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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운이 없어요.

schua님의 [자리] 에 관련된 글.

지난 토요일엔 하루에 고속열차를 타고 700km를 왔다 갔다 하고

일요일에도 잘 쉬지 않았더니 이번 주는 계속  한 발만 더 나가면 감기

인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

이런게 기초 체력이 떨어진 걸 말해 주는거겠지?

 

실은 몸이 찌뿌둥 하단 핑계를 대고 숨고 싶은 날들이란게 솔직한 얘기다.

아이랑 놀아줄때도 입만 웃고 있고 돌아서면 얼굴이 어두워지지 않았을까 싶다.

아이들은 부모의 모든 몸짓 언어를 기가 막히게 포착한다니까 연우를 속일 순 없었겠지.

이럴 때 아이에게 이중 메세지를 주는 것 보다는

"엄마가 오늘 기분이 팔랑 팔랑 하지는 않구나. 조용히 있고 싶어" 하라고 했던가?

 

우선 올 가을부터 거취를 찾아야 하는 당면한 문제가 있고

정말 영양가 없는 '원서 쓰기+ 계획서 쓰기'로 보낸 시간이

최근에 많았다.

 

지금  기분이 저조한 직접적인 이유는 

상하이 다녀와서 의욕적으로 공부해봤던 주제안에서

 할만하고 의미있는 문제거리를 찾기 어려울 것 같단 생각이 들어서이다.

물론 당장 문제를 찾으려고 세미나를 시작한 건 아니었고 이 쪽에서 주로 쓰는

툴을 익혀보려고 했던건데   애초 Allexandre의 강의 노트에 기대했던 내용이 알고보니

빠져 있어서 세미나 후반으로 갈수록 시들해진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작년에 교정보면서 조금씩 새로운 계산을 덧 붙인 것 빼고는

새로이 착수한 논문이 없는게 마음을 무겁게한다.  이런 저런 시도는 해봤지만

이제는  그냥 논문을 위한 논문이라고 생각되는 문제들은 제끼게 되고

의미있겠다 싶은 문제는 누군가 멘토없이 착수하기엔 겁이 나고 그랬다.

겁이 난다는건, 새로운 걸 시도해보기에 물리적인 시간이 너무나 부족하다는 것과도

관계가 있다.   꼭 하고 싶은게 있는데 아이보느라 못하는 상황이라는게 아니라

꼭 하고 싶은 단계로 접어들기까지 모색하는 시간을 낼 엄두를 못 내고 있단 말이다.

그 왜 큰 독에 물 부으면서 나중에 밑에 깨진 구멍도 발견하고 옆에 다른 독으로 물을

옮기기도 하고 그런 시간,

이젠 이거 말고 달리 할 수 있는 일도 없는 사람이 되버려서

요즘같은 이유로 기분이 저조할 땐 생활 전반이 근본 우울한 사람같이 여겨진다.

기분 전환으로 풀릴 문제가 아니니까.

푸우~ 그러나 역시 거취가 안정적이면 의욕이 특별히 솟아나는 날과 덜한 날 사이에서

잔잔한 파도만 있을 뿐 꾸준한 나날들일 것이다.

나란 사람의 큰 장점이자 단점이 꾸준하다는 거니까.

결국.

나에게 일자리를 주시오!

가 되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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