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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항님의 블로그중 '공부의 내력' 포스트를 보다가 전반적인 문맥과 함의에는 동의하나, 동양의 공부를 비하(!)하는 대목에서는 '정말 그런가'하는 의문이 든다. 그가 올린 대목은 아래와 같다.
동양의 전통적인 공부법은 ‘무작정 열심히’ 공부하는 것이었다. 동양의 공부란 사람이 되기 위해 꼭 알아야 할 지식과 깨우침이 담겼다고 사회적으로 합의된 몇 권의 고전을 거듭 공부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서양의 공부가 지식을 습득하는 것이라면 동양의 공부는 지적 통찰을 체득하는 정신 수련이었다. 사방이 책으로 빼곡한 서양 학자의 서재와는 달리 동양의 학자 공부방에는 몇 권의 책만 있었다.
김규항님이 동양의 공부를 어떤 시기, 어떤 범위로 규정하는지 도무지 모르겠다. 전체 문맥으로 볼때, 근대화(박정희 이후)로 규정한다면, 대략 뜻이 맞지만, 굳이 동양의 전통적인 공부법을 내세울 필요가 있었는지 의심스러우며, '동양의 방법은 틀렸다'로 귀결될 여지가 다분하기 때문에 위험하다. 천자문과 사서삼경이 단순히 한자를 '외우는' 공부가 아니라 동양의 신화, 역사, 과학, 철학을 아우르는 내용을 담고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문제는 동양의 공부가 아니라 속성 근대화에 있는 것이 아닌가 말이다.
동양의 학자의 공부방에 책이 몇 권 있었는지 난 잘 모르겠으나 그들이 도대체 어떤 생각을 하고 살았는지 궁금하긴 하다. 또한, 불과 100년전의 선조들이 써놓은 글도 못읽는 행태가 한심하기도 하고, 어떤 생각으로 살았는지 궁금하기도 하여 선조들의 '입문서'인 천자문을 보름전부터 읽고 있는데, 그게 그냥 '하늘천 따지 검을 현 누루 황'이 아니라, '天地玄黃하고, 宇宙洪荒이라'하여 하늘(天)과 땅(地)과 공간(宇)과 시간(宙)의 특성을 한문장에 요약한 엄청난 문장이다. 초급 입문서의 첫문장이 이러한데, 단지 이해의 기회가 없었을뿐, 이러한 '비하'라면 섭한 분들이 많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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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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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오히려 김규항님 글을 처음 읽었을 때, 저는 님께서 반박하신 바로 그 취지로 읽었습니다. 즉 두 분이 같은 말씀을 하고 계신 듯합니다. 그게 왜 비하로 읽히는지 잘 이해가 안 갑니다. 천자문조차 바로 그러한 심오한 뜻을 담고 있기 때문에 무작정 열심히 공부하는 수밖에 없었겠지요. 더 많은 지식을 수집하기보다는 한 권의 책이라도 제대로 이해하려는 것이 동양의 공부법이었다는 내용이니 두 분 말씀이 다르지 않은데요? 공부하는 태도는 그대로인데 그 내용은 서양의 것을 가져오니 그 사이에서 문제가 생겼다는 인용하신 문단 바로 다음에 나오는 내용 역시 '속성 근대화'를 문제삼으시는 말씀과 정확히 일치하구요. 제가 잘못 읽은 건가요?부가 정보
as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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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다 님은 김규항씨에게 지나치게 친절하군요. 김규항이 아닌 다른 사람이 그 글을 적엇다면?부가 정보
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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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다님 리플을 보고 원글을 다시 읽어보았습니다. 글초반에 언급했듯이, 저도 원글의 주장에 공감합니다. 다만, 결론을 이끌어내는 과정에서 제기된 논거에 선뜻 동의하기가 어렵다는 것이고요, 동양의 공부법에 대한 컨센서스가 이루어지지 않은 점을 고려하지 않은 것 같네요.부가 정보
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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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서양의 공부가 '지식을 습득'하는 것이라면 동양의 공부는 '지적 통찰을 체득하는 정신 수련'이었다.이런 상찬이 또 있을가요? 동양의 공부는 공부 이상의 공부였다는 말이지요. 김규항씨는 스스로 많은 책을 읽기보다는 한권의 책을 제대로 읽는 게 훨씬 좋다고 말하는 사람이기도 하지요.
부가 정보
덧붙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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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공부는 단순히 지식 습득이 아니다" 라는 말 많이 하잖아요?저는 김규항씨가 서양식 공부를 비하하고 있다고 느꼈거든요.^^
부가 정보
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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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그럴 수도 있겠네요. 그런데, 서양식 공부에 대한 단언도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라고 볼 수도 있다고 봅니다. 게다가 동양식 공부에 대해 '무작정 열심히'하는 것이라고 단언한 것은 여전히 무리라고 보이네요.부가 정보
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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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중요한 건 김규항씨가 서양식 공부와 동양식 공부를 말하려고 하는 게 아니라는 것이지요. 그는 공부란 무엇인가에 대해 말하고 있습니다.부가 정보
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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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맞습니다. 그렇지만, 왜 굳이 동/서양을 나누는 방식을 이용했는지는 이해가 아직 안되네요.부가 정보
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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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우리 부모세대도 무작정 공부 열심히 하라고 했다. 그러나 우리 부모 세대는 동양적 공부방식에 길들어져있어서 그렇게 했다. 그런데 우리는 대학시절에 사회문제에 눈을 뜨면서 진정한 공부와 공부법을 깨쳤던 사람들 아닌가. 그런데 우린 우리 부모들보다 더 천박하다. 이런 이야기죠.부가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