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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대통령까지 죽게 한 이명박의 가증스런 역주행

전직 대통령까지 죽게 한 이명박의 가증스런 역주행

장호종 기자 rednuc@left21.com

 

 

노무현 전 대통령이 ‘박연차 게이트’에 대한 검찰 수사 압박에 내몰리다가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명박 정부는 지난해 7월 국가기록 유출 혐의를 시작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정부패 혐의를 들춰내려 집요하게 달려들었다. 심지어 자기네 편 일부를 희생시켜 가면서까지 말이다. 그래서 노무현의 죽음이 “정치적 타살”이라는 주장이 설득력 있게 들린다.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이명박 정부의 공격은 분명히 단순한 지배계급 내부의 정치 공세 이상이었다. 이명박은 노무현을 공격해 지난해 촛불항쟁의 일부였던 노무현 지지자들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운동을 탄압하고자 했다. 제2의 촛불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것이었다. 이런 공격은 이명박 정부가 여전히 촛불에 대한 공포와 불안에 사로잡혀 있음을 보여 줬다.

물론 집권 시절 임금 몇 만 원을 더 받으려고 파업을 벌인 노동자들에게 ‘노동 귀족’ 운운한 노무현 정부 사람들이 기업주에게서 수십억 원을 받은 것을 ‘얼마 안 되는 것’이라며 옹호할 수는 없는 일이다.

문제는 이미 집권 전부터 수많은 비리에 연루된 이명박 정부와 부패 원조 한나라당, 그리고 이번 사건에서도 ‘인사를 새로 해야 할 정도로’ 부패에 연루된 검찰에게 노무현을 단죄할 자격이 없다는 것이다. ‘전두환ㆍ노태우도 멀쩡히 살아 있는데’라는 말도 공감가는 말이다.

이명박 정부의 반민주적 탄압, 노동자들에 대한 고통전가 등 그칠 줄 모르는 개악 추진에 대한 불만이 켜켜이 쌓인 상황에서, 이런 위선적 공격 때문에 노무현 전 대통령이 목숨을 끊자 그것을 계기로 이명박 정부에 대한 분노와 원망이 사람들의 가슴속에서 부글 부글 끓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으로 이명박의 시도는 애초 목적을 온전히 이루지 못한 채 끝나 버렸다. 오히려 냉혹한 이명박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시선이 한층 더 싸늘해졌을 뿐이다. 추모와 애도마저 제대로 못하게 가로막고 시청광장을 봉쇄하고 있는 것에 대한 분노도 커지고 있다.

△추모도 원천 봉쇄? ─ 언제 어디서 반정부 시위와 행진이 터져 나올지 몰라 벌벌 떠는 이명박 정부의 궁색한 처지 ⓒ사진제공 민중의소리

 

수십만 명이 봉하마을과 덕수궁 앞에서 노무현을 추모하고 있지만 정작 가장 큰 책임이 있는 현 정부 인사들은 근처에 얼씬도 못하고 있다.

한나라당 대표단은 추모객들과 몸싸움까지 벌이며 조문을 시도했지만 결국 돌아서야 했다. 국회의장 김형오는 물벼락을 맞고 쫓겨났고 이회창은 차에서 내리지도 못한 채 달걀과 물병 세례만 받고 쫓겨났다. 박근혜도 발길을 돌려야 했고 이명박이 보낸 조화는 진작에 박살났다. 이런 상황에서 이명박이 봉하마을에 찾아가면 ‘제2의 정원식 사태’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을 정도다.

그래서 지금도 이명박은 혹여 노무현 추모가 거리 시위로 발전할까 봐 두려워 분향소를 차벽으로 둘러싸고 통제하고 있다. 이 정부와 국민 사이에 놓인 명박산성은 앞으로도 더 높아질 듯하다.

명박산성

젊은 날의 노무현은 분명 개혁의 상징이었다. 1987년 당시 그는 운동의 일부였고, 인권변호사로서 노동자들의 투쟁에도 지지를 보냈다. 전두환ㆍ노태우 청문회 때 그가 보여 준 행동은 평범한 노동자ㆍ서민의 분노를 대변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개혁을 염원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7년 전 그를 부패한 한나라당에 맞설, 낡은 민주당과도 구분되는 선택지로 봤다. 그런 환상과 기대를 가졌던 많은 사람들이 지금 노무현의 죽음에 슬퍼하는 것을 전혀 이해 못할 일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손호철 교수나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 등 진보진영의 상당수 단체들과 개인들이 이런 정서에 공감을 표하는 데서 더 나아가 노무현이 한국 정치 발전에 기여한 ‘매력적인’ ‘훌륭한’ 정치인이었다는 식으로 평가하는 것은 균형을 잃은 것이다.

누구도 부정할 수 없듯이 노무현 정부는 신자유주의ㆍ친제국주의 정책을 밀어붙이는 데서 일관됐고 무자비할 정도였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수많은 노동자ㆍ서민의 삶을 파괴했다. 정해진, 하중근, 전용철, 김동윤, 김태환, 김주익, 이해남, 이용석, 박동준 씨가 노무현 정부의 친기업ㆍ반노동 정책에 항의하다 목숨을 잃었다. 허세욱 열사도 한미FTA 체결과 정부의 탄압에 항의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열린우리당이 국회 과반수를 차지하는 상황에서도 노무현 정부가 국가보안법을 폐지하지 못한 것을 단지 ‘전략 부재’나 ‘한나라당의 반대’ 때문이라고만 할 수는 없다.

‘미국에도 할 말은 하겠다’던 말과 달리 노무현 정부는 부시의 파병에 동참했고 아프가니스탄ㆍ이라크 파병 때문에 김선일, 윤장호, 배형규, 심성민 씨가 억울하게 목숨을 잃었다. 부시의 대북 압박 정책에 따라 노무현 정부의 대북 정책도 끊임없이 오락가락했다.

지배계급 내 주류에게서 그토록 멸시당하고 결국 탄핵까지 당했지만 탄핵에서 구출된 뒤에도 그는 자신을 구출해 준 사람들보다 기업주ㆍ부자 등 이 사회의 기득권 층에 화해의 손을 내밀었다. 진보개혁에 대한 대중적 열망을 외면한 노무현 정부의 이런 행보 때문에 생겨난 정치적 환멸이 이명박 당선의 가장 중요한 배경이었다.

부메랑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은 노무현 정부가 추진한 신자유주의 정책과 친제국주의 정책을 더 강력히 밀어붙이고 있다. 말로나마 대화와 토론을 내세웠던 노무현 정부와 달리, 말보다 방패와 몽둥이가 앞서는 정부다. 전직 대통령이었던 정적마저 사지로 몰아넣은 이명박 정부의 매정함과 야비함이 우리 노동자ㆍ서민을 상대할 때는 어떨지 말해 뭐하겠는가.

이미 박종태 열사가 죽었고 쌍용차 노동자들은 대량해고에 내몰리고 있으며 수많은 노동자ㆍ서민이 끔찍한 고통을 겪고 있다. 용산 참사 희생자들은 아직 장례도 못 치르고 있다.

경제 위기가 심화하고 아래로부터의 저항이 그칠 줄을 모르자 이명박은 지배계급 내 비주류를 공격해 반사이익을 얻으려 한 듯하다. 그러나 촛불 이후 이명박의 시도가 번번히 좌절됐듯이 이번에도 노무현에 대한 집요한 공격은 오히려 부메랑이 돼 이명박에게 돌아가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으로 이명박에 대한 대중의 반감과 분노는 더 커진 듯하다. 이명박 정부의 경제 위기 고통전가와 반민주적 탄압에 맞선 투쟁은 한 치도 흔들림없이 계속돼야 한다.

 

기사원문: http://www.left21.com/article/65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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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윤을 즉각 석방하라- 이명박 정부, 촛불을 대변했다는 이유로 ‘고대녀’ 체포

이명박 정부, 촛불을 대변했다는 이유로 ‘고대녀’ 체포

김지윤을 즉각 석방하라

최미진 기자 lionlady@left21.com

 

오늘(5월 28일), 경찰은 촛불운동의 상징 중 하나였던 ‘고대녀’ 김지윤 씨를 체포했다.

용산참사 항의운동 이후, ‘상습시위꾼’ 검거에 혈안이 됐던 경찰은 김지윤 씨가 용산참사 항의시위에 참가했다는 이유로 수차례 소환장을 발부했다. 김지윤 씨가 경찰의 부당한 소환 요구에 응하지 않자, 경찰은 급기야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김지윤 씨가 사는 집에 쳐들어 와 연행하는 만행을 저질렀다.

김지윤 씨는 촛불운동 기간 동안 ‘한승수 국무총리와의 대화’, ‘MBC 100분 토론’에서 정부의 논리를 속시원하게 반박해 수많은 촛불운동 참가자들의 대변자 구실을 했다. ‘고대녀’라는 애칭도 이때 생겼다.

△촛불집회에 참가한 김지윤 씨 ⓒ사진 이윤선

뿐만 아니라, 그녀는 촛불시위 때마다 거리의 연단에서 이명박 정부를 통쾌하게 비판해 많은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고 힘을 줬다. 그녀의 연설은 언제나 사람들의 박수 갈채를 받았다.

이런 그녀의 행동을 못마땅하게 여긴 한나라당 의원 주성영은 ‘고대녀’가 고려대 학생이 아니라며 근거 없는 음해까지 했지만 그녀에 대한 대중적 지지를 꺾을 수는 없었다. (지금도 주성영 의원에 대한 명예훼손 소송이 진행 중이다.)

그녀는 촛불운동 후에도 대학 신입생들을 대상으로 한 토론회, 용산참사 항의 시위, 각종 언론과 인터뷰 등을 통해 이명박 정부의 반민주ㆍ반서민 정책을 통렬하게 비판해 왔다.

학내에서도 그녀는 고려대 당국의 비민주적이고 신자유주의적인 대학 운영에 맞서 소신있게 투쟁해 왔다. 이 때문에 2006년에 고려대 당국으로부터 출교라는 사상 유례없는 징계를 받았지만, 고려대 학생들과 사회 전반의 지지 여론을 등에 업고 복학했다. 그러나 고려대 당국은 재판부의 출교 무효 판결까지 거스르며 최근 다시 무기정학 징계를 내렸다. 그녀가 촛불운동에 참가해 같은 고려대 출신의 이명박을 비판한 것이 괘씸죄로 작용했을 것이다. 그녀는 이에 굴하지 않고 징계 철회를 위해 싸우고 있었다.

눈엣가시

김지윤 씨의 이런 활발하고 거침없는 활동은 이명박 정부에게는 눈엣가시였을 것이다.

특히, 지금 김지윤 씨를 연행한 것은 내일(5월 29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결식 이후 터져나올지 모르는 반이명박 행동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탄압의 일환이다.

이명박 정부가 탄압에 집착하는 것은 탄압에 의존하지 않고는 아무것도 할 수 없을 정도로 궁지에 몰려 있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부는 지난해 촛불항쟁 이후로 MB악법의 시동조차 제대로 걸지 못했다. 이명박은 최근 악랄한 탄압을 하며 다시금 MB악법을 추진하려 했지만, 지금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이 낳은 거대한 반이명박 정서 때문에 다시 위기에 봉착해 있다.

국민 압도 다수가 공감하는 반이명박 정서를 대변한 ‘고대녀’는 체포될 아무런 이유가 없다. 그녀는 당장 석방돼야 한다. 김지윤 씨가 즉시 무혐의로 풀려날 수 있도록, 촛불운동을 지지했던 사람들이 그녀를 방어하는 목소리를 낼 필요가 있다.

 

기사원문: http://www.left21.com/article/65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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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1주년 특별 강연]촛불은 무엇을 이뤘고, 어디로 가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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