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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이라는 것

난 원래 눈물을 잘 흘리지 않는다.

지금은 그래도 가끔 눈물을 흘리곤 하지만, 예전에는 특히 더욱 그랬다.

아무리 슬픈 상황이 나더라도, 누군가가 죽더라도 슬프다라는 생각은 들지만 눈물이 흐르지는 않았다.

 

머리 속은 슬픈데, 눈물이 흐르지 않아서 내가 뭐가 잘못된 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었다.

2003년 김주익 열사가 돌아가셔서 한진중공업을 방문한 적이 있다.

집회현장에서 관련동영상을 보다가 앉아서 말없이 눈물을 흘렸었다.

무척이나 울었던 기억이 난다. 그래도 내가 사람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었다.

 

용산 철거민 참사를 접하고 난 뒤에도 나는 눈물이 나지 않았다.

그냥 허망한 느낌이 들었다. 일부러 관련된 영상이나 사진도 잘 보지 않았다.

눈물을 흘리거나 짜증날 것 같은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애써 담담해지려고, 냉정해지려고 하는 중이다.

저 추악한 자본과 정권 앞에서 눈물을 흘리거나 슬프게 보이고 싶지 않다.

 

오히려 당당하게 말을 하는 경찰과 정권에게 분노만을 느낄 것이다.

뻔뻔하게 과격시위 때문에 희생되었다고 거짓말을 하는 그들에게 눈물따위는 보이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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