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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 등록일
    2006/10/23 05:19
  • 수정일
    2006/10/23 05:19

방금 목욕을 끝마치고 들어왔다.

시험을 6시간 앞두고 지금 목욕해서, 딱 두시간만 자고, 일어나서

마지막 집중력을 모아서, 시험이 끝날때까지 달려가는 작전이다.

(오늘 보는 게 이번학기에서 제일 중요한 시험이다.)

 

나는 남들보다 목욕을 오래하는 편이다.

지금도 무려 한시간이나 했는데, 그렇다고 때밀이를 한 것도 아니고,

그냥 대충씻고 나왔다. 남들이 하면 한 15분이면 할 정도의 일을 한시간동안 했다.

 

나 혼자만의 공간에서 씻기 위해 옷을 벗고 있으면,

대충 그 몸이 물에 젖어 있으면, 나는 항상 생각에 잠긴다.

나의 몸짓, 행동 등등에 대한 집중력을 완전히 상실해버린다.

조금 전에는 시험에 대해 막 생각하다가, "방학때 머할까?"라는 주제가 떠올랐다.

어떤어떤 사람들이 그려졌고, 어떤어떤 담론들이 떠올랐다.

그런 것들이 내 머리를 어지럽히는 걸, 은근히 즐기면서

어지러움을 해소할 생각은 절대로 하지 않고, 그대로 놔둔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튀어나오는 한가지의 생각이 있었다.



"요리연구"

 

그래 방학때는 이것을 하는 거야.

물론 고기나 생선은 만질 생각이 없다.

오직, 식물로만 작업을 하는 거야.

 

ScanPlease는 작정하고 스타크래프트를 해서,

준프로게이머급까지 실력을 올려놓기도 했고,

작정하고 장기를 둬서, 현재 아마 2단에 준하는 실력을 가지고 있잖아.

(물론 장기는 똑같은 수단으로 2단까지 올려놓은 거지만...)

 

그래, 이제부터 작정하고 연구해서, 채식요리의 대가가 되는 거야.

언제쯤 대가가 될 수 있을까?

 

보통 스타크래프트나 장기를 한창할 때 하루에 50판씩 한 적도 있는데,

그럼 하루에 50가지씩의 요리를 해야, 비슷한 기간에 고수가 될 수 있는 거 아닌가...

 

내가 저것들의 고수가 되는 데에 1년정도 걸렸는데,

하루에 3끼씩 먹는다고 치고, 하루에 3가지의 요리를 한다고 치면,

저 비율로 계산하면 대략 17년이 걸리는군.

 

대강 요약하자면, 이런 생각에 잠겼던 것이다.ㅋ

역시나 비현실적인 계산이 난무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여전히 "작정할" 것인가, "작정하지는 않을" 것인가의 문제는

미해결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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