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➃] 각 전시 공간의 특성과 관람객 반응

-米美味, 남원 보절미술제 개최 성과와 이후의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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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객 규모는 어땠는가?

“이게 재밌다.” 김 작가는 설명한다. “1,2,3관의 관람객들이 각각 다르다. 어떤 분들은 아이들의 손을 잡고 자녀들의 전시 작품을 보기 위해 주로 3관을 찾는다. 또 어떤 이들은 신식 도구에 밀려 구석에 처박아 두고 잊고 지내던 예전의 구식 농기구가 자신들의 산 역사였다는 것을 자각하고 향수를 느끼는 식이다. 이런 분들은 농협창고에 꾸린 ‘문화쌀농’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이고, 한편으로 제2관에서 보이는 반응은 또 다르다. 작가들의 그림을 접하고 나서 구매를 문의하는 사람들이 있다. 미술제라는 큰 울타리 안에서 관람 포인트와 취향에 따라 백인백색 천인천색인 것 같다.”

 

언론매체의 반응은 어땠는가?

“각 일간지에서 관심을 가져줬고, 남원시청 공보실에서도 촬영을 해갔다. 이밖에 지역 mbc, kbs, sbs 등 공중파 방송뿐만 아니라 기타의 매체에서도 영상취재를 해갔다. 영상 매체의 효과가 컸던 것 같다. ‘TV 보고 찾아왔다.’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았으니까. 대전이나 전주, 익산을 비롯해서 멀리 울산과 부산 서울에서까지 찾아줬다.”

투데이전북의 밀착취재 영상을 보자. ‘요즘 문화를 즐기는 데는 공간의 제약이 없는 것 같습니다. 거리에서 공연이 열리는가 하면 비닐하우스에서 그림 전시회가 열리고 있는데요. 이 가을 시청자 여러분들께서는 비닐하우스에서 문화를 즐겨보는 것은 어떤가요?’라며 미술제를 소개하고 있다. ‘황금빛으로 물들어가는 남원 보절면에는 주민들의 발걸음이 바쁜데 웬일인지 함께 따라 가보자.‘면서 방송 카메라를 이동하면서 소개 멘트를 날린다. ’여기가 하우스를 개조하여 꾸민 미술관이다. 첫 번째 영상을 만나보겠습니다.‘라는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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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화면에 손자 손녀와 며느리와 함께 전시관으로 들어가는 중년 아주머니가 잡히면서 그 아주머니의 소박한 모습을 소개한다. “그림을, 미술품을 많이 해 놨다 해서 지금 구경 가요.” 이어 제3관에서는 자녀의 그림을 앞에 두고 반색을 하고 있는 부부를 비춘다. “이거 우리 아들 그림이네!” 이어 건너 편 쪽에선 사진 작품을 내건 마을 아저씨가 지인들을 안내하고 있는 모습이 한창이다. 그 아저씨는 “마을 사람들을 찍어 봤는데 걸어 놓고 보니 마음이 뭉클하다.”며 손수 찍은 사진작품에 경도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참여 작가들의 반응이나 호응도는 어떤가?

 

“대체로 신선하다는 반응이었다. 2관엔 54명 작가들 작품 83점이 걸렸는데 이만하면 호응이 좋았다고 자평한다. 이를 참고해서 내년엔 칸막이를 질러서 농촌미술에 특화된 모습을 강화할 계획이다. 아트 페어도 활성화시켜보고 싶다. 그림을 사고 싶다는 요구가 있는 걸 보며 상당히 고무적이라 생각했다.“

계속해서 김 감독의 말을 들어본다. “‘일단 비닐하우스미술관이기에 설마 했는데 신선하다. 전시공간으로서 단점이 없는 것은 아니더라도 공간에 대해 선입견을 깨고 새롭게 인식하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였다.” 또 어떤 분은 “’폐쇄된 공간이 아닌, 열린 공간이라서 좋고, 비닐하우스라서 채광이며 자연조명인 셈인데 이점에 대해선 좋다 나쁘다 섣불리 단정하긴 이르다. 그렇더라도 새소리며 바람 소리가 날 것 그대로 들리는 면에서는 이제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전시장인 건 맞다. 이런 곳에서 그림을 대한다는 사실이 흥미롭고 신기한 터라서 하우스미술관이라는 공간이 주는 약간의 불확실성을 상쇄하고도 남았다고 생각한다.‘라는 의견을 주셨다. 또 ’만사 제쳐두고 달려왔다. 내 앞에 다른 작가들의 다양한 그림이 있다는 사실에 흥분된다.’는 소감도 있었다. 이게 다 관심이라고 생각하여 허투루 듣지 않고 진지하게 경청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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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비닐하우스 지붕을 덮고 있는 검은 차광막마저 걷으면 어떨까.’ 하는 의견도 들렸다. ‘농촌에 문화가치를 심을 수 있어 스스로 위로를 받았다’고 한 부분에서는 ‘봉사하러 갔다가 오히려 얻은 것이 더 많았다.’고 토로하는 유명 인사들의 후일담 그런 거를 연상하며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덕담일수록 평정심을 유지하며 듣는 것이 중요할 것 같고, 미술제의 가치 창출과 문화 프로젝트로서의 가능성을 키워나가기 위해서 보다 냉철한 분석적 사고를 작동시키려고 노력했다.”

 

살릴 점 보강할 점에 대해서도 한마디 부탁한다.

“제1관은 농촌 친화적인 전시로 기획됐다. 볏짚과 왕겨를 이용한 설치물이다. 누구든 망석 위에 수북이 쌓인 왕겨 속에 파묻혀 오감을 동원해가며 농촌의 소출 물을 손수 느껴보는 콘셉트다. 다시 말해서 작년에 이어 일관성 있게 구성했다. 3관은 중고생 작품과 주민작품으로 채워졌다. 여기서 생각할 점은 발전적인 전시 형태에 대한 고민이다. 장르를 제한하지 않고 다양하게 열어주는 전향적 자세는 좋다고 생각했고, 미술제라고 해서 종이에 그리는 그림만 고집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무슨 말이냐면 “‘글.그림’ 즉 그림 위에 할 말이 있으면 덧붙여도 된다는 식의 주문을 했는데 이점엔 호평을 받았다고 보고 이렇게 하길 잘했다고 생각한다. 우리 미술제의 응모작품이 앞으로 만화 또는 웹툰이 들어온다 해도 전혀 낯선 조합은 아닐 것이다.” 이어 김 감독은 “제1회 때는 보절면 아이들을 상대로 그림을 모았다면 제2회 땐 전라북도 내 초중고생을 대상으로 그림을 모았다. 명칭은 어린이ㆍ학생 그림ㆍ글.미술 공모전이다. 주제 제시는 ‘20년 후의 나의 직업과 나의 변화된 모습’ 그리고 ‘인공지능과 농촌의 미래’였다. 초.중.고생 가리지 않고 범위를 넓혀 작품 응모를 받았다.” 김 감독은 제3회 때는 특정지역에만 국한시킬 것이 아니라 전국단위로 모집할 예정임을 밝히는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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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제2관에 대해서다. “1관 3관과 달리 2관은 좀 더 전업 작가들의 입장에서 접근할 예정이다. 앞에서도 잠시 언급된 부분이지만 “그림을 사려면 누구를 통하면 되나?“라는 질문에 맞닥뜨리게 됐고, 이런 요구에 부응할 필요성에 대해서 생각할 시점이 다가오고 있음을 피부로 느낀다. 한편 각 언론매체들이 우리 보절미술제를 소개할 때 부각시키는 포인트에 대해서도 주목한다. ‘농촌의 비닐하우스에서도 문화를 즐길 수 있다.’라든지 ‘비닐하우스를 개조하여 미술관을 열었다.’는 식의 멘트였다. 모든 상황을 종합하여 관람객들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는 시간을 많이 가지려 한다.”

출품 작가들 중에는 보절아트페어는 ‘농촌에서 하니까’, ‘전시공간이 특이하니까’, ‘초창기이니까 돕는 셈치고’ 등등의 이유로 작품을 출품해줬을지 모른다. 그러나 남이 베푸는 호의는 기껏해야 한두 번이라고 생각한다. 받아들이는 쪽에서도 호의에 기대는 마음을 빨리 정리할수록 피차 혼선을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기획자인 저 자신부터 그런 마음은 쏙 빼고 ‘내가 만약 작가라면’하고 입장을 바꿔 생각하는 중이다. 하긴 피아를 떠나서 ‘아트페어’ 활성화와 지속적인 발전을 응원하는 사람들이라면 다양한 방안이 좀 더 단단하게 마련되기를 바라는 입장일 것 같다.

예컨대 성공적인 미술제를 위한 좋은 시스템 구축과 장치는 빠를수록 좋다. 주최 측 입장에서도 언제까지 참여자들의 단순한 열정이나 호의에만 기댈 순 없겠기에 말이다. 작품 구매를 원하는 사람들의 요구에 응할 방법도 하루 속히 최적화되었으면 한다. ➄에서 계속

글쓴이/박정례 피플투데이 선임기자.르뽀작가.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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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24 18:26 2024/01/24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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