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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사내하청 성희롱 사건 손해배상
판결에 대한 규탄 성명서
현대자동차 아산공장 사내하청 성희롱 부당해고 피해 노동자가 산재 승인을 받고 원직복직한지 반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성희롱 사실을 인정하여도 피해자는 원직복직이라는 자신의 당연한 권리를 찾기 위해 현대자동차 공장 앞에서, 여성가족부 앞에서 차가운 길거리에서 그렇게 일 년이 넘는 농성을 해야 했다. 성희롱 사실을 알렸다는 이유로 자신이 14년 동안 일하던 현대자동차 공장에서 더 이상 일을 할 수 없게 됐음에도 해고 한 업체가 폐업을 했다는 이유로 피해 노동자의 복직을 책임질 곳이 없다는 것이 이 지난한 싸움의 가장 큰 이유였다.
폐업한 업체도, 현대자동차도 고용노동부도 여성가족부도 모두 피해자의 고통과 원직복직에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을 때 피해자는 스스로 싸우며 직장내 성희롱 산재인정과 가해자 처벌, 사업주 형사 처벌을 받아내었다. 그리고 원직복직까지 쟁취하였다.
판결문은 해고자인 사내하청 업체 사장의 책임을 없애버렸다.
그런데 피해자가 성희롱 가해자 2인, 자신을 해고한 업체의 사장, 현대자동차를 대상으로 제기한 소송에서 서울중앙지방법원의 김모 판사는 피해자의 눈에서 다시 한 번 피눈물이 나게 할 판결을 내렸다.
우선 판결은 성희롱 피해자를 해고한 업체의 사장에 대해 이 자가 대표이사라는 이유로 사용자 또는 사업주로서의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하였다. 주식회사에서 일어난 일은 주식회사 법인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이 법상의 논리는 사내하청 비정규직 노동자가 성희롱을 당했을 때 폐업만 하면 사장의 책임이 없어지게 된다는 말이다. 예방의 의무, 관리감독의 의무 소홀에 대해 면죄부를 이와 같은 판결은 수많은 간접고용노동자들의 인권과 노동권을 위협하는 판결이 아닐 수 없다. 또한 판결은 사장이 이미 남녀고용평등법 14조 2를 위반한 행위, 피해자에게 고용상의 불이익을 준 행위로 형사 처벌을 받았음에도 본 행위사실에 대한 판단은 하지 않고 직접적인 성희롱 가해자들을 관리 감독하는 자로 볼 수 없다는 이유만으로 기각하였다. 이는 판결이 당연히 해야하는 사건에 대한 명확한 파악조차 제대로 안한 결정이라고 볼 수 밖에 없다.
현대자동차 공장 안에서 일어난 성희롱은 현대자동차가 책임져야 한다.
둘째로 판결은 현대자동차의 책임을 묻지 않았다. 사내하청 노동자가 성희롱 피해를 당했을 때 원청 사용자는 책임을 져야한다. 그 책임은 묻지 않은채 가해자들의 문자메세지 발송과 전화 통화가 사적인 수단을 통하여 토요일과 한밤중에 일어났다는 이유로 현대자동차에게 “사무집행 관련성 또는 사용자 측의 예측 가능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주장은 기괴하기까지 하다. 성희롱은 은밀한 공간에서 사적인 방법으로 이루어지기 마련이며 남녀고용평등법 시행규칙에는 전화통화를 포함하여 음란한 농담을 하거나 음탕하고 상스러운 이야기를 하는 행위가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친절히 명기까지 해 놨다. 사적인 경로로 벌어지는 성희롱 행위를 예방하기 위해 법은 사업주가 예방교육을 1년에 한번 이상 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피해자는 현대자동차 아산공장에서 소나타와 그랜저를 14년간 만들면서 직장내 성희롱 예방교육을 한 번도 받은 적이 없다. 이것만 보더라도 현대자동차는 관리 감독의 의무를 소홀히 했다는 것이 명확한데, 판결은 사용자의 예측가능성이라는 애매한 표현으로 현대자동차의 책임을 없애기에만 급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성희롱 사건의 특수성을 무시한 판결문이다.
셋째로 판결은 문자와 음성 녹음 외 가해자들의 육체적 성희롱, 언어적 성희롱 주장은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모두 인정하지 않았다. 성희롱 사건은 명확한 증거를 남기기 어렵고 주변 사람들이 없는 가운데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으며 권력관계의 상급자가 가해자임으로 주변 동료들이 증인으로 나서기 어려운 경우가 일반적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피해자의 일관성 있는 주장을 증거를 찾아볼 수 없다는 이유로 성희롱으로 인정하지 않는 판결이 수많은 성희롱 피해자들에게 입 다물고 참고 살라는 얘기 밖에 되지 않는다는 의미와 다름 아님을 판사는 알고 있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성희롱 피해자의 권리, 간접고용노동자들의 권리를 찾아야 한다
성희롱의 문제가 가해자와 피해자의 개인의 문제가 아닌 구조적인 문제임을 명확히하면서 사업주 의무 및 처벌 사항을 법에 명기하고 산업재해로까지 인정받은 것은 십년이 넘는 지난한 싸움을 통해 획득한 결과이다.
현대자동차와 업체 사장에 대한 책임은 묻지 않은 채 성희롱 가해자에게만 손해배상을 선고한 판사는 직장내 성희롱에 대한 기본적인 인식도 없으며 남녀고용평등과일가정양립지원에관한법률 한 번 제대로 읽었는지 의심스러울 정도이다.
이에 지원대책위원회는 본 판결을 바로잡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임을 밝힌다. 본 판결은 우리가 지원하는 피해자 개인의 문제만이 아니라 성희롱 피해자, 간접고용노동자 모두의 권리를 위협하는 것이 명백하기 때문이다.
2012. 8. 21
현대자동차 아산공장 사내하청 성희롱
부당해고 피해 노동자지원대책위원회
노동자연대다함께,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여성인권위원회, 사회주의노동자정당건설공동실천위원회, 사회진보연대, 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연맹, 전국금속노동조합,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서울본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여성위원회, 전국여성연대, 전국학생행진, 지구지역행동네트워크, 진보신당 여성위원회, 통합진보당 여성위원회,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민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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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사내하청 성희롱 피해자 원직복직 합의[경향신문] 2011년 12월 14일(수) 오후 09:4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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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cebookTwitter가 가| 이메일| 프린트 ㆍ197일 만에 ‘눈물의 승리’
“하늘을 날아갈 것 같은 느낌입니다. 1년 넘게 대기업과 싸워서 이겼다는 것이 뿌듯합니다. 직장 내 성희롱으로 고통받는 다른 피해 여성들에게 하나의 성과를 남긴 것 같아 정말 기쁩니다.”
현대차 아산공장의 사내하청 노동자로 일하다 성희롱을 당하고 해고된 김순옥씨(46·가명)가 해고된 지 1년4개월 만에 복직을 이뤄냈다. 원직복직과 가해자 처벌을 요구하며 상경투쟁을 벌인 지 197일 만이다.
김씨와 금속노조, 현대자동차 물류담당 회사인 글로비스, 글로비스의 사내하청업체 형진기업은 14일 오전 서울 중구 정동 금속노조 회의실에서 김씨의 원직복직을 위한 노사합의에 조인했다. 이들은 김씨를 내년 2월1일자로 형진기업에 원직복직시키고, 해고 기간 동안의 임금도 지급하기로 했다. 김씨가 해고당한 뒤에도 남아서 일을 계속한 가해자는 회사를 떠나게 됐다. 이들은 김씨를 성희롱한 회사 간부를 내년 1월31일자로 해고하기로 합의했다. 형사상 고소·고발도 모두 취하하기로 했다. 노사는 또 근무환경에서의 불이익 금지, 업체 폐업 시 고용승계, 직장 내 성희롱 예방 프로그램 도입 등 재발 방지 대책에도 합의했다.
2009년부터 회사 간부 2명에게서 지속적 성희롱을 당해오던 김씨는 견디다 못해 지난해 9월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냈다. 그러나 김씨는 오히려 “인권위에 진정해 물의를 일으켰다”는 이유로 보복성 해고를 당했다. 김씨가 다니던 하청업체 금양물류가 폐업을 하면서 나머지 직원들은 형진기업으로 고용승계가 됐으나 김씨만은 제외됐다.
이후 인권위에서 김씨의 성희롱 피해를 인정하고 가해자 2명과 하청업체 사장에게 손해배상금을 지급하라고 권고했지만 회사는 묵묵부답이었다. 부당함을 알리기 위해 지난 6월부터 김씨는 서울로 올라와 여성가족부 앞에서 천막농성을 했다.
‘계란으로 바위 치기’와 같은 외로운 싸움이었지만 지난달 근로복지공단이 김씨에게 성희롱 피해로 인한 정신적 고통을 산업재해로 인정하면서 사태 해결의 물꼬가 트였다. 원청업체인 글로비스가 김씨에게 대화를 제의해왔고 지난 7일부터 두 차례 교섭을 벌인 뒤 원직복직과 가해자 처벌에 전격 합의했다.
김씨는 “어디서 어디까지가 성희롱인지도 모르던 아줌마가 힘든 과정을 겪으면서 자본과 권력의 관계, 밑바닥의 열악한 노동환경을 배웠다”며 “이제 따뜻한 내 집에서 쉬면서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고 제주 강정마을로 여행도 가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 싸움을 발판 삼아 많은 사람들이 (성희롱) 피해에서 벗어나고 보상도 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15일 서울 농성을 접고 현대차 아산공장으로 내려간다.
<이영경·김향미 기자 samemind@kyunghyang.com>
민주노총 "성희롱·해고 피해 여성 복직"
[연합뉴스] 2011년 12월 14일(수) 오후 10: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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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cebookTwitter가 가| 이메일| 프린트 (서울=연합뉴스) 김동현 기자 = 민주노총은 성희롱을 당했다는 사실을 알렸다는 이유로 현대차 아산공장 사내 하청업체에서 해고된 여직원이 복직했다고 14일 밝혔다.
이 여직원은 2009년 4월 현대차 아산공장 하청업체 관리자 2명으로부터 성희롱을 당한 사실을 노조에 알린 뒤 회사측으로부터 '회사 내에서 선량한 풍속을 문란하게 했다'는 이유로 해고를 통보받았다.
이에 사내하청 노조는 관련 내용을 담은 진정서를 지난해 9월 인권위에 제출했고, 인권위는 해당 관리자와 업체 사장에게 손해배상급 지급을 권고했다.
blueke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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