통해 올바른 노동자정치세력화를 위한 원칙과 방향을 수립하고 정치방침을 새롭게 정립하자”고 제안하고 있다.

 

  그 동안 민주노조운동이 자본가 정당과 독립하여 노동자의 이해를 일관되게 대변해야 함을 주장해 왔고 또 그렇게 투쟁해 온 사회주의자들은 마땅히 이러한 선언과 제안을 환영하고 함께 할 것이다. 그리고 이 선언운동이 민주노총 조합원들 사이에서 널리 확산되고, 올바른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위한 원칙과 방향을 수립하기 위한 논의가 현재 투쟁 일선에 있는 모든 노동자 투사들 사이에서 폭넓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함께 분투할 것이다.

 

  먼저 당면한 과제로서, 우리는 1월 31일 민주노총 대대에서 통합진보당에 대한 지지안이 철회되도록 ‘1천인 선언운동’ 참가자들을 비롯하여 배타적 지지 반대투쟁을 하는 다양한 세력들이 공동전선을 펼 것을 호소한다. 민주노총 대대에서 통진당에 대한 지지를 결정하지 않게 하기 위해 당일 대대 장에서 필요한 모든 행동을 펼쳐야 할 것이고, 한편 이를 힘 있게 할 수 있도록 대대 전까지 조합원들 사이에 통진당 배타적 지지 반대 서명을 최대한 광범위하게 조직해야 한다. ‘배타적 지지 반대’ 공동투쟁을 하는 모든 세력들이 이러한 대중적 서명운동을 함께 전개하자.

 

  다음으로, 대대 대응만이 아니라 대대 이후 ‘올바른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위한 공동행동’을 전개할 것을 제안한다. 지금까지의 노동자 정치세력화가 실패한 데 대한 근본 평가와 함께, 어떠한 원칙과 방향 위에서 다시 새롭게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만들어 갈 것인지 논의를 조합원들과 투쟁하는 노동자들 사이에서 폭넓게 조직해야 한다. 현장 노동자들과 일선 계급투사들이 평가와 판단의 주체가 될 수 있도록 지역별 공장별 각급 대중단위 토론회와 공청회, 현장 및 집회 선전전 등 다양한 정치캠페인을 펼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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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하에서는 올바른 노동자 정치세력화의 원칙과 방향에 대해, 그 동안의 노동자 정치세력화에 대한 평가 및 현 시기 정세적 과제와 관련하여 몇 가지 지점에서 제기해 본다. 
 

 

 

기본 원칙과 방향

 

  첫째, 자본가 정당과 단절하는 노동자 정치세력화여야 한다.

  노동자의 독자적 정치세력화 열망은 자유주의 자본가 정당에 대한 ‘비판적 지지’를 극복하고 자본가계급으로부터 독립적인 노동자 정치를 실현하자는 가장 기본적인 계급적 정치의식에서 출발한 것이었다. 지금까지의 노동자 정치세력화가 실패하고 만 것은 이미 국참당과의 통합 이전부터 이러한 열망을 배신하고서 민주대연합/야권연대로 자본가 정당과 손잡고 노동자계급의 정치적 독립을 훼손시켜 온 데서 비롯한 것이다. 진보정당 지도부들이 민주당 국참당과 함께 하는 ‘야5당 중재단’ 등을 통해 노동자투쟁들을 주저앉히고 깨뜨려 오면서 이미 진보정당 운동을 통한 노동자 정치세력화는 만신창이가 되어버렸다. 국참당과의 통합은 이러한 자본가 정치세력에 투항해 온 일련의 배신 과정의 종착점일 따름이다. 따라서 자본가 정당과의 단절은 민주대연합/야권연대와의 단절로까지 구체화되어야 하며, 이는 당만이 아니라 노동조합도 마찬가지다.

 

  현 민주노총처럼 노동조합이 민주대연합과 야5당 연대(‘정책 연합’이라는 이름으로 박원순 선대본 참가나 지자체 공동정부 구성까지)를 지지하고서 노동자의 독자적 정치세력화 하겠다는 것은 기만이 아닐 수 없다. 민주노총만이 아니라 금속, 공공 등의 산별노조 및 연맹, 그리고 대공장을 비롯한 단위노조들에서도 독자적 정치세력화를 열망하는 노동자들은 조합 지도부들이 야권연대를 지지하는 것을 비판, 탄핵하고 이러한 계급협조에 맞서 노동조합을 바로 세우기 위해 투쟁해야 한다. “민주노총을 비롯한 각급 노동조합들은 자본가 정당과 단절하라!”가 노동자들의 슬로건이 되어야 한다. 따라서 자본가 정당과 단절하는 노동자 정치세력화는, 노동조합을 야권연대의 꼬리로 전락시키는 조합 지도부들의 계급협조에 맞서 아래로부터 노동조합을 바로세우는 정치세력화여야 한다.

 

  둘째, 의회주의와 ‘양날개 전략’을 극복하는 노동자 정치세력화여야 한다.

  그 동안 진보정당을 통한 노동자 정치세력화가 실패한 것은 상층 명망 인사들을 국회와 지자체에 당선시키는 것으로 노동자 정치가 왜곡되고, 주체가 되어야 할 노동자들을 국회의원을 배출하는 들러리로, 표 찍는 기계로 전락시킨 데 있다. 96-97 노개투 정치총파업처럼 노동자들이 정치투쟁과 경제투쟁 가릴 것 없이 모두 투쟁의 주체가 되어야 하며, 이러한 대중투쟁을 강화하는 가운데 노동자 정치세력화는 힘 있게 전진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진보정당과 노동조합 지도부들은 ‘정치투쟁은 당이, 경제투쟁은 노동조합이’ 각각 나누어 맡는다는 이른바 양날개론이라는 이름 아래 대중투쟁을 방기하고 대리주의로 일관하는 의회주의와, 정치투쟁 및 계급적 연대와 담쌓는 조합주의를 재생산해 왔다. 이로써 노동자 정치세력화가 왜곡되고 후퇴한 것만이 아니라 노동해방의 기치와 혁명의 전망이 상실되고 민주노조운동도 관료화와 개량화로 후퇴에 후퇴를 거듭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자본주의 위기가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99% ‘점령하라’ 운동에서 보듯 대중들의 반자본주의 정서와 혁명적 상상력이 솟구치고 있고, 그로부터 대중 직접행동과 대중총회 같은 직접민주주의 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이것은 자본주의 체제에 대한 대중적 분노와 함께 기존 제도정치권에 대한 불신과 의회 대리주의 및 관료화된 공식 노조운동에 대한 환멸 속에서 그것들에 대한 노동자 민중들의 대안적 운동으로 나온 것이다.

 

  한국에서도 관료화되고 박제화된 공식 노조운동을 넘어 대중들의 자발적인 연대와 직접행동이 희망버스 희망텐트 운동, 촛불시위 등으로 전개되고 있다. 노조의 지침 없이도 기륭, 동희오토, 홍익대청소, 한진, 재능, 쌍차 등 투쟁사업장 노동자들에 대한 아래로부터 자발적인 연대운동이 펼쳐져 왔다. “정리해고 없는 세상, 비정규직 없는 세상” 등 노동조합과 진보정당들이 감히 내걸지 못했던 슬로건과 요구들을 과감히 제기하고 있다.
  그 주된 성격에서 기층 프롤레타리아 운동인 이 운동들은 현재 야권연대 세력들이 ‘반MB 정서’를 내세워 대세 몰이하고 있는 선거심판론에 대한 현 시기 적극적인 투쟁 대안들이다. 이 운동들이 공식 노동조합 체계 밖에서 노조 지침과 관계없이 벌어지는 운동이라는 이유로 ‘노동운동’과는 상관없고 따라서 노동자 정치세력화의 일 주체일 수 있음을 부정하는 편협한 조합주의는 올바른 노동자 정치와 양립할 수 없다. 지난 정치세력화의 실패 원인 중 하나인 양날개 전략 같은 것에 다시 문을 열어놓는 관료적· 조합주의적인 정치세력화와는 철저히 선을 그어야 한다. 의회주의와 양날개 전략, 반MB 선거심판론을 걷어내고, 이러한 아래로부터의 자발적인 운동들이 총파업 등 조직노동자들의 대중투쟁과 결합하여 자본주의 철폐 투쟁으로 나아가도록 노동자혁명의 전망을 여는 노동자 정치세력화여야 한다.


  셋째, 선거방침을 정치원칙과 정치방침에 종속시키고, 2012년 공황이 격화되는 정세 속에서 총파업 조직을 통해 수세를 공세로 전환시켜내는 노동자 정치세력화여야 한다.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위한 정치방침은 어떻게 노동자가 정치(투쟁)의 주체가 되고, 어떻게 노동자계급이 자본가계급과 독립적인 정치세력으로 설 것인가 하는 정치원칙을, 정세를 매개로 하여 해당 시기의 정치투쟁의 과제로 제시하는 것이어야 한다. 선거는 이러한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위한 정치투쟁의 수단 중 하나일 뿐 그 자체가 목적일 수 없다. 따라서 매시기 총선, 대선, 지자체 선거 등 각각의 선거방침은 이러한 정치방침에 종속되어야 하며 그때그때 실용적인 목적으로 결정되어서는 안 된다. 선거 그 자체가 목적이 되어 대중투쟁을 선거에 종속시키고, 의석수를 늘리기 위해서라면 자본가 정치세력과도 야합하는 의회주의는 올바른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위한 선거방침과 양립할 수 없다. 

 

  그러나 현재 민주노총의 정치방침과 선거방침은 모두 선거 그 자체를 목적으로 하는 의회주의와 선거주의에 맞추어져 있다. 그래서 노동자가 선거에서 어느 당을 -- 그것도 의회주의 정치세력들 중에 -- 지지해야 하느냐의 문제로 협소화되고 있고, 나아가 배타적 지지 방침의 폐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묻지마 지지’로까지 왜곡되고 있다. 의회에 진출해서 다수당이 되는, 의회주의적 선거주의적 목적을 위해 오직 그 존재 이유가 있는 ‘배타적 지지’는 올바른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위한 정치방침이 될 수 없다. 통합진보당에 대한 배타적 지지 방침은 말할 것도 없고, ‘배타적 지지’ 그 자체가 폐지되어야 한다.
  선거방침이 정치방침에 종속되어야 한다면 선거방침에 대한 각급 노동조합 단위에서의 토론을 단순히 어느 당을 지지할 것이냐의 문제로 제한하지 말고 현 시기 노동자 정치투쟁의 과제, 정세와 투쟁방향에 대한 토론으로 확장해야 한다. 그렇게 해서 2012년 정세적 대중투쟁 과제에 복무하며 올바른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앞당기는 선거투쟁 목표와 요구들을 정식화하고 총대선 방침을 수립해야 한다.

 

  2012년은 누구나 예상하듯이 공황이 격화하고 자본의 위기 전가 공세가 전면화함에 따라 그 동안 누적되어 온 노동자 민중들의 불만과 분노가 대중투쟁으로 촉발되느냐를 가르는 정세일 것이다. 2012년 올바른 노동자 정치세력화는 이러한 정세 속에서 만들어야 하며, 정세의 과제를 어떻게 받아 안느냐에 따라 그만큼 앞당길 수 있을 것이다.
  민주노총이 ‘2012년 노동법 개정 총파업’을 이야기하고 있고 설사 현재로선 구호에 그치는 수준이라 하더라도 2012년 정세의 엄중함 때문에 누구도 총파업 성사 어려움을 들어 그 필요성을 부정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정세적으로 총파업이 절실하다. 2012년 예상되는 자본의 총공세를 개별 투쟁으로는 결코 막을 수 없다면, 정치총파업으로 그 동안의 패배와 수세를 일거에 만회하고 정세 반전을 일으켜내야 한다. 자본주의 정치·경제 위기가 가속화하는 정세 속에서 자본주의 체제에 대한 대중적 분노와 저항이 반MB 선거심판론으로 왜곡 수렴되는 것을 막고 정치총파업을 성사시켜 대대적인 반격의 물결을 일궈내야 한다.

 

  이상과 같은 원칙과 기조 하에서 <정치총파업을 조직하고 올바른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앞당기는 2012년 노동자계급 선거투쟁 10대 요구 (안)>를 제출한다.

 

 

 2012년 노동자계급 선거투쟁 10대 요구

 

 

△ 일체의 해고 금지! 정리해고제 폐지!

△ 비정규직 철폐! 노동3권 보장! 

△ 노동조건 저하 없는 1일 6시간 노동제를 통한 실업 해소! 

△ 1%만을 위한 한미FTA 폐기! 

△ 물가 폭등에 따른 생활임금 보장! 무상주거! 

△ 등록금 폐지, 대학 무상교육 전면 실시! 

△ 집회·시위·결사·표현의 자유! 완전한 파업권 쟁취! 노동악법 철폐! 

△ 재벌 몰수 국유화! 노동자통제! 

△ 은행 국유화! 노동자 통제 하의 단일 국영은행으로 통합! 

△ 자본가 정당과 단절하라! 민주대연합이 아니라 노동자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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