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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아산 사내하청 성희롱/부당해고에 맞선 여성노동자 투쟁의 당당한 승리를 환영하며]
모든 여성노동자들은
성희롱/성폭력이 없는 일터에서 일할 권리가 있다!
끈질긴 투쟁 끝에 모두의 바람과 염원대로 현대차가 우리에게 굴복했다!
현대차 글로비스 대표와 형진기업 대표가 우리의 요구를 모두 받아들임으로써, 오늘(12월 14일) 노사는 최종 합의서에 서명을 했다. 합의안에는 우리의 가장 기본적 요구였던 ‘피해자 원직복직, 가해자 해고’는 물론이고, ‘해고기간 동안의 임금 보전’(해고기간 동안 산재승인으로 인한 휴업급여를 제한 차액을 보전하는 것)과 ‘성희롱 예방교육을 강화하고 재발방지를 위해 노력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1년 반 동안 힘겹지만 당당하게, 또 누구보다 강하게 싸워온 피해 여성노동자 동지와 대리인 동지, 그리고 이 투쟁의 정당성을 지지하고 마치 내 일처럼 함께해온 수많은 동지들이 만들어낸 성과이다.
피해자와 연대단위들이 지속적으로 현대차의 책임 있는 태도를 요구했음에도 불구하고, 현대차가 직접 교섭 자리에 나오지 않은 것은 끝까지 분노스러운 점이다. 현대차는 지난 ‘사내하청 정규직화’ 대법판결을 무시하고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문제는 우리와 관련없다’는 태도를 일관되게 유지하며, 이번 사태에서도 뒤에서 글로비스를 조종할지언정 끝내 문제 해결의 책임 있는 주체로 나서지 않았다. 그러나 아무리 관련성을 숨기고 싶어도, 지난 4차 동시다발 1인시위에서 해외단체와 개인들이 전 세계 곳곳의 현대차 영업소 앞에서 1인 시위를 진행한 직후에 글로비스가 (다급한 태도로!) 교섭 요청을 해왔다는 점은 현대차의 직접적 지시가 있었다고 해석할 수 밖에 없는 부분이다.
성희롱이 발생했을 때, 피해자를 보호하고 가해자를 처벌해야 한다는 당연한 상식이 통하는 현장이 만들기 위해 이렇게도 오랜 시간이 걸렸다. 해고된 지 1년 3개월 가까운 시간이 흘렀으며, 구타와 언어적 폭력에 고스란히 노출되어 힘겹게 투쟁해야 했던 아산공장 앞에서의 시간들도 있었다. 현대차뿐만 아니라 여성가족부와 국가기관들에 문제 해결을 요구하면서 상경농성투쟁을 시작한지는 197일차 되는 날이었다. 시민들의 전폭적인 지지와는 대조적으로 국가기관들의 조사 과정에서 무수한 2차 가해가 있었고, 현대차는 국정조사에서 피해자를 비방하는 허무맹랑한 주장이 가득한 문건을 뿌렸으며, 여성가족부 장관은 “법적으로 승리하더라도 4-5년이 걸리고 복직도 확실치 않으니, 다른 일자리를 알아보는 게 어떻겠냐?”라는, 여성가족부 장관으로서의 자질을 의심케 하는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하지만 현대차가 틀렸다. 여성가족부 장관이 틀렸다. 성희롱 당한 여성노동자를 해고하면 안 되고, 가해자를 처벌하고 피해자를 보호하는 것이 올바른 답이다. 성희롱 당한 여성노동자가 현장을 떠나는 것이 아니라, 성희롱이 만연한 현장을 바꿔내는 것이 답이다. 이것이 우리의 상식이자 신념이었고, 농성장으로 모여드는 끝없는 지지와 연대는 그것의 정당성을 증명해주었다. 최근 민주노총 여성위원회에서 조합원들을 상대로 실시한 성희롱 실태조사에 따르면 최근 2년간 성희롱을 경험한 여성노동자가 30%에 이른다. 현대차 아산 여성노동자의 승리가 중요한 이유이다. 앞으로 수많은 여성들이 일터에서 당한 성희롱을 그냥 꾹 참는 것이 아니라 이 사례를 떠올리며 항의하고, 투쟁할 수 있는 강력한 근거가 될 것이다! 앞으로도 계속될 여성노동자들의 투쟁의 길에, 전국학생행진도 언제나 든든한 연대단위로서 함께하겠다.
∥신자유주의에 맞서 대안세계화로! 전국학생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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