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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세상]현대차 사내하청 성희롱 피해자, 원직복직 합의

현대차 사내하청 성희롱 피해자, 원직복직 합의

2월 1일부터 복직, 가해자 해고, 재발방지 등 합의 도출

윤지연 기자 2011.12.14 13:08

현대자동차 아산공장 사내하청 성희롱 피해여성 노동자가 해고된 지 1년 4개월 만에 원직복직을 이뤄냈다. 원직복직과 가해자 처벌 등을 요구하며 성경투쟁을 벌인지 197일 만의 성과다.

 

피해자를 비롯한 금속노조와 현대자동차 물류담당 회사인 글로비스, 형진기업 등은 14일 오전 11시, 금속노조에서 조인식을 열고 △2월 1일자로 피해자 원직복직 △1월 31일 자로 가해자 해고 △해고기간 임금 지급 △근무환경에서의 불이익 금지와 업체 폐업 시 고용승계 △직장 내 성희롱 방지 예방 프로그램 설치 등 재발방지 대책 등에 합의했다.

 

▲  12일14일 김현미 금속노조 부위원장(사진 오른쪽)이 글로비스 관계자와 현대차 아산공장 사내하청 성희롱 피해자 관련 노사합의서를 교환하고 있다. [출처: 금속노동자 신동준]

글로비스와 형진기업은 피해자의 산재인정과, 전미자동차노조의 전국적인 1인 시위 등이 벌어진 직후, 피해자 측에 교섭을 요청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노사는 지난 7일, 첫 교섭을 시작으로 12일 잠정 합의안을 도출해 냈다.

 

권수정 피해자 대리인은 “지난 11월 30일, 미국 전역과 푸에르토리코의 75개 현대차 영업소 앞에서 전미자동차노조가 ‘피해자 복직, 가해자 처벌’을 요구하는 전 세계 동시다발 1인 시위를 전개하는 등 국제연대 행동이 조직됐는데, 이에 현대자동차가 압박을 많이 받았고, 교섭과 합의 도출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며 “또한 국내에서 역시 여러 연대 단위들의 공동 행동과, 근로복지공단의 성희롱 산재 인정 역시 합의를 도출하는 데 많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인식 직후, 피해자 박 씨는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박 씨는 “이 기쁨과 이 승리의 영광을 하느님께 돌리고 싶고, 1년 6개월 동안 곁에서 지치지 않고 모든 실무를 도맡아 했던 권수정 대리인에게 감사한다”며 “또한 30여 개의 연대 단위에서 많은 도움과 지지, 연대를 보내주셨는데 그 분들과도 기쁨을 나누고 싶다”고 밝혔다.

 

민주노총도 이날 성명서를 발표하고 “이번 복직합의는 애초부터 있어서는 안 될 반인권 상황에 대한 승리이자 함께 연대해준 여러 동지들의 큰 승리”라며 “무엇보다 홀로 굳건히 투쟁해 온 비정규직 여성노동자에게 경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서 민주노총은 “이번 사건해결에 그치지 않고 직장 내 성희롱과 관련한 법제도를 개선하기 위해 법 개정 투쟁을 지속하고, 최소한 성희롱 피해자가 보호받을 수 있는 정상적인 인권사회를 만들어가는데 앞장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현대자동차 아산 공장에서 14년간 일해 왔던 사내하청 비정규직 여성노동자 박 씨는 2년간 조장과 소장에게 반복적으로 성희롱를 당해왔다. 이에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넣자, 피해자는 작년 9월, 보복성 징계를 해고를 당하게 됐다.

 

징계 이후 해고자는 현대자동차 아산공장 정문 앞에서 7개월이 넘도록 1인 시위를 벌여왔으며, 이 과정에서 정규직 직원과 용역들에게 폭력을 당하기도 했다. 특히 피해자가 속해 있던 하청업체 금양물류가 폐업한 뒤, 피해자를 제외한 직원들은 모두 형진기업으로 고용승계됐으며, 가해자인 정모 조장조차 고용승계 됐다.

 

이에 피해자는 서울로 상경해 서초경찰서 앞 농성을 시작으로, 여성가족부 앞에서 197일째 노숙농성을 벌여왔다.

 

피해자를 비롯한 연대단위들은 14일 오후 7시, 여성가족부 앞 농성장에서 승리보고대회를 열 계획이다. 또한 14일 오후 농성장 철수 후 아산으로 내려가 오후 6시 승리보고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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