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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과 와인의 공통점

 신모씨의 학력위조 사건으로 떠들썩한 와중에 한가지 웃기는 사실은, 그 사기꾼이 한국의 주요 갤러리들에서 줄줄이 기획해서 전시해 오고, 광주비엔날레까지 가는 동안 별다른 제제가 없었다는 점이다. 미술이 무엇이며, 관객은 무엇을 보고 느끼는가에 대해 '작가의 의도와 상관없이 내가 보고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는 답 밖에 돌아오지 않은 생각과 밖에서 누가 무슨 얘기를 하든 집안에 쳐박혀 티비나 보겠다는 생각은 같은 동전의 양면과 같이 느껴진다. 그래서인지, 한국의 대부분의 관객은 마케팅(평론가, 큐레이터 그리고 그들이 만들어내는 명성)에 약하다.  미술품에 왜 '가격'이 매겨지는가, 그 '가격'은 작품을 통해 발생된 관객의 감동의 총합에 비례하는가. 미술품의 유통시장에 대해 잘 모르지만, 일반적인 가치평가(Valuation) 방법론에 대해서는 조금 알고 있다. DCF방식(Discount cash flow)을 활용하여 가치를 평가한다면 아래와 같이 생각해볼 수 있다. 즉, 작품을 통해서 발생시킬 수 있는 미래의 Cashflow(현금유입)의 합을 현가화하는 것이다.

 

즉, Vale = 향후 작품이 없어질때까지 발생할 수 있는 모든 현금흐름의 합 - 관리비용

            = 1지적재산권 + 2관객이 그림을 보기 위해 투자하는 비용의 합 + 3청산비용(자산)

 

그러니까, 2원본을 보여주거나, 1원본의 카피를 팔거나, 3원본을 팔거나 하는 세가지의 방법으로 구성되어있다. 원본을 보여주거나, 원본의 카피를 팔거나, 모두 관객의 호응을 얻어야 하는 문제를 가지고 있다.(원본을 파는 행위는 앞의 두 행위에 종속적이기 때문에 말할 것도 없다) 관객의 호응을 어떻게 얻을 수 있는가 하는 문제, 즉 작품의 마케팅 문제에 밀착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작품의 화폐적 가치는 관객들의 감동의 합과는 전혀 다르다. 마케팅하는 사람들이 정말로, 작품의 화폐적 가치와 관객의 감동의 합 사이의 Gap을 줄이고자 노력하고 있을지 의문인 것은 지금 시대가 돈만 밝히는 천박한 사회이며, 이 사회의 구성원으로써의 마케터(큐레이터)가 사회로부터 독립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소믈리에(와인)나, 연예기획사(대중가수)나, 큐레이터(미술가)나 수요자(관객)과의 Gap을 줄여야 하는 임무를 받았다는 점과, 실제로는 그와는 반대로 행동한다는 점에서 거의 유사하다. 전부 마케팅의 영역에서 움직이는 마케터들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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