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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

바리님의 [두돌 놀이] 에 관련된 글.

연우가 평택으로 이사온 후 친구들이 사라졌다.

진경이, 단이, 명연이 들을 매일 같이 볼 순 없었지만

그래도 집 앞 운동장에 나가면 항상 크고 작은 동네 아이들을

만날 수 있었는데 말이다.

여기 와선 겨울인데다 동네 아이들을 꾈 만한 장소도 마땅히 없다.

그래도 집 옆 시청 앞 광장이 넓고 차가 안 다녀서 안전하니까

아이들을 더러 볼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영 보이질 않는다.

낮시간에 다 어린이 집에 가 있는 걸까?

엊그제는 시립 도서관안에 있는 어린이 도서관에

갔더니 거긴 엄마랑 같이 온 어린아이들이 좀 있었다.

 

아무튼 낮에 할머니랑 잘 지내지만

연우가 가끔씩 심심해보인다.

해서 게으름을 떨치고

명연이와 진경이의 낚시터를 만들어 주기로 했다.

진경이 사진도 몇번씩 보여달라 했기에

정말 좋아할 줄 알았는데...

어쩜 자는 새에 다 만들어서 짜잔! 하고 보여줬으면

좋아했을 수도 있는데.

자석이랑 클립, 골판지, 부직포는 미리 사두고

다음날은 낚시대용으로 학교에 굴러다니는 긴  나뭇가지를 두어개 주어갔다.

골판지랑 부직포에 물고기랑 오징어, 나비를 그려서 오려줄 때만 해도

많이 좋아했다.

그리고 나뭇가지 들고 갔을 때도 흥분해서 엄마랑 아빠 엉덩이를

그걸로  콕콕 쑤시고 다녔다.

그런데 물고기 오린것에 클립을 꽂아주니까

막 화를 내는 것이 아닌가.

두돌잡이들 둔 집에선 다 알겠지만

뭐 해달라고만 떼를 쓰는게 아니라

뭘 해선 안된다고도 떼를 쓴다.

클립을 절대 꽂아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억지로 클립을 꽂고 자석 매달은 낚시대로 낚는 시늉을 하니까

완전히 난리가 났다.

어휴...

그리고는 왜 물고기랑 나비가 안 붙냐고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  화를 낸다.

토마토 퍼즐판도 낚시대를 아무리 갖다 대도 꿈쩍도 안 하니까

막 신경질이다.

붙을리가 있나...

휴ㅡ 완전 지쳤는데 어디서 굴러다니던 것인지

홍차 들어있던 깡통을 붙여와선

'연우 봐! 엄마빠 봐!'

신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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