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개의 자원

분류없음 2014/09/30 15:28

카톡이나 라인 같은 게 있는 건 알지만 하지 않는다. 아니, 못한다고 해야 하나. 내 스말폰은 윈도폰이라 지랄맞은 게 참 많다. 열리지 않는 웹페이지가 드물기보다 흔하다. 지난 번 네이버 리뉴 뒤엔 블로그가 아예 백색으로만 나와서 맛집블로그를 한동안 읽지 못했다. 나의 유일한 안식처... 날씨나 교통 기타 다른 앱도 지원을 하지 않는다. 폰을 바꾸면 되는데 워낙에 이런 데에 savvy하지 못해서 그냥 그럭저럭 살고 있다. 나는 살면서 음악을 mp3로 다운받아 휴대용 기기에 넣어 들고다니며 들어본 적도 없다. 시디피나 워크맨은 이제 못들고 다니고 하는 거라곤 고작 라디오? 남동생이 공수해준 아이패드도 그냥 그럭저럭 쓴다. 그런데 아이패드 좋긴 좋더라. 사정이 이렇다보니 안드로이드폰이나 애플, 블랙베리는 생각'만' 할 뿐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고 있다. 아, 물론 돈 문제도 있지, 당연히.

 

텔레그램은 윈도앱이 있다고 해서 시도했더니 로케이션을 드러내야 한단다. 동의하지 않으면 앱을 깔 수 없다. 다른 앱들은 이런 질문을 하지 않았다. 그러니까 동물소리 나는 앱, 나침반 앱, 월드맵 앱, 세계시간 앱, 위키피디아 앱 같은 것들은 그냥 프리였다. 생각해보니 페이스북도 저런 질문을 한다. 처음엔 하지 않다가 언제부턴가 저런 질문을 포함해 네 안전을 위해(?) 전화번호도 입력하렴, 하고 자꾸 뭘 묻는다.

 

지하철을 탈 때, 쇼핑몰을 지날 때, 다운타운 거리를 걷는 많은 사람들을 볼 때 이 평범한 사람들의 자원은 뭘까, 그런 생각을 종종 한다. 묻는다. 꽃개야 너의 자원은 무엇이니. 네가 팔 수 있는 건 (교환할 수 있는 건) 무엇이니. 저 수많은 평범한 사람들이 이 자본주의를 부양하는데 정작 우리들에게, 범인(凡人)들에게 돌아오는 것은 무엇일까. 그런 질문도 하게 된다. 자본 입장에서 나같은 사람은 가치가 없다. 없을 것이다. 너무 우유부단해서 물건을 사고 바꾸고 교환하거나 회전시키는 활동에 이바지하지 못한다. 부지런하게 일해서 돈도 벌고 소비도 하고 그래야 하는데 -- 맘과 달리 부지런히 돈을 많이 벌 일을 하지 못한다. 당연히 세금도 많이 내지 못한다. 불평불만이 많아 사회체제와 시스템에 협조적이지도 않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데모는 많이 나가지 않으니 가시적으로 누군가에게 어필하는 일도 거의 없다. 시장에 내보일만한 나만의 자원이 거의 없다, 는 말씀이다.

 

하지만 텔레그램이나 페이스북에 내 로케이션을 공개하는 것 정도의 자원은 나도 갖고 있다.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이 건에 대해 생각해 볼 일이다. 세상에 공짜는 없으니 말이다.

 

2014/09/30 15:28 2014/09/30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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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앙겔부처 2014/10/01 14:17 Modify/Delete Reply

    조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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