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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나누는 대화

밤에는 홍아와 서로 엄청 짜증을 내며 잠을 이루지만(그런데 어린이집을 그만 두고 편안하게 잠을 자는 날이 많아지고 있다.)

아침이 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우린 사랑의 대화를 나눈다.

 

홍아가 아침에 일어나면 하는 말은 대개 두 가지인데

하나는 '엄마, 일어나서 나랑 놀자아~~'

또 하나는 '아 엄마 참 예쁘다아~~~'

 

아, 하나 더 '엄마 안아주세요~~'

 

그러고는 작고 따스하고 고운 손으로

'엄마 예쁘다' 그러면서 내 볼이나 머리나 팔, 다리를 쓰다듬는다.

 

내가 '나는 홍아가 엄마 딸이라 참 행복해. 나는 홍아랑 사는 게 참 좋아.'

하면 홍아도 '나는 엄마가 홍아 엄마라 참 행복해. 나도 엄마랑 사는 게 참 좋아. 엄마 사앙해(사랑해)!' 그런다.

 

오늘 아침엔 '엄마 사랑하게 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그런다.

 

오아 @@

이 말은 우리가 하는 말의 의미와는 다를 수도 있다.

자기가 나를 사랑하는 것이 고맙다는 뜻일 수도 있지만, 엄마가 자신을 사랑해서 고맙다는 뜻일 수도 있다.

홍아는 엄마나 아빠가 무언가를 잘못했으면 울며 '엄마, 미안해!' 하니까.('엄마, 나에게 미안해라고 해'라는 뜻)

 

둘 중 무어든 사랑과 고맙다를 함께 생각하다니..

그리고 이리 나를 사랑하다니...

 

내 엄마는 홍아와 나의 사랑이 깊은 것을 걱정한다.

내 사랑이 '지나치게' 깊어서 홍아가 나와만 있으려 하고 외부 세계에 적응을 못 한다 한다.

아이를 잘못 키우는 거라고, '남들처럼' 무던하게 키우라 한다.

(나는 이런 말을 들으면 엄마는 나를 어떻게 키웠을까, 하고 슬퍼진다.)

 

시부모님들도 홍아가 엄마에게만 붙는 것을 문제라 여기시는 듯.

엄마가 아닌 외부 세계에 불안을 느끼며 엄마 품에 계속 있으려 하니까..

 

그런데 사랑하는 마음을 왜 감추어야 하나.

이렇게 엄청나게 솟아나와 서로를 행복하게 하는 사랑을.

이 사랑은 평생 홍아와 나의 든든한 힘이 될 것이다.

 

지금은 홍아가 외부에 불안을 느끼며 엄마 곁에 있으려 하지만

용기를 내고 호기심이 생겨 바깥으로 나가고 싶을 때

엄마를 마음에 두고 더 씩씩하게 나갈 수 있지 않을까.

나는 그럴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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