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이라 칭할 만한 것도 너무 오래 됐고.
아는 건 동이 나고 무식해지고.
사람은. 사람은 비린내가 나고 상처고 날 것이고.
그 덕에 사람답게 살려고 그나마 버티고 있으니.
말초적이냐 심오하냐 따위는 생각할 여지도 없이
내 것 말고, 네 것. 네 배설물을 볼 때면.
나는 감기몸살에 걸린 사람처럼 몸을 떨었다.
삐뚤어진 욕심과 천진한 질투가 범벅이 되어
배알이 꼴리는 탓이니.
글을 읽고 싶다
글을 읽고 싶다
생살을 베어내 듯 짜릿하게 칼날이 서걱이는. 그런 글을 읽고 싶은데.
'너까짓게' 라며 면박을 줘도.
늙은이 반 편생만에 되 찾은 옛 애인을 애무하듯 사랑하듯 읽어 줄 텐데.
'너까짓게', '너까짓게' 뺨을 후려친다 해도
손톱 끝에서 발톱 끝까지 온갖 산 신경이 식초물에 시큼해지는 것 같이
최선을 다해 버릇없고 건방지기 짝이 없는
청초하고 고결한 글을 읽고 싶어라.
혓바닥이 베여 입 안 가득 쇳물 냄새 가득할지라도
남김없이 구석구석 충실히 핥아 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