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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6/17
    공부의 경로
    야옹이

공부의 경로

한미  FTA 저지 투쟁도 그러하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도 그러하고, 최근 십여년 이상 대부분의 투쟁들은

제자리 걸음인 듯 보인다. 참가자들의 수가 크게 느는 것 같지도 않고, 그렇다고 투쟁의 내용이 변화하고 있는 것 같지도 않다.  무언가 막혀 있는데, 이를 해쳐갈 지혜가 부족한 것인지, 이것이 이 시대 정세의 절대적 한계치인지조차 알 수가 없다.

 

하여튼 어려울 때일수록 만사무용론과 만사노력론으로의 편향은 경계해야 할 것인데, 한 때 전자가 유행했다면, 이제 남은 최후의 활동가들은 후자쪽으로 경도되고 있는 듯도 보인다. 시야가 안보이는 도로에서는 잠시 서서 사태를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다. 열심히 달린다고 길이 열리지는 않는다.

 

이러한 점에서 나에게 학습은 매우 중요한 문제인 듯 한데, 특히 관성화된 학습을 벗어나는 것이 문제이다. 150여년 전의 자본론을 외우는 것이나, 그렇다고 최근의 프랑스 철학을 가져다 쓰는 지적 근본주의-해체주의를 경계해야 하며, 또한 자신의 당파의 커리큘럼을 따라 개념의 레토릭을 만드는  것 또한 경계해야 할 바이다. 이러한 점에서 점점 더 중요하게 여겨지는 것은 지배계급의 과학과 이데올로기와 토론 가능한 학습이다.  박수도 부딪혀야 소리를 내는 법, 운동 진영의 말과 행동이 도덕적 원칙이거나 혹은 지구인과 외계인의 대결이 되어서는 곤란하며, 더욱 중요하게는 관성을 깨기 위해서는 좀 더 적극적으로 외부와 대화할 필요가 있다.

 

그러한 점에서 가능한 이론의 여지가 별로 없는 자연과학, 특히 모든 과학의 기본이라 할 물리학에서부터 시작해보는 것이 좋을 듯 하다. 지금 파인만의 물리학 강의를 읽고 있는데, 물리 법칙의 연역과정과 수학적 증명에서의 발달은 매우 흥미롭다. 또한 뉴턴 역학 이외의 현대 물리학이 던져줄 수 있는 것들이 있을 것 같다는 기대도 가져본다.

 

다음으로는 거시-미시 경재학 개론 정도는 제대로 익혀 봐야 할 것이다. 경제의 수학적 모델링과 여러 지배적 개념들에 충분히 익숙해질 필요가 있다. 특히 뒤메닐-레비, 폴리 등의 최근 마르크스 경제학을 이해하고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서라도 마르크스 ABC 만을 외우는 것으로는 안된다.

 

그리고 근대 철학도 계보적으로 확실하게 익혀 둘 필요가 있을 듯 하다.  근대 정치 이념 비판의 맥락과 현재적 해석을 위해서는 철학의 지도가 필요하다. 또한 학습의 효율을 위해 통계학, 미적분학 정도의 수학은 매우 익숙해질 필요가 있다.

 

아 근데 이걸 다 언제 한담... 젊어서 너무 반지성적으로 놀았더니, 30대에 고생하는구나. 그래도 어찌하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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