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당신이 미워

  • 분류
    이야기
  • 등록일
    2009/09/12 01:24
  • 수정일
    2009/09/12 01:24
  • 글쓴이
    파란꼬리
  • 응답 RSS

또 불쑥 그에 대한 미움이 솟아 올라 잠을 못 이룬다.

열이 오르는지 가슴팍에 열꽃이 돋고 가렵다.

 

뭐 무슨 새로운 일이 있던 것은 아니다.

 

그간 알지 못했던, 수면 위로 떠올리지 못했던

감정들이 새삼 새록새록 떠오른다.

 

당신은 참 자기 중심적인 사람이다.

남에게는 칼끝처럼 날카로우면서 자신의 실수에는 관대하다.

당신과 생각이 다르면 생각이 없는 사람이다.

자신의 화를 주체 못 하고 다른 이를 때린다.

 

어린 시절 불우했던 당신의 가정사가 당신에게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가 보여.

 

나를 참 무섭고 불안하게 했지만

나의 인정과 믿음은 불안한 당신의 마지막 보루여서

난 표현도 못 했다.

내가 끈을 놓으면 당신은 죽어버릴지도 몰라.

진짜로 죽는 것. 몸의 생명이 끊기는 것.

아 무서워.

 

어렸을 때부터 억눌려 훌쩍이던 마음이 막 올라와

요즘은 그냥 갑자기 불쑥 마음 속으로 당신에게 막 퍼부어댄다.

 

당신이 내 마음을 알면 당신 삶이 좌절스러울지도. 우린 사랑했는데 억울할지도.

 

부딪히고 이 마음을 당신에게 직접 보여줘야 할까.

이미 늙은 당신은 내 마음의 당신은 아닌 걸까.

 

부딪힐 생각만으로도 나는 쫄아드는데.

내가 받을 상처 뿐 아니라 당신이 흘릴 피도 미리 보여서 겁이 나는데.

 

하지만 나도 아프단 말이다.

난 참 많은 시간을 안 아픈 척 지냈단 말이다.

 

그러니 이젠 당신 좋았던 모습도 가물가물해.

 

치우친 마음이겠지. 모든 걸 덮어버리는 미움.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댓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