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도에서 충칭가는 고속버스표

 

1.

중국기침약을 먹어서인지 기침이 반으로 줄었다. 목사님은 한 달동안 중국의 세지역을 옮겨다녔는데 그때마다 감기에 걸린적도 있단다. 어제 훠궈 대접받은 걸 간단한 아침식사 대접으로 대신했다. 중요한 정보를 얻었다. 만두나 밥을 먹을때 김치가 없어 아쉬웠었는데 파오차이가 중국 김치란다. 그냥 무를 무치는 수준이지만 있으면 훨씬 좋다. 서로 전화번호를 주고 받고 헤어졌다.

 

2.

49번 버스를 타고 종점에내려 바로 옆 터미널에서 충칭행 고속버스를 탔다. 기차보다는 충칭가는 고속버스가 훨씬 빠르단다. 표의 내 좌석자리는 3번이었는데 타보니 어디가 3번인지 표시가 안되어 있다. 그냥 관례대로 맨 앞 오른쪽 자리에 앉았는데 운전기사가 내 표를 보더니 왼쪽 두 번째 자리로 가란다. 10시쯤 출발한 버스는 한 320키로를 달려 3시가 좀 넘어 충칭터미널에 도착했다. 그동안 다녀본 도시들은 거의 평지였는데 여기 충칭은 높은 언덕에 집들이 지어져 있다. 인구 3000만명이 넘는 중국의 직할시인 충칭은 2차 세계대전때 중국 공산당 대표부가 있었던 곳이라 한다.

 

3.

택시를 탔다. 지오탠먼 부두에 가자고 했다. 택시는 한 강가 건물입구에 내려준다. 이곳이 장강삼협크루즈타는 매표소인가? 생각보다 허름하다. 입구에 경비로 보이는 사람이 여기가 맞다고 나를 사무실로 안내한다. 아무리 봐도 사설 여행사다. 나중에 주변을 둘러보니 이곳은 이런 여행사들이 즐비하다. 이창까지 장강삼협크루스 승선료는 4명이 타고 시설이 좀 나은 2등석이 600원, 3등석 2층침대의 2층이 270원이란다. 고심하다 600원은 너무 비싼거 같이 3등석으로 하기로 했다. 침대가 8개라 하는데 좀 부담은 되지만 중국 사람과 어울릴 기회라고 생각하자. 소삼협과 사찰을 중간중간에 도는데 추가되는 총 비용이 300원이라 한다. 그건 타서 생각하기로 하고 거절했다. 잘한 일이었다.

 

 

충칭에서 이창까지 장강으로 가는 배표

 

4.

주변에서 밥을 먹고 강가를 둘러보았다. 호화로운 배부터 고기배같은 배까지 다양한 크기와 수준의 배가 여기저기 선착장에 있다. 대기소에서 기다리다 한 여행사 직원에게 인계되어 배에 올랐다. 내가 탄 배 이름은 강산 8호, 비교적 큰 배였고 시설도 좋아보였다. 내가 배정받은 방은 다행히 6명이 묵는 방이었다. 나는 한 20원 싼 2층 침대의 2층이었는데 이도 2층 침대에 누워서 창을 보면 강물도 보이고 전망이 더 좋다. 내가 처음에 가려했던 목적지인 웨양까지는 댐 건설과 겨울 물때때문에 가지 않는 것 같다. 작은 배들은 웨양까지 가는 모양인데 여하는 이창에 내려 다음 행선지로 가야 한다.

 

5.

중국에서 황하와 함께 2대 큰강인 장강. 양쯔강으로도 불리우는 장강은 수 많은 지류들이 모아져서 강을 이룬다한다. 삼국지의 영웅들은 이 장강을 무대로 지략을 펼치고 음모에 죽고 죽이고, 삶과 죽음의 갈림길이 이 장강에서 펼쳐졌다. 장강삼협크루즈의 출발지인 충칭강변은 수 많은 백열가로등이 해변을 따라 늘어서 있었다. 전기세는 많이 들겠지만 아무튼 멋지다. 고질적인 홍수 피해와 전기와 물을 얻기위해 어마어마한 규모로 건설하는 삼협댐이 2008년 완성되면 강의 수위가 150미터가 올라가고 수 십만 중국인의 터전이었던 집이 수몰된단다. 더구나 옛 중국 역사의 무대였던 거침없이 흐르던 삼협의 물줄기가 그 기세를 잃고 완만해진다 한다. 그때도 유람선은 다닌다 하지만 그 느낌은 없을 것이다.

 

6.

밤 8시, 강산 8호는 출발했다. 6인실인 내가 묵는 방은 선물꾸러미를 잔뜩 든 시골아저씨, 그리고 4명의 패키지 중국여행객들이다. 처음으로 중국인들과 같이 자게 되었다. 내가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 놀라면서 여기 한궈랜이 왔다며 옆방의 같은 일행에도 말한다. 중국인 특유의 이목구비가 뚜렸한 한 여자도 와서 인사했고 메모지에 자기 이름을 써주었다. 이름이 시웬보다. 큰배라 그런지 흔들리지도 않고 유유자적하며 물길을 헤쳐나간다. 배 뒤쪽 갑판에 나가 물살과 풍경을 바라보았다. 처음 인천에서 출발했을때의 그 풍경과 물살, 이 만큼 와서 또다른 풍경과 물살을 바라보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7.

2층 침대는 내키에는 좀 좁은 길이다. 약간 몸을 대각선으로 누인다. 밤이 깊어간다. 장강의 물은 흐르고 나는 잠에 빠져든다.

 

* 041217(금) 여행 22일차

 

(잠)

(식사) 아침 1300원 (10원)

          점심 1720원 (14원)

(이동) 청두 시내버스 130원 (1원)

          청두-충칭 고속버스 13910원 (107원)

          충칭-터미널 택시 1690원 (13원)

          충칭-이창 장강페리3등석 35100원 (270원)

(간식) 라면 과자 1170원 (9원)

.......................................................총 55,02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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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2/28 13:49 2004/12/28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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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2/27 14:32 2004/12/27 14:32

1.

새벽에 동양인으로 보이는 사람이 가방을 놓고 나갔다. 아침에 다시 들어오길래 내가 니하오 하이라고 인사를 하니 나에게 한국분이세요? 라고 묻는다. 한 40대중반으로 보이는 중국에는 91년도 부터 오기시작해 이번에도 한 석달 묵을 예정이란다. 중국여행에서 처음으로 대화하게 된 한국사람이었다. 자기는 청두가 가장 마음에 드는 도시란다. 청두는 제갈량이 세운 도시란다. 마오쩌둥 동상을 중심으로 팔방진을 펼치듯이 도시가 형성되어 있단다. 현지중국인들과 만날 약속들이 되어있단다. 중국인들하고 문화대혁명이나 정치에 대해 대화해 보았냐고 물어보았다. 문화대혁명을 기억하는 사람은 50대는 넘어야 한단다. 젊은 사람들은 천안문사태도 모른다고 한다. 대학의 교수를 만난 적이 있는데 문화대혁명을 기억하고 싶지않은 사건으로 그는 말했다고 한다. 자기가 만난 중국사람들은 국민당 정부가 중국을 통치했다면 중국이 지금보다는 더 잘 살았지 않았겠냐는 말을 했다고 한다.

 

2.

내가 그제 먹은 샤브샤브 얘기를 했더니 그것 훠궈가 아니란다. 자기가 훠궈 점심식사를 대접하겠단다. 같이 버스를 타고 사천대학 북쪽 근처에 있는 깔끔한 한 식당으로 들어갔다. 그제 먹었던 육수와는 달리 이건 거의 검은 색깔이고 사천고추인가 고추알들이 둥둥 떠다닌다. 이 집의 좋은점은 넣고 끓일 메뉴를 직접 보면서 고를 수 있다는 것이다. 물이 끓어 재료를 넣고 한 번 먹어보았다. 훠훠할 정도로 맵다. 한번 이걸 먹으면 이 맛을 못잊는다 한다. 알고보니 이 분은 해외전도 목사였다. 10년전에 전도지로 중국을 선택했을때 사람들이 말렸는데 지금은 잘 한 선택이란다.훠궈는 처음에는 무척 매웠는데 점점 먹을 만하다.

 

3.

목사님 추천으로 두 군데의 청두 유적을 가기로 했다. 점심을 먹고 헤어져 우허우츠로 가는 버스를 탔다. 무후사라는 이름의 이 사찰은 삼국지의 영웅중 하나인 제갈량을 기리는 곳이란다. 그의 별명이 우허우란다. 사찰에 들어섰다. 이 곳 안에는 제갈량만이 아니라 유비 관우 장비 기타 많은 삼국지 인물의 상이 전시되어 있었다. 삼국지를 한 번 더 읽고 올걸 하는 생각이 머리를 스친다. 제갈량은 왜 조조가 아니라 유비를 선택했을까? 20대부터 총명함을 떨치던 조조가 아니라 40이 넘어서야 겨우 지역에서 한 자리 확보한 유비를 말이다...


제갈량과 유비를 모신 우허우츠

 

3.

이 곳에서의 의회의 수확은 한쪽에 마련된 공연장에서 중국 경극과 더불어 사천성의 볼거리는 변검공연을 보았다는 것이다. 입장료는 차와 해바라기씨를 시키면 볼 수 있었다. 이런저런 노래와 춤이 이어지고 하이라이트로  마스크를 쓴 4명의 남녀가 춤을 추면서 순식간에 얼굴의 마스크를 바꿔치기 한다. 아무리 눈여겨 보아도 어떤 원리인지 알 수가 없다.

 

4.

두보의 초당은 5시가 넘어가서 택시를 타고 갔다. 8세기때의 시인인 두보는 정치시인이었단다. 봉기를 일으킨 반란군에게 체포되었다가 도망을 쳐서 이곳 청도의 집에서 4년동안 머무르면서 살아가는 이웃들의 삶을 시로 노래했단다. 두보가 살았던 곳을 재현해 놓은 곳도 있었다. 그보다는 넓게 조성해놓은 대나무와 분재 정원이 볼 만했다. 한 미술관에서 두보의 시와 어우러진 풍경 산수화는 실제 경치만큼이나 신선함이 있었다. 마당 한 쪽에선 초등학교 아이들이 경극 경연대회를 하고 있다. 한 꼬마아이가 능청스럽게 시를 읊고 있다. 두보가 어째서 정치시인이었는지 돌아가면 두보 시집을 읽어봐야 겠다.


두보 초당

 

5.

초당을 나와 버스정류장으로 갔다. 이곳 두보 초당에서 내가 묵고있는 신남먼까지 가는 두대의 버스가 있다. 지도를 보니 죽 강길이 이어져 있다. 강길로 한 번 걸어보자. 강은 한강처럼 넓지는 않지만 좀 더 사는 공간과 가깝다고나 할까. 운치가 있었다. 강 양옆으로 저층 아파트와 호화로운 불빛의 식당들이 이어진다. 한 한 시간 남짓 걸어 숙소 입구에 도착했다. 식당에서 볶음밥과 스위트야체무침을 시켰는데 무침이 달긴 달다. 오늘 청도에서의 마지막 밤이다. 훠궈, 우허우츠, 두보초당, 도심거리, 공원의 여유있는 풍경들 청도의 독특한 매력이 느껴졌다. 목사님 말로는 청도 사람들이 놀 줄 아는 여유가 있다 한다. 친구가 마작을 두자하면 시간을 내어 둘 수 있는 여유가 북경이나 서안사람들은 많지 않다고 한다. 숙소에서 내가 기침을 계속하자 자기가 먹고 있는 중국 기침약을 준다. 대신 이약은 먹으면 잠이 쏟아진단다. 감기는 정점에서 내려오는 중이다. 모든 일의 진행에는 흐름이 있다. 시간만 지난다고 해결되는 건 아니지만 흐름을 잘 맞추어 나가면 삶의 부피는 늘어날 것이다.

 

 

* 041216(목) 여행21일차

 

(잠) 3900원 (30원)

(식사) 저녁 1430원 (11원)

(입장) 우허우츠 3900원 (30원)
          우허우츠 옆 공원 260원 (2원)

          두보초당 3900원 (30원)

          변검공연 3250원 (25원)

(이동) 버스 130원 (1원)

          택시 1430원 (11원)

................................... 총 18,2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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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2/27 13:52 2004/12/27 13:52

1.

오늘은 도심을 가볍게 돌면서 중국인이 들어가는  피씨방인 방빠를 찾아보자. 그동안 여행일기도 밀려있고. 청두 중심지를 걸어가다 육우면 작은사발하나를 먹었다. 이 면은 칼칼한 맛이다. 지도에 표시된 왕빠위치에 가 보니 왕빠는 없고 새 건물이 들어섰다. 바로 옆에있는 룽청공원에 들어섰다. 꽤 한적하고 사람들이 넓은 야외찻집에 차를 시켜놓고 유유자적하며 신문도 보고 담소도 나눈다. 가장 부러웠던 것은 마작하는 할머니들인데 황학동에서 4만 5천원인가 했던 마작세트를 못산것이 아쉬움이 남는다. 그걸 사서 배웠더라면 어떻게 좀 껴서 할머니들하고 마작하며 시간을 보낼 수 있었을텐데... .  공원을 나와 청두의 가장 중심지인 마오쩌둥 상 쪽으로 향했다. 사천 미술관에 들어가 5원을 주고 미술관람을 잠깐하고 모택동 상 앞에 도착했다.

 

2.

동상의 키는 한 15미터 될려나. 동상 앞쪽 광장은 대형공사를 한다고 완전히 뒤집어 놓았다. 중국은 어디 도시를 가도 공사 또 공사다. 먼가 변모해가고 있다는 건데 여행자로서 방해가 크다. 모택동 상 뒤편으로는 큰 상가가 있다. 작은 상점들이 다닥다닥 붙어있는데 사람들이 양손에 한아름씩 물건꾸러미를 들고 있다. 상점 창문으로는 모택동 동상의 뒷모습이 보인다. 뭔가 처량해 보이는 거도 같다. 뒤로 술술 새어나간다는 표현이 떠오를 정도로 사람들은 소비에 열중한다. 이것이 그가 꿈꾸었고 실현하려고 했던 세상인가?

 

3.

중국의 큰 상가의 화장실은 지역에따라 유료인 경우가 있는데 0.5원의 돈을 받는다. 화장실을 찾아 또 다른 큰 상가로 들어갔다. 여기와 그제 갔던 중심가와 이어진다. 사천에 왔으니 변검공연을 봐야지. 한참을 물어 물어 찾은 변검공연하는 극장은 그제 갔던 길에서 한 20미터 떨어져 있었는데 초라한 간판이다. 매표구에는 아무 사람도 없고 썰렁하다. 하기야 서울에서 국악하고 창하는 극장 찾으라면 나도 모르는데 여기 사람들도 그렇겠지. 포기하고 인터넷빠를 찾아서 또 물어물어 광장 옆 3층 피씨방으로 가니 주로 오락하는 젊은 사람들로 꽉 차있다. 윈 2000시스템인데 제어판으로 들어가 언어 설정을 하니 시스템 씨디를 넣으란다.

결국 실패하고 그냥 숙소 1층에서 하기로 마음먹었다. 숙소 앞 레스토랑에서 5원짜리 볶음밥을 먹고 5시간동안 그 동안의 일기를 올렸다. 여긴 스케너도 있다. 스캔비를 반으로 깎고 겨우 마치고 숙소로 올라와 잠자리에 들었다.

 

 

041215 (수) 여행20일차

(잠) 교통빈관 3900원 (30원)

(식사) 아침 면 390원 (3원)

          저녁 볶음밥 야체무침 1430원 (11원)

(입장) 룽청공원 260원 (2원)

          사천미술관 650원 (5원)

(간식) 빵 200원 (1.5원)

         고기넣은빵 390원 (3원)

         센베이과자 130원 (1원)

(기타) 중심지 인터넷 1300원 (10원)

         숙소 1층인터넷 스캔 7800원 (60원)

 

------------------------------- 총 16,150원


사천미술관입장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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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2/27 13:31 2004/12/27 13:31


 

 

러산 대불입장권. 하체가 튼튼한 모양이었다.

 

* 12월 27일 홍콩 중앙도서관에서 올리는 것임

 

1.

일어나 세면을 하고 카운터로가서 아침식사를 제공하냐고 물었다. 저쪽에 레스토랑이 있단다. 가서 내 방 키를 보여주니 이 방은 제공이 안된단다. 우유 한 잔, 계란 프라이, 토스트, 중국야체무침을 시켰다. 먹고 바로 건물 옆에 있는 터미널로 들어갔다. 오늘은 2시간 거리에 있는 러산대불을 보러 간다.90년 동안 만들었다고 하는 거대한 불상, 키는 71미터이고 엄지 발가락만 8.5미터라는 대불을 기대하면서... . AD713년 하이퉁이라는 승려가 만들기 시각했다한다. 하지만 하이퉁은 완성을 보지 못하고 죽었단다.

 

2.

버스 티켓에는 2원의 외국인여행자보험이 추가되었다. 사천성의 특징인데 예전 사천성 북쪽 유명한 자연지구인 쥬자이거주에서 버스 사고로 한 일본인이 죽었는데 일본인 가족이 중국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건 이후부터 시작되었단다. 버스는 만석이다. 중국인들에게도 대불은 유명한 관광지가 되었나보다. 버스가 고속도로로 진입하는 순간 차가 막혔다. 사고가 났는지 아닌지 모르지만 고속도로 진입을 통제하고 있다. 한 방송사에서 나와 취재를 한다. 사고, 안개, 혹 고속도로 점거 시위? 버스로 한 시간 반 동안이나 그 자리에 있어야 했다. 그래서 한 시가 좀 넘어 러산터미널에 도착했다. 아침 먹은 걸로는 부족해서 한바퀴 돌다가 사천식 백반, 밥과 순두부 그리고 고기볶음으로 점심을 해결하고 선착장을 해메다 한 곳에 내려갔다. 팻말에는 3시 30분 출발인데 2시인 지금 출발한단다. 요금이 6원이다. 대불관광은 우선 배를 타고 대불 앞 강에서 대불을 본 다음 오른편 절에 내려 도보로 대불로 향하는 것이다. 30원 50원짜리 배는 동력을 이용하여 한 10분 대불앞에서 서서 관람하게 하는데 내가 탄 6원짜리 배는 그냥 쑥 지나쳐버린다. 갑판에는 나와 중국인 일행 4명이 함께 했는데 한 50대쯤 되어보이는 푸근한 아줌마와 인사하게 되었고 할아버지 두 분과도 인사했다.  


 

 

 

 

절입구에서 폴라로이드 사진 한장

 

3.

절 입구에 도착했다. 나는 대불까지 전체표를 끊고 올라갔는데 중국가족은 매표소에서 절구경은 그냥 올라가라고 한다. 큰 국화꽃이 피어있는 아름다운 절이다. 나중에 중국인 가족과 합류해서 절을 둘러보았다. 중국인 가족은 천천히 걸으며 담에 먼가 먹을 풀을 따서 연신 비닐봉지에 넣고 있다. 창동에서 사는 고모님과 아저씨가 생각났다. 예전에 의정부 산 어딘가를 가서 직접 캔 나물로 밥을 해 주시던 기억이 난다. 재배한 나물과 비교할 수 없는 고소한 산나물의 맛. 한 정자에 앉아 대화를 하게 되었다. 일과 관련해서 아줌마가 계속 먼가를 물어보신다. 알고보니 내가 얼마를 버냐는 질문이었다. 기차에서 한 5000원(65만원)정도 번다는 기억이 나서 그렇게 말했더니 놀라는 눈치다. 한국은 물가가 비싸 이걸로는 먹고 입고 자는데 빠듯하다고 말하지는 못했다.

 

4.

고속도로 봉쇄로, 중국 가족일행과 함께 다니느라고 시간이 많이 흘러가서 중국인 가족에게 먼저 대불로 가겠다고 하고 인사하고 바삐 걸었다. 드디오 대불의 머리 부분에 도착했다. 페키지 여행온 사람들이 진을 치고 있다. 대불의 오른편으로 가파르게 내리막 길이 있다. 내려가니 발 밑이다. 대불도 대불이지만 안개에 싸인 붉은 태양과 강의 모습도 상당이 환상적으로 보인다. 저 너머가 알 수 없는 안개싸인 강, 묵묵히 강을 응시하는 대불. 대불하나에 평생을 바치겠다는 열정은 어디서 나올까? 나는 나의 열정을 제대로 모아내고 있는가? 시계가 5시를 넘어간다. 서둘러서 강 건너편 버스 정류장으로 가야한다. 티켓 뒤 지도에는 다리가 표시되어 있는데 한 30분이면 걸어갈 것 같다. 다리로 걸어가는데 한 자전거 택시 아줌마가 계속 타란다. 다리도 아프고 해서 10원에 탔다. 그런데 이 아줌마 좀 가다가 이쪽 길에서도 청두 가는버스 탈 수 있다고 계속 말한다. 그렇게 할 거 였으면 출구 나오는데 청두가는 버스 타라고 할 때 탔을 것이다. 저건 틀림없이 완행이고 더군다나 정류장도 내 숙소옆이 아닐거야하며 타지 않았는데 다리도 안나오고 그래 완행도 한 번타자. 청도가면 거기서 버스를 타든 걸어가든 하지뭐. 버스가 왔다. 역시 완행버스다. 버스 앞자리가 짐을 놓을 수 있게 넓다. 맨 앞자리에 앉아 경치를 바라보면서 갔다.

 

5.

이윽고 청도 표지판이 나온다. 이게 왠 일 차가 종점에 도착하는데 여긴 청도 시내도 아니고 입구 어딘가 보다. 길이 비포장이다. 큰 슈퍼 달랑 하나 있는 시외버스 정류장에서 내렸다. 깜깜해서 어디가 어딘지 방위도 알 수 가 없다. 일단 호객꾼들은 뿌리치고 슈퍼로 들어가 녹차한병을 사고 물어보았다. 이때 나를 끝까지 쫒아온 아줌마가 신남먼정류장까지 25원에 가잔다. 그러자고 하고 아줌마 뒤를 쫒아갔다. 차를 보니 남편이 운전하는 사설 택시였다. 차는 티코만한 크기였는데 부부가 앞쪽자리에 타고 내가 뒤에 탔다. 차가 비포장길을 통과하는데 차가 막힌다. 그래서 다른 샛길로 갈려고 하다고 덤프트럭 3대와 좁은 길에서 정면으로 마주처 오도가도 못하게 되었다. 오늘은 차막히는 날인가 보다. 한 10분 넘게 있으니 겨우 차가 빠져 나간다. 상당한 거리를 달려 숙소 바로 옆 신남먼버스정류장에 도착했다. 사설택시 부부에게 인사를 하고 저녁 먹을 식당을 찾았다.

 

6.

청도에는 샤브샤브같이 큰 양철그릇에 육수를 끊이고 채소 고기등을 넣어서 건져서 먹는 음식점이 많이 보였다. 이게 사천성 청도의 유명한 훠궈요리인가. 1인당 16원하는 집에 들어갔다. 혼자면 20원이란다. 부폐식으로 가져다가 먹는 방식인데 생선머리부터 고기 창자 각종 부위까지 없는게 없다. 야체와 버섯위주로 먹었는데 배가 부르다. 버섯을 마음껏 먹었다는데에 만족감이 생긴다. 숙소로 오니 방에 새로운 외국인이 있다. 네덜란드 학생인데 참해 보인다. 컴퓨터 공학이 전공인데 소림사에서 한달동안이나 무술을 배우고 왔단다. 새벽 6시부터 밤 10시까지 수련프로그램이 이어지는데 무척이나 힘들었단다. 중국에 5개월째 있는데 비자연장받으러 공안국 외사과에 가야한단다. 이 빈관에는 여행 좀 해본 사람들이 많이 묵는거 같다. 방에는 세면실이 없고 복도 한 쪽 편에 샤워실이 있다. 시설은 나무랄 때가 없다. 샤워기에서 뿜어나오는 따뜻한 물을 어께에 적시며 오늘 하루 몸의 긴장을 풀어본다.

 

 

041214 (화) 여행19일차

(잠) 3900원 (30원)

(식사) 아침 숙소옆식당 1170원 (9원)

         점심 사천식백반 780원 (6원)

         저녁 샤브샤브 2600원 (20원)

(이동) 청두-러산 4810원 (37원)

          배 780원 (6원)

          자전거 택시 1300원 (10원)

          러산-청두 4550원 (35원)

          청두-신남먼 택시 3250원 (25원)

(입장) 러산대불통합입장료 9100원 (70원)

(간식) 녹차 390원 (3원)

          귤 130원 (1원)

(기타) 폴라로이드 1950원 (15원)

------------------------------------총 34,710원 

 

 


 

사천성 외국인 여행자 보험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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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2/15 23:41 2004/12/15 23:41
  1. 사막은
    2004/12/20 20:50 Delete Reply Permalink

    살아 있수? 이제 인터넷은 영 힘든가? 글이 멈췄다.



청두행 딱딱한 침대 기차표. 유스호스텔에서 48원을 대행 수수료로 챙겼다

 

1.

9시가 넘어 청두역에 도착했다. 옆자리 아줌마가 아침에 사과하나를 준다. 같이 사과를 먹었다. 아침사과는 금사과인가. 내릴때 나에게  무슨 말을 해준다. 덕담같다. 역을 나와서 젊은 아줌마와 아침을 먹었다. 아줌마이름이 이진이다. 고기야체볶음, 마파두부, 감자채볶음요리를 시켰다. 내가 조신하게 먹는 모습을 보고 핀잔을 준다. 그리고 터프하게 먹는 모습을 보인다. 먹으라며 고기야체볶음의 고기를 골라 내 밥위에 모두 얹어준다. 성의가 고마워서 억지로 삼켰다. 내가 묵을 숙소로 가는 버스 정류장에서 중국 젊은 아줌마와 헤어졌다. 엽서 보내기로 했는데 중국어로 어떻게 편지를 쓰지?

 

2.

내가 찾던 교통빈관은 버스 종점 바로 앞에 있었다.3인 도미토리가 40원인데 겨울이라 30원으로 할인받았다. 키를 받고 419호에 들어갔다. 25살 이스라엘 남자 한 명이 있다. 다른 한명은 쿤밍으로 오늘 떠났단다. 이 이스라엘인은 뉴질랜드 호주 인도네시아 싱가폴 캄보디아 베트남을 거쳐 중국으로 왔고 내일 태국으로 간단다. 처음으로 열차에서 하루밤을 자서인지 피곤에 조금 낮잠을 자고 샤워를 하고 거리로 나섰다. 바로 앞 진강은 별로 깨끗하지는 않았다. 주로 어른들이 쉬고 계셨는데 주로 침을 맞고 있었다. 강을 건너 뒤쪽 골목으로 들어가자 사천대학 분교쯤 되는 학교캠퍼스가 나왔다. 식당에 들어가보았다. 메뉴의 가짓수가 놀라웠다. 한 200가지 쯤 되보였다. 가격은 우리돈으로 100원 남짓. 학생마다 충전카드를 가지고 다니면서 먹을 음식앞에 바코드를 찍었다. 청두에 오래 머물렀다면 매 끼니 여기와서 먹겠구만.

 

3.

걷다보면 어느순간 피로가 풀리고 좀 더 힘이나는 때가 있다. 좀 더 도심으로 걸어가 보기로 했다. 화려한 네온사인 중심거리를 들어섰다. 광장에 사람들이 모여있다. 젊은이들이 피켓을 들고 있는데 남경대학살로 30만명이 죽었다. 잊지말자 일본군 만행. 등의 내용이었다. 그런데 왜 젊은 사람들이 시민단체 같이 이런 피켓을 들고 있을까? 동원된 것은 아니어 보인다. 중국의 물질만능에 대해 도덕주의적으로 접근하는 발상일까? 청두라는 도시는 파리등 유럽도시를 모델로 만들었단다. 중앙 모택동 탑을 중심으로 방사선 형태로 구성되었는데 실제 번화가 중간중간 베이징 낙양 서안에 없는 밴치들이 많았다. 야체빵 하나를 사먹었는데 사천성 음식 특유의 강한 향신료 맛이 느껴졌다. 중국 음식중 상차이와 더불어 쉽게 익숙해지기 힘든 재료가 사천후추란다. 아주 매운 야체빵이었다.

 

4.

숙소에 돌아와 샤워를 하고 이스라엘인과 잠깐 음악얘기를 했다. 조금 있으니 외국인 하나가 들어오는데 잉글란드 인이다. 중국 10대 학생들에게 영어로 화학을 가르친다는데 선생같아 보이질 않는다. 내가 인도를 간다하니 바리나시가 가장 좋았단다. 난 밀린 일기를 쓰느라 대화에 간혹 끼는 수준이었는데 이 두 여행 베테랑이 만나니 말들이 빨라진다. 참 남자들의 대화라는게 소재가 세계공통이로군. 이스라엘인이 중국에서 일제 일랙트릭 기타를 친다. 먼저 음악얘기다. 레드제플랜 굿. 핑크 플로이드 나도 고등학교때 열광했었는데. 거기서 넘어가 중국여자가 몸매가 죽인다며 몇 명을 만나보았냐, 거기서 더 나가 난 안젤리나 졸리가 색시하다 난 케터린 제타 존스다, 다시 축구로 넘어가 어제 첼시가 어찌어찌해서 2대 1로 이겨 프리미어리그 1위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중국 티비에 중국인들의 영어 발음이 어찌이리 웃기냐 저 뉴스 중국여성앵커가 이쁘다며 계속 둘이서 킥킥킥킥댄다. 내가 이런 수준의 대화에 관심이 없다는 게 아니다. 하지만 이렇게 듣고 있자니 못 바줄 일이다.

 

5.

기침의 횟수가 점점 늘어난다. 약도 먹고 더운 차도 연신 들이키지만 어쩔 수 없다.시간이 지나야 된다.

 

041213 (월) 여행 18일차

(잠) 교통빈관 3인실 도미토리 3900원(30원)

(식사) 아침 2470원(19원)

(이동) 버스 2번 390원(3원)

(간식) 만두 130원(1원)

          야체빵 260원(2원)

          맥도널드콘 260원(2원)

(기타) 손전등 520원(4원)

          숫자형자물쇠 1690원(13원)

          인터넷 30분 650원(5원)

..................................................총 10,27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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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2/15 23:33 2004/12/15 23:33
  1. 고양이
    2004/12/16 10:46 Delete Reply Permalink

    바리나시가 아니라 '바라나시'라고 하죠. 동생이 그 근처에서 5년 있다가 왔잖아요... ㅋㅋ 좋겠다. 부럽구만. 근데 카메라 잃어버렸다면서 어케 사진을 찍었지?

  2. 사막은
    2004/12/16 13:48 Delete Reply Permalink

    사진 프래임을 보니 아마도 즉석사진, 폴라로이드 사진이 아닐까? 그거 스캔받아서...오늘 힘기관지를 보니 여행기가 실리던데... pc방 그게 어디까지 있을까..암튼, 감기 빨리나으시고.

  3. 살아있었네
    2004/12/18 01:58 Delete Reply Permalink

    인제 좀 능숙한 여행자가 돼가나보네요.
    여행기 잘 읽고 있으니 계속 수고

  4. kanjang_gongjang
    2004/12/19 19:33 Delete Reply Permalink

    안식년 해외여행 가긴 갔군요.
    돌아오면 소주나 한잔 합시다. 김승만...


1.

오늘은 청두로 떠나는 날이다. 16시간동안의 기차여행. 기차에서 하루밤을 잔다. 아침에 일어나 짐들을 정리했다. 하다보니 시간이 12시가 다되어 급히 체크 아웃했다. 러시안 집시카드를 보느라고 늦기도 했다.

 

(오전 8시 40분 청두로 떠나면서 앞으로의 여행을 상상하며)

6.사과(만남) 가까운 시일안에 좋지 않은 일이 일어난다

29. 돈(돈) 기대하지 않았던 기쁨이 다가온다

21. 산(위험) 어려운 시기에 강한사람으로 부터 도움을 받는다

33. 물고기(물질적.정신적행운) 상업적인 거래에서 이윤을 본다.

9. 꽃다발(행복) 승리

12. 새(책임으로부터의 해방) 예기치 않은 기쁨

3. 배(재력,모험) 여행

5. 장작(육체적인 건강) 타박상이나 절개, 기타 질병

 

마지막카드

47. 악마(무의식적인 나쁜생각) 열정만 있다고 선을 행할 수는 없다---당신을 괴롭히는 교활한 속삭임에 귀기울이지 마라

14. 여우(기만, 속임수) 새로운 우정을 과신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교묘한 속임수에 걸려든다

5. 장작(육체적인 건강) 사소한 질병--- 양호한 건강상태

20. 숲(기만. 속임수) 당신의 앞길에 쳐져있는 그물에 조심하라---소중한 사람들과 우정을 유지한다

 

케인 카페에 마지막으로 들렸다. 감자셀러드와 카레볶음밥을 시켰다. 감자셀러드는 달랑 감자만 버무려 나왔다. 5시에 기차출발. 서두르면 서안박물관을 둘러 볼수 있다. 박물관가는 택시를 탓다. 중심지로 안 거쳐 가도 되는데 운전사가 이게 종루고 이게 한국상품관이라 하며 설명을 해준다. 도착해서 짐을 맡기고 들어갔다.

 

 


서안역사박물관. 누구의 평가로는 상하이박물관에 이어 중국 제2의 박물관이라 한다

 

2.

박물관은 서안의 역사 중국의 역사를 115만년전 석기시대의 유물부터 명청시대까지 왕조별로 조목조목 짚어나간다. 한 지역의 박물관임에도 역사 전체를 유물로 사실성있게 채워낼 수 있다는 것은 서안이가지는 힘일것이다. 중국 3000년 역사를 보려면 서안으로 가라. 맞는 말 같다. 베이징과 낙양과는 또 다른 서안만의 색깔이 있다.

 

3.

버스를 타고 기차역으로 향했다. 출발 1시간 전에 도착했다. 여기도 엄청 붐빈다. 감 말린 것 한 봉지 사서 들어갔다. 이 기차는 내가 북경에서 탓던 침대열차보다 시설이 훨씬 낡았다. 그건 특쾌열차고 이건 일반 침대차인가 보다. 처음엔 약간 실망했다. 숙소에 표를 의뢰했는데 수수료로 이렇게 챙겨먹었군. 내 자리는 문앞 두번째 하층 침대이다. 벌써 사람들이 내 자리에 앉아있다. 중국 침대 여행은 하층자리에서 서로 대화하며 있다가 잘 때가되는 올라가는 문화다. 배낭을 침대 밑에 쑤셔넣고 자리에 않아 사람들과 인사했다. 맞은 편은 나이드신 아줌마, 2층 양쪽은 회사원으로 보이는 남자들 꼭데기 층은 갓난아이와 젊은 부부다. 갓난아이가 3층의 엄마에게 들려 올려진다. 눈에 보기가 시어서 내가 자리를 바꾸자고 두 번이나 몸짓을 했는데 묵묵부답이다. 조금 있으니 3번째 칸의 한 젊은 아줌마가 지나가다 내가 탁자위에 올려놓은 책을 보고 와서 이게 누구 책이냐며 앞의 중국남자에게 뭍는다. 내가 다가가서 인사했다. 호기심이 많은 눈치다. 중간 정차역에서 함께 쌀 죽을 사게 되어 밥을 같이 먹었는데 아들 사진을 보여준다. 내가 프린트 물을 뒤져 귀엽다는 표현을 찾아 말 해주었다.



4.

사람들하고 대화를 하게 되었다. 중국어는 힘들다. 하기야 1년 지나도 못하는데 보름이 되어 알아듣는다는 게 신기한 일이다. 몇 번을 얘기해주고 쓰고 몸짓하고 해서 겨우 조금씩 대화해나갔다. 맞은 편 아줌마는 청두의 마오쩌둥 동상 근처에서 일을 하는 거 같았다. 내 위 남자는 상하이에서 일을 한단다. 나에게 자기 삼성핸드폰을 보여준다. 그리고 엄지 손가락을 치켜세운다. 살짝 웃어 주었다. 그는 얼굴 생김도 깔끔하고 흰 느낌이다. 차도 기아차를 몬단다. 대화가 된다면 삼성에 대해서 어떻게 대답했어야 할까? 음 당연히 삼성노동자가 만들었으니까. 삼성 정말 나빠요. 중국 전역이 핸드폰 열풍이다. 엄청난 시장이다. 내 나이를 얘기했는데 뒷 자리의 젊은 아줌마는 나보다 어린 70년 개띠였다. 그동안 모아두었던 입장권들을 꺼냈다. 뭐가 있으니 대화가 잘 된다. 상하이 남자가 어긴 어떻고 저긴 어떻고 옆의 젊은 아줌마에게 설명한다. 젊은 아줌마는 약간 주눅든 눈치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이 결정되었을때 가장 배아파한 도시가 상하이란다. 자기들이 최고의 도시인데 왜 베이징이냐며... . 다른 지역과는 좀 다르다는 정서가 느껴진다. 나중에 대화하다. 중국 최근 10년을 보려면 상하이로 가야한다는 글을 적어 보여주니 맞다며 상당히 흐뭇해한다. 앞의 아줌마는 사천성의 주자이거주를 가보란다. 나도 그러고 싶지만 겨울이다. 중국사람들이 가장 가고 싶어하는 곳은 원난 쿤밍 리장 등 중국 남서부 지방이다. 마치 한국사람이 제주도가고 싶어하는 것 처럼 말이다.

 

5.

젊은 아줌마는 전업가정주부란다. 언니가 있는데 언니가 예쁘단다. 내 회화책을 보다 엽서란 단어가 나왔다. 자기 주소를 적어주며 엽서 보내란다. 나도 내 주소를 적어주었는데 한글이라 모르겠단다. 다들 자기자리로 돌아가고 한 참 있으니 11시쯤 되었을까 일률적으로 다 불을 끈다. 나도 잠을 청했다. 얼마나 잤을까 먼가 돌을 나르고 쓸어담는 거 같은 소리에 잠을 깼다. 기차는 어떤역에 정차해있다. 갓난아이도 잠을 깨서 울기 시작한다. 부모는 달래려고 애를쓰고... .

시계를 보니 밤 한시반이다. 3시에도 무슨 소리에 깨고 5시에도 깨고, 내가 깰때 꼭 갓난아이는 운다. 그렇게 날이 밝았다.

 

041212 여행17일차

(잠)

(이동) 서안-청두 22100원(170원)

          버스 130원(1원)

          택시 2470원(19원)

(식사) 아침 2340원(18원)

         저녁 460원(3.5원)

(간식) 감말린것 650원 (5원)

          주스  650원 (5원)

......................................총 28,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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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2/15 22:56 2004/12/15 22:56
  1. 사막은
    2004/12/15 22:58 Delete Reply Permalink

    사람을 조심하라는 얘기군. 아무나 믿고 덥썩덥썩 숙소 찾아 나서지 마시길



서안 성벽위를 걸었다

 

1.

밤에 연신기침을 했는데 해가 뜨니 잠잠해진다. 오늘은 서안 시내를 중심으로 걸어 볼 생각이다. 우선 501번 작은 버스를 타고 종루근처에서 내렸다. 돌아갈 정류장 위치를 확인해두고 걷기 시작했다. 아침은 중국 서민식사인 야체국과 빵2개를 먹었다. 중국은행에 가서 ATM기계로 돈 1200원을 뽑았다. 북경의 중국은행은 2500원이하로는 인출안되었는데 여긴 지방이라 되는건가. 오늘은 토요일이다. 사실 여행중에는 요일 감각이 거의없다. 사람들이 길거리에 쏟아져 나온다. 중국의 지금이 호황이라는 느낌은 이 곳의 상점풍경만 봐도 느껴진다. 종루 남쪽 프라다 구찌 빌딩에 사람들이 연신 들락날락한다. 소위 오랜지족 젋은 남녀의 모습도 눈에 들어온다, 한 쪽은 구걸하는 아이, 장애인, 구걸하는 엄마 목에 탄 아이가 천진난만하게 엄마에게 장난을 친다.

 

2.

극장이 보였다. 유덕화등 호화배역인 블록버스터 천하어쩌구가 거의 전관을 휩쓸고 있다. 어 3관에서 왕가위의 2046을 한다. 자막없이도 볼 만한 영화겠지. 그런데 표를 달라하니 아줌마가 뭘 찾기 시작하더니 메이요우 없단다. 화가 난 표정이다. 그래서 혹 12시30분 표가 없나 해서 다음타임을 적어 내미니 그것도 없단다. 그리고 저쪽으로 가란다. 영화 볼 운은 없구나. 다시 걷기 시작했다. 성벽앞에 인사동 같은 고미술 길이 이어진다. 백화점 앞과 같이 아저씨들이 서예와 수묵화 실력을 뽑내고 있다. 서안은 성벽이 거의 남아있는 도시다. 올라가 보진 못했는데 입장하는 문이 보였다. 성벽위는 폭이 15미터는 될 정도로 넓었다. 사람들이 자전거로 성벽위를 달린다. 성벽 밑에는 인사동 길이 이어져있다.

 

3.

성벽을 내려와 남쪽으로 걸으니 전자제품 골목이 이어진다. 골목 한 쪽의 국수집에 들어갔다. 홀안에는 메뉴적은 표가 없다. 입구로 나와 육우면 작은거 하나를 짚었다. 저거. 한국인이라하며 회화책을 펼치니 여기가 가족이 운영하는 식당인가 보다. 6명 가족이 일하다 말고 다 내 테이블로 모인다. 한궈랜이래. 하면서. 이젠 어느정도 레퍼토리가 정해졌다. 즐거워들 한다. 면이 나왔다. 그동안 여기에서 먹어본면중 가장 맛있다. 짬뽕 비슷하게 나왔는데 국물에 상큼한 맛이 더하다. 가족들과 손을 들어 작별하고 걸으니 시장간판이 눈에 띈다. 여기는 식물, 동물 시장이다. 중국의 실내화초는 한국과 거의 같다. 시장을 한바퀴돌고 다시 종루로 갔다. 다양한 연령의 사람들이 나와서 놀고 쉬고 있다. 10대 20대가 장악한 한국 도시와는 좀 다르다. 특히 여기 공원은 아줌마들의 주 무대이다. 왠만한 큰 공원의 아침 저녁으로 아줌마들의 집단 체조를 볼 수 있다.

 

4.

서안에서의 마지막 밤이다. 내일은 청두로 내려간다. 중국의 중부지역을 간다.

 

041211 여행16일차

(잠) 5850원 (45원)

(식사) 아침 야체국 빵 160원(1.2원)

         점심 소고기국물 국수 330원(2.5원)

         저녁 상차이무침 밥 새우야체복음 2860원(22원)

(이동) 버스2번 390원(3원)

(입장) 서안성위 1300원(10원)

(간식) 만두 130원(1원)

..................................총 11,02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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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2/15 21:56 2004/12/15 21:56

병마용 티켓. 90원짜리 표가 12,1,2월은 65원으로 할인된다

1.

어제 밤 프론트 직원이 오늘 병마용 여행 투어버스 탈 사람은 7시 35분에 출발한다 했다. 서울에서산 중국제 알람시게는 엄청난 오차로 시간이 틀리다. 7시에 모닝콜은 신청했는데 더 일찍 눈이 떠졌다. 차비는 35원이었다. 일반버스를 타고 가면 반이하의 가격에 갈 수 있지만 유스호스텔에서 출발하고 이것도 경험이라 생각해서 신청했다. 이 결정은 최악의 페키지 여행의 정수를 경험한 것이었다. 수확도 있었다. 이 투어버스에서 많은 외국인들과 만나고 대화할 수 있었다. 그 비용으로 생각하면 된다.

 

2.

버슬를 타러 죽 걸어갔다. 잉글랜드 학생 3명이 동행했다. 서로 인사를 하며 걸어갔다. 주유소 앞에서 17인승 봉고차에 올랐다. 아니나 다를까 차는 서안기차역 앞에서 서서 손님을 기다린다. 한 30분 기다리니 다른 버스로 옮겨타란다. 이제 사람들을 모아 출발하나 보다. 올라타니 맨 뒷자리에 유럽인으로 보이는 외국인이 않아있다. 나도 맨 뒷자리에 않았다. 그가 론리플래닛을 꺼내본다. 내가 유 론리플레닛 하며 내 한역본 론리를 보여주면서 인사를 했다. 중국 여행하는 외국인들은 10이면 10 다 론리 플레닛을 들고 다닌다. 독일에서 왔고 청두로 간단다. 시간이 별로 없어 비행기로 간단다. 내가 육로를 통해 인도로 간다고 하니 인도하며 자기는 10년전에 갔었다고 하며 그때의 감상에 잠기는 듯 보인다. 프레스 어쩌고 하는데 아마도 뭔가 눌린걸 풀어주었다는 뜻으로 들렸다.

 

3.

차는 드디어 출발했다. 중국인 6명, 외국인 5명, 가이드, 운전사 이렇게 13명이 출발했다. 가이드는 연신 중국어로 시안과 병마용에 대해 설명하는거 같다. 그전에 투어버스비로 35원을 냈고, 5군데 입장료로 먼저 150원을 달란다. 주요 입장료를 포함하고 있겠지 하며 돈을 지불했다. 그건 나중에 오산으로 밝혀졌다. 처음에 들린 3개의 박물관은 여기에는 사람들이 스스로 찾지는 않을 그런 수준의 박물관이었다. 맨처음 간 고대과학박물관은 영어로 표기되어 있지않아 외국인들은 모르겠다고 한다. 하이라이트는 세번째로 간 세계10대 유적을 모형으로 만든 곳이었는데 조잡함의 극치라고나 할까. 큰 창고에 아테네신전, 피라미드, 병마용등의 모형세트를 거치면서 설명을 듣는 식이었다. 중국어로... . 여기로 나와서 다음은 옥 팔찌파는 상점에 들린다. 아 이제 페키지 여행이로군. 병마용은 언제나 가는걸까? 차는 다음에도 상점앞에 선다. 나를 포함 외국인들은 이제 내리지도 않았다. 가이드가 와서 점심식사 하는 곳이란다. 아침도 못먹고 끌려다니느라 배가 고프다. 같이 식당에 들어갔다. 외국인 5명이 둥그런 식탁에 앉았다. 메뉴판을 보니 내가 먹었던 식당보다 3배의 가격이다. 독일이이 그중 하나의 메뉴를 찍는다. 내가 그러지 말고 요리 3개에 밥 5공기 시키고 돈 나누어 내자고 했다. 다들 좋다고 했고 닭요리와 마파두부, 버섯야체복음을 시켰다. 다들 젓가락질이 서투르다. 평소에는 안하고 중국식당 갈때만 한단다. 각각 23원씩 나누어냈다.

 

4.

점심먹고 간 곳이 진시황릉이다. 수로를 안으로 파고 어마어마한 귀금속을 채워넣었다는데 겉보기에는 큰 무덤 하나였다. 병마용에 드디어 도착했다. 2시간 시간을 준다. 차로 돌아오란다. 70년대말 한 농부가 땅을 파다 발견한 진시황 병마용갱 지금 드러난것은 그 일부에 불과하다는데 큰 키의 병마용들의 얼굴은 하나같이 근엄하다. 완전한 형태로 복원된 것 부터 조각조각나서 뭉그러진 형태까지 그대로 전시되어있다. 몸통은 간데 없고 얼굴만 바닥에 나뒹구러져 먼곳을 응시하고 있는 한 병마용 조각을 보면서 참 진흙인형 같지 않군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진흙 테라코타가 2000년 이상을 그렇게 지내왔다는 거지. 비애의 감정이 느껴졌다. 1 2 3 병마용 갱에 이어 마지막

코스는 박물관이다. 여행사별로 계속 수십명 수명씩 밀어닥친다. 가이드 들은 각 관 앞에서 목청을 높인다. 한관은 발굴과정에대한 사진설명관이었다. 한쪽에 각국 대통령이 특히 클린턴이 빽인지 병마용 안에 들어가서 힐러리와 사진을 찍은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이곳앞에서 한 가이드가 자부심에 찬 모습으로 너스레를 떤다. 독일인 여행자는 이렇게 말했다. 자기 나라 박물관은 한 유물이면 한 2-30개 정도인데 여긴 숫자나 규모가 놀랍다는 표현을 했다.

 

5.

차는 화청지로 갔다. 들어가 볼 사람은 각자 알아서 40원을 내고 들어가야 한단다. 내가 따졌다. 150원 입장료를 냈는데 포함안되어 있냐고... . 포함안되어 있단다. 정말 장사속이다. 처음에 갔던 시간만 낭비한 3군데 입장료인가 보다. 춥기도 했고 안들어가기로 했다. 하루에 입장료로만 190원씩이나 쓸 수는 없다. 몇 사람은 가고 잉글랜드 학생들은 가지 않고 차로 다시 들어간다.

택시운전수들이 나에게 모여 든다. 내가 이래저래 상황을 얘기했더니 웃는다. 한 아저씨는 검은 중형차로 관광객들은 싣고 이지역을 돈단다. 식구는 3명이고 하루에 9시간 10시간 11시간을 일한단다. 일은 재미있단다. 손님이 와 아저씨는 가고 내가 딴 쪽을 어슬렁거리고 있는데 빵빵 클락손을 울린다. 손을 흔들었다. 화청지 경치를 보지 못한 아쉬움이 훨춸 날아갔다.

 

6.

차는 오늘의 모든 일정을 마치고 사람들은 서안 여기저기에 떨군다. 독일인이 내린다. 영어회화역시 단지 산술적인 회회능력의 문제는 아닌거 같다. 한 40대 초반정도로 보이는 독일인, 직업을 물어보니 한마디로 해주면 좋을텐데 기후, 추위 이런 단어로 죽 설명을 하는데 그 계통이 아닌가 싶다. 프랑크푸르트에서 일하는데 크리스마스 이후 부터는 뒤셀도르프에서 일한단다. 이 독일인은 나와 좀 비슷한 스타일로 보였다. 뭐 하나에 대해서도 딱 뿌러지지안고 산만하게 이생각 저생각을 끌어대다보니 정작 표현이 산만해지는 스타일, 좋게 말하면 여운이 남는 스타일일수 도 있지 않을까? 대화의 필요조건과 충분조건은 무엇일까? 언어의 습득은 정말 뼈져리게 느낀다. 또한 사람의 문제도 중요한 요소임을 느끼게 된다.

 

7.

차는 마지막으로 나와 잉글랜드 학생 3명을 숙소앞에 내려주고 간다. 기침을 심하게 하는 학생이 써퍼 어쩌구 하면서 저녁을 먹잔다. 내가 길 건너편 중국인 식당에 가자고 했고 20분뒤에 로비에서 다시 만났다. 클래식피아노 전공인 시먼, 컴퓨터 공학인 마틴, 역사학 전공인 샘 이렇게 세 친구와 식당에 들어갔다. 너의 미래는 뭐냐고 각각 물어보았는데 잘 모르겠단다. 나의 미래는 무얼까? 좁혀져 있는 것도 같고 아닌것도 같다. 2학년들이라 한다. 나는 작은 잡지 만드는 일을 했다고 말했다. 한국에 대해서는 88올림픽, 월드컵정도가 그들의 인상인것 같았다. 한친구가 한국도 이곳 사람들같이 그렇게 침을 길바닥에 많이 뱄냐고 묻길래 여기 정도는 아니라 대답했다. 이 곳사람들은 숨쉬는 것 같이 침을 길바닥에 뱄는다. 왠일인지 술은 먹지 않는단다. 그들 여행의 수칙인가? 총 26원이 나와 내가 6원을 내고 그쪽 돈 관리하는 친구가 20원을 냈다.

 

8.

숙소로 돌아와 로비에서 잠깐 인터넷하면서 프랑스 여학생과 얘기했다. 중국온지 3개원되었고 중국어를 배웠고 내일 사오린스로 떠난다 한다. 만다린 잘 하나고 물으니 못한단다. 한자를 그림으로 아는 서양인들은 확실히 중국어에 대한 접근자체가 어려운 것 같다. 내가 자는 방에 한 친구가 들어왔다.독일인 학생인데 미국 포트랜드에서 4년동안 종교학을 공부한단다. 수염을 기른폼이 예수를 연상시켜 너 크리스찬이냐 물으니 꼭 그렇지는 않단다. 내가 크리스탄 부다 무슬림 믹스? 라 물으니 고개를 조금 끄덕인다.

 

7.

또 하나 내가 오늘 경험한 것은 멍청하게 가을점퍼를 입고 병마용을 갔다는 것이다. 따뜻한 곳에서도 꼭꼭 입었던 오리털 파카를 왜 오늘 놔두고오냐 말이다. 추워서인지 죽을거 같이 기침해대는 잉글랜드 학생에게 옮겨서인기 나도 감기에 걸려버렸다. 항상 걸리는 감기를 중국에 와서도 달고 다닌다.

 

041210 여행 15일차

(잠) 5850원 (45원)

(식사) 점심 2990원(23원)

         저녁 780원(6원)

(입장) 투어버스 4550원(35원)

         병마용등 입장료 19500원(150원)

(기타) 인터넷 650원(5원)

----------------------------총 34,32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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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2/15 20:37 2004/12/15 20:37
  1. 우와
    2005/01/15 11:53 Delete Reply Permalink

    저도 씨안 여행갔을 때 똑같은 팩키지에 당했었는데...정말이지, 그 10대 세계유적박물관은...팩키지유적의 정수였죠...ㅠㅠ 전 병마용에서부터는 내려서 다시는 타지 않았었죠. 그냥 혼자 버스타고 쓩~


* 청두 교통빈관 인터넷 룸에서 올리는 것임

 

1.

7시에 눈이 떠졌다. 오늘 오전에는 블로거에 여행일기를 올려야지. 그동안 매일 받은 입장표 기차표 영수증 등을 스캔해서 올리면 좋을텐데 여기는 없다. 7시 40분에 시작하여 12시까지 여행 일기를 올렸다. 일기도 그날그날 써야하는데 내가 그렇지가 못해 한 2 3일치를 몰아서 쓰기도 한다. 언제 꾸준히 일기로 써 봤어야지.

 

2.

어제 한 빨래는 생각보다 더디 마른다. 대부분의 옷을 다 빨았다. 오리털파카와 솜바지에서 냄새가 났었다. 한 시간 쯤 낮잠을 자고 가을 점퍼에 스웨터를 입고 거리로 나왔다. 바나나팬케잌이 유명하다는 카페에서 한 사람이 나를 보며 들어오라한다. 어제 저녁부터 먹지를 않았다. 주인 동생이란 사람은 나보다 영어를 좀 더 잘한다. 5년동안 이 유스호스텔 앞에서 카페를 했으니 많은 외국인을 만났을 것이다. 야채셀러드와 쇠고기 복음밥을 시켰다.겨울에는 손님이 별로 없단다. 여름엔 한국인 여학생들도 많이 왔다는데, 코리안 걸 뷰티풀 이란다. 나에게 한국말로 뷰티풀이 머냐고 묻는다. 한 다섯번 같이 따라했다. 예쁘다, 예뻐, 아름다워. 아이러브유도 해달란다.

이 카페는 작은 여행사 기능도 하는데 티벳가는데 비행기로 3000달러가 든단다. 육로로 가는 건 안된단다. 비공식적으로 육로로 간다고들하는데 내가 갈 루트가 아니라서 더 묻지는 않았다.

 

3.

숙소 입구 차길로 나오니 왼쪽인지 오른쪽인지 모르겠다. 일단 오른쪽으로 걸었다. 이곳이 도심에서 한 4키로 떨어진곳이라 풋풋한 맛이 느껴진다. 가다보니 큰 길은 안나오고 길이 좁아진다. 이 쪽은 아니군. 땅콩에 버물린 쌀 튀기 한 봉지를 샀다. 무척 달다. 돌아가신 외할머니가 생각난다. 종가집 맏며느리로 10대때 들어와 온갖 고생 다하고 한갑을 못넘기고 돌아가셨다. 방학때 강원도 철원으로 가면 외손주 왔다고 좋아하시며 큰 솥에 조청기름 넣고 불을 때어 약과, 땅콩 엿, 튀긴쌀에 땅콩과 엿기름을 버믈린 박상을 만들어 주셨다. 작은 체구지만 손도 크셔서 한 가마니씩해서 동네 사람들과 나누고 서울로 한아름 싸둘려 보내 주시곤 했다. 왠만큼 좋은 일을 한다. 의미있게 산다 하는 사람도 내면에 자기연민이 있기 마련이다. 이따금 그 연민이 스며나오기도 하는데. 외할머니는 이타적인것과 자기애가 일치하셨던 그런 분으로 기억에 남는다. 하여튼 이 박상은 너무달다.

 

4.

반대편으로 가니 큰 길이 나온다. 한 아저씨에게 기차역을 물으니 친절히 가르쳐 준다. 이제 지도의 방위가 눈에 들어온다. 내 위치는 여기고 어느 나라 동네든 지도만 볼 줄 알고 내 위치만 확인된다면 문제가 없을 것 같다. 남쪽으로 죽 걸어내려가다 한번 꺽으니 재래 시장 분위기의 골목이 시작된다. 시장은 여행의 1순위 장소다. 남아있는 옛 건물, 서민들의 음식, 사람들의 표정을 잘 확인할 수 있는 곳이다. 머리에 흰 터번을 쓴 사람들이 많이 눈에 뜨인다. 여기가 서안의 무슬림 거리인가 보다.

 

5.

서안은 실크로드의 관문이고, 그러다보니 실크로드에 주로 사는 중국 소수민족인 위그르족의 지역이다. 이 이슬람 위그르족은 중국정부와 한족이 동화시키려고 중국은 수십년간 한족 이주정책을 써왔다. 이제는 실크로드 지역의 한족과 위그르족 비율이 일대일로 같아졌다한다. 최근까지도 실크로드지역은 심심치 않게 폭탄테러가 발생한다고 한다. 한 두달전쯤 해외토픽뉴스에서 한 중국지역에서 택시에 아이가 치어죽은 사건이 발단이되어 한족과 회족사이에 폭동이 일어나 중국당국 공식집게로만 십수명이 죽었다고 한다. 외신은 100명이 넘는다는 보도를 했었다. 이슬람거리는 좁은 골목이었다. 승용차가 통과하는데 만만치가 않다. 한 이슬람사원 앞에서 흰 터번쓴 아저씨에게 여기 들어가도 되냐고 손짓했는데 된단다. 이슬람사원의 독특한 지붕모양이 눈에 들어왔다. 정원을 한바퀴돌고 나왔다. 시장거리는 개보수가 안되어 낡고 누추해 보였다. 서안은 지금 지하철 공사가 한 창이다. 이 이슬람 길과 사람들은 점점 고립되어가는 듯 보였다.

 

6.

무슬림 지역을 거쳐서 서안의 가장 중심적인 종루 앞 공원까지 걸었다. 공원에선 꼬리를 무는 연들이 여기저기 날리고 있었다. 중국은 이렇게 도심 한 폭판의 풍경이 인상적이다. 사람들은 공원에 아침 저녁으로 체조를 하고 그렇게 하루하루를 보낸다. 공원에 앉아 연의 추임새를 쳐다보는데 갑자기 외로움 같은게 밀려왔다. 종루옆 시장으로 들어갔다 서안 전통 떡 같은 동드란 떡에 고물을 뭍혀서 파는걸 사먹고 걸었다. 숙소까지 그냥 걸어갔다. 이제는 하도 걸으니 다리는 근육질로 바뀌었는데 작년 여름 부터 조금 망가진 상체는 언제나 왕년의 모습을 되찾을까. 이 기름진 음식 덩어리인 중국땅에서... .

 

041209 여행14일차

(잠) 5850원(45원) 오늘도 4인실 방에서 혼자 잔다.

(식사) 점심 2340원(18원)

          저녁 1040원(8원) 고기꼬치 5원어치 시켰는데 25개의 작은 꼬치가 나온다. 소스가 매        우       강하다. 맥주 한병과 같이 먹다먹다 10개 남겼다.

(간식) 엿에 버물린 쌀튀기 260원(2원)

         빵 520원(4원)

         사과3개 200원(1.5원)

         전통서안떡 70원(0.5원)

(기타) 인터넷 오전 4시간20분 3380원(26원)

                    저녁 1시간 780원(6원)

........................................................총 14,44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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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2/15 19:42 2004/12/15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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