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세 사람, ‘오세훈,박원순,원희룡’

직분에 충실한 현실적인 판단, ‘다른 후보들도 귀감이 됐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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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룡이라고 일컬어지는 사람들 중 세 명이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오세훈, 박원순, 원희룡 순이다. 잠룡들을 보여주는 방송매체들은 그들을 심층 취재하여 진면목을 알려주기는커녕 기껏해야 어디를 방문하고 누구를 만났다는 따위의 가볍고도 단순한 정보로 일관하는 것이어서 “저렇게 가벼운 행동이나 듣고 보자고 TV를 괜히 켰나.” 싶을 정도로 회의가 든 적이 많았다. 그때마다 언론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저급한 수준에 의해서 나라의 운명이 가볍게 결정될 것만 같은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공장에서 내뿜는 시커먼 연기만이 공해가 아닌 것이, 인간의 어리석은 사고행위에서 뿜어 나오는 생각의 공해야말로 악질이 아닐 수 없다. 신문 방송과 심지어 각종 팟케스트 그리고 SNS(사회관계망) 등을 통하여 퍼지는 그릇된 정보와 거짓기사가 도를 넘을까 걱정이다. 국가의 대소사를 결정할 지도자들의 의식수준 또한 수준미달일 경우엔 심각한 후유증을 남길 것이 뻔하다.

 

잘 익은 벼일수록 고개를 숙일 테지만, 대통령 선거가 끝나기까지는 “나 잘났소!”하는 자칭 대통령 감들의 허세놀음은 끝나지 않을 것이다. 이나마 불출마 선언을 한 후보들이 돋보이는 이유다. 먼저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다. 그는 “정치권 일각에서 권유하는대로 경선에 참여하여 보수진영 후보 간의 치열한 경쟁에 동참하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겠지만 그것은 정치 공학적 접근일 뿐”이라고 자가 진단을 했다. 그러기에 이런 식은 “바람직한 기여는 아니라는 결론에 도달하였다”고 밝혔다. 오 전 시장은 이어 “대선에 나서기에는 저의 준비가 너무 부족하다는 현실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솔직한 고백이지 않는가.

 

다음은 지난 26일에 불출마 선언을 한 박원순 서울시장의 소회를 보자. 박 시장은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 마음을 얻지 못했습니다. 성찰과 단련의 계기로 삼겠습니다”라고 밝히면서 “서울시장으로서 서울을 안전하고 시민들이 행복한 세계 최고의 글로벌 도시로 만들어 나가겠다”며 앞으로 시정을 충실히 이행하겠다는 심중을 밝혔다. 서울시장을 또 한번 노리거나 이후의 정치적인 희망사항을 위해서는 괜한 소모전이 부담스러웠던 모양이다.

 

이어 원희룡 지사 또한 할 일 많은 제주도 지사로서 도정을 살피는데 집중하겠다는 소회를 드러내며 말하길 "저는 초임임기의 도지사로서 제주도정이 1차적인 책임이 있다.”면서 “제주도는 급속한 경제성장의 전환기에 필연적으로 뒤따르는 성장통과 지속성장 기반 확립을 위한 현안업무를 안고 있기에 업무와 대선을 병행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토로했다. 원 지사는 그러면서 "제주지사로서 제주를 보물섬으로 만들기 위한 책임을 다하고자 한다"며 "바른정당 경선후보로서 출마 의사를 밝힌 유승민 의원과 남경필 경기지사에게 격려를 보내면서 위기에 올바른 정치지도자로서 바른 길을 걸어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들이 하나 같이 말하는 공통점은 현재의 직분에 충실하겠다는 다짐이다. 준비가 덜 된 사람이라서 또 현직 시장과 도지사라서 경선행보를 한다는 것이 쉽지 않다는 고백이다. 그러니 불출마를 선언한 세 사람들에게서는 현실을 바로 볼 줄 아는 실제적 인식능력과 일말의 양심이라도 느껴져 칭찬에 인색해선 안 되겠다.

 

동사무소의 말단 직원만 되더라도 직분을 수행하기에 정신이 없을 판인데 인구 2백8만이나 되는 안희정 충남지사와 1백만의 성남시민을 섬겨야 하는 이재명 씨는 그래서 이해난망이다. 딴에는 할 거 다하면서 대선행보를 하는 거라고 강변할 터이다. 이럴 때 사려 깊고 분별 있는 언론이라는 감시자의 역할이라도 있으면 좋으련만(...) 언론은 오히려 철없는 어린아이에게 고리사채를 놓는 악덕 사채업자 같은 야누스의 얼굴을 가진 존재다.

 

과거 노무현 대통령이 대선후보로 거론되는 사람을 저격하여 낙마시켰듯이 친노 안희정 씨는 자신의 주군인 고 노무현 대통령이 했던 방식대로 다른 당 후보들을 공격하기에 바쁘다. 지지율 1위라고 하는 자당후보 문재인 씨를 위해 확실한 공로를 세우려고 하는 것은 아닌지(...) 댄디하고 신사(信士)연하며 방송에 나와 아이돌 가수처럼 예쁜 표정을 짓는 그에게서는 여러 가지가 연상되기만 하다. 또 한 가지 지난 18대 대선에서 문재인 씨가 의원직을 유지한 채 대선 판에 뛰어들었듯이, 그도 역시 지사직을 유지하면서 대선후보로 나서는 것을 보면서 친노.친문 들이 또다시 좋지 않은 관행을 정치판에 심어놓는구나 싶어 마뜩찮기만 하다. 그러니 오세훈,박원순,원희룡 3인의 불출마 선언이 솔직하고도 겸손한 점에서 귀감이라 느껴질 수밖에.

 

박정례/기자.르뽀작가.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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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2/01 13:19 2017/02/01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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