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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찌

 

요새 연우가 나를 향해서 하는 말의 대부분은

찌찌?

이다.

그러면 나는

아니, 찌찌 이따가~ 밤에 잘 때만.

대답해준다.

일요일에는 이런 식의 대화가 한 스무번 있었나?

부작용도 있다.

ZL이 나한테

'우리 점심 지금 먹을까?' 해서 '아니, 이따가 먹자' 그랬더니

혼자 블럭 가지고 노는데 푹 빠져 있는 줄 알았던 연우가

고개를 반딱 들고서 

'찌찌?'

이런다.

 

그저께 밤에는 열한시쯤 갑자기 자지러지게 울어서

달래주러 갔더니 엉금 엉금 내 등 뒤로 기어와선

업어달랜다.

몇분 업어주고 내려서 재우려 했더니 이번엔 대성 통곡이다.

찌~찌~ 우와와앙

 

오늘 새벽에는 혼자 깨선 잠시 뒹굴거리다가

손가락으로 내 눈을 찔러 본다.

꿋꿋이 자는 척 했더니 이번에 배 위로 올라타선 발을 구른다.

으으윽, 장 파열할 것 같지만 참았더니

드디어 포기하곤 혼자 등 돌리고 누워서 잠이 들었다. 아싸~

그런데 화장실이 너무 너무 가고 싶어서 슬그머니 일어난게 실수.

엄마가 깼다는 걸 알고서 난리가 났다.

다시 들어와서 자는 척 했지만 통할리가 없다.

찌찌? 찌찌? 하면서

내 왼쪽 오른쪽으로 넘어 갔다 넘어 오기를 반복하는 것이다.

 

그래도 원하는 걸 얘기하는 걸 보니

이제 나도 원하는 걸 얘기해줘도 되겠다.

연우야, 찌찌는 밤에 한 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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