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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참 답답한 중생이다.

본격적인 백수생활도 이제는 한달하고도 반이 지나간다. 우리 나이로 서른 여덟살. 오 나이 꽤 많이 먹었다. 직장을 바꾸기를 이미 여섯번을 했다. 이제는 정말 하고 싶은 일이 있어야 할 것이다라고 각오를 하고 백수생활을 시작했지만, 아직도 뭘 하고 싶은지 모르겠다. 헐~

솔직히 어디서부터 출발해야 하고 싶은 일이 손에 잡힐지도 아직은 감이 안온다. 평생을 어찌보면 무난하게 살아온 덕분에 이모양일 것이다. 이제까지 살아오면서 돌아보면 내맘대로 살아온 것 같은데 지금까지 해온 선택이라는게 나도 모르게 어떤 정해진 틀에서 이루어져왔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뭐 결론은 뻔하다. 나 역시 잘못된 교육의 희생자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은 같은데, 그렇다고 그게 내 게으름을 완전히 덮어주지는 않는다. 국영수와 시험이 전부라고 생각하고 살아온 중·고등학교 시절, 어떻게 하면 폼 날까만 생각하면 산 대학시절.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지라는 물음을 스스로에게 던질 생각을 못했거나 피했다는 생각이 든다. 뭐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의 선택도 그리 다르지는 않았다 싶다.

인생이 어떤 직업을 어떤 일을 하느냐로 다 판결나지는 않겠지만 중요한 부분이니깐. 아직도 고민이다.

고등학교 시절 어영부영 본 적성시험에서는 인문계가 좀 우세하게 나오고 부모님은 역시나 판검사 같은 기대를 하실 때, 의사(그것도 한의사)가 되보겠다고 우겨서 이과를 선택했지만, 이놈의 갈대같은 간사한 나는 첫해 입시에 낙방하고 재수해서는 전산과로 진학을 했다. 자신의 꿈에 대한 확신이 없었다 싶다. 나름 고등학교 시절에는 시간을 내서 한의학 관련 책도 보고 했는데 말이다.

첫 직장을 선택한 것도 병역특례 받아보려고 하다가 아무 준비도 없이 지내다 선배가 원서 내는데 따라 내서 취직되고 유학도 가고 미국에서 직장 생활도 했지만 뭐 특별한 선택 기준이 있었다기 보다는 구하기 쉬운 일자리, 학교를 그냥 선택한 셈이다. 유학을 하고 나서 무엇을 해야지라는 목표가 없이 유학한 뻔한 결과다.

이제는 내 인생에도 목표가 생겼으면 좋겠다. 평생 별보는것이 좋다고 국민학교 시절부터 그 꿈을 지켜 천문학과 교수가 된 형을 알고 있다. 나도 그렇게 살고 싶은데, 아직은 늦지 않았다고 나 자신에게 타이른다. 그리고 이번만은 조바심 내지 말고 생각해보자고 다짐을 해본다.

얼마나 더 개기면 목표가 생길까? 모르겠다. 백수가 목표가 되면 어쩐담.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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