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늘도 중국에선 크리스마스 연휴이다. 하지만 도서관은 문을 연단다. 홍콩문화센터 옆에있는 스타페리터미널에서 배를 탔다. 2.2홍콩달러다. 지하철이 9달러인데 훨씬 싸다. 바다건너 홍콩섬 페리터미널 바로 앞에 도서관은 있었다. 2층이 어린이실, 3층이 일반열람실, 4층이 영어도서, 6층이 인터넷룸으로 이루어진 아담한 크기의 도서관이다. 인터넷 룸으로 가서 사용신청을 했다. 최대사용시간이 2시간이란다. 넓직한 쪽은 중국인 전용, 좁은 오른편은 외국인겸용자리다. 한국어쓰기기능은 기본으로 되어있다. 오늘도 한 30분친 내용이 저장이 안되고 날라가버렸다. 그동안 몇번 이런 뼈아픈 일이 있었다. 바로 바로 저장해야지. 스캔전용컴퓨터가 있다. 그동안 주로 한시간에 10원씩 주고 사용했던 것을 생각하면 오늘 기분이 상쾌해진다. 내일 또 와야지.

 

2.

어제 봐두었던 소호지역 근처 노천식당으로 가 밥을 시켰다. 생선을 좀 먹어보자하여 어자가 들어간 요리를 시켰는데 생선이 구워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갈아서 나온다. 어묵처럼 해서 콩나물과 볶아서 나온다. 먹을 만은 했지만 바라던 것은 아니었다. 홍콩섬 북부지역은 동서로 가로지르는 트림웨이라 불리우는 열차가 있다. 아스팔트에 레일이 나있고 2층 버스열차가 레일을 지나간다. 가격은 거리 상관없이 2원이다. 홍콩도 홍콩섬쪽은 싼 슈퍼도 많고 트랩열차도 있고 좀 살만해 보였다. 이곳에 싼 여관이 있으면 좋으련만 없다.

 

홍콩 상품 전시회장 티켓

 

3.

트림웨이를 타고 오늘은 동쪽의 빅토리아 공원으로 가보자. 거의 공원가까이에 올 무렵 뭔가 전시회가 열리고 있고 사람들이 우글댄다. 그냥 지나칠 수는 없는 일, 한 정거장 다음에 내렸더니 전시회장 후문이다. 이름하여 홍콩 브랜드 상품 액스포다. 여긴 입장료가 있다. 한 10분을 기다려 10홍콩달러를 내고 입장했다. 여기도 사람들이 엄청나게 몰려있다. 먹는 곳이 특히나 많다. 이곳에 또 하나의 한국먹거리로 잡채가 있다. 몇 가지를 사먹었다. 하나에 10달러나하는 정통수제만두 두개나 사먹고, 잡채도 한 접시 먹었다. 또 먹은건 홍콩식 떡볶이 인데 떡은 좀 흐물흐물하고 소스를 뿌려먹은 방식이었다. 여기저기 차과 과자 시식을 하고 마지막 입가심으로 얼린 생과일을 갈아넣은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4.

먹을 거 말고 눈에 띄는 상점 하나를 발견했다. 아무래도 여행중이다 보니 아웃도어 의류나 산악용품에 눈이 간다. 이코와다라는 런던 아웃도어 의류매장이었는데 529홍콩달러하는 셔츠를 139달러에 팔고 있었다. 옷감, 색상, 바느질,스타일등이 전반적으로 마음에 들어 망설이다 샀다.

 

홀리마운틴 입장권. 꽁자표를 끊어준다

 

5.

어느덧 어둑해지고 6시가 넘어간다. 7시에 어제 허탕쳤던 홍콩아트센터 시네마데크에서 조르도프스키 감독의 73년작 홀리마운틴이 시작된다. 다시 트림웨이를 타고 근처로 가서 걸어 시네마데크에 도착했다. 매표소에서 당연히 어제 못 본 표를 내밀며 홀리마운틴 표를 달라했더니 어제표는 나중에 전화로 확인하고 어저꾸 저저꾸한다. 돈을 내야 한단다. 이럴 수가 있나. 난 내일이나 모래 홍콩을 떠난다고 하니 다른 담당자에게 가서 머라 하고 달러가 표시안된 공짜표를 내준다. 담당자는 내게 와서 특별히 해주는 것이니 다른 사람에게 얘기하지 말라는 투로 말한다. 얘기할 사람도 없다. 이게 당연한 일인데 어쨌든 오케이 하고 상영관안으로 들어갔다.

 

6.

영화는 자막이 없지만 초반에는 대사가 없다. 영화의 주제는 성스러운 산은 어디 있는 것이 아니라 당신의 마음속에 있다는 식이다. 하지만 주인공들은 성스러운 산을 찾아간다. 처음 등장하는 대량판매용 예수석고상의 모델이 된 주인공을 비롯해 각각 이러저러한 라이프스토리를 가진 10명이 한 인도자에 이끌려 산을 찾아간다. 10명다가 허탕치는 건 아니고 인간예수는 구원을 받는다. 원숭이를 데리고 눈길을 헤쳐 자기를 찾아온 여인에 의해 사랑으로 구원을 받는다. 영화 카리큘라 같이 이 영화도 돈과 성으로 범벅이된 사회를 노골적으로 드러낸다.  73년 작이라면 우리나라는 어두운 시대였지만 세계적으로는 60년대의 열정의 산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7.

영화가 끝나고 걸어서 스타페리터미널로 가 페리를 탔다. 2층 전망대가 있는 페리는 2.2달러 1층으로만 된 페리는 1.7달러다. 1.7달러짜리 배를 타고 침사초이에서 봐둔 편의점으로가 8달러짜리 1.5리터 물을 샀다. 숙소로 돌아와 작은병에 물을 옮겨담았다. 살다보면 생활의 지혜가 쌓여가는 식이다. 내일은 이쪽방에서의 마지막이다. 내일 아침 하루더 묵을 곳을 찾아봐야겠다.

 

 

* 041227(월) 여행32일차

(잠) 미라도아케이드5층쪽방 14000원 (100홍콩달러)

(식사) 점심 생선콩나물볶음요리 4620원 (33홍콩달러)

(이동) 스타페리 2.2, 1,7 550원 (3.9홍콩달러)

          트립열차 2 2  560원 (4홍콩달러)

(간식) 전시회장 잡채 1400원 (10홍콩달러)

                       만두 2800원 (20홍콩달러)

                       홍콩떡볶이 700원 (5홍콩달러)

                       과일아이스크림 2380원 (17홍콩달러)

           물 1.5리터 1120원 (8홍콩달러)

(기타) 아웃도어 셔츠 19500원 (139홍콩달러)

 

.............................................................. 총 47,63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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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1/05 01:47 2005/01/05 01:47

 

홍콩 슈퍼 영수증

 

1.

오늘 26일 꼭 여행 한 달이 되는 날이다. 그래고 별 탈 없이 왔군. 11월 26일 일산 집에서 출발했는데 그날은 눈이 흩뿌렸었는데 한달만에 중국 이곳저곳을 거쳐 따뜻한 홍콩까지 왔다. 이번 여행의 도입부는 완성된 셈이다. 오늘은 홍콩섬을 둘러 보아야겠다. 지하철을 타고 바다를 건너 홍콩섬 센트럴 역에 내렸다. 센트럴마켓쪽으로 가다보니 지하에 큰 슈퍼가 보인다. 침사초이에선 편의점 밖에 못본터라 내려가보니 큰 슈퍼고 없는게 없다. 나를 감격시켰던 것은 여기 1.5리터 물값이 5.6원 밖에 안한다는 것이었다. 이미 배낭에 물을 채워와서 사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기분이 좋다.

 

2.

몇 가지 물건을 샀다. 배추를 맵게 버무리 캔을 하나 샀고 비슷한 매우 무말랭이 피클같은 걸 샀다. 밥을 먹을때 김치 대용으로 먹으리라. 여러 종류의 포테이토 칩이 있다. 25그람 4개를 10달러에 할인한다. 그리고 한 달 여행을 하다보니 머리가 자라 좀 잘라줘야겠다. 거울보고 좀 잘라 볼려고 했는데 중국제 스위스칼 중 작은 가위로는 힘들다. 가위를 하나 샀다. 베낭이 좀 무거워졌는데 여기서 나의 소비충동은 그치지 않았다. 다른 슈퍼를 구경하다 8개들이 오랜지 꾸러미를 사고야 말았다. 배낭이 묵직해졌다. 오늘 점심은 오랜지와 포테토칩으로 대신하자.

 

3.

처음엔 몰랐는데 센트럴마켓부터 소호지역으로 죽 언덕에 에스카레이터가 연결되어있다. 세계에서 가장 길다하는 이 에스컬레이터의 총 길이는 800미터란다. 에스컬레이터가 있으니 계속 올라가게 된다. 예술품 시장이라는 소호지역은 별로 없고 고급 레스토랑들이 점심 손님을 맞이하고 있다. 대부분 손님들이 백인들이다. 지도를 보고 에스컬레이토 끝까지 올라가 홍콩 동물원 위쪽 길로 올라갔는데 길을 잘 못 든거 같다. 홍콩 공원이 안 나온다. 고불고불한 언덕 도로가 여러개가 있다. 지도의 도로이름을 확인하니 너무 올라와 버렸다. 계단을 내려가고 또 내려가서 빌딩 중간에 절묘하게 포진한 홍콩공원으로 들어올 수 있었다. 공원 동물원에서 웃기게 생긴 페리카나 비슷한 조류를 한참 구경한다음 내려가니 어드미리티 역이다. 센트럴에서 동쪽으로 두 정거장으로 온 셈이다.

 

4.

다음으로 간 곳인 홍콩국제전시장은 한 정거장을 더 간 완차이역 부근에 있었다. 전시회장 안으로 들어가 오늘 전시표를 보니 마침 홍콩푸드페스티벌이다. 마침 잘 되었군하며 전시회장안으로 들어가니 숨쉴 틈없이 사람들이 들어차있다. 생각보다는 질이 떨어졌다. 뭔가 특별한 음식이 아니라 홍콩 길거리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음식들이다. 인파에 밀려 줄을 서서 시식도 하고 쫀득한 맛의 엷은 연두색 어묵과 일반 어묵 두 종류, 그리고 바람든 엿을 쌀 종이에 싸서 먹은 걸 사먹었다. 이곳의 대인기 품목은 한국의 쥐포 오징어 구이였다. 난 사먹지 않았는데 날개 돋친 듯이 팔린다. 전시회장은 바다를 끼고 있어서인지 유리로 구성된 건물은 시원스러운 느낌이었다. 밤에 이 전시회장은 은은한 연두색 빛을 뿜어낸다.

 

5.

그제 정보를 봐두었던 예술영화가 상영되는 홍콩아트센터를 찾기로 했다. 한 안내원에게 물었는데 모른다고 인포메이션 코너로 가 보란다. 또 물어물어 아트센터를 찾았다. 시네마데크는 이 건물 지하에 있었다. 오늘 영화는 정치를 성으로 은유한 감각의 제국 시리즈로 유명한 일본의 오시마나기사감독의 80년 작품인데 제목은 잊어버렸다. 2차대전때 포로수용소를 배경으로 일본인 간수와 백인 포로간의 심리극이라는데 여기에는 최근 일본 영화 감독 겸 배우인 기타노 다케시와 영국가수인가 데이비드 보위가 출연한단다. 기대를 하고  한 150석 되는 극장에 들어가 영화가 시작되는데 초반 영화 1분에서 영화 속도가 계속 슬로우 된다. 3번을 다시 상영했는데도 똑같았다. 한 사람이 나와 영화상영을 못하게 되었으니 뭐라뭐라 한다. 사람들은 나가고 테이블에 이름을 적는다. 나도 내 이름을 적어두고 극장을 나왔다. 다음 영화가 조르도프스키의 앨도 포인데 보고 싶었지만 끝나는 시간이 거의 12시다. 배와 지하철이 끊어지면 어떻게 해야될지 가늠이 안되어 포기했다. 숙소로 돌아가 샤워를 하며 조그만 세면대에서 속옷 빨래를 했다. 여행 한 달째 밤이 지나간다.

 

 

* 041226(일) 여행31일차

 

(잠) 미라도아케이드 14000원 (100홍콩달러)

(식사)

(입장) 영화표 7000원 (50홍콩달러)

(이동) 지하철 9달러*2  2520원 (10홍콩달러)

(간식) 포테이토칩 1400원 (18홍콩달러)

          오랜지 1240원 (8.9홍콩달러)

          홍콩 어묵 2종류 2800원 (20홍콩달러)

          홍콩 엿 560원 (4홍콩달러)

(기타) 가위 940원 (6.7홍콩달러)

          김치 대용 캔 1840원 (13.1홍콩달러)

         

............................................. 총 32,3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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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2/29 18:26 2004/12/29 18:26
  1. 고양이
    2004/12/31 19:22 Delete Reply Permalink

    좋겠구만. 부럽구만.
    나도 내년 하반기나 내후년엔 유럽을 돌리라.

  2. 이러나
    2004/12/31 22:01 Delete Reply Permalink

    오시마 나기사, '메리 크리스마스 미스터 로렌스'

  3. 명옥
    2005/01/04 11:13 Delete Reply Permalink

    노힘보고 여행간거 알았다. 좋은 경험 많이 하고 몸건강히 돌아와라. 멀리떠나 맞이하는 새해가 특별하겠군. 새해 복 많이 만들자.

  4. samakeun
    2005/01/07 02:44 Delete Reply Permalink

    잘 있지?


 

1.

어제 홍콩 들어오느라 힘들어서인지 10시쯤 일어났다. 잠자리가 딱 침대 길이 만큼이고 이 길이가 내가 똑바로 눕기에는 좁다. 오늘 밤에는 대각선으로 위치를 잡아야겠다. 머리를 감고 나와 가까이 있는 카우롱 공원에 들어갔다. 청두의 공원처럼 한적하고 마작을 두고 차를 마시는 분위기는 아니지만 공원은 어디나 평온하다. 공원입구에 잇는 수영장이 근사해보였다. 베낭에 수영복을 챙겨왔는데 언제나 입어보려나. 밥을 먹어야 겠다. 공원을 따라 계속 북쪽으로 걸어갔다. 다들 비싸기도 하고 밥을 파는지 어떤식으로 파는지 꽤 오랜시간을 헤메다. 동네 스타일의 백반집에 들어갔다. 10여가지의 고기야제반찬중 3가지는 선택할 수 있다. 선택하면 고송으로 밥을 퍼주고 국도 준다.그래서 20홍콩달러다. 역시 돌아다니느라 고생한 보람이 있다. 한번 다시 와볼 집이다. 주변 위치를 봐두었다.

 

2.

내가 있는 침사초이역에서 두 정거장 북쪽에서 다시 지하철로 침사초이로 갔다. 여기 지하철도 광저우같이 터치스크린으로 내가 갈역을 누르면 금액이 표시되고 돈을 넣으면 티켓이 나온다. 숙소 맞은편의 중국여행사로 들어갔다. 홍콩에 들른 가장 큰 목적 중 하나인 28일로 만료되는 중국여행비자를 다시 발급받아야 한다. 중국에 다시 들어가 남부 여행을 하고 베트남 국경을 넘는 다는 계획이다. 공휴일이 끼어서인지 29일 발급은 320홍콩달러를 요구한다. 너무 비싸다. 30일 2시 발급은 210홍콩달러란다. 하루더 홍콩에 묵기로 하고 30일 발급을 신청했다.

 

3.

홍콩 과학관에서는 시간별로 다큐멘터리 아이멕스 영화가 상영되고 있었다. 심해에 관한 영화표를 끊고 한 30분 바다전망을 구경한다음 영화관에 들어갔다. 영화관은 돔 형태로 천장에 스크린을 쏘아올리는 구조이다. 앞쪽자리는 8홍콩달러가 싼 대신 보기가 힘든 위치였다. 내 자리도 앞쪽 근방이다. 스토리는 단순했다. 심해를 탐사할 계획을 짜고 팀이 꾸려지고 탐사한다는 내용이다. 주된 볼거리는 심해의 자연 생물들이다. 그곳에도 사람이 살고 있었네와 같이 그곳에도 다양한 생명이 있었다. 헤드폰으로는 영어와 일본어 나래이션을 선택할 수 있었고 한국어 나래이션은 없었다. 영어 나래이션을 선택하고 조금 알아들으면서 관람했다. 다른 프로중에는 우주의 신비라는 프로그램이 볼 만한 거 같다. 좀 더 일찍 예매하면 뒤 쪽자리에서 볼 수 있을거 같다. 

 

4.

또 한 시간정도 바다를 구경하고 기다린다음 7시경 홍콩발레단의 호두까기인형 발레를 보러 들어갔다. 좌석은 한 1700여석이라는데 크리스마스 저녁이라 그런지 좌석이 꽉 찬다. 난 3층 왼쪽편의 뒷자리다. 옆자리는 초등학교 아이를 데려온 아줌마가 앉았다. 무대앞의 오케스트라가 각자 악기의 음을 맞추고 있다. 호두까기인형은 한 말괄량이 스타일의 여자소녀주인공이 크리스마스선물로 호두까기인형을 받고 잠자리에 들어 모험을 하고 멋진 왕자님과 사랑을 하다 깨어난다는 줄거리다. 1부는 줄거리위주의 구성이고 20분 쉬고 2부는 발제자체를 보여주는게 주된 구성이었다. 눈에 들어왔던것은 완성도가 높았던 미술세트였다. 이 미술세트가 적절하게 바뀌고 인물들이 물 흐르듯 등퇴장하고 전체적으로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가 없었다. 보면서 뭔가 약간 약이 올랐는데 왜 나의 활동은 중간중간 툭툭 끊어지고 마무리가 잘 안되고 전체적인 완성도와 만족감이 떨어질까 등등 생각이 교차했다. 발레를 보다 왠 상념인가? 2부의 구성은 단조로왔지만 몸놀림 자체에 집중해서 보는 것만으로도 흥미로왔다. 역시나 2부 발레 중간에 어떤 짜증스러운 기억이 스며들어왔다. 젊잖게 표현하자만 그건 인상적인 경험이라 말할 수 있고 그 경험을 부정하고 극복하는 기획과 실천으로 전화된다면 그 좋지않은 경험은 용해될 수 있을텐데, 그 용해가 어디 의지만으로 가능한 일인가. 과거의 기억들이 무의식적인 응어리로 남아 순간순간 나를 굳게 만든다. 남녀 주인공이 개인별 발레에 이어 함께 발레를 한다. 우아한 발레하는 남녀를 앞에두고 왠 또 상념인가?

 

5.

공연이 끝나고 박수가 이어지고 공연장을 나왔다. 무슨 일이든 애를 써야 뭐가 된다. 숙소로 돌아오면서 다른 편의점을 둘러보았다. 아니 이곳은 1.5리터 물이 8달러이다. 그러면 750짜리에 담아서 먹으면 4달러 꼴이다. 물 하나를 사서 숙소에 돌아와 750짜리 빈병에 따랐다. 조금은 홍콩생활에 익숙해졌다. 홍콩에서 맞은 크리스마스는 이렇게 지나간다.

 

 

 

* 0412259(토) 여행30일차

 

(잠) 미라도아케이드 14000원 (100홍콩달러)

(식사) 점심 중국식백반 2800원 (20홍콩달러)

          저녁 빵 만두 1720원 (13홍콩달러)

(입장) 심해, 과학다큐 4480원 (32홍콩달러)

          호두까기인형발레 14000원 (100홍콩달러)

(이동) 지하철 560원 (4홍콩달러)

(간식) 물 1120원 (8홍콩달러)

(기타) 중국여행비자신청 29400원 (210홍콩달러)

 

............................................. 총 68,08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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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2/29 15:57 2004/12/29 15:57
  1. 자일리톨
    2004/12/29 18:04 Delete Reply Permalink

    홍콩물가 비싸네요. 중국 1일체류비용의 2배이상이에요~ 그런데 발레라...내가 봤으면 바로 잠들었을텐데...-_-a


1.

일어나자마자 짐을 꾸렸다. 오늘은 홍콩으로 간다. 크리스마스 이브라 사람들이 많이 붐빌것이다. 여관방 구하기가 어려울지도 모른다. 여하튼 크리스마스 이브에는 홍콩 밤거리를 거닐어보자. 유스호스텔에서 체크아웃을 하고 광저우 동역으로가는 지하철을 탔다. 역에서는 선전가는 매표소가 따로 있고 10여분마다 열차가 출발한다. 한 시간 남짓 걸리는 열차는 쾌적하다. 오늘은 놀러 홍콩 들어가는 중국인도 많을 것이다. 19세기 중엽부터 영국의 식민지였다가 1997년 중국에 반환된 홍콩, 80년대 반환협상할때 향후 50년간은 자본주의 체제를 그냥 지속시키는 1국가 2체제로 중국의 특별자치구역으로 한다고 했단다. 1국가 2체제? 그것이 맞는지는 모르겠다. 계속 믹스되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다. 그냥 울타리만 처져있는 특별자치구역 홍콩. 선전역에 내렸다. 여기서 홍콩은 걸어서 넘어간다. 단 넘어갈때 중국측으로 부터는 출국도장을 받고 총콩 입구로 부터는 입국도장을 받아야 한다. 무거운 배낭매고 헤메면서 어찌어찌해서 입국심사를 마치고 3개월 유효도장을 받았다. 홍콩은 3개월 무비자국가다. 그만큼 돈을 쓰고 가란 얘기다.

 

2.

홍콩 KCR철도를 타려면 홍콩달러가 있어야 한다. 현금카드로 홍콩달러를 인출했다. KCR철도는 홍콩의 명동인 침사초이 부근까지 간다. 나는 침사초이에서 내가 묵을 방을 구할 것이다. 한국의 인천-서울행 전철과 비슷한 KCR 열차칸에서 밖의 경관을 바라보았다. 중국보다는 세련된 느낌의 건물들이다. 탄 사람들도 그렇게 보인다. 세련되었다는 느낌은 좀 더 돈 맛을 안다는 느낌일지도 모른다. 동침사초이역에서 내려 침사초이 가는 방향을 물어갔더니 통행하는 에스커레이터라 불러야되나 자동지하보도가 죽 이어진다. 침사초이역이다.

 

3.

밖으로 나오니 내 배낭을 보고 한 사람이 온다. 내가 미라도아케이드가 어디냐 물으니 마침 자기가 여기있어 내가 행운이라는 듯이 능숙한 상술로 가자고 한다. 따라갔다. 자기는 할아버지때부터 여관업을 했다고 하고 내가 한국인이라고 하니 많은 한국인이 자기 숙소에서 묵어갔단다. 7층에서 보여준 50홍콩달러짜리 도미토리룸은 12인 실이었고 어두컴컴했다. 차라리 광저우의 8인실이 호텔 수준으로 보였다. 내가 이렇게 많은 침대는 아니라 했더니 1인룸을 보여주겠다며 옆건물인 충킹멘션으로 간다. 충킹멘션은 소위 홍콩쪽방의 원조격 건물이다. 15층까지 엘리베이터을 타고 계단으로 2층을 더 올라가 다다른 곳은 안에 화장실도 없고 창문도 없고 싱글침대 하나 겨우 우겨넣은 방 하나가 100홍콩달러란다. 도저히 안되겠다고 거절하고 어제 폴란드인이 소개해준 곳으로 가는데 한 인도인이 따라 붙는다. 결국 이 사람을 따라가 90홍콩달러짜리 쪽방을 보았다. 내가 창문이 있어야 한다고 하니 창문있는 방을 보여주며 내가 5일을 묵는다 하니 마지막 가격이라며 하루에 100홍콩달러이란다. 론리플레닛에서도 120-150홍콩달러 선으로 가격이 나와있고 창문도 있어서 오케이했다.

 

4.

창문밖으로는 중국은행과 길거리와 네온사인이 보인다. 이 전망이 한번도 빨지 않은 듯한 지저분한 침구를 잊게 했다. 화장실은 변기와 미니 세면대 딱 그 크기다. 샤워를 하고 1층으로 내려와 중국돈 1000원을 환전했다. 958홍콩달러인가를 준다. 거의 중국위엔과 홍콩달러의 차이가 없다. 가늠해서 위엔화가 1위엔에 130원 남짓이라면 1홍콩달러는 135원 6원 정도였다. 편의상 쓴 돈 계산할때 140원으로 가늠하기로 했다.

 

5.

거리는 벌써 사람들로 가득차있다. 밤이 되면 이 거리에 차가 통제되고 폭죽이 쏘아올려 진단다. 홍콩은 내가 묵고 있는 카우롱지역, 그리고 내가 KCR를 타고 왔던 신계지, 카우롱 앞 바다건너 홍콩섬, 기타 외곽섬으로 크게 구분된단다. 흔히 보는 홍콩의 야경사진은 카우롱지역에서 바다건너 홍콩섬을 찍을 것이다. 바다라 하지만 실제는 큰 폭의 강이란 느낌이다. 바다 밑으로 지하철도 다니고 건너가는 배도 수시로 운행된다. 일단 전망을 보러 바다쪽으로 걸어갔다. 이곳은 홍콩문화센터, 우주관, 예술관, 뉴월드센터등 큰 건물들이 모여있다. 바닷가 입구에 필름으로 몸을 감싼 여성 동상이 보인다. 이곳이 영화인 거리인가 보다. 날씨는 화창하다. 사람만 좀 적었으면 좋으련만. 일파에 밀려 죽 걸어나갔다. 바닥에는 홍콩영화인들의 핸드프린팅이 이어진다. 한 지점에 오니 성룡, 주윤발, 장국영, 매염방, 장만옥, 주성치등의 핸드프린팅이 눈에 띈다. 사람들이 성룡의 손에 자기의 손을 대보고 사진을 찍고 있다.

 

6.

다시 돌아 홍콩문화센터안으로 들어와 공연관람정보를 보았다. 30일까지 하는 예술영화 조르도프스키, 오시마나기사, 데이비드핀처등의 상영이 눈에 들어왔고 연극들 그리고 크리스마스 발레 호두까기인형이 있었다. 크리스마스 저녁 타임 호두까기인형 제일 싼 표를 예매하고 다시 숙소로 들어와 좀 쉬다가 나오니 어느덧 밤이 되고 차가 통제되고 사람들이 이골목 저골목에서 중심도로인 네이번도로로 쏟아져 나온다. 밥을 먹으려 식당을 헤메다가 비빔밥 비슷한 요리사진을 보고 주문했더니 고기면이다. 그래도 22홍콩달러짜리라 거의다 먹었다. 홍콩의 물가는 한국보다 같거나 조금더 비싼 수준으로 보인다. 달러라는 어감때문에 더 비싼 느낌도 있다. 오늘 700미리 물을 두개 샀는데 하나는 4홍콩달러 80, 다른하나는 6홍콩달러다. 물 값이 만만치 않을거 같다.

 

7.

네이먼도로는 카우롱지역의 중심중앙도로다. 네이먼 도로의 끝자락 부분은 황금도로라고 불리운다 한다. 워낙 서울의 명동처럼 땅값이 비싸기도 하고 관광객들의 지갑에서 돈을 빨아들이는 솜씨가 뛰어나다고 황금도로란다. 홍콩은 정말 쇼핑의 도시다운거 같다. 도시전체가 상점인 느낌이다. 배낭여행자인 나도 여기저기 기웃거릴정도로 아찔한 소비의 유혹이 있는 곳인거 같다. 다시 밤 야경을 보러 바다 쪽으로 가려했으나 사람이 너무 많아 안전사고 문제 때문인지 통제하고 있다. 숙소로 다시 돌아와 리모컨도 없는 낡은 티비를 켰다. 티비에서는 30분마다 홍콩 크리스마스 밤 풍경을 중계한다. 티비를 보며 쪽방에서 크리스마스 이브밤을보냈다.

 

 

* 041224(금) 여행29일차

 

(잠) 미라도아케이드5층 가든호텔 14,000원 (100홍콩달러)

 (식사) 점심 빵 630원 (4.5홍콩달러)

          저녁 고기면 3080원 (22홍콩달러)

(이동) 광저우 지하철 650원 (5원)

         광저우-선전 기차 9100원 (70원)

         홍콩 KCR철도 5320원 (38홍콩달러)

(간식) 물4.8, 6  1510원 (10.8홍콩달러)

          빨간열매주스 1400원 (10홍콩달러)

         캔맥주, 포테이토칩 1680원 (12홍콩달러)

.........................................................총 38,37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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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2/29 14:54 2004/12/29 14:54
  1. 이러나
    2004/12/31 22:05 Delete Reply Permalink

    홍콩, 저한테는 무척 숨막히는 기억으로 남아있는데,
    이렇게, 편안하게 다닐 수도 있구나.


쑨원(중산)기념관 지도

 

1.

오늘은 쑨원기념관에 들렸다가 대학근처 피씨방에가서 블로그에 여행일기를 올리자. 지하철을 타고 기념관역에 내렸다. 광저우의 지하철은 유독 기념관 공원역이 많다. 어떤 이루지 못한 책임감일까? 공원 중간에 쑨원 동상이 있다. 한 외국인 가족이 사진을 찍고 있다. 중산기념관 안에는 다큐멘타리가 상영되고 있다. 이제는 할머니 할아버지가 된 당시의 혁명가들의 인터뷰들이 나온다. 대강당 왼쪽으로 작은 전시관 건물이 있었다. 역사관이었다. 중산은 의대생이었다. 이곳 광주에서 개업한 적도 있었다 한다. 그때 사용한 의료기구가 전시되어 있다. 눈길을 끌었던 것은 비록 실패로 끝났지만 1900년 광동무장봉기의 시작과 전개과정을 표현한 지도였다. 이어지는 화살표는 봉기의 확산을 말하고 있었다. 광동지역 전체가 얼마나 이 시기에 뜨거웠었는지가 보여졌다.

 

월수공원 입장표

 

2.

중산기념관 바로 뒤는 월수공원이었다. 상당히 큰 공원이다. 진해루라는 5층 누각은 광주 박물관으로 바뀌었단다. 보트를 타는 연못도 길게 이어진다. 정문으로 나오니 바로 월수공원 전철역이다. 전철을 타고 중산대학으로 갔다. 원래 이 대학의 이름은 국립광동대학이었는데 쑨원을 기념해서 그의 호인 중산대학이라 이름을 붙였단다. 캠퍼스는 조용하고 학구적인 분위기가 느껴진다. 중앙잔디밭에는 외국인 학당 졸업사진을 찍는다. 왼쪽 문 앞에 있는 빵집, 여기도 카드 결제 시스템이다. 빵2개를 달라 했더니 어디가서 영수증을 끊어 오란다. 그냥 포기했다. 중국대학은 왜 이리 전산화가 잘되어 빵 하나 사먹기 힘든가?

 

3.

대학을 나와 맞은편 프랜차이즈 식당에서 쇠고기,감자, 옥수수 철판과 밥 세트를 사먹었다. 김치대신 튜브 고추장을 밥과 비벼 먹었다. 골목으로 큰 시장이 형성되어있다. 온갖 단추, 옷에 붙이는 마크, 장신구시장 골목이다. 그 뒤로는 옷감 골목이다. 수 많은 지게꾼들이 일렬로 늘어서 있다. 내가 찾고자 하는 피씨방이 있을 분위기가 아니다. 다시 전철을 타고 강을 건너 북쪽으로 와서 중심가 근처에서 내렸다. 백화점이 있고 극장이 10층이다. 올라가보니 청두에서 25원했던 개봉영화가 여기는 50원이다. 포기하고 어제 갔던 쇼핑가 쪽으로 걸어갔다. 건과류시장과 선물시장이 이어진다. 그제 바두었던 극장에 다시 갔다. 오늘 개봉한 주성치 감독 주연 할리우드 자본투자한 영화 공부를 보았다. 주성치 영화는 그냥 웃기지 만은 않는다. 묘한 서민적 감정을 자극해서 사람들을 푸근하게 만들어준다. 특별히 좌석 번호는 없었고 영어자막이 함께 나왔는데 이해되는 스토리라 그리 불편하지는 않았다.

 

35원에 보았던 주성치 영화 공부

 

4.

걸어서 숙소에 돌아오면서 사기참안열사 기념비를 찾았다. 사기는 내가 묵고 있는 시멘다오 섬을 말한다. 아편전쟁이 끝나고 곳곳에 치외법권지대가 형성되었다. 광주는 이 시멘다오 섬이었다. 시멘다오의 서부는 영국지대였고 동부는 프랑스 지대였다. 1925년 시멘다오와 홍콩에서 일하던 중국인 노동자 3만명이 광주에서 동맹파업을 일으켰다. 6월 23일은 6만명이 시멘다오섬으로 통하는 길을 행진했다. 영국 측에서 이 시위대를 향해 발포해 52명이 죽고 많은 부상자가 나왔다. 그 이후 영국 파운드화와 영국 상품 불매 운동이 17개월이나 중국 전역에서 이어졌고 영국도 양보 할 수 밖에 없게 되었단다. 이 기념비는 내가 그제 지나쳐 온 곳에 있었다. 아주 볼 품없이 지나가는 통로 중간에 있는 한 구조물 정도였다. 인민대교에 설치해놓은 화려한 조명덕에 이탑은 더욱 어둡게 느껴졌다. 내일이면 이 혁명의 도시이자 돈의 도시인 광저우를 떠난다.

 

5.

숙소에 들어가니 중국계호주인과 프랑스인이 강변레스토랑에 간다고 같이 가잔다. 오늘도 하도 걸어 피곤해서 사양하고 샤워를 하고 머리를 말리고 있는데 한 폴란드 인이 들어온다. 직전에 밤에 벗고 있는 서양인과 인사 했는데 72살의 덴마크 할아버지였다. 폴란드 얘기가 나와 그 할아버지 말이 2차 대전때 폴란드인이 많이 죽고 그러면서 한국전쟁때 100만명이상의 민간인과 군인이 죽었고 덴마크에도 한국인 전쟁고아들이 많이 입양되었고 자기도 보았다고 한다. 프랑스인과 폴란드인은 폴란드 사람이 프랑스로 많이 와서 일하고 있고 등등의 대화를 한다. 덴마크 할아버지는 내가 가지고 있는 세계지도의 유럽을 가리키며 이렇게 작은 땅이란다. 유럽인이 3명이 모이니 같이 대화하기가 힘들다. 호주인과 일본인이 들어온다. 젊은 일본인은 베트남으로 출발했단다. 이 둘이 밖에 의자에서 맥주를 마시고 있는데 나가서 합석을 했다.

 

6.

40대 초반으로 보이는 중국계호주인은 중국어 책을 영어로 번역하는 일을 한단다. 호주에 산지는 25-30년이 되었고 가족들은 호주에 있단다. 내가 당신은 중국인이냐 호주인이냐 물으니 이도저도 아니란다. 내가 또 중국은 자본주의냐 사회주의냐 물으니 자본주의가 저만큼 높이 있단다. 내가 문화혁명에 관한 책을 흥미롭게 읽었다고 하니 중국사람들은 문화혁명은 커녕 천안문 사태가 무었인지도 모르고 파륜궁도 쑥 들어가 버렸가고 한다. 이 사람은 번역가이어서인지 그의 영어가 잘 들어온다. 같이 좀 더 대화했으면 좋았겠지만 8명이 묵는 도미토리에서 크리스마스를 보내기는 싫다. 그냥 혼자서 홍콩 거리를 걷는 편이 낫다.

 

 

* 041223 여행28일차

 

(잠) 6500원 (50원)

(식사) 점심 2080원 (16원)

          저녁 빵 570원 (4.5원)

(입장) 쑨원기념관 1300원 (10원)

         월수공원 650원 (5원)

         영화 티켓 4550원 (35원)

(이동) 전철 4 6 5원 1950원 (15원)

(기타) 메추리알 260원 (2원)

          캔맥주 490원 (3.8원)

         물 260원 (2원)

        아주 단 열매절임 1300원 (10원)

.........................................................총 20,01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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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2/28 17:27 2004/12/28 17:27
  1. 거름
    2004/12/29 10:02 Delete Reply Permalink

    컴퓨터고치는 내가 블로그를 몰라 이제야 들러봅니다.. 이제 새로운 여행에 적응을 잘하시는 듯하네.부럽다. 이렇게 당신의 향기와 흔적을 볼 수 있어 좋습니다.. 가끔씩 들르리다...몸조심하시길..

  2. 자일리톨
    2004/12/29 17:45 Delete Reply Permalink

    혁명과 자본의 도시 "광저우"라... 역설적이군요.


광저우 백운산 정상부근의 사찰

 

1.

9시쯤 일어나 프런트에 가 도미토리룸이 비어있느냐고 물으니 열쇠하나를 내밀며 있단다. 짐을 꾸리고 하루 숙박비 50원을 치루고 도미토리룸으로 들어갔다. 2층침대 4개가 있는 8인실 방이다. 묵고 있는 사람들과 인사했다. 프랑스인, 중국계 인것 같은 호주인, 그리고 일본인 둘이 있다. 어제 강변공원에서 소설책을 읽고 있던 은발 아저씨는 자고 있다. 2주된 젋은 일본인만 제외한다면 다들 여행경력이 화려하다. 다른 일본인은 7년전 티벳에, 5년전에는 실크로드를 다녀왔단다. 중국어도 계속 배웠단다. 배용준 상이 인기가 있다고 얘기한다. 내가 일본 아줌마들이 좋아하지 않느냐라고 하니 웃는다. 내가 배용준 좋아하냐고 물으니 아니란다. 나도 아니라고 했다. 젋은 일본인은 자기는 최지우가 이쁘단다. 내가 기따노 다케시 영화를 좋아한다고 하니 놀라는 눈치다. 호주인에게 광저우 여행지 추천해달라고 하니 광저우 지도를 가지란다. 일단 백운산에 올라가란다. 그러면 광저우 시가 다 내려보인단다.

 

2.

백운산에 가기위해 전철을 타고 광저우 동역에 내렸다. 홍콩에 기차타고 간다면 여기서 홍콩바로 옆 도시인 선전가는 기차를 타야한다. 이리저리 찾다가 선전가는 매표소를 확인했다. 내일이나 모래 여기로 와서 표를 끊으면 되겠군. 기차역을 나와 걷다가 중국은행에 들어갔다. 여행자수표를 홍콩 달러로 환전하려고 하는데 창구에서는 여기서는 중국 돈으로는 바꿔주는데 홍콩달러는 홍콩으로 가야 한단다. 그래 가서 해결하자. 조금 걷다보니 버스정류장이 나온다. 아무래도 버스로 산 입구까지 가는게 나을 거 같다. 호주인이 준 광저우 지도를 보니 짧은 거리가 아니다. 

 

3.

버스에 내려 백운산 입구로 걸어 올라갔다. 화창한 날씨. 꽃들이 여기저기 피어있다. 올라간 시간대가 점심이라 야외 식당 곳곳에서 사람들이 점심을 먹고 있다. 어제 먹은 먼가가 걸려 속이 좋지 않다. 한 한시간 남짓 걸어 정상에 올랐다. 산이름 그대로 흰구름산이라 시가지는 안개에 싸여있다. 정상부근의 매점에서 사람들이 먹고 있는걸 시켰는데 수정과 국물에 순두부 국이다. 맛이 이상했지만 그냥 다 먹었다.

 

72열사묘가 있는 황화강공원

 

4.

광저우 사람들은 마치 이런 식이란다. 정치는 북경사람들이 해라. 우리는 돈을 벌테니... . 하지만 광저우는 근대 중국혁명의 중심이었다. 중국 공산당의 주창자인 쑨원의 주 활동무대도 광저우였다. 혁명역사유적을 보려 산길을 내려가는 발걸음이 빨라진다. 공교롭게 다른 산길로 내려가게 되어 지도를 보니 서쪽 문으로 내려왔다. 버스정류장에서 한참을 파악해 223번 버스를 타고 황화강공원에서 내렸다. 1911년 10월 무창에서 일어난 봉기로 청조가 무너졌는데 그 이전에도 수 많은 무장 봉기의 시도가 있었단다. 1900년 10월 광동성의 해주에서 봉기가 일어났다. 하지만 봉기는 실패로 끝났다. 이때 중국 혁명당은 정예맴버 72명을 잃었단다. 청조 당국은 혁명당 전사자들을 사형수 공동 묘지에 묻도록 했지만 어떤 한 사람이 황화강의땅을 기부해서 전사자들을 합장하도록 했다고 한다. 공원의 이름도 황화강공원이다. 72며으이 전사자들을 기리는 비석이있고 그 뒤에 72개의 직사각형 돌에 각 사람의 이름이 씌어져 있다. 돌은 삼각형 모양으로 쌓여져 있었다. 이곳을 지키는 관리원은 의자에 앉아 졸고 있다. 열사묘 쪽은 사람이 없고 왼쪽 공원으로 사람들이 집단 체조를 하고 있다. 대부분 일본유학생들이었다는 72명의 혁명가들, 1911년 신해혁명과 청조의 몰락은 우연한 사건이 아니었다.

 

5.

열사묘를 나와 지도상으로 한 이삼십분 거리인 광주기의열사능원쪽으로 걸어갔다. 진순신저 중국역사기행에 의하면 1927년 상해에서 장제스가 백색테러를 일으킨해 8월 1일 남창에서 무장봉기가 일어나고 12월 11일 광주에서도 중국공산당이 지휘하는 봉기가 일어났단다. 그 결과 광동코뮌이 수립되었는데 국민당의 이복림군이 공격을 가해 코뮌에 참가했던 수 많은 노동자들과 공산당원이 희생되었단다. 이를 추모하고 기념하기위해 1954년 이 광주기의열사능원을 만든 것이다. 공원가는 갈림길에서 길을 잘못들어 한 아저씨에게 묻고 경비에게 묻고해서 공원에 들어갔다. 중간에 연못이 있고 놀이용 작은 배를이 정박해있다. 능원의 분묘는 지름이 한 50미터될까. 큰 원으로 조성되어있었다. 비석 앞에는 웃통을 벗은 한 남자와 한 여자가 베트민턴을 치고 있다. 실력이 수준급이다.

 

초밥집에서 초밥을 먹고 이 회원카드를 받았다

 

6.

날이 어수룩해졌다. 정문으로 나오니 바로 전철역이다. 한 정거장을 걸어 모택동이 1926년 농민운동강습소를 열어 혁명적 농민을 교육시켰다는 지금은 공산당 역사전시관이 되어있는 농민운동강습소의 문은 닫혀 있었다. 속도 안 좋고 단걸 먹어서인지 입맛이 없다. 김밥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큰 회전 초밥집이 나온다. 그래 제대로 좀 먹어보자. 김밥과 초밥을 여섯접시 먹었다. 5원짜리 김치도 시켜서 같이 먹었다. 냉모밀은 영 면발이 거칠다. 나와서 더 걷다가 중심쇼핑상가 백화점 거리로 들어섰다. 한 대형슈퍼에서 면도크림과 치솔을 샀다. 지하철을 타고 9시쯤 숙소로 들어갔다.

 

7.

그 은백 서양인이 누워있는데 육중한 몸매에 팬티도 입지 않고 있다. 다행이 뒷 모습이다. 서양인들의 습성이지만 좀 낯설다. 샤워를 하고 일기를 좀 쓰다 내 자리인 5번 2층 침대에 올라가 누웠다. 어느덧 나까지 8명이 다 들어왔다. 그동안 도미토리에서 3명이 최고었는데, 3등석 배에서도 6명이었는데 이제 한방에 서양인 넷, 동양인 넷 해서 8명이 함께 잔다. 잠이 안 온다. 상념이 약간 스며져 나온다. 난 왜 여기에 와 있지. 난 어디로 가는걸까. 그러다 잠이 들었다.

 

 

* 041222(수) 여행 27일차

 

(잠) 도미토리 8인실 6500원 (50원)

(식사) 아침 만두 390원 (3원)

         점심 순두부국 390원 (3원)

         저녁 초밥 냉모밀 8710원 (67원)

(입장) 백운산 1300원 (10원)

         72열사묘 1040원 (8원)

         광주기의열사능원 390원 (3원)

(이동) 지하철 5원 3원 버스 1원 1원 1300원 (10원)

 (간식) 실론티 같은거 330원 (2.5원)

          사과 650원 (5원)

          만두 130원 (1원)

(기타) 면도크림 2730원 (21원)

          치솔 1230원 (9.5원)

------------------------------총 25,19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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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2/28 16:11 2004/12/28 16:11

내가 묵은 광저우 유스호스텔

 

1.

아침에 일어났다. 처음엔 졸려서 몰랐는데 창가로 점점 더운 열기가 느껴진다. 광저우가 가까워지고 있다. 차창밖에는 꽃들이 피어있다. 저건 활엽수다. 야자나무같군. 채소농사밭이다. 모든게 푸르다. 겨울에서 순식간에 봄이온 느낌이다. 광저우 역에 도착했다.겨울파카와 솜바지를 꽉꽉묶어 베낭 위 주머니에 넣고 역을 나왔다. 어디나 역앞은 정신이없다. 숙소로 결정한 광저우 유스호스텔로 걸어갈까 어쩔가 하다 지하도를 내려가니 지하철이 있다. 2003년 판 론리플레닛에는 지하철 공사중이라 나왔는데 완공되었나 보다. 표를 사는데 터치스크린 방식이다. 내가 갈곳을 누르면 요금이 표시된다. 몇 번을 보고 따라하니 4원에 작은 고무 동전이 나온다. 내려서 나갈때 동전을 반납하면 통과할 수 있게 되었다.

 

2.

시멘다오 섬에 도착해서 숙소를 확인했다. 아직 체크인시간인 12시까지는 20분이 남았다. 밥을 먹고 들어가자. 근처 식당에서 볶음밥과 계절에 따른 야체를 시켰는데 야체가 달랑 한가지만 데쳐서 나온다. 파오차이 김치를 달라하니 못알아 듣는다. 광저우의 광둥어와 북경어는 다르다는데 사실인가 보다. 12시가 넘어 유스호스텔 카운터로 갔다. 아니 도미토리 룸이 다 찼단다. 150원짜리 싱글도 다 차고 180원짜리 더블만 있단다. 여기 하나 믿고 왔는데 계속된 배와 기차여행에 지쳐 다른 곳을 돌아다닐 힘도 없다. 다른 곳을 가보았자 여기가 그래도 싸다. 광저우는 홍콩과 물가가 맞먹는다는 도시다. 일단 하루 묵기로 하고 도미토리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려놓았다. 침대는 더블이라 넓다. 4일 동안 몸을 굽혀서 자느라 힘들었는데 이런 호사를 누리게 되다니. 5일만에 샤워를 했다. 아이구 좋다.

 

3.

1시쯤 나와 내가 묵고있는 시멘다오 섬을 둘러보았다. 광저우 사람들이 결혼식 야외촬영하는 곳이 여긴가 보다. 녹지가 우거져 있고 갖가지 인물상들이 거리거리에 장식되어있고 여기저기 사람들이 사진을 찍고 있다. 이곳은 고급 주택가와 외국인 대상 상점, 호탤들이 들어서 있다. 지도를 보며 강가를 죽 걷다가 돌아 희귀동물 약제시장이 있다는 칭핑시장쪽으로 갔다. 칭핑시장은 못찾고 쇼핑상가가 길게 이어진다. 빵을 사먹으면서 아이쇼핑했다. 크리스마스 케럴이 여기 광저우에서도 울려퍼진다. 마치 대목을 잡으려는 듯 산타 모자를 쓴 점원들이 소리를 지른다. 광저우의 길거리 음식으로 보이는 순대국같은 건 보기만 해도 부담스러워 포기하고 센베이 과자 비슷한 것을 사먹었다.

 

4.

일찍 숙소에 들어와 다시 샤워를 하고 티비에서 잉글랜드 프리미어 축구를 보면서 내일 일정르 생각했다. 만약 도미토리가 없다면 이 곳 광저우에 계속 있을 필요가 없다. 바로 홍콩으로 가자. 한편 진순신의 중국문화기행 광저우 편을 보며 여기를 좀 더 둘러보고 싶은 마음도 생긴다. 이생각 저생각에 잉글랜드 축구 다음 스페인 프리메라리그의 바로셀로나 경기를 보다보니 12시다 넘었다. 중국 남단 광주에서의 하루 밤이 지나간다.

 

 

* 0412219(화) 여행26일차

 

(잠) 광저우유스호스탤 더블 23,400원 (180원)

(식사) 점심 2600원 (20원)

(이동) 광저우 지하철 520원 (4원)

(기타) 물 260원 (2원)

          센베이과자 390원 (3원)

          빵 330원 (2.5원)

.......................................... 총 27,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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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2/28 15:46 2004/12/28 15:46
  1. yyjoo
    2004/12/29 11:37 Delete Reply Permalink

    '서쪽으로 간 까닭' 잘 보고 있슴다. 도 많이 닦으시고 사람되서 만나세...


이창에서 광저우 가는 기차표

 

1.

새벽 5시 배가 이창여객터미널에 도착했다. 배낭을 꾸리고 3일동안 함께 한 방사람들과 인사를 나누었다. 패키지 승객을 제외하고 나 같이 개인 승객은 거의 없다. 배에서 나와 계단을 오르니 정말 한적하다. 한 남자가 나를 따라 붙는다. 손을 내저으며 아니라고 말하고 페리터미널 안에 웨양가는 편을 보니 오후인거 같다. 이 시간에 여관을 가기는 돈이 아깝고 그냥 기차역으로 가자. 나를 따라온 사람은 택시 운전수였다. 기차역에 도착하니 깜깜하고 모든 문이 잠겨있다. 사람 몇 명이 짐을 놓고 문이 열리기를 기다리고 있다. 다행히 5시 50분쯤 되니 문이 열린다. 대합실 의자에서 7시까지 앉아있다가 표를 끊으러 갔다. 대합실은 한적했다. 어제 장가게를 거쳐서 광저우로 갈까, 그냥 광저우로 갈까하고 계속 망설였었는데 그냥 광저우로 가기로 했다. 일주일 남은 비자날짜에 대한 부담감도 있었다. 원래 계획이 처음 한 달은 홍콩까지 가는 것으로 했기에 여행 초자로써 계획대로 가자는 생각이었다. 장가계는 또 기회가 있겠지... . 57시간동안 배를 타고 다시 몇 시간만에 24시간동안 기차를 타게 되었다. 광저우에 도착하면 푹 쉬자. 

 

2.

아침 식당에서 만두와 쌀 죽을 먹었다. 목사님 말대로 파오차이(김치)를 달라하니 준다. 2원 5마오인데 10원짜리를 내미니 7원만 거슬러 준다. 파오차이 먹은 셈 쳤다. 10시 55분 출발 기차다. 이제 4시간을 또 대합실에서 보내야 한다. 의자에 앉아 약간 졸기도 하고 책도 읽고 그렇게 시간이 흘러갔다. 기차에 올랐다.

 

3.

기차는 한적했다. 중 상층 침대는 거의 비어있다. 큰 베낭을 선반위에 올려놓고 먹을 거리와 더운물먹을 컾을 테이블위에 올려 놓았다. 기차여행의 필수품은 더운 물 먹을 컾이었다. 서안에선가 2원주고 샀는데 잘 써먹고 있다. 한 한시간쯤 자고 일어나  옆자리의 남자에게 인사를 했다. 32살먹은 베이징사는 남자인데 기술직이고 결혼했단다. 서안지도 베이징지도 철도노선표를 보며 대화를 했다. 나보고 중국어를 잘한단다. 아니 숫자도 제대로 못알아듯는 나에게 말이다. 중국인과의 대화는 이번 여행에는 이만큼이라고 마음을 비우기로 했다.

 

4.

다시 한 잠을 자고 일어나니 저녁이 되었다. 장강에서 계속 먹은 도시락은 질렸다. 열차 식당에 가자. 가서 테이블에 앉으니 옆자리 여자가 군대서 먹는 식판에 3가지 반찬에 밥을 먹고있다. 저걸 달라고 하니 20원이란다. 음 조금 비싸군. 일단 먹을 만 하다. 돌아와서 밀린 일기를 썼다. 한 10시쯤 되었나 역무원이와 불을 끈다는 눈치를 보낸다. 이제 자고 일어나면 광저우에 도착하겠군.

 

 

* 041220(월) 여행25일차

 

(잠) 기차

(식사) 아침 390원 (3원)

          저녁 2600원 (20원)

(이동) 이창여객터미널-이창역 택시 910원 (7원)

          이창-광저우 딱딱한 침대 하단 42,900원 (330원)

 

...................................................총 46,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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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2/28 15:14 2004/12/28 15:14

첫날 신청한 삼협 여행사 마크. 이날은 나도 이걸 목에 걸고 있었다

 

1.

새벽 5시 가이드가 문을 두드린다. 눈을 부비고 배 뒤쪽 난간으로 나갔다. 여기가 삼협의 첫번째 관문인 취탕협이란다. 8키로 정도의 짧은 거리지만 물살은 가장 급하단다. 어두워서 느낌으로만 그렇구나이지 잘 모르겠다. 다시 숙소로 들어가 한 잠 잔 다음 7시 30분쯤 배가 소삼협의 입구에 정박한다. 배에서 나와 갑판을 걸어 좀 더 작은 배에 올라탔다. 배 천장이 열리는 더 작은 배도 있었는데 내가 탄 배는 그 중 큰 것이었다.

 

2.

소삼협은 장강보다 좁아서인지 주변의 풍광이 한눈에 들어왔다. 강 바람이 꽤 쌀살하다는 정보를 알고 있었고 서안 병마용에서의 가을 점퍼입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단단히 무장을 했다. 파카, 솜바지, 장갑, 귀덮는 모자, 실크 목도리 결과는 성공이었다. 배의 관람갑판이 앞쪽에 있었는데 대부분 사람들이 맞바람에 추워서 나왔다 들어갔다를 반복할때 갑판 한쪽에 서서 소삼협의 풍광을 가슴에 담을 수 있었다. 가다보니 구멍들이 나있었는데 저것이 소삼협에서 유명하다는 잔도, 제갈공명이 촉나라의 험준한 지세에서 만든 수송로로 절벽끝에 말뚝을 박고 그것을 받침대로 내무토막을 깔고 길을 만들었다는 것인데 저 구멍이 잔도의 흔적인지 아닌지 긴가민가 했다. 배는 약간 빠른 속도로 소삼협을 거슬러 올라가고 있었다. 어떤 호기심이 세찬 강바람에도 나를 계속 서있게 했다. 더 협곡 다음은 그 다음은 어떤 모습일까?

 

소삼협배표. 내가 탄 배도 이 모양이었다

소삼협 지도. 이렇게 거슬러 올라갔다

 

3.

배는 소삼협 끝부분에서 정박하고 더 작은 모터보트로 소소삼협에 들어갔다. 구명조끼를 입게 되어있었다. 나무에 원숭이들이 눈에 띄고 배치해 놓은듯한 중국소수민족 사람들이 우리가 지나가면 노래를 부른다. 어부로 분한 4명, 빨래하는여성 1명, 지게를 매소 염소를 몰고 있는 1인등이 그들이다. 다시 소삼협으로 돌아가는 배에서 중국인 선생 두 분과 갑판에서 인사를 나누었다. 광저우로 간다하니 한 군데를 꼭 가보라한다. 화장지에 중국 간체자로 그 지명을 썻는데 바로 잊어버렸다. 소삼협 배에서 내려 도시락을 하나사서 강산8호에 올랐다. 삼협의 두 번째 협곡인 우 협곡이 시작된다. 내 느낌으로는 여기가 가장 좋다. 오른쪽 절벽이 눈에 들어왔다. 갖가지 모양의 봉우리들 그 밑에 거침없이 흐르는 장강, 산수화의 한 장면이었다.

 

5.

세번째 협곡인 시링협곡은 낮잠자느라 보지 못했다. 80키로의 완만한 협곡이란다. 저녁 쯤 되니 무슨 문화기념관에 정박한다. 속는셈치고 30원이란 돈을 내고 가이드에게 표를 사 입장하려 하는데 기념관과 그 일대가 모두 정전이다. 그런데도 매표원은 그냥 입장시키려 하고 사람들은 항의하고 되돌아가고 결국 그 표는 환불받았다. 저녁에 다시 가이드가 와서 삼협댐 버스투어라면서 120원짜리 표를 내민다. 난 삼협 볼만큼 보았고 안간다고 했다. 내 밑 자리 좋은 인상의 시골아저씨는 결국 표를 샀다. 이창에 밤 10시 도착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삼협댐 버스투어가 생겨서 새벽 5시에 도착한단다. 슬슬 걱정이 밀려왔다. 새벽 5시, 여관가기도 그렇고 어떻게 하나? 결국 장강삼협크루즈 여행은 3박 4일 57시간의 긴 코스였다. 장강관광지도를 보면 티벳 곤륜산맥에서 시작된 물이 흘러흘러 지류가 합쳐져서 상하이까지 흐르는 6000여 킬로의 강의 일부를 나는 본 것이다. 장강은 흘러가고 나도 이렇게 흘러가고 내일일은 내일 생각하자.

 

* 041219(일) 여행24일차

 

(잠)

(식사) 점심 도시락 390원 (3원)

          저녁 사발면 650원 (5원)

(입장,이동) 소삼협배 23,400원 (180원)

                 소삼협절 1040원 (8원)

(간식) 오랜지 2개 260원 (2원)

.............................................총 25,74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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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2/28 14:55 2004/12/28 14:55

1.

새벽 5시 가이드가 방문을 두드린다. 장강삼협코스의 첫번째로 근처에 악마가 산다는 구이청에 배가 정박했다. 입장료만 60원이고 새벽부터 나설 일이 없다는 생각에 난 신청하지 않았다. 방의 다른 사람들은 다 나가고 좀 더 잠을 자다가 일어나 찬물에 머리를 감았다. 방 입구에 있는 세면실겸 화장실은 그냥 참을 만한 수준이었다.

 

2.

9시경 사람들이 돌아왔다. 알고보니 스무명남짓한 한 중학교의 선생님들이었다. 첫날에는 그 얼굴들이 도저히 선생으로 생각되지 않았지만 이틀째 보니 그럴 것도 같다. 나 학교 다닐때도 얼굴들이 산도적 같은 선생도 있고 다 틀리지 않았나. 이 선생님들과 한 두 마디 주고 받다가 오후에 옆 방에서 몇 년전에 영어선생 했다는 사람이 불려왔다. 자기들은 시안 바로 위에 있는 통찬이란 곳의 중학교 선생들이란다. 통찬중학교는 한국의 어느 중학교와 자매결연을 맺고 있다고 한다. 얼마전 한국에서 자기 중학교에 방문도 했단다.

 

오후에 올라간 석보채. 좁은 계단을 계속 올라갔다

 

3.

점심쯤 되어 배는 다시 정박한다. 장강삼협크루즈는 서서히 이동했다 정박했다를 반복한다. 석보채로 바위위에 지어진 절에 오른단다. 나도 20원을 내고 올랐다. 절 한쪽에는 댐이 건설되었을때 수위를 빨간색 띠로 표시한것이 있었다. 여기는 섬이 된단다. 배안의 식당은 비싸고 혼자 먹기도 뭐하고해서 내려서 감자꼬지 2개 사먹고 도시락도 하나 샀다. 저녁때는 장비사당에 정박했다. 여기는 표를 사지않고 근처를 구경했다. 1원에 찐계란 두개를 사 먹었다. 내일은 장강삼협크루즈의 하이라이트인 삼협이 시작된다. 그래고 작은 배로 갈아타서 소삼협에 가게 된다. 처음 인천에서 24시간 배를 탔을때 길게 느껴졌었는데 장강에서 24시간이 지난 지금 그런 느낌은 들지 않는다. 내가 먼가 새로운 리듬에 적응하고 있는건가?

 

 

* 041218(토) 여행23일차

 

(잠)

(식사) 점심 도시락 밥위에 야체 몇가지 390원 (3원)

          저녁 볶음밥 도시락 390원 (3원)

(입장) 석보채 2600원 (20원)

(간식) 과자 650원 (5원)

          감자꼬치 260원 (2원)

          찐계란 130원 (1원)

.........................................총 4,42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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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2/28 14:41 2004/12/28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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