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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참 바빴다.

* 이 글은 marishin님의 [민주노총... 드디어] 에 관련된 글입니다.

먼저 글을 썼다가, 마리신 블로거께서 최근 다시 포스팅들을 하고 계시고 오늘 포스팅한 글과 네기 애초 썼던 글이 관련된 것이길래 트랙백으로 바꾼다.

 

오늘 참 바빴다. 오전 일찍 국회에 들어가 기자회견 보고, 임시국회 개원하는것 보고 사무실에 돌아와서 번갯불에 콩 구워먹듯 관련 기사 두 꼭지 보고 총연맹 임시대대회장으로 향했다.

 

휴, 오늘 일을 어떻게 정리해야 할까?

 

스케치만 짧게 하자면 '난리 굿' 이 세자로 정리가 될 것이다. 그치만 그 속은 너무나 깊고 복잡하다.

 

대략 여섯시 삼십분 정도까지, 단상 점거가 되고 여기 저기서 일차 난투가 벌어진 직후까지 자리를 지키다가 사진이 담겨있는 메모리 카드를 들고 사무실로 돌아와서, 기사 정리하고 현장 상황 받아서 기사 업데이팅 하고 타 매체 기사들 체크構?그랬다.

 

결론을 말하자면, 사회적 교섭은 유예됐다. 그러나 불씨는 남은 것이 총연맹 교선실장은 2월 중 다시 임시대대를 열어 사회적 교섭안을 처리할 것을 공언했다. 기사에 쓴 바 있지만, 2월 중 임시대대를 연다는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 일주일내에 중앙위를 열어 일정을 확정한다 했지만 다음주는 설 연휴고 그 다음주 말 부터는 실질적으로 비정규 법안이 일정을 밟게 된다.

 

비정규 개악안이 한창 처리 되고 있는 중, 혹은 처리 된 후에 '사회적 교섭'안을 다시 대대회에 붙일 수 있을까? 사실, 난 옳고 그름을 떠나 역지사지해서 '내가 저 사람이라면'하는 생각을 많이 해보는 편이지만 ...그건 힘들지 싶다. 글쎄, 오늘 일에 대한 보수언론, 멋모르는 비폭력주의자들의 힘실어주기를 업고 현 집행부가 다시 밀어붙인다면(비정규개악안이 처리되는 중, 혹은 처리 된 후에) 이건 공멸이라고 단언할 수 있다.

 

 

사실 나도 오늘 대대회 무산 과정의 그림이 맘에 드는건 아니다. 그 현장엔 없었지만, 특히 신나 살포에 대해선 '정말 아니다'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반대하는 의견을 가진 자 보다 찬성하는 의견을 가진 사람들에 의해 행해진 일이기 때문에 먼저 지적하고 싶다. 이해할 일이 있고 아닌 일이 있는것이란 생각을 난 갖고 있다. 물론 비정규직의 현실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아냐고 누가 묻는다면. 내가 비정규직(그러고 보니 나도 정규직이군)이 아니라 잘 모른다는 답 밖에 내놓지 못한다 할지라도.

 

사회적 교섭이, 특히 이 시기에 통과된다는건 말도 안된다. 오늘 무산된 것에 대해 그나마 역량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좀 더 괜찮은 그림을 만들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러저러한 아쉬움(사회적 교섭 반대측)에도 불구하고, 총연맹 집행부의 강행의지를 이해하기가 정말 힘들다. 지난 가을, 이수호 위원장과 한시간 넘게 인터뷰를 했을때 그는 "이런 상황에선 사회적 합의주의 의미없다"고 단언했다. 지금 상황이 다른가? 더 나쁘지.

 

노급은 투쟁이다! 라는 명제가 아니라도, 도대체 지금 이 상황에서 사회적 교섭을 어떻게 하겠다는지에 대한 안 조차 없었다. 노사정위에 들어간다는 것은 아니다 라고 강조했지만, 구체적 안은 하나도 없었고 "공약사항이다"를 고장난 녹음기 같이 되뇌였을 뿐이다. 물론 안건지에 공자님 말씀 다 들어있었지만, 그걸로 노무현 정권이 교섭안을 받는다? 말도 안 된다는 것은 이수호 위원장도 알고 현장 조합원도 다 아는 사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설마 직접 무슨 거래야 있겠냐' 싶긴 하지만, 언론계 정치판 청와대 를 중심으로 "무슨 틀을 짜 놓았다더라" "희망제안이랑 맞물린다더라"하는 말들이 파다한 판국에 당연히 의심이 들 수 밖에 없다.

 

오늘, 처음으로 파견대의원이 됐다며 울먹이며 격앙된 목소리로 사회적 교섭 반대 발언을 진행하던 현자비정규노조의 모 여성 대의원, 정말 멋있었다. 연이어 여성을 언급해서 좀 그런가 싶기도 하지만 찬반 토론에서 첫 발언에 나섰던 형수님 역시 오늘 발언자 중에 최고!  단상 점거 하고 있을때 말없이 손 한 번 잡았더랬다. 울화통 못이겨 욕부터 내놓는 남성 활동가들, 그 심정은 이해가지만 이 두 사람 닮기 위해 노력할 것.

 

퇴장당했다가, 액션 벌어지니까 막무가내로 밀고 들어오던 ENG  카메라 맨들, 정말 웃겼다. 직업의식이야 이해한다손 치더라도, 또 그 중에 언노련 조합원들도 있지 싶은데 신문에 비해 개혁적이라며 '노빠들'한테 칭송 받는 방송이 노동자들의 가슴에 어떤 상채기를 남겼는지  생각해 볼 필요 있지 않을까? 방송사 카메라에 대한 적개심에는, 교섭안 찬성측이건 반대측이건 일치했다.

 

내일 언론이 어떻게 보도할지, 안봐도 비디오긴 하지만 궁금타. 한겨레, 오마이 벌써 연합 기사 받아서 조졌더라. 노사정위 복귀가 무산 됨에 따라 국민들 눈총을 피할 수 없게 됐단다. 허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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