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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2/13
    장하성 Fund
    지드
  2. 2007/02/13
    바람, 어디에서 부는지
    지드

장하성 Fund

1.

  7, 8년쯤 전에 정확히 언제인지 기억나지 않지만, 삼성전자 주주총회장에 스타가 한명 나셨다. 당시에 고려대 교수로 있던 장하성이라는 사람이었는데, 어디서 갑자기 나타나셨는지 모르지만, IMF혼란속에 혜성같이 나타나 소액주주를 대표하여 삼성 경영진을 대상으로 호통을 치던 기억이 생생하다. 대다수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음은 물론이고, 재계로부터 경계를 받기까지 하였다. 물론 경계의 이유는 재벌들의 빈약한 기업지배구조 때문이었는데, 이는 문어발식 확장경영과 순환출자를 통해 아주 적은 양의 지분을 가지고도 거대 그룹을 좌우할 수 있는 구조를 말하는 것이고, 지금은 조금 나아졌지만 기업지배구조, 또는 재벌의 지배구조를 어떻게 바꿔나갈 것인가 하는 질문은 2007년 현재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2.

  아무튼 어느날 갑자기 스타가 된 장하성 교수는 참여연대와 기업지배구조개선센터 등의 단체 활동를 통해 반재벌의 기치를 끊임없이 내들었는데, 그의 주장은 한국식 '천민자본주의'를 벗어나 선진자본주의를 '제대로' 도입해야 한다고 개략적으로 얘기할 수 있고, 돈(지분)도 없는 놈이 기업의 이윤을 독차지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제대로된 주주 중심의 자본주의가 성립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재벌의 부패가 발생하고 재벌의 독과점적 권한을 기반으로 경쟁력있는 중소기업, 일반기업을 해치게 되어 결국 자본주의체제의 균열이 발생할 것이라는 주장으로 추측할 수 있다. 그의 지향점은 1) 주주 중심의 자본주의(기업윤리에 대한 인식 포함), 2) 완전경쟁시장 완성 정도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이런 인식의 기반은 참여연대뿐 아니라 정부내에서도 존재하는 것으로, 공정거래위원회 같은 부처에서 담당하는 공정거래법(독점규제법)을 살펴보면 유사성을 확인할 수 있다.

  법은 법제처나 공정위 홈페이지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고 내용도 복잡하므로 생략하고, 참여연대의 경우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규정해 놓은 그들의 방향을 확인할 수 있다. 아래는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 소개에서 퍼온 글이다.

 

      경제개혁센터는 계열사간 부당내부거래와 문어발식 사업확장으로 기업의 연쇄부실을
      낳고 한국 경제를 위기에 처하게 만든 재벌체제를 개혁하는 것을 핵심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법에 근거한 소수주주권을 활용해 재벌 총수와 경영진이 상법,
      증권거래법, 공정거래법 등을 위반하고 소액주주의 권익을 침해하는 사례에 대해 법적
      책임을 추궁하는 소액주주운동을 펼쳐왔습니다

 

3.

  한동안 잠잠했었는데, 최근에 장하성 교수의 이름을 언론에서 자주 확인할 수 있다. 그가 Fund를 만들고, 기업지배구조 개선에 뛰어들었다는 것이다. Fund는 '기업지배구조 Fund' 또는 '장하성 Fund'라고 불리고, 자금은 국내에 투자자가 없어서 대부분 미국에서 조달하였다고 한다. 이미 대한화섬을 비롯하여 몇몇 기업에 투자하였고 시장의 반향은 피투자사의 주가가 몇차례 상한가에 오를만큼 엄청났다. 그의 현실인식은 여전히 불투명한 기업지배구조로 인해 기업가치가 저평가되고 있다는데 그친다.

  기업지배구조. 이말은 주주의 권한이 어떻게 대리인(경영자)에게 넘겨지게 되고, 경영의 결과가 주주에게 어떻게 돌아오게 되는지에 대한 구조를 의미한다. 도식화한다면, 권한의 위임은 '주주 → 이사회 → CEO → 업무집행임원'순으로 넘어가게 되고, 성과의 분배는 주주의 판단에 의해 '투자를 위한 내부유보 또는 배당'으로 이어진다. 장교수는 CEO의 권한이 과도하여 주주와 이사회를 무시하고, 성과의 분배도 독단적이라는 것이고, 이를 해소하는 것이 투명한 기업경영이라는 인식이라 판단된다. 그리고 그 기반엔 제대로 된 시장경쟁전제되고 있다.

 

4.

  근본적인 문제는 시장을 어떻게 규정하는가와 그 시장에서의 참여자(가계, 기업, 정부 등)의 역할을 얼마만큼 인정하느냐이다. 장하성이라는 사람의 지향은 내 판단에는 완전경쟁시장을 기준으로 하고, 정부의 역할을 최소화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점에서 장하준 교수와는 다르다. 장하준은 장하성의 사촌이라고 (신문에서) 얘기하는데,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경제학 교수로 알려져있다. 그는 기존의 저작(개혁의 덫, 쾌도난마 한국경제, 국가의 역할 등)에서 한국경제는 대략 93년 김영삼 시절에 금융자유화를 비롯한 세계화를 추진하면서 경제의 구조가 지금과 같은 방향으로 가게 되었고, IMF를 지나면서 미국식 자본주의, 또는 자유주의가 도입되었다고 본다. (여담이지만, 80년대에 미국에서 경제학 공부하고 돌아온 엘리트들이 정부, 공기업, 사기업 등에 들어가면서 이 흐름이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있다고도 본다.)

 

5.

  어쨌든 사촌간 상반된 이야기를 하는 것은 분명하다. 그리고 두가지 질문이 남는다. 한국식 천민자본주의를 해소하고 발전된 자본주의를 만들어내면 삶이 행복해지는가? 그리고, 누구의 삶이 행복해지는가? 장하준의 최근 저작인 국가의 역할 홍보문구에 써있는 외침은 폐부를 찌른다.

 

      여러분과 여러분의 자녀들을 보이지 않는 손에 맡길 것인가, 여러분의 손으로 뽑은

      국가에 맡길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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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어디에서 부는지

루시드폴의 노래를 듣게된지 벌써 8년이 다되어간다. 대학시절 우연히 '미선이'밴드의 송시라는 노래를 좋아하게 되면서부터 그에게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사실 미선이의 1집 'Drifting'은 몇곡을 제외하면 그다지 좋은 앨범은 아니었지만, 이후 Lucid Fall 1집, 버스정류장 ost 등을 통해 자신의 실력을 입증해냈고, 2집이 나왔을때는 나름 히트를 치면서 메이저급으로 부상하게 되었다.

루시드폴의 음악은 그의 클래식기타 경험이 주를 이루는 것 같다. 대부분의 곡이 잔잔한 기타선율을 중심으로 하고 있고, 읖조리는듯한 목소리도 특색있는 분위기를 만든다.

루시드폴의 가장 주의할만한 점은 삶의 방식이다. 서울대를 졸업하고, 지금은 유럽 어딘가에서 박사(공학쪽이었던듯)을 하고 있다고 하는데, 요즘말로 투잡스족인 셈이다. 난 이것을 희망적으로 보는데, 음악과 같은 메세지를 뱉을 수 있는 강점이 있는 예술인 경우, 작업이 전업이 되었을때, 스스로를 잠식해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또한, 밥줄로부터 독립적이 되면서 표현의 자유도 얻을 수 있다.

루시드폴은 미선이 1집의 '치질'을 제외하면 사회적인 메세지는 없지만, 최소한 그는 마이너의 힘과 그것을 위한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으며, 그로 인해 인디의 몇명은 살린 셈이고, 상업음악에 갇혀버린 수백명의 난민을 구조했다. 그래서 술자리에서 지나간 사랑얘기를 주저리주저리 꺼내놓는, 그것도 자기얘기도 아닌 남남의 얘기를 읊어대는 대부분의 가수보다 3천5백2십8배쯤 낫다.

 

※아래 노래는 우연한 기회에 루시드폴이 작곡했다는 사실을 알고 들어보았다.

 

바람, 어디에서 부는지 - 김연우


바람 어디에서 부는지
덧문을 아무리 닫아 보아도
흐려진 눈 앞이 시리도록 날리는 기억들

어느샌가 아물어버린 고백에 덧난 그 겨울의 추억
아 힘겹게 사랑한 기억
이제는 뒤돌아 갔으니

바람은 또 어디에서 불어오는지
내 맘에 덧댄 바람에 창 닫아 보아도
흐려진 두눈이 모질게 시리도록
떠나가지 않은 그대

혼자라는게 때론 지울 수 없는 낙인같아
살아가는게 나를 죄인으로 만드네
혼자라는게 때론 지울 수 없는 낙인처럼
살아가는게 나를 죄인으로 만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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