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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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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08/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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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2008/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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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2008/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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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2008/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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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2008/03/17
    봄맞이 번개(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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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2008/03/05
    2008/03/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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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2008/03/04
    감마가 y로 보이더냐..(6)
    벼루집
  9. 2008/03/02
    봄이다! 황사다!개학이다!(8)
    벼루집

주말동안

 

1.토요일은 할 일이 있어 혼자 기차타고 서울에 갔다.

인디다큐영화제에 가는 길이었으면 좋았겠지만 아쉽.

그랬더라도

연우 떨치고 신나게 갔을지 아니면 혼자 저녁까지 연우를 볼 ZL

얼굴이 뒤통수에 꽂혀 마음이 바빴을진 모르겠다.

ZL!  우리도 이제 내공이 좀 쌓였으니까

이런 시간을 서로에게 티끌 한 점없이 누려보도록 해 보자.

비록 토요일에 뭐뭐뭐 하다가 기차 놓치고 예상보다 늦게 왔지만

마음은 계속 쫒겼다고.

 솔직히 내가 집에 있는 편이었다면

밖에서 ZL이 나처럼 뒤통수가 당겨올까 싶은데

이건 내가 환골탈태해야할 부분일까, 뭘까.

 

12월 말에 만나고 다시 만난건데

참 재미없는 여자분.

에효 그사람도 불쌍하다만

비오고 추운 토요일, 재미난 일로 온거라면 날씨야 어떻든

유쾌, 발랄하겠지만 내 얼굴은 굳어 있었나보다.

내가 하도 딱딱하니 이젠 여동생이 있었음 한다 하고

공통으로 알고 있는 한 포닥을 언니라고 부르면서

접근 방식을 자매애쪽으로 잡아보는듯 했지만

완전 역효과일 수 밖에.

사실 나와 어떤 돈독한 관계를 맺고 싶어하는게 아니라

일로 만나는 사람들과 친근한 관계를 형성하고 싶어하는 것 같다.

(그런데 이 계통의 많은 사람들이 다들 외로운지 어쩐지,

그리고 다들 먼저 다가가는 사람들은 아니어서 그런지

이런 방식을 대부분 좋아들 하는 것 같다.)

 

마침 학교내 카페에서 일하다가 근처에서 마주친 수학과 사람들도

다들 서식 양태가 한참 먼 사람들이라 얼굴이 풀릴리가 없다.

만난 사람은 나더러 참 낯설어 하는, 수줍은 성격이라고 한다.

아니요, 아니요, 이래뵈도 눈팅만 하던 아기 엄마들 번개에

연우 델고 불쑥 찾아갈  정도로 반반한 사람인데요.

모르는 사람 블로그에 가서 미주알 고주알 할 정도로

말하기 좋아하는 사람이고요.

재미만 있다면 어디 제주도, 통영이라도 돈 모아 쫒아갈걸요.

(이건 웬 생뚱맞은 얘기... 가 아니고 봄이 오니 사실 남쪽으로 가고 싶다)

 

 

2. 토요일밤 연우를 재우고  너무 피곤하여 잠이 잘 안 올것 같았다.

오랜만에  테레비를 켰더니 ebs세계의 명화를 막 하려고 한다.

줄리엣비노쉬 이름이 뜨고 제목은 미지의 코드란다.

아무런 정보없이 이 영화를 보기 시작했다.

한시간 넘게 봤는데 처음엔 파리의 평범한 길거리랑 사람들이 보이고

불어가 들리는게 좋아서 보았다.  이주에 한번씩 동생이 있는 파리에 가서

장을 보고 하염없이 걸을 때 발다닥의 느낌이랑 그 땅에서 나던 냄새들이

생각이 나서 정말 아주 구체적인 향수를 느끼면서.

그러나 동시에 나는 계속 티비를 끄고 싶은 마음을 느꼈다.

영화가 너무나 아슬 아슬하게 사람들의 고통을 보여주길래.

그리고  등장인물중 한 사람의 행로를 따라

코소보 마을이 나오고 곧 이어 거기 사람들이

전쟁으로 인해 값없는 죽음에 휘말려 들까봐서.

(요새는 아이들, 청소년들, 엄마, 아빠들이 죽는 기사나 이야기는

도저히 볼 수가 없다, 정말.)

또 파리의 줄리엣 비노슈의 아파트에는  부모가 때리는지

여자 아이 비명소리가 들려오니까.

아... 재미 있었으니 참고 보는건 아니었다.

끝까지 보고 싶었지만 12시 40분쯤 되니 정말 몸이 가라 앉는것 같아서

들어가 잤다.

다음 날, 영화의 뒷부분이 궁금하여 이 영화를 검색해보았더니

감독이 정말 정평있는 사람이더라.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제일 많이

알려진 영화는 바로 피아니스트. 내가 본 영화에 대한 평은 너무 길고

많고, 어려워서 읽기를 포기했다.

참 신기하다.   이 영화의 존재감이

피곤에 절어서 언제 끄고 들어갈지 모르는 관람자도 피해 갈 수 없을 정도였다는 것이.

그리고 날카로운 송곳은 주머니 안에 감출수 없다는 말이 맞다.

 

 

3.  연우한테 금요일 밤인가 재우면서

도서관에서 빌려온 '구리 구라의 소풍 이야기'

를 읽어줄 때였다. 구리, 구라는 들쥐 형제이다.

연우가 갑자기 '구리, 구라는 말 잘들어?'

물어보는 것이다.

'그럼, 말 잘 듣지~'  반사적으로 이렇게 말이 나오려는걸

아슬 아슬하게 붙잡고

'글쎄? 구리 구라는 참 착한 아이지만 가끔 말을 안 들을 때도 있어,

바솔로뮤처럼.'

대답해주었다.  이 대사는 바솔로뮤 시리즈 제일 앞에 항상 있는 말을

구리, 구라로만 바꿔서 말해준거다.

그리고 ' 아이들은 다 그래' 덧붙였는데 과연 이게 연우가 확인하고 싶은 말이었을까?

 

일요일 낮에 늦은 점심을 준비할 때였다.

스파게티 면을 삶으면서 한 쪽에서 새우전을 부치고 있었는데

연우가 안아서 보여달라고 하도 보채기에

주의를 돌리려고 새우를 야단치기 시작했다.

'새우들아!  왜 이렇게 말을 안 듣니?

빨리 익어야지!'

먹히는 것 같아서 또

'얘들이 왜 이렇게 말을 안 들을까? '

했는데 연우가

' 그건 할머니가 하는 말인데?'

그러는 거다. 그래서

' 응, 말 안듣는단 말은 할머니가 하는 말이야? 누구한테 그래?'

하니까

'연우한테' 그러는거다.

아이가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말을 하는게 재미도 있었지만

마음이 아팠다.

아무리 예뻐라 하고 잘 돌보는 할머니도 이런 말을 수시로 한다.

왜냐면,  말을 듣는다, 안 듣는다, 말 좀 들어라, 그게 그 분들이 애들을 대할 때 하는 말이니까.

그리고 연우가 말이 빠른 편이라

나와  ZL도 간혹 어린이처럼 기대하고 대할 때가 있는데

어머니는 물론 그러리라.

단정덕에 침팬지 책을 다시 읽어보고

눈에 들어오는 말들이 많았다.

연우와 같은 영리한 동굴아이들이

지금 다들 자기들만의 규칙과 취향으로

싫어! 안해! 아니야! 엉엉엉!

하고 있을거다.

말을 잘 듣는다는게 무슨 말일까마는 설령 말을 잘 듣기를 바라더라도

말 안 듣는다는 말을 아이앞에서 하는게 무슨 득이 있나?

돌보는 사람의 피로를 아이 탓을 하는 순간 조금 잊혀진다는 것 말고.

잘 정리해서 어머니한테 전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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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한일

 

1. 원두 가는 기계를 빌려서 원두 70그램 정도를 갈았다.

일요일 영등포서 기차 시간이 삼십분 남아서 아래 백화점 식품관에서

장을 좀 봤다. 마침 공정무역으로 파는 히말라야의 선물 커피가 있고 값도

보통 파는거랑 비슷해서 반갑게 한봉지를 집었지.

학교에서 손으로 내리는 사기 컵으로 하루에 두잔씩은 마시게 된다.

찌뿌둥한 월요일, 이 착한 커피로 시작해볼까 해서 한 건데

와서 보니 그냥 커피콩만 들어있었다. 물론 겉봉에 다 쓰여 있었는데

그냥 내가 바라는대로 믿고 산거지.

학과 선생님들중 전동 분쇄기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있어서

오늘 빌려다 갈았는데...

볶은 콩도 향긋했지만 갈아놓은 놈에서는 좀더 부드러운 향이 났다.

그러나 내가 내린 커피 맛은 별로...

 

2. 학생들에게 이전 포스팅에서 말한  시험을 보였다.

앉아서 뭐라도 긁적이고 나가라고 당부를 했는데

금새 나가려는 놈들이 있다. 그 애들 앉혀놓고

5번문제인가는 아무도 못푸는거 같으니

증명을 못하겠거든

그냥 거기 포함되는 원소 스무개를 찾아 놓고 나가라고 했더니

그건 할만하다고 생각했는지 시끌 시끌,

선생님, 여기요, 저기요

이 원소가 들어 있는게 맞나요? 이거 아닌가요?

수선스러웠다. 으이구....

제일 앞줄에 앉은 학생이 계속 질문에 질문을 거듭하더니

처음엔 엉터리로 찾아놨더만 나갈때는

비록 증명은 못하였으나 정답을 찾아 놓고 나갔다.

이걸 본 다른 학생이

"선생님, 이문제는 없는 걸로 하죠. 분별력이 없는것 같아요!"

"어? 분별력이 아니고 변별력이겠지"

실제로 아무리 힌트를 주어도 정말 희한한 오답을

쓰고 나가는 학생들이 반드시 있다.

내일은 시험본걸 풀어달라네. 으이구999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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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

 

이번 학기에 가르치는 과목중

한 과목을 내일 시험을 치르기로 하였다.

이때껏 배운 과목들과는 수학적 추상의 정도가 제법 다르기에

원래는 모든 연습문제를 다 풀어야하겠건만

그 채점을 도와줄 조교도 없고

학생들이 베껴서 제출한 리포트를 가리는데

더 시간이 많이 들어가는지라

중간, 기말 시험 사이에 작은 시험을

한번씩 더 보게 된것이다.

 

어제 동기중에서 학점이 제일 좋을 학생 둘이 찾아와서

모르는걸 물어보고 갔다.

오늘도 또 온다고 우격다짐을 받고는 돌아갔는데...

사실 속으로 마음이 좀 상했다.

연습문제를 다 풀어야 좀 감이 잡힐거란 말을

도통 들으려 하지도 않고

어려운데 왜 문제들을 안풀어주는거냐고 해서 그렇다.

그리고 물어본 것들을 다시 풀어서 설명을 해주어도

너무 당연한걸 어떻게 쓰라는 것이냐

고도 화를 내는데,

이봐, 이봐, 학생들! 그건 미세한 논리들을 못 따라 가고 있기에

뭉뚱그려 보이는 거라고.

당연하다면 한 줄로 쓸수 있어야하는거라고.

그리고, 왜 가르치는 사람이 연습문제를 풀어주어야

마땅하다고 여기는 거야요.

진부한 말이지만 여긴 학원이 아니라고,

내가 과외선생님도 아니고.

 

그리고 이 학생들이 특히 힘들어 하는건

시험, 시험 점수 때문이다.

다 맞춰서 좋은 학점 받으려고 생각하지 말고

하나라도 차근 차근 생각하면 나머지도

줄줄이 이해가 될것을.

(있잖아, 시험 보는건 가르치는 사람도 귀찮은 거라고....)

 

그러나 학생들의 불만중에도

일리가 있는 부분이 있었다.

교재에 예제가 많이 없다는것.

보통의 책이라면 예제가 죽 있고 예제마다 풀이가 있어서

이거라도 다 이해하면, 혹은 다 외우면

시험을 잘 보겠거니 할텐데

지금 사용하는건  ZL 이 만들어놓은 강의 노트이다.

이론의 전개와 설명하는 방식은

보통 쓰는  프랄**책보다 탁월하다.

그러나 예제들에 답이 없다.

물론 내가 풀어주고는 있지만

학생들은 손에 쥐는게 없으니 불안, 불안 한가 보다.

이런 식에 동조하는건 아닌데

확실히 추상적인 개념과 정의를 이해하는데에

수많은 예제들을 직접 손으로 써보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에

동의하니까 교재를 좀 보완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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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과 노래

 

지난 토요일 이라크 침공 5주년 반전 집회를 핑계로

인사동에 진출했다.

연울 데리고는 전에 대방동 살 때

갑자기 집에서 저녁밥 하기가 싫고 콧바람을 쐬고 싶어

불쑥 인사동근처에 와서 밥먹은 거랑,

친구 결혼식때문에 운현궁에 왔다 근처 식당에서 밥먹은 거 말고는

처음이다. 게다가 밥이 목적이 아니라니.

아이들이 크기도 많이 컸다, 진짜.

두시에 인사동 안국 사거리 근처 입구 크라운베이커리 앞으로 갔다.

주말이라 외국인, 내국인 가릴 것 없이 어찌나 사람이 많던지,

그리고 아이들 눈길을 끄느건 왜이리 곳곳에 놓여있는지

한 이백미터나 되나? 거길 통과하는데도 한참 걸렸다.

 

가서 일단 아이들은 생화 한 송이, 종이 꽃 한 송이를 손에다 쥐었다.

 "총보다 꽃을" 플래카드 앞에 자연스레 조그만 둥그런 공간이

만들어졌있는델 꽃 든 작은 아이들이 왔다 갔다 하고

엄마, 아빠는 뒤를 따라 다녔다.

좀 쑥스럽기도 하고 기분이 좋기도 하고 그랬다.

집회가 시작하고는  판소리랑 노래 두개 정도 끝났을까,

오전부터 먼 길 온 아이들이 드디어 지쳐버려서

그 자리에서 빠져나와야 했다.

춤은 어떻게 되었을까?

궁금하다.

 

거기 있는 동안 들은 노래중에

힙합(맞나...)하는 두 언니들이 부른 노래가 있었는데

우리들은 중간 중간 "changes!" 로 화답을 하게 되어 있었다.

으 으.. 그런데  박자를 딱딱 맞춰서 제때 외치기가

쉽지가 않은 것이다. 몇번이나 놓치다가 나중엔 같이 외치는데

동참할수가 있었는데 그 때 연우는 뭘했는가 하면...

전주가 나오자 슬그머니 일어나서 두손으로 박수를 치더니

노래가 진행되자 박자에 맞춰 손에 쥔 꽃을 흔들더라.

(너는 되냐, 이렇게 쉽게? 흑흑.)

그리고는 나한테 다가와서 뭐라 뭐라 하는데

주위 소리에 "엄마도 .... 해!!" 하는것만 들렸다.

분명히 엄마도  일어나서 나같이 해! 하자는 것이라

속으로 땀 흘리고 있는데  나에겐 너무나 다행스럽게도

바리랑 단정이 아이들이 피곤한 것 같다고 물러가자고 하는 것이다.

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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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3/18

 

무슨 글을 쓰려고 했더라.

두시 수업 준비를 해야하는데.

 

학과 엠티가 곧 있을거라

무슨 노래라도 준비해가야 하지 않나 생각이 든다.

가사를 외우고 있는 멋진 노래가 있으면 좋은데...

노래와 안 친한 과거를 보냈는지

머리속에 들어있는, 가사를 아는 노래는

어릴때 배운 가곡이랑 연우덕에 외운 동요들

그리고 대학교 1학년때 배운 민중가요들 밖에 없다.

희망의 노래 몇집인가를 어떤 선배가 사줘서

기숙사에서 심심할때 펼쳐놓고

그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넘겨가며 부른적이 많았다.

아마 음을 틀리게 알고 있는 노래도 많을걸.

기숙사에 멜로디온이라도 있을리 없고

기타도 없고 음감도 없으니까.

 

1학년때 배운 노래중에

"이게 작녁에 새로나온 아주 세련된 노래!" 하면서 배운게

'우리의 노래가 이 어두운 땅에 따뜻한 햇볕 한줌 될 수 있다면...'

으로 시작하는 노래다.

이런 노래들에도 세련되다는 말을 붙이나 우스웠던 기억이 난다.

 가르쳐준 선배는 전인권을 전인권 선생님이라 부르며,

머리도 그 당시 아주 드물게 말갈기 머리를 하고 있던

부산 사람이었다.  부산 사투리가 정겹구나, 그런 생각을 처음 했던 것 같다.

건강한 유머 감각또한 탁월했는데 노는 시간엔 전인권 노래를 메들리로

기타치며 불렀고   쇼팽이고 리스트고 뚜르르 치고 인터내셔널가를

독일어로 부를 수 있는 다른 키 작고 통통한 선배와   하숙방을 나눠썼다.

참 잘 어울리는 유쾌한 두 친구들이었는데.

 

이 노래의 도입부가 좋아서 혼자서 자주 흥얼 흥얼해서

지금도 가사를 다 외우고 있다.

그래도 이 노래를 부를순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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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맞이 번개

아침님의 [총 대신 꽃을] 에 관련된 글.

다음주 토요일인가요?

우리 인사동에서 만나볼까요.

거대한 황사만 없다면요.

 

아이들이 부쩍 부쩍 크고 있잖아요.

걱정이 있어요.  사실 내가 걱정한들 뾰족한 수가 없는건데요.

바윗돌이 우당탕탕 떨어지는 곳에서

꽃이 온전할까, 그런게 걱정이되요.

 

지금은 자기들 나름대로 욕구를 표현하고

그게 엄마, 아빠랑 부딪히는게 매일 매일 제일 큰 사건인 아이들인데

금방커서 우리가 사는 이 사회가 어떤 곳인지

알게되는 순간들이 있잖아요.

한마디로 요약하면 '폭력'이 되려나.

아이들이 어떻게 느끼고 어떤 사람이 될것인지

생각하면 아득해져요.

 

굉장한 사건으로 다가올 때도 있겠지만

슈퍼에서 아파트 엘리베이터안에서도

어른들이 아이들은 커녕 서로도 존중하지 않는 모습에서

감 잡을 수도 있고요.

사실 엄마, 아빠도 온전한 아이존중육아에서 비껴날 때도 많고.

(그런데 아이들은 엄마, 아빠도 존중해줘야하는 사람이란걸 어떻게 배우지요? 요즘 고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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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3/05

 

이번 학기에도 전자과 공업수학을 가르치게 되었다.

수학과 아이들이 수업 듣는 것 보다 훨씬 집중해서 듣고 있는게

눈에 보인다. 나도 덩달아 수업을 더 찬찬이 하게 되는 것 같다.

수학과 아이들한테 전공을 가르치면서는

속으로 늘 어떤 동기를 부여해야 할지 고민이 되는 반면

전자과 처럼 공업수학이 중요한 과목이되 자기들 전공에 두루 써먹는

도구일때는 오히려 마음이 편해져서 수업도 나불 나불 잘 하고 농담도 툭툭 던지게 된다.

 

 

 

어제부터 연우가 평택 짐보리에 가게 되었다.

주중엔 집에 어머니가 와계시니 어린이 집은 아직 알아보질 않았고

아이가 사람 만나는걸 좋아하고 낮에 심심해 하는 것 같아

우선 여기랑 문화센터 한 군데를 등록했다.

원래 문화 센터 두군데를 등록할까 했는데

내가 찾아 갔을 때 마춤한 시간대나 그럴듯 해 보이는 강좌는

모두 모두 마감이었다.

아무튼 어제 연우는 너무 너무 신나게 놀았다고 한다.

아이들이 다 좋아한다는 그거! 스탬프를 양 손등과 발등에 찍어 와서

내가 올때까지 안 씻고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너무나 활발하게 놀아서인지

자다가 새벽 두시쯤 굉장한 비명을 질러대고 깨어나버렸다.

업어서 다시 재웠는데 4시 쯤에도 깨어나서 울고

찌찌 달라, 차가운 우유 달라, 따뜻한 물 달라 해서

오랫만에 힘든 밤이었다.

그나 저나 요새 연우 재우는게 너무 힘들다.
점점 재우는 시간이 늦어지고 있는데

안방에 들어가서도 보통 한시간씩 걸려버린다.

재우고 나면 계속 열시 사십분이다.

어차피 한시간씩은 걸리니까 좀 일찍 재우러 들어가려하는데

애가 잠이 없는 것인지, 어제도 낮잠 일찍 깨고

졸릴것 같은데도 말똥 말똥이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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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마가 y로 보이더냐..

 

이런 제목의 글을 클릭하여 들어올 사람은 없으리라 생각되지만

너무 아득하여 다른 제목이 생각이 안 난다.

comm pde 3월호에 내 논문이 올라왔다고, 인쇄하여 퍼뜨리는 곳에서 메일이 왔다.

지난 1월달에 첨자를 좀 (많이) 고쳐서 보내서 잘 고쳐졌나

pdf 파일을 들여다 봤더니

이런 이런, 중간 중간  그리스 문자  gamma가 있어야 할 곳에 y가 있다.

메인 정리에도 그렇게 나와 있고.

걱정이 되서 메일로 고칠것 리스트를 입력하고

또 팩스까지 넣어줬는데...

내 글씨체가 문제인거냐, 뭐냐

gamma 대신 y가 왠 말이냐, 퍽! 퍽! 퍽!

어디로 숨고 싶다,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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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다! 황사다!개학이다!

 

으...얼마만인가.

시차적응 다섯번도 더 할 시간이 지났다.

주말을 평택에서 아기자기 재미나게 보내려면 어떤 내공이 필요할까.

어제는 드뎌 주말에 서울바라기 하던걸 탈피

안성톨게이트에서 오른쪽으로 진출하였다.

대전에 있는 아주 미술관을 갔는데 미술관 이층으로 나갔더니

350년 된 홍성땅 한옥이 남향으로 넉넉한 터에 자리하고 있었다.

미술관 뒷산이 담도 없이 한옥 앞마당부터  시작되어 봄이면 진짜 좋을 것 같다.

 모르고 무슨 특별전 관람비 만원씩을 내고

들어갔는데 입구를 통하지 않고 그리 통하는 계단도 있었다.

처음엔 많이 아까워하였으나

아무런 후원도 없이 개인이 고군분투 운영하는 곳이라기에

후원비 내는 셈이라 생각하기로 했다.

날씨 좋으면 또 가야지. 이층으로만.

 

쓰고보니 제목이랑 별 관계 없는 글이 되어 버렸다.

 

오늘 연우가 책을 보면서 중얼거리는 걸 들었는데

"이건 빨갛고, 이건, 이건 분호코..."

푸하하 자동으로 '분홍+ ㅎ고' 로 변형을 했는데

그 누구냐, 20세기 초기 소련 아동 문학가이자 비평가인

츄콥스키(?) 의 두살부터 다섯살까지에서 본 예랑 너무 똑같다.

아이들이 문법을 곧이 곧대로 활용을 한다는 건데

재미있는건 러시아의 어느 지역에선가는 '분호코' 라고 말하는 곳이

있다는 것이다.(말하자면)

 

아이들이 쑥쑥 커버리니까 일일이 말이나 행동을

포착해서 적기가 게으른 엄마에게 너무 힘들구나.

(이렇게 느끼는 엄마들이 많으리...)

그래도 나중에 연우가 이 글들을 본다면

맨날, 밤에 자다 깨서 젖먹어서 힘들다, 이런 말만

있는 걸 보면 재미없을텐데.

 

요새 연우가 싫어하는건,

좀 오래된 현상이지만

자기 빼고 엄마가 아빠나 할머니랑 이야기에 열중하는거.

(이야기 하지마! 라고 소리를 지른다. 어떻게 해야하지?)

그리고 미국가서 눈에 띈건데 

박물관 실내로 들어 가는것도 그다지 좋아하진 않지만

특히 싫어하는 그림이 있다.

어두운 유화나 피카소 그림.

또 엄마나 아빠가 우는거,

우리가 실제로 울진 않는데 가끔 고개를 숙이고 있거나

시늉할때

'울지마~' 그런다.

 

저녁 때 평택 어린이 도서관에서 빌려온 책들을

곧 반납해야겠기에 그 중 한권을 다시 보고 있었다,

그림책이라 연우 장단 맞춰주면서 슬렁 슬렁 넘기면서 봤는데

제목은 '1964년 여름'.

리자와 가스파르 시리즈같이 유화 그림책인데

흑인 차별금지 법이 공포된 다음날 친구와 새벽같이 동네 수영장에

갔더니 다 아스팔트로 메꾸고 있더라는,

마음이 두근 두근 한채 그걸 아침 내내 바라보고

나란히 아이스크림 가게에 들어가는 이야기를

백인 아이 시각에서  쓴 책이다.

'나도 너랑 똑같이 수영하고 싶었어.'  마음속에 있던 말을

존 헨리가 말하면서 눈물을 뚝뚝 흘리는 장면이나

어른들의 무지한 폭력앞에서

가슴이 두근 두근해하는 아이들 둘의 모습이

처음 읽을 때보다 마음이 더 아파서 진짜 눈시울이 빨개졌는데

(아마 갖다 준다고 집중력이 두배가 된듯...)

연우가 와서

"엄마 뭐해?" 물었다.

" 어, 엄마 이 오빠들 이야기 보고 슬퍼서 울고 싶다"

그랬더니,

저기서 자기가 좋아하는 바솔로뮤 이야기 책을 갖다 던져 준다.

" 그거 읽지마! 이게 안 무서워, 이거 읽어줘."

알았다, 알았어.

 

말이 나왔으니 말인데 '바솔로뮤'시리즈를 엄청 좋아한다.

아이곰이랑 아빠곰의 일상을 다룬 그림책인데

바솔로뮤의 대사는  거의 대부분

'싫어!" 이다.

얼마나 좋아하느냐면,,.

" 연우야, ~~ 하자 (목욕이나 밥먹기 응가하기 등등)"

그러면 냉큼

" 바솔로뮤가 싫어! 그랬어!"

하는데 얼마나 득의만만+ 능청스러운 표정인지 모른다.

 

하긴 요새 전체적으로 떼도 늘고 능청도 늘었다.

그리고 엄마에 대한 애정표현이 굉장해졌다.

가끔 밤에 재울때 옆에 누워있다가 나를 껴안고 뽀뽀 세례를

던진다든가 바짝 붙어서 손으로 머리카락이랑 볼을 쓰다듬는다.

(그런데 어제는 '이 머리카락은 싫어! 이 머리카락이 제일 좋아!' 그러던데

무슨 뜻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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