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에는 젊은 아새끼들이 제발 나를 뽑아줘
우리는 살아 남아야만 해요 점을 치고
기도를 해줘요 제발
이름 박힌 목걸이 하나를 달 때까지
5년이 지나고 10년이 삵아 없어지고
산으로 산으로 늙은이들은 산으로
그 동네. 길 건너. 13만명.
매일 아침 눈을 뜰 때면
잘 가세요. 내 동지야
잘 가세요. 내 원수야
유골은 PC방에 뿌려줄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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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갑의 아저씨는 말했어요
넌 좀 생각하는 걸 쉬는 게 좋겠어
그런 식으로 자신을 괴롭히지 마
아, 나도 알아요. 퍽이나
나는 햇살같이 밝은 사람. 태초부터 그랬어요.
나는 들꽃처럼 강한 사람. 탄생부터 그랬어요.
새까만 머리카락을 이고 나와 응애 하고 산 채로 태어난 걸 알아요.
7살까지는 천재였고
11살까지는 영재였고
18살까지는 수재였고
그리고 일반인. 그리고 조금 일반인.
나는요. 말이죠. 천재도, 영재도, 수재도, 일반인도, 조금 일반인도 아닌
그냥 너무 사람.
자기를 칭찬하지 않는 21세기 인류.
자, 이제 좀 웃을게요. 됐나요
나는 나의 뇌에게도 쉴 시간을 주어야 한다.
아, 나도 알고 있어요. 퍽이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