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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세상] 성희롱 피해자 “현대차 치사하다”-24일 농성장 또 침탈...물 뿌려 빙판길도 만들어?

 

성희롱 피해자 “현대차 치사하다”

24일 농성장 또 침탈...물 뿌려 빙판길도 만들어?

정재은 기자 2010.12.24 14:19

현대차 아산공장 금양물류 성희롱 피해자 농성이 이어지는 가운데 24일 오전10시30분경 관리자, 용역경비 직원 20여명이 농성장을 침탈하며 농성물품을 모두 빼앗아가는 사건이 벌어졌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성희롱 사건이라고 결론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현대차 사측의 농성장 침탈이 반복되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당일 목격자에 따르면 관리자와 용역경비들은 침낭, 난로, 깔판 등 농성물품을 빼앗아 차에 실어 아산공장에서 300미터 가량 떨어진 마을 어귀에 내다 버렸다. 농성장 침탈해 항의하던 충남지역 연대온 노동자들은 경찰에 신고, 경찰관이 30분 안으로 농성물품을 돌려주라고 경고했지만 현재까지 물품을 돌려받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농성물품을 돌려달라며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던 민주노총충남본부 서부지역지부 조지영 교선부장이 관리자에게 얼굴을 주먹으로 맞는 폭행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조지영 씨는 “농성물품을 차로 실어가자 차번호를 찍기 위해 핸드폰을 꺼냈다. 항의하자 관리자 한 명이 얼굴을 때렸다.”고 전했다. 

 

또, 조씨는 자신을 폭행한 관리자가 “술을 마셨다.”고 주장했다. 농성장 침탈에 항의하던 사람들은 관리자가 술을 마신 채 폭행했다고 항의했지만 “경비들에게 둘러싸여 공장안으로 도망갔다”고 증언했다. 

 

피해자가 농성중이던 곳은 현대차 정문에서 50미터 가량 떨어진 인도임에도 불구하고 회사측은 농성을 계속 막고 있다. 17일 매섭게 눈이 내리던 날도 회사측은 농성장을 침탈하고 물품을 빼앗아갔다. 피해자는 “농성하는 곳은 현대차 땅도 아닌데 회사는 오늘도 현대차 땅에서 나가라며 농성장을 침탈했다. 왜 이렇게까지 하는지 알 수가 없다.”며 답답한 심경을 전했다. 

 

▲  눈 내리는 날 17일 오전. 회사 관리자와 용역 경비들이 농성장 비닐까지 철거하고 있다. [출처: 현대차 아산공장 사내하청지회]

앞서 24일 아침7시10분경 피해자와 충남지역 노동자들이 농성장에서 출근투쟁을 할 때는 “회사측이 농성장 바닥에 물을 뿌려 빙판길을 만들어 놓았다.”고 전했다. 24일 체감온도는 영하20도까지 내려갔다. 

 

관련해 이백윤 동희오토사내하청지회장은 “글로벌현대!! 아산공장 정문앞, 사측이 밤새 물을 뿌려놓았습니다. 성희롱피해자의 노상농성 방해를 목적으로 빙판을 만들었군요.”라며 사진과 함께 자신의 트위터에 올리기도 했다.

 

[출처: 트위터 @blackdog200]

또, 지난 22일 회사는 피해자와 농성중이던 대리인 권수정 씨가 오전10시경 정문앞 화장실에 가려고 하자 “위에서 지시했다.”며 화장실까지 통제했다. 당일 현대차지부(정규직노조) 아산공장위원회 임원이 회사측에 항의하자 화장실을 통제가 풀리는 일도 있었다. 

 

▲  화장실 출입을 막는 현대차 아산공장 [출처: 현대차 아산공장 사내하청지회]

피해자는 “인도를 일부러 얼리고, 화장실까지 못 가게하고, 이런 치사한 짓이 어디 있냐. 대기업 현대차에서 할 짓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관련해 현대차 아산공장 사측 관계자는 성희롱 사건에 대한 인권위 권고 이후 진행되는 상황이 “없다”고 말했다. 또, 피해자가 매일 아침7시10분부터 오후5시까지 농성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농성 자체를 “모른다”고 했다. 

 

한편 인권위는 지난 6일 가해자 2인과 금양물류 대표에게 피해자에 대한 배상을 할 것을 권고, 가해자 정00 조장과 이0 소장에게 각각 300만원과 600만원, 고용상의 불이익을 주고 이를 방조한 금양물류 업체 대표에게 900만원을 배상하라고 했다. 또, 가해자 2인에게 인권위의 관련 교육을 이수할 것을 권고했지만 어느 것 하나 진행되고 있지 않다. (기사제휴=미디어충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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