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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에서 찾기2008/05

나도 참 답답한 중생이다.

본격적인 백수생활도 이제는 한달하고도 반이 지나간다. 우리 나이로 서른 여덟살. 오 나이 꽤 많이 먹었다. 직장을 바꾸기를 이미 여섯번을 했다. 이제는 정말 하고 싶은 일이 있어야 할 것이다라고 각오를 하고 백수생활을 시작했지만, 아직도 뭘 하고 싶은지 모르겠다. 헐~

솔직히 어디서부터 출발해야 하고 싶은 일이 손에 잡힐지도 아직은 감이 안온다. 평생을 어찌보면 무난하게 살아온 덕분에 이모양일 것이다. 이제까지 살아오면서 돌아보면 내맘대로 살아온 것 같은데 지금까지 해온 선택이라는게 나도 모르게 어떤 정해진 틀에서 이루어져왔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뭐 결론은 뻔하다. 나 역시 잘못된 교육의 희생자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은 같은데, 그렇다고 그게 내 게으름을 완전히 덮어주지는 않는다. 국영수와 시험이 전부라고 생각하고 살아온 중·고등학교 시절, 어떻게 하면 폼 날까만 생각하면 산 대학시절.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지라는 물음을 스스로에게 던질 생각을 못했거나 피했다는 생각이 든다. 뭐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의 선택도 그리 다르지는 않았다 싶다.

인생이 어떤 직업을 어떤 일을 하느냐로 다 판결나지는 않겠지만 중요한 부분이니깐. 아직도 고민이다.

고등학교 시절 어영부영 본 적성시험에서는 인문계가 좀 우세하게 나오고 부모님은 역시나 판검사 같은 기대를 하실 때, 의사(그것도 한의사)가 되보겠다고 우겨서 이과를 선택했지만, 이놈의 갈대같은 간사한 나는 첫해 입시에 낙방하고 재수해서는 전산과로 진학을 했다. 자신의 꿈에 대한 확신이 없었다 싶다. 나름 고등학교 시절에는 시간을 내서 한의학 관련 책도 보고 했는데 말이다.

첫 직장을 선택한 것도 병역특례 받아보려고 하다가 아무 준비도 없이 지내다 선배가 원서 내는데 따라 내서 취직되고 유학도 가고 미국에서 직장 생활도 했지만 뭐 특별한 선택 기준이 있었다기 보다는 구하기 쉬운 일자리, 학교를 그냥 선택한 셈이다. 유학을 하고 나서 무엇을 해야지라는 목표가 없이 유학한 뻔한 결과다.

이제는 내 인생에도 목표가 생겼으면 좋겠다. 평생 별보는것이 좋다고 국민학교 시절부터 그 꿈을 지켜 천문학과 교수가 된 형을 알고 있다. 나도 그렇게 살고 싶은데, 아직은 늦지 않았다고 나 자신에게 타이른다. 그리고 이번만은 조바심 내지 말고 생각해보자고 다짐을 해본다.

얼마나 더 개기면 목표가 생길까? 모르겠다. 백수가 목표가 되면 어쩐담.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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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어폭스 -조테로: 참고문헌 데이터베이스 부가기능

참으로 훌륭한 프로그램을 만나게된 기쁨을 여러분들과 나누고 싶어서 글을 쓴다.
소개할 프로그램은 파이어폭스 브라우저의 부가기능(Add-on) 중에 하나인 조테로(zotero)라는 프로그래이다. 

설치는 파이어폭스 브라우저의 "도구" 메뉴의 "부가기능"을 선택하여 열리는 부가기능 관리창의 오른쪽 바닥에 있는 "유용한 확장 기능 찾기"링크를 눌러 찾아간 파이어폭스 부가기능 홈페이지에 가서 zotero로 검색을 해서 해당 페이지에서 설치 버튼을 누르면 된다.

왜 이 부가기능에 흥분하냐면 아마도 글을 쓰거나 하기 위해서 논문, 책, 웹페이지, 신문기사 등을 참고하고 나면 이런 참고자료를 나중에 다른 연구나 글을 쓰기 위해 검색 가능한 데이터베이스로 만들고 싶고, 논문이나 글의 끝에 참고자료 목록도 자동으로 만들어주고 하면 대단히 편하다. 이런 기능을 하는 상용 프로그램은 꽤 있지만, 공개소프트웨어는 거의 찾아볼 수가 없었다. 그런데 상용프로그램 뺨치는 기능을 가진 프로그램이 이 조테로다.

굳이 무슨 학술 연구를 하지 않더라도 어떤 주제에 관심이 있어 이것 저것 살펴보았다면 이런 관련 자료를 데이터베이스로 만들어둔다면 그저 한 번 보고 잊어버리고 나중에 다시 찾는 수고는 덜 수 있을 것이다.

주요한 기능을 살펴보면:

1. 당연하지만 참고자료마다 자료의 유형(보고서, 학술논문, 웹페이지 등)에 따라 저자, 발행인, 발행날짜 등을 적고 저장하는 기능이 있다,

2. 저자 등의 정보를 일일이 손으로 쓰는 것이 귀찮다면, 혹시 논문이나 책 정보가 구글 스칼라 검색엔진이나 아마존 인터넷서점에 있는지 검색을 해보고 해당하는 결과가 있다면 그 검색 결과에서 자기가 원하는 논문, 책 등을 그냥 선택만 하면 자동으로 참고자료 항목이 저장된다. (아 감격이었다. 다음 전문자료 검색에서 검색된 국내 보고서나 논문 등도 자동 항목 생성이 가능하다. 문제는 구글 스칼라에서 나온 한글로 된 자료항목은 아직은 오류가 나며 저장이 안된다. 조만간 해결이 된 버전이 나오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3. 지금 보고 있는 웹페이지를 참고자료 DB에 추가하고 싶으면 바로 버튼 클릭 하나로 가능하다. 현재 페이지의 내용을 자신의 컴퓨터에 저장하는 것도 가능하다. (다른 파이어폭스 부가기능인 ScrapBook하고 겹치는 기능이어서 솔직히 고민스럽다.  나는 ScrapBook을 점차 안쓰게 될 것 같은 느낌이다.)

4. 만약 논문을 쓰고 있다면 자신이 쓴 논문을 제출하는 저널이 요구하는 포맷으로 참고자료 목록을 만들어야 하는데, 자신의 조테로 DB에서 참고자료 목록에 포함시킬 자료항목을 선택하고 이 목록을 참고문헌 목록을 만드는데 포맷을 이미 조테로가 가지고 있는 여러 저널 포맷 중에 하나를 선택해주면 자동으로 전체 목록을 포맷을 해준다. (하물며 위키피디어에서 쓰는 참고문헌 포맷도 있다.)

이 프로그램도 보니 미국 정부의 지원으로 대학에서 개발한 것이다. 지금 서버를 통한 참고자료를 연구자 사이에 공유하는 기능도 만들고 있다고 한다.

구글 노트나 ScrapBook 같은 기능을 쓰던 사람들이나, 인터넷에 좀 깊이 있는 글을 쓰고 싶어서 참고문헌 목록을 관리하는 사람, 학술논문을 써야하는 사람, 위키피디어에 글을 쓰는 사람들의 경우 한 번은 꼭 써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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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공유 - 미국 정부지원 의학 연구 공개 아카이브 - PubMed Central

미국에서는 4월 중순부터 미국국립보건원(NIH, 국방부를 제외하고는 가장 큰 공공부문 연구·개발 지원을 하고 있지요)의 지원을 받은 연구 보고서(저널 논문 등)를 1년 이내에 인터넷에 공개하도록 하는 규정이 발효되었습니다. 이러한 자료는 PubMed Central (http://www.pubmedcentral.nih.gov/)사이트에서 디지털로 접근이 가능합니다.

정부의 지원을 받은 연구의 결과들이 공중에게 공개되는 것이 비싼 저널을 구독할 수 없는 학술·연구기관이나 개발도상국의 연구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것 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최신의 의학 정보를 접할 수 있어 건강을 지키는데도 도움이 되겠지요.

아쉬운 점은 공개가 1년 이내라고 되어 있어, 더 빠른 공개가 안된다는 점이네요. 그래도 얼마나 부러운지 모릅니다. 이 나라에서는 정부가 앞장서서 지적재산권(저작권, 특허권 등)을 보호해야한다고 하면서 공개보다는 개인의 재산으로 만드는데 혈안이 되었는데 말이지요.

아무리 생각해봐도 미국과 한국, 두 나라다 지적재산권을 강화하는 흐름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고 해도 두 나라 사이에 존재하는 차이도 무시할 수 없는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미국이 아무리 막나가는 자본주의 국가라고는 해도 학계만이 아니라 사회 전반에 그래도 지식은 사회의 것이라는 것, 지식을 공개하는 것이 사회와 학문의 발전에 바람직하다는 의식이 면면히 이어지는 것 아닌가 싶네요. 계몽주의와 같은 사조의 영향이 면면히 이어지는 것 아닐까 싶네요. 그런데 우리 학계나 사회에 지식과 사회, 지식과 학문에 대한 이런 기본적인 인식이라는게 존재하나 궁금해지지만 이런 사상적 뿌리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좀 드네요.

관련 방송
Science Friday

"Public Access to NIH Research" (broadcast Friday, April 11th, 2008).

http://www.sciencefriday.com/program/archives/200804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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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집회 단상 - 너희들의 나라

광우병을 계기로 촛불집회가 연일 계속된단다. 집회에 참여하는 다수가 중고등학생이라는 것에 많은 사람들이 놀라고 또 놀라고 있다. 뭐 어떤 사람들이야 어린것들이 뭘 안다고 나서느냐 아니면 분별이 없어서 선동에 놀아나고 있다고 열심히 떠들어대는가보다.

내가 언론 등을 통해서 보면 학생들이 주장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데 뭐가 문제라고 이 학생들을 불온시하는지 좀 모르겠다는 생각이 처음에는 들었다. 그런데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이 학생들이 온갖 정치적 좌와 우로 현 체제 나누고 유지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가장 위협적인 존재일거 같다.

도대체 좌와 우를 막론하고 그들이 대변한다고 주장하고 공동체의 범주로 제시해왔던 국가, 민족 그리고 계급 어느것하나 이 학생들에게 자신들을 진정으로 대변하고 포괄하는 공동체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 이명박이 어른들에게 대놓고서야 당신들이 원해서 나를 뽑은 것 아닌가라고 강변할 최소한의 근거라도 있겠지만, 이 학생들에게는 어떤 절차와 정당성을  통해 자기가 그들의 대통령이라고 주장할 수 있을까? 부모들이 이들을 대신해서 정치적인 결정을 해주었다고 아마도 우길 것이다. 그런데 누군가를 대신하기 위해서는 그 누군가가 무엇을 어떻게 대신해달라고 맡겨주어야 하는 것 같다. 나도 초등학교 2학년 딸을 둔 아빠지만, 내가 딸의 모든 의사를 대신해서 결정해주겠다고 한다면 우리 딸이 그러라고 할까 생각을 해보면 절대 그럴리가 없는 것 같다. 나와 딸과의 상호 관계는 그래서 끝 없는 갈등과 협상의 연속일 수 밖에 없는 것일 게다. 나로서는 아직도 완전히 받아들일 수는 없지만 그래도 이러한 협상을 현실로 받아들일려고 노력중이다.

이 학생들에게 선진한국의 영광을 위해서, 하나된 조국의 영광을 위해서, 아니면 계급적 단결을 위해서 어른들이 제시하는 이러저러한 일들에 동의(더 정확히는 아마도 복종)하고 조국(민족) 또는 계급에 대한 소속감, 연대의식, 또는 충성심을 가져라라고 주장하는 일이 얼마나 허망한 것인지는 명확하다.

이들은 한번도 이 조국(민족)과 계급에 일원으로 자신을 포함시켜줄 것을 요구한 바가 없고, 조국과 계급은 이들에게 들어올지 말지를 물어본 적도 없다. 나이가 들면 그냥 가입되는 거라고 얼버무리고 말뿐이다.

지난 4월 총선의 투표율은 19세미만은 아예 계산에서 빼고도  46.1% 밖에 안됐다. 좋다 투표권 없는 청소년들을 과감하게 유령쯤으로 생각한다고 해도 이 나라는 도대체 누구의 나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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