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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성장일기] 갈수록 못되게 구는 탐앤탐스! 그리고 비정규직 노동자대회에 참여한 날

농성장 일지

  * 이 글은 여성가족부 앞에서 농성중인 피해 노동자 분이 직접 작성하신 글입니다.

 

청계천앞 여성가족부옆 탐앤탐스에서 요새 가끔 충전을 했다. 그동안은 다른쪽의 하나은행에서 충전을 했었는데 얼마전 스마트 폰으로 휴대폰을 바꾼 뒤로 탐앤탐스에 가서 커피도 마시면서 전화기도 충전을 한것이다. 오전에 충남에서 오신 동지들이 날이 춥다면서 탐엔탐스에서 커피며 빵을 사주고 갔다. 그때 밧데리를 꽂아 둔것을 깜빡 잊고 있다가 나중에 빼러 들어갔더니 지점장이라는 여자가 여기다가 충전하면 안된다고 내가 지금 이것을 빼겠다고 하면서 재수없다는 표정으로 기분나쁘게 쳐다본다. 휴대폰도 전기새가 나간다고 큰소리로 말한다. 내가 하도 어이가 없어서 지금 빼로 들어온거고 뽑아도 내가 할테니 손대지 말라고 하며 내가 수시로 여기와서 커피를 팔아주고 나를 보러오는 사람들이 전부다 여기서 커피를 사주고 가는데, 그리고 오늘도 오전까지 여기서 커피를 마셨는데 총전좀 하면 안되나, 내가 여기서 그동안 보니 하주종일 잠을 자는 사람도 보았고 관광객들도 수시로 들어가서 화장실도 사용하던내 너무한거 하니냐 했더니 그래도 안되고, 지금 이순간에 커피를 안시켰으니 아줌마는 고객이 아니거든요. 하는것이다. 정말 기막혀서 탐앤탐스 직원 얼굴을 보면서 나이로는 자식같은 나이 또래라 차마 막대하지도 못하고 그래 니가 무슨 잘못이겠냐, 위에서 시켰겠지. 근대 시킨넘이나 시킨다고 하는 것이나 다 똑같다 생각하면서 나왔다.

 

내가 길바닥에서 텐트치고 이렇게 산다고 제네들까지 우습게 여기는구나. 오히려 나보다 제네들이 더 불쌍하게 일하고 있는데 말이다. 지내들이 일하고 있는 탐엔탐스 화장실에서 볼일도 못보는 처지면서 머가 그리 잘났다고 나를 깜보는지 맘이 안좋았다.

 

수정씨한테 탐엔탐스 얘길했더니 “언니는 그걸 그냥 두고왔어. 확 머리채를 잡고 흔들어버리지 가만두고 나오면 어떻게.”그러더니, 안그래도 신경쓸게 얼마나 많은데, 하더니 시중에 제일좋은 태양열충전기를 사주었다. 그동안 탐엔탐스 때문에 받아왔던 스트레스가 심했는데, 수정씨는 해결사같다. 뭐든 말만하면 어려운 문제들을 해결해준다. 태양열 충전기 고마워요. ^^

 

오늘은 지원대책위 주간으로 촛불문화제가 있는 날인대, 초저녁부터 은근히 기대가 되었다. 주점도 대박이고 국정감사도 대박이 났다는데 그뒤에 하는 문화제니 오늘문화제도 대박이겠지 한것이다. 그런데 시간이 다 되어가는데도 동지들이 너무 안보인다. 그져 몇분밖에는 안오셨다. 나는 홰 그럴까, 왜 이렇게 사람이 안오지. 하면서 마음에 기운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내가 이러면 안되지. 이럴때도 있는거지. 50일도 100일도 아니고 이런날도 있는거지 하면서 스스로를 위로했다. 그런데 뒤풀이때가 되지 역시 또 대박이다. 진보신당 철농이라 청년당원들이 무지 많이 온것이다. 우리집은 항상 풍성하다.

 

요번 토요일은 비정규직 철폐 전국대회가 있었다. 많이 모였다. 농성장을 비울수가 없어서 한사람은 남아야 하기에 수정씨가 “언니가 가요. 내가 여기 있을게요. 맨날 여기에만 있으니 답답하쟎아요. 사람많이 모이는데 가서 힘좀 내고와요.” 해서 내가 갔다.

정말 많이 왔다. 옆에 건설노조도 엄청왔다. 건설의 깃발이 왜그리많은지 폰으로 사진을 찍었다. 찍다보니 눈에 띄는 깃발이 보였다. 구자혁동지네 깃발, 진보신당 깃발이 무지 크다. 구자혁 동지가 생각이 났다. 조금 있으니 전주 깃발이 행사장으로 들어오는 것이 보이고 그 깃발을 김형우 부위원장님이 들오들어온다. 비정규직 담당부위원장으로 있다가 임기가 끝나 전주로 가더니 머리가 더 하얘지신것 같다. 한참을 있으니 구자혁동지에게 문자가 왔다. ‘재능동지들 후원금 마련 왕만두는 배달도 가능합니다. 고기감두, 김치만두 각각 1500원, 음료수 1000원입니다’ ^^ 만두를 파는지 몰랐다가 연락받고 손동지랑 성웅동지랑 가서 사먹었다. 천연향비누도 현숙동지가 사주고 조성웅동지가 맆글로스도 하나 사주었다. 마무리 집회를 청계광장에서 했기에 거리행진을 하며 들어왔다. 발언대가 높아서 그런가 원래 멋있는것일까, 이날따라 권수정 동지가 굉장히 멋있게 보였다. 역시 높은데 올라가서 떡 버티고 있으니 더 멋있는것 같다.

 

비정규직노동자대회가 끝나고 그 많던 동지들이 전부다 청계천을 빠져나간뒤 여성가족부앞 청계천에는 평소에 그 많이 있던 시민들 조차도 없이 여성가족부앞에 덩그러니 혼자 남아 버렸다. 정신없이 여기저기 뒹둘고있는 쓰레기들만 바라보다가 갑자기 만이 텅 비어버리는 허한 맘이 들어버렸다. 그런맘을 다 잡아먹고 주변을 살피며 집청소를 했다. 쓰게기를 주어 모아 버리고 창고와 깔판을 깔끔하게 정리하며 내 속이 시원하도록 말끔히 정리를 했다.

그러는 동안에 어느새 조용했던 청계광장에는 다시금 시민들로 붐비기 시작했고 저녁때라서 그런지 가족들이 많이 보인다. 치우고 났더니 조금 목이말라서 그 전날 붉은목소리 동지들이 사다 주어소 깍아먹고 남은 단감을 꺼내서 아무렇지 안은철 하면서 혼자 맛있게 각아 먹었다. 그사이 두명의 동지들이 인사를 하고 가신다. 아무래도 안되겠다. 단감을 먹고있지만 사람들이 다 나만 쳐다보는것 같다. 용현동지에게 전화를 했다. 어디냐고, 나랑 같이 놀자고, 그러던 중에 사노위 유현경동지가 왔다. 얼굴만 알고 이름은 모르는 여성동지 한분도 같이 왔다. 그 동지가 아주 진한 곰탕을 포장해 왔다. 정말 진국이었다. 맛있게 먹었다.

 

조금후에 구자혁동지와 케콘, 진보신당 청년당원들이 왔다. 구자혁동지에게 재능지부동지들이 혹시 텐트는 새로 쳤는지 물어보았는데 못치고 그냥 왔단다. 큰일이다. 날이 점점 추워질 것인대 걱정을 했다. 빨리 조그만 텐트라도 설치했으면 하는것이 내 마음이다. 그 자리에서 여성동지 한명이 한잔하더니 아까 여기서 발언하던 그분이 위원장님이시냐고 “언니 대리인이여.”했더니 꼭 위원장 같았어요 한다. 그때 나는 처음에 높이가 그런줄도 모르고 그곳에 그 많은 사람들이 있는데서 막 외치는데 딱 생각하는 인물이 있었다. 성녀 잔다르크가 떠올랐지 했다. 이 자리에는 수정씨가 없어서 우리의 대화를 모른다. ^^ 현경동지가 “언니 잔다르크는 머리가 아주 길어요. 수정동지 이미지는 머리가 짧아서 아녀.” 한다.

 

탐엔탐스에서 틀어논 음악 때문에 두시가 넘어서 잠을 깼다. 완전 제정신이 아니다. 텐트를 옮기지 않았을때와 똑같이 들린다. 아니 그것보다 더 크게 틀어놨다. 새벽에 첫차를 타고 아산에 내려가야 하는데, 그러려면 잠을 좀 자야하는데 도저히 다시 잠들수가 없다. 도대체 왜 저려냐고. 추워서 나가기 싫은대도 밖으로 나가봤다. 손님도없고 새벽에 무엇 때문에 저러는지 알수가 없다. 편의점으로가서 쌍화탕을 하나사서 먹으면서 먼 음악을 저렇게 크게 틀었을까, 했다. 새벽 5시 10분까지 한숨도 못자고 꼬박 새우고 강남터미널로 갔다. 고속버스는 히터를 틀어주어 차안에서 가는내내 잠을 잤다.

 

집에왔다. 버스에서 푹 자고 났더니 어느새 온양이다. 주일날이라서부지런히 씻고 예배를 드리고 가을 대심방기간이라서 오늘 오후레 우리집에서 예배를 드리기로 했다. 거기다가 요번에 속회 순서가 우리집이다. 낮예배 마치고 연이어서 2번이나 예배를 더 드렸다. 원래는 평일날 해야하는것인데 월요일이면 서울 농성장을 가야하기 때문에 하루에 무리해서 다 드린것이다. 요번주는 ‘서울 농성장 권수정 대리인’ 이름으로 감사헌금도 드렸다.

 

사노위 서울대표 임용현 동지 와 아침에 연락을 했는데 어쩜 예쁜 짓을, 가족과 함께 벌써 아침 7시 예배에 참석하는 중이란다. 비록 부모님이 와서 예배드리라고 해서 간거지만 순종이 제사보다 났다했으니 부모님 말씀에도 순종하는 아주 착한 서울대표 동지다. 때론 미안하고 어떨때는 정말 고마운동지다. 어쩌다보니 우리 농성장 집회신고 전담이 되어 버렸다. 요즘은 재능농성장에 보일러를 깔고 우리집도 깔아준다고 벌써 줄을구해왔다. 이렇게 진솔한 동지에게 날씨도 추워지는데 하루빨리 참한 여자친구가 생겼으면 하는 맘이다.

 

충남에서 작년 겨울부터 아산공장앞에서 농성할때부터 알게된 동지부부 구재보, 조지영 부장이 우리 주점하는날에 집에서 담근 매실을 한병 가져왔다. 배탈날때마다 마시하고 서울상경 농성중에 서초소에 있을때 결혼식을 봤다. 구재보 동지는 옥동자 같았고 조지영부장은 한 마리 학 같았었다. 조지영 동지에게 전에 얘기했던 말이 생각난다. 금속 정유림 부장도 결혼하더니 아이 가져서 휴직해야 하는데, 조지영동지는 나중에 아기갖으라고 농담했던 말이 생각이 났다. 유림동지처럼 예쁜 아기를 낳으면 아빠를 닮아 엄청 귀여울것 같다. 시청 비정규직 노동자대회때에 나에게 예쁜 잠바를 주고갔다. 진짜 예쁘다. 교회에서 야유회를 간다는데 그때 입고가면 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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