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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운세

란 게 있다면 동북쪽에 가면

먹는 것에 관해선 일진이 안 좋다고 나왔을 것이다.

 

이번 주부터 ZL과 번갈아 늦게 오기로 했다.

지난 일년간 세식구가 (거의) 항상 저녁을 같이 먹는 호사를 누렸는데

이제는 그 기쁨을 잠시 보류하려고 하는 것이다.

우선 적응기로 월 , 화요일 저녁은 혼자 지키고

수요일엔 같이 저녁을 먹고 다시 목, 금요일은 번갈아 오기로 했는데

오늘은 이모가 어머니 이차 수술한다고 오후에 오신다 해서

점심까진 아빠가 연우를 보기로 하고 내가 일찍 들어가기로 했다.

 

아침에도 좀 늦게 출발해서  연구실 책상에 앉으니 열한시.

그래, 이제부터 점심시간도 아끼는 거야,

이동시간 각각 한시간에 점심시간까지 즐겨버리면 안돼지. 안돼.

오늘은 사과를 싸 가지고 왔으니 이따가 크로네에 가서 고구마 샌드위치를

사다 먹자.

(크로네는 연구소 옆 건물 1층에 있는 그렇고 그런 레스토랑이다.)

 

오호,  벌써 한시 반이잖아? 그럼 샌드위치 사러 가 볼까.

크로네 입구는 널찍하니 보통은 엘렌 머피 김 갤러리란 곳에서

전시물을 가져다가 전시하는데 오늘은 썰렁하니 암 것도 없다.

아니, 그런데 이 레스토랑이 비싸고 맛없긴 했지만 진짜 완전 철수 해버린 것이다.

기회다! 어차피 구내 식당은 문 닫은 시간이고

정말 정말 싫지만 컵라면 같은 불량한 걸 오랜만에 먹어 볼까~

또 다른 건물에 있는 매점으로 이동하여

꼼꼼이 글루타민산 나트륨, 모모 화학 조미 베이스, 농약을 무지 무지 살포하고

수입한다는 미국, 호주산 소맥등을 점검하고

다소 비싸지만 기름에 튀기지 않은 생생면이란 걸 샀다.

 

조리방법이 남다른데

먼저 끓는 물로 2-3분간 면을 퍼지게 한후 그 물을 따라 내 버리고

제대로 스프 넣고 물을 붓는 것이었다.

정수기에서 물을 받아 2분 30초후 바로 옆 화장실에 가서 물을 따르려고 했는데

오늘따라 청소 아주머니가 뭐 하시려는지 문을 딱 걸어 잠그고

안에서 물소리가 요란했다.

 

에이. 그냥 정수기  배수통에다 부어야지.

엉거주춤 숙이고 바께쓰에다 면 불린 물을 붓는데

면이 와르르 통으로 쏟아져 버렸다...

사실 와르르가 아니고, 아직 안 불었는지 덩어리 진 채

텅 하고 바께쓰 안으로 들어가버리고

라면 컵 안에는 서너가닥 만 남겨졌다.

 

월 수 금은 다과시간에 떡이 나온다, 세시 반에.

기다렸다가 그거 먹자, 그래. 꾹 참고 다시 연구에 몰두하자,

아니, 근데? ZL이 언제 내 외장형 하드에 프리즌 브레이크

(엄청 재밌는 미드)를 넣어놨지? 어차피 라면 먹으면 한 이십분

가니까 라면 먹는다 생각하고 보기로 했다.

이번 건 별로 재미없었지만 그냥 끄는건 예의가 아니니까

빨리 보기 단추를 클릭해 가면서 끝까지 채웠다.

 

다과시간에 떡이 안 나오고

트랜스 지방으로 가득판

페스트리, 롤케잌, 치즈머핀 이딴게 나와서

이건 선택의 여지가 없는거얏

하면서 막 주워먹었다.

 

호오...

이런 걸로 한 바닥을 채우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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