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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엔딩을 꿈꾸며

7월 5일 대규모 촛불집회를 마지막으로 이제는 두달 넘어 계속된 촛불집회가 이제는 숫자만으로 보면 꺽이는 것 같다.

모든 것의 시작이 있으면 끝도 있는 법(오우 완전 할아버지 톤). 이렇게 2008년 봄과 여름을 달군 촛불집회도 끝이 보인다. 이명박 정권은 쪽팔리는 "추가협상"이라는 것에 내몰리고 수차례 담화라는 것을 내기는 해서 별로 없던 그나마 권위와 신뢰마저 바닥을 들어내버렸지만 그래도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라는 큰 목표에서 보면 성공을 한 셈이고, 촛불집회에 참가했던 시민들과 단체들도 쇠고기 수입 재개는 막지 못했지만 이명박 정권을 식물정권 비슷한 상황으로 만들었으니 성공한 셈이다. 모두 윈-원한 상황이라고 말할 수도 있을텐데 이러한 결과가 모두에게 해피엔딩으로 비쳐지지는 않는 것 같다.

신문을 봐도 대책회의 등에서도 앞으로의 진로를 두고 촛불을 계속 들지, 불매운동 등으로 전환할지, 주말마다 촛불집회를 열지 등으로 의견이 분분한 것 같다. 지식인 층에서는 오건호씨 같은 분은 "서민공공성연대"를 만들자고도 한 것 같다.

시작보다 끝을 하는 것이 항상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더군다나 원했던 목표라는 것을 달성하지 못했을 때 어떻게 끝을 맺어야하는가라는 문제를 생각하는 것만큼 피하고 싶은 일은 없는 것 같다.

촛불을 들었던 어떤 시민들은 진보정당에 자리를 잡기도 하고, 어떤 시민들은 아고라에서 아고라대학생연합이라는 것을 만들기도 한다. 촛불집회를 생중계했던 칼라TV는 새로운 매체를 만들려고 하는 것 같다. 이런 모습을 보면 2008년의 촛불집회가 단순히 집회를 넘어 많은 사람들에게 새로운 모색을 그것도 다양한 차원에서 고민하게 해준 계기라는 점은 어느 정도 분명한 것 같다.

가장 좋기로야 촛불집회를 통해서 약간은 모호하고 무질서하게 들어났던 이야기거리와 사람들이 토론하고 모이던 그 방식이 발전하고 정착되어 모든 참가자들이 그속에서 새로운 거리를 찾아갈 수 있겠다면 좋겠지만 그러기에는 지금의 어떤 틀도(민주노동당, 진보신당, 진보연대, 다음아고라)  좁고 부족한 공간 같다.

서구의 68혁명 세대들은 자신들의 경험을 가지고 문화공간과 디지털공간을 개척했다고 들었다. 암스테르담 디지털 시티 같은 거대 온라인 공도체를 주도한 사람들도 68세대였다.

내가 꿈꾸는 해피엔딩의 출발은 다음 아고라의 발전된 모습 어디쯤이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글쓰기에 추천기능으로 다양한 이야기거리를 끌어모으고 사람들을 거리로 모아낸 그 힘이 좀 더 밀도 있게 모일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내는 것이 필요한게 아닐까 싶다.

촛불을 드느냐 마느냐 불매운동이냐 아니냐는 그런 공간을 만들어내는 것과 함께 이야기되었으면 좋겠다. 뭐, 진보넷이 그런 공간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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