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원더스
분류없음 2014/09/12 00:28쌍둥이들은 이틀동안 경기가 없다. 다만 스크와 갈매기, 뚱산의 경기결과가 궁금할 뿐. 스크는 채병용의 완봉승, 갈매기도 승, 뚱산은 그럼 그렇지 외국인 투수 없으면 이 팀은 어찌 사나.
그러다가 슬픈 소식. 고양원더스 해체.
ㅠㅠㅠㅠ. 슬퍼하는 나에게 살짝 다가온 나의 짝. 그리고 한 말씀. 슬퍼하는 것은 괜찮은데 그 슬픔에 머물지는 마요. Let the sadness linger, but do not stay at there.
박귾혜의 유체이탈화법을 유사하게 구사하는 프로야구팀 감독들이 몇 분 있는데 그 중 한 분이신 우리의 선감독, "아무리 돈이 많다고 해도 1년에 30~40억원씩 쏟아붓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쿨럭. 그럼요, 그럼요, 타이거즈에 아무리 팬이 많아도...
고양원더스는 왜 해체결정을 내렸을까. 설왕설래. 진단과 추측 난무. 하지만 나는 다른 게 궁금하다. 구단주 허민은 왜 고양원더스를 유한회사로 시작했을까. 그이 말대로 야구가 좋아서 야구를 사랑하고 그 기쁨을 사람들과 나누려고 했다면 비영리단체로 등록하지 왜 하필이면 지주회사를 따로 둔 유한회사로 시작했냐는 말이다. 이장석의 걸출한 아이디어에 필받은 것까지는 괜찮았는데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니고 너무 어정쩡하지 않았나.누구말대로 크보를 너무 바보로 본 것은 아니었나 그런 의구심까지 드네. 사장님, 사장님만 똑똑한 건 아니거든요.
하지만 결과적으로 허민 사장님은 두 마리 토낄 다 건졌다. 지금 이 상황에서 누가 허민 사장을 욕하겠는가. 막말로 아무리 돈이 많은 사람이라도 삼 년간 백 억 넘게 써버렸는데 이런 사람을 누가 욕할까. 따라서 그이는 그이의 명예는 지켰다. 아울러 김성큰 감독님의 명예도 지켜주셨다. 싸나이라면 이 정도는 해야지. 그리고 허민 사장님은 공부도 자알-- 하셨다. 수업료로 백 억이면 좀 과한 편이긴 하나 혼자 쓴 건 아니니 그만하면 되었다. 고생하셨습니다. 허민 사장님, 박수 짝짝짝.
크보는 이장석의 등장 이래 보고 배운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보고 놀라지 않기' 스킬을 자알-- 선보였다. 욕은 먹더라도 장사는 이렇게 해야지. 아암.
그나저나 우리 선수들 어쩌나. 어디로 가야 하나. 김성큰 감독님을 걱정할 땐 아닌 것 같고 우리 선수들, 야구만 바라보고 살던 우리 선수들, 어쩌란 말이냐. 남의 일 같지 않아 슬프군하.
*덧
고양원더스 창단
http://sports.news.naver.com/sports/index.nhn?category=kbo&ctg=news&mod=read&office_id=038&article_id=0002209476
크보는 오락가락하지 않았다. 한결 같았다.
http://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121227028013
- 2008년 히어로즈는 현대를 인수한 뒤 재창단하면서 가입금 60억원을 냈다.
- 9구단 NC 다이노스는 30억원을 가입금, 20억원을 발전기금으로 냈다. 아울러 가입예치금 100억원을 냈다. 이 돈은 아직 크보에 있다. 창원시가 *랄하는 바람에 아직도 크보에 묶여 있다. 약속대로면 NC는 이 돈을 크보에 그냥 줘야 한다.
- KT는 10구단 창단 신청을 하면서 내기로 한 야구발전기금 200억원과 별도로 크보 회원사가 되는 조건으로 가입금 30억원을 냈다.
"한국 프로야구 역사에서 가입금은 순수 창단과 해체 뒤 창단으로 갈린다. 빙그레 창단 때는 30억원으로 현재의 KBO 건물을 매입했고, 쌍방울은 창단하면서 50억원을 납입했다. ... ... 해체 뒤 창단의 경우 SK가 연고지 보상금 54억원과 보호선수 외 지명 비용 80억원을 포함해 250억원을 냈고, 히어로즈는 서울 연고 보상금 54억원이 포함된 120억원을 냈다."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301081546011&code=980101
허민 사장님의 베팅 리밋은 아마도 100억원이었던 것 같다. 처음에 구단 만들 때 좀 솔직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100억 정도면 해볼만 한데 말이다. 고양시라는 연고도, 인프라도, 여론도 그리 나쁘지 않았는데 말이다. 설계와 비전, 장사의 스킬에서 어긋나도 너무 한참을 어긋났다. 크보가 어떤 덴데. 걔네들 앞말뒷말 다른 게 어디 하루이틀? 정식각서를 쓴 것도 아니고, 양/해/각/서/라니. 한편, 100억 정도 쓰고, 이적료 하나 안 받고 선수도 보내주면 뭔가 통하지 않을까, 싶었을까. 천만에. ----오늘도 크게 하나 배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