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0/17 18:03

엄땅콩대표

"엄대표는 무슨 조직의 대표인가요?"

"그저 일인 대표일껄요."

"아냐, 조직에 사무국장도 두고 있어."

 

엄대표는 '동자동 사랑방' 방지기 별명이예요.

동자동 쪽방촌 어른들의 친구지요.

오랜만에 엄이 놀러 왔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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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콩들이 반갑다고 종알종알.

그간 장염으로 고생하다가 건강에대해 깊이 생각하게 됬다면서

술도 염분도 당분도 마다하는 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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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 아주 재미없어졌어요.

일만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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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고 갈 수 있을 만큼 캐라고 세 번 정도 얘기했건만,

많이도 캤어요.

흔들린 건 내가 아니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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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또 땅콩 엑스라지 두 단을 했네요.

 

근데, 당신!

걸음걸이가 틀려먹었어요.

신발 밑창이 닳은 모양을 보면 알 수 있어요.

팔자로 걷는군요.

그럼 고관절에 무리가 가고 척추가 굳어지면서 피로가 빨리 온다구요.

다음에 하나님한테 미리 얘기해서 교회 하루 빼먹고 걷기 하러 가요.

장염이 씻은 듯 나을 거예요.

 

감사해요.

평화로운 반나절, 부지런한 아침.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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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15 20:42

북한산 둘레길 걷기

일요일 이른 열 시에 수유역 3번 출구에서 만나요.

이 날은 농사 하루 쉬고 천천히 걸어봐요.

발바닥이 땅을 느낄 수 있는 굽이 없는 편한 신발을 신고 오세요.

간단한 도시락을 싸서 오세요.

짐이 많으면 걷기가 무거울테니 최대한 줄여보세요.

북한산 둘레길 중에 제일 좋은 곳은 우이령길이라지요.

이 곳은 미리 예약을 한 소수의 사람만 걸을 수 있어요.

우리도 예약을 하면 좋겠지만 이 날 참가자가 몇이 될지 가늠할 수가 없어서 우선은 일구간부터 걸어보기로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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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구간이 소나무숲길이네요.

소나무숲부시작해서 체력과 시간이 되는 만큼 걸으면 될 듯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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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삼구간까지는 걸을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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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가던지 덜 가던지, 힘이 드는 지점에서 마치기로 하고 편안한 마음으로 만나요.

이 날 인디언 걸음걸이를 배워볼 수 있을 거예요.

 

함께 하고 싶은 분은 누구라도 열시까지 수유역으로 와서 만나 함께 버스를 타고 가면 되요.

누구도 기다리지 않고 그저 모여진 사람들끼리 열시에 출발하겠어요.

그러니 미리 전화약속 같은건 하지 말기로 해요.

일요일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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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10 18:54

땅에서 난 콩이랑 솜

 

 날이 맑아서 빨간 고추 널어 말리기 좋다.

 호박이랑 박이랑 꼭지 떨어진 녀석들은 얼른 주워다가 얇게 썰어서 말린다.

 말리면 꼬들고 달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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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반은  지난 밤에 어두워서 다 못고친 자전거를 수리한다.

'정년퇴직교사 개집 짓듯'.

중얼중얼 긴사색 다시 중얼중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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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밭에 남은 수수를 마저 베고 땅콩을 적당량 캐고 벼를 베어 세워두고 박을 탈 예정이다.

하나씩 터지는 목화솜도 따 올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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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거.

사진은 무럭무럭 잘 자라고 있는 베라 솜씨.

저녁 먹고 나서 이야기 하면서 솜 속에 있는 씨앗 뽑아 모으는 것도 즐거운 일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목화가 뭐길래 그 멀리서

  생 사람을 잡아다가 일을

 시키구 그랬을까..."

 

  "그르게..."

 

  얼마나 서럽고 얼마나

 그리웠을까.

 

  "꽃부터 씨앗까지 다

  예쁜게 목화인거 같아."

 

  "응, 빨간 가지랑 잎도

   이뻐."

 

  "인도에서는 손에 들고

  다닐 수 있는 물레가

  있다던데... 여인들이

  기도하듯이 계속

  물레질을 할 수 있데."

 

  "간디가 쓰던거랑

  다른건가봐."

 

  "목화솜을 뭉쳐서 

 작은 열쇠고리를 만들구

 <빈농>이라고 써서

  나눠 갖는거야!"

 

  "팔아서 인도가자!"

    

  "팔릴까?"

 

 

"땅콩은 언제 캐는걸까?"

"백과사전엔 구월말에서 시월까지 서리 내리기 전이라고 써있어. 가지가 시들어 마를 때 쯤이랄까."

"오늘이구나."

 

한 사람씩 이고 질 수 있을 만큼의 양을 뽑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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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라는 머리에 이고, 데반은 가방에 넣어 들고, 라봉은 어깨에 메고, 골룡은 품에 안고 땅콩뭉치를 들고 왔다.

말리느라 거꾸로 세워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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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지러울거같다.

 

 밭에 심은 수세미는 오이 만 한데, 밭에 심은 고구마도 듬성듬성 한데,

 씨 떨어져서 절로 자란 마당 녀석들은 참 잘도 자란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둘 다 문 밖으로 나가 골목길에 접어들었고 앞으로도 갈 수 있다면 더욱 멀리 멀리 가보겠다는 자세다.

서리가 좀 늦게 내려주면 좋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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