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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7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11/10/25
    [농성장일기] 주점 날부터 국회 청문회 날까지. 생생한 언니의 일기 ^^
    현대차 사내하청 성희롱 부당해고 피해 노동자 지원대책위
  2. 2011/10/24
    [농성장일기] 비록 지금 길바닥에 앉아 있지만 자본가들은 이러한 행복을 죽었다가 깨어나도 모를 것이다.
    현대차 사내하청 성희롱 부당해고 피해 노동자 지원대책위
  3. 2011/10/22
    [1인시위]9월 30일 사회진보연대 전준범 정책위원님(1)
    현대차 사내하청 성희롱 부당해고 피해 노동자 지원대책위
  4. 2011/10/22
    [1인시위]9월 30일 사회진보연대 임성우 회원님
    현대차 사내하청 성희롱 부당해고 피해 노동자 지원대책위
  5. 2011/10/20
    [농성장 일기] 10월 14일, 15일 - 주점 대박 감사 일기! 간만에 기분 좋은 이야기들.
    현대차 사내하청 성희롱 부당해고 피해 노동자 지원대책위

[농성장일기] 주점 날부터 국회 청문회 날까지. 생생한 언니의 일기 ^^

농성장 일기

 

* 이 글은 여성가족부 앞에서 농성중인 피해 노동자 분이 직접 작성하신 글입니다.

 

목요일은 농성장 철농 당번이 진보신당이다. 당원들 중 학생 당원 동지들이 3명 철농하기로 하고 몇몇이 왔다. 언제 오셨는지 구자혁 동지 목소리도 들린다. 텐트속에서 잠시 누워있던 나는 벌떡 일어나 나가서, 인원이 점점 늘어나 여가부앞 인도 한복판에 자리를 깔았다. 빙둘러 앉아서 자기 소개를 하고는 서로 재미나는 이야기 꽃을 피웠고 오밤중이 되도록 학생들이 하는 얘기에 요새들어 처음으로 많이 웃었다. 학생당원 동지들이 먹는 것도 어찌나 잘먹든지 보기만 해도 흐뭇해진다. 우리 농성장은 항상 풍요로운것 같다. 수정씨는 주변이 늘 풍요롭고 아름다운것들로만 채워져 있기에 이런 현장이 이루어짐을 새삼 느낀다. 저녁 늦게까지 수정씨는 못 오고 있다. 주점 하루 전 날인데 티켓을 한 장이라도 더 팔아보겠다고 저녁도 안먹고 어디론가 행사장으로 갔고 저녁 늦게 11시가 넘어야 도착했다. 이런저런 일들을 다 알지 못하지만 밀린 업무에 시달리고 있으리라 짐작한다.

 

오늘은 주점하는 날이다. 비가 온다더니 정말 지대로 온다. 자고 있는데 아침부터 누가 권수정 동지 하면서 부르는 소리에 깨었다. 어제 밤에 나는 자는 사이 충남지역에서 최만정 동지가 농성장에 와서 밤을 지내고 아침에 내려가야 하는데 우리 밥을 사주고 가겠다고 일어나기를 기다리다가 깨우는 것이었다. 농성 백일이 넘도록 처음으로 일어나자마자 세수도 안하고 아침을 먹으러 갔다. 밥맛은 없었지만 동지의 맘이 넘 고마워서 따라갔다. 최만정동지 북어국 잘 먹었습니다.

 

오늘 아침에는 신문을 못 봤다. 김기식 동지가 멀리서 누나 보라고 요청해서 보고 있는 신문이 비를 맞아서 푹신 다 졎어버린것이다. 오늘 경향신문에 나의 농성장 기사가 나온다고 한 날인데 못보게 되었다. 속이 상해서 그래도 좀 어떻게 떠들러라도 보려고 애를 썼는데 물에 너무 불어서 그냥 다 찢어진다. 수정씨가 그러는 날 보더니 언니, 다 졎어서 못봐요. 그걸 꼭 해봐야 알아요, 한다. 봐야 하는데, 속상하다. 기사가 나왔는지 안나왔는지, 나왔음 어떻게 나왔는지, 신문배달원 아저씨, 비가오면 신문을 비닐에 넣어주세요. 부탁드려요.

 

비가 와서 그런지 만사가 귀챦아진다. 씻고 텐트로 들어와 붉은목소리 최란 동지가 농성장에 올때까지 꼼짝도 안하고 누워있었다. 한참을 누워있었는데 빗소리가 그치고 지나가는 사람들의 비가 안오네, 하는 목소리가 들린다. 밖으로 나와보니 청계광장에서 보험문화제 행사를 한다고 참여하라는 안내방송 소리가 들린다. 조금 후에 사회진보연대 동지 한명이 왔다. 지난번에 철농 함께해준 방민희 동지다. 방민희동지와 보험문화제 행사하는 곳으로 구경가서 사진도 같이 찍고 퍼즐도 맞추고 하면서 최란동지 오기를 기다렸다. 붉은목소리 최란 동지 별명은 이라이자다. 나와 수정씨의 농성장용 신발을 사왔다. 어머나, 나의 신발은 꽃분홍색이다. 신으면 발만 둥둥 뜨게 생겼다. 언니가 꽃이라서 꽃분홍색을 골랐단다. 셋이서 기념으로 사진을 찍으며 놀았다. 재밌다.

 

투쟁기금 마련을 위한 주점을 하는날, 농성장에서 물품을 챙겨서 갔다. 처음엔 사람들이 많이 오려나, 많이 오셔야 할텐대 하며 이것저것 행사장 시네마호프 안을 리모델링 하는 분들을 보고 있었다. 진보신당의 구자혁동지를 비롯해서 붉은목소리, 지구지역행동네트워크, 사회진보연대, 사노위, 학생행진을 비롯 그 밖에 많은 분들이 각자 하나씩 맞아서 체계있게 일을 해나가는 모습이 너무 고맙다. 그리고 다들 너무 잘한다. 언니발이 편하라고 사회진보연대 동지가 자주색 예쁜 운동화를 사주었다. 생각보다 훨씬 발이 편하다. 점덤 음식들이며 오댕탕이 끓여져서 냄새를 풍기고 주점 행사가 무르익어가고 있었다. 사람들이 밀려들기 시작했고, 밖에까지 줄을 지어 앉아 먹을정도로 많이들 오셨다. 그야말로 주점 대박이 났다. 나는 피곤할줄도 모르고 시간이 가느줄도 모르고 여기저기 다니면서 기분이 좋었다. 너무 좋아서 그만 준비도 연습도 못한 노래까지 했다. 이날 정말 나를 사랑해 주시는 모든 동지들과 수정씨의 인맥에 새삼감탄했다. 특별히 써빙하느라 수고해주신 행진 학생들에게도 너무 감사! ^^

 

주점을 정리하고 여성가족부 앞으로 와서 새벽까지 뒤풀이를 했다. 지칠줄 모르는 응원의 힘과 많은 동지들의 연대에 감사를 하며 그동안 행사준비며 많은 일들로 지친 수정씨가 벌써 지쳐서 텐트속에서 잠들어 있다. 그동안 신경쓰다가 행사가 끝나니 긴장이 풀려서 몸에 무리가 온것이다. 어찌나 쓰러져 잘자던지 안쓰럽다. 아침에 일어나니 지회 훈희동지가 안가고 남아 있다. 같이 밥을 먹고 수정씨는 날 쉬게 하려고 훈희동지와 함께 집에가서 푹쉬었다 오란다. 나보다도 수정씨가 더 많이 피곤해보였는데 미안한 마음이지만 그냥 갔다. 주말을 집에서 잘쉬고 농성장에 왔다. 다시 또 한주간이 시작된 것이다.

 

갑자기 한겨울 날씨처럼 추워진 이른 아침에 충남지역 철도노조와 건설노조에서 동지들이 농성장을 찾아왔다. 안녕하세요, 인사를 하더니 여기가 햇볕이 없어 그런지 더 많이 추운것 같아요. 아침은 드셨어요. 한다. 날도 춤고 밥도 먹을겸 식당으로 걸어가는데 건설동지가 다리를 절며 멈춘다. “어디가 아파요? 왜 다리를 절어요? 괜챦아요?” 했더니 지금 몸이 많이 아파서 몸살림을 다니고 있다면서 휴가를 낸 상태라고 한다. 몇 달씩을 농성을 했더니 후유증으로 다리와 척추가 휘어져서 병원을 다니며 휴직을 낸것이라 한다. 그 소리를 듣고 옆에서 보니 나도 은근히 걱정이 된다. 요새 들어서 왼쪽 무릎이 통증이 오기 때문이다. 빨리회복되길 바래요. 우린 밥을 먹고 탐앤탐스 커피를 마시며 오전내내 이야기를 나누었다. 동지들이 점심까지 사주고 가셨다.

 

오늘은 국회 청문회가 있는 날이다. 오후 2시부터라 해서 텐트안에서 보려고 휴대푼 채널을 돌리기 시작했다. 아무리 찾아도 방송이 없다. 여러 채널을 계속돌려도 국회방송이 안나온다. 수정씨는 참관하러 국회에 갔으니 물어볼수도 없고 여기저기 전화를 했다. 나영동지, 구자혁동지, 김기식동지, 그런데 아무도 전화를 안받는다. 동동거리다 그냥 낮잠을 자버렸다. 오후 늦게야 전화가 왔다. 우리 농성장에 경향신물을 넣어주는 김기식동지였다. “누님, 지금 막 국정감사 방송 끝났어요. 민주당 국회의원들이 엄청 잘 하셨어요.” 그려, 누나는 못봤어. 담부턴 어디서 어떻게 해야하는지 가르쳐주삼. 민주당 국회의원님들께 감사합니다. 김현미 부위원장님도 수고하셨어요.

 

경향신문에서 두 번째 취재를 하러왔다. 상큼발랄하게 생긴 여성기자님, 기사 잘 내주어서 감사해요. 사회면에도 내주시고 그 다음날에는 사설에도 내보네 주셨으니, 고마워요. 권력과 자본세력의 눈치 안보고 억울하고 부당함을 당해 힘없고 소외된 곳곳에 찾아가주어서 힘을 실어주며 용기를 심어주는 정직한 신문이란 느낌이 들었다. 앞으로 제가 신문을 본다면 경향신문 독자가 될께요. ㅎㅎㅎ 감사!

 

어제밤에는 케이비에스에서 출연료가 들어왔다. 감사하단 문자를 한통 보내드렸다. 나신하 기자님께서 답장을 보내주셨다. ‘하나님의 특별한 은총이 함께 하시길^^’ 축복받은 문자였다. 나신하 기자님도 내가 가는 기도원을 아신다. 세상의 악한세력과 싸우며 사느라 지친 영혼을 달래며 쉬기위해 찾아가는 영혼의 쉼터다. 그곳에서 우리들은 세상이 주지 못하는 평안을 얻고 온다.

 

오늘은 수요일 박승희 여성위원장님이 12시에 집회에 가야한다고 11시에 조금일찍 급하게 오셨다. 바쁘실때는 한번이라도 걸러도 되는데, 빼먹지 않고 하염없이 오신다. 이제는 너무 미안할 정도다. 오늘도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기 하나님 아버지 참 감사합니다. 메뉴는 돼지고기들어간 김치찌개에 버섯볶음 기타등등^^ 맛있게 잘먹었습니다. 민주노총 화이팅! 투쟁속에 살아있는 우리 금속노조도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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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성장일기] 비록 지금 길바닥에 앉아 있지만 자본가들은 이러한 행복을 죽었다가 깨어나도 모를 것이다.

농성장 일기

  * 이 글은 여성가족부 앞에서 농성중인 피해 노동자 분이 직접 작성하신 글입니다.

 

오늘은 개천절이다. 여성가족부 건물 공사를 한다면서 용역깡패와 중구청을 비롯해서 경찰까지 동원해 철거를 했던 우리 농성장 앞에 펜스를 걷어내고 마무리 공사를 하고 있다. 월요일이지만 휴일이라서 그런가 별다른 일 없이 공사하는 소음 소리 외엔 들리는 소리 없이 오전이 지나갔다.

점심 때가 훌쩍 넘어선 시간 옆 공사장을 잠깐 동안 지켜보고 있는데 왠 난데없이 아가씨 한 명이 이리 뛰고 저리 뛰며 소리를 지른다. 여기 관계자가 누구냐고 공사장 일하는 분에게 아저씨가 여기 관계자예요, 하며 여자가 물어보니 공사 하시는 분이 벙벙해가지고 저는 아니예요 한다. 그러자 또 텐트앞으로 와서 난리를 친다. 도대체 왜 여기와서 시위를 하는거냐, 정말 짜증나게 왜 길을 막고 여기서 이런 것들을 늘어놓고 지랄들이야 하며 소리를 지른다. 보다 못해서 왜 그러냐고 한마디 했더니 아줌마가 여기 관계자냐고 묻는다. “여기서 이런다고 해결된 것이 있어! 왜 여기서 시민들에게 피해를 주고 그래! 해결되지도 않을 것을 여기서 이러고 있으니 성희롱 당하지. 내가 밤에 와서 저것들 다 짤라버릴거야! 알았어?! 내가 반드시 싹 다 철거하고 말겠어!” 혼자서 펄쩍펄쩍 뛰며 결의를 다지더니 편의점을 들어가더니 아저씨한테 또 막 머라한다. 아저씨는 가게 앞에 저런게 있는데 왜 가만있냐는 식이다. 그러더니 또 나와서 피켓을 발로차고 손으로 치고 하며 난동을 부리더니 “그래서, 여기서 이러고 있는데 누가 해결해 준대요”한다. “난 힘이 없어서 길바닥에서 이러고 있어. 그러니 아가씨가 해결해봐.” 했다. 조금 있자니 탐앤탐스를 보면서 함께 온사람을 부른다. 그래도 같이 만나는 오빠는 정신이 멀쩡한것 같다. 너 왜그러니 하며 나한테 미안하다고 사과한다. 그리고는 가버린다. 참 개천철날 정신이 평범하지 않은 사람을 만났다.

 

아침 일찍부터 정유림 여성부장이 복숭아 두 개를 봉지에 넣어 들고 왔다. 오랜만에 먹어보는 복숭아다. 서울에서 투쟁 안했으면 많이 먹을수 있는데, 유림이가 가져온 복숭아가 무지 달다. 명동해방 청년들하고 몇 조각씩 나눠 먹었다. 유림이 한테 잠시 농성장을 지키고 있으라 하고는 가까이에 있는 교보문고까지 운동삼아 갔다오니, 수정이가 왔다. 언제나 그랬듯이 수정이가 농성장에 있어야 활기차게 돌아가는 것을 느낀다. 오늘은 내가 백일이 넘도록 청계천 농성장을 살면서 본 것중 가장 큰 거대한 방송시설을 보았다.

 

동아일보 주최로 희망나눔 걷기 행사를 한단다. 동아일보 옆에서 여자 둘이 길바닥 텐트 생활을 백일이 넘게 했는데도 기사한번 내주지 않는 동아일보에서 무슨 희망을 나눈다고 하는지 모르겠다. 희망, 성희롱 당했다고 말했더니 해고시키는 대한민국에 그 어디에 희망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회진보연대 여성동지 두분이 어제밤에 철농하러 와주어서 텐트에서 같이 잤다. 두 동지들이 참 활발해서 좋았다. 어제밤에는 농성장 철거 후 처음으로 여성가족부 앞에서 집회를 했다. 동아일보 주최 행사 때문에 많이 시끄러웠지만 그래도 좋았다. 철농당번들이 아침에 다들 가고 좀 쉬어볼까 하고 텐트에 누우니 조금 후에 시끌시끌하다. 내다보니 여성가족부 건물 관리인들이 우리가 하는 촛불문화제를 방해하기 위해서 공사를 마친 자리에다가 화분들을 진열하고 있다. 참 할짓도 어지간이 없다 생각하고는 누워 자버렸다.

 

오늘은 금요일 하루종일 우울해서 텐트 안에서 안 나오고 잠만 잤다. 저녁 때가 되어 사노위 현경동지에게 전화가 왔다. 여성인권영화제에 영화를 보는 날이라서 같이 가자고, 피켓을 새로 만드느라 조금 늦을것 같다고, 걷는 길인지 숨을 몰아쉬며 말하고는 전화를 끊는다. 가고싶은 맘이 별로 없었는데 그 목소리를 듣고 주섬주섬 일어났다. 내맘이 짠해진것이다. 날은 추워지고 하는데 빨리 해결해 보려고 노력하고 애쓰는 것이 미안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고 귀챦기도하고 짜증도 나면서 뒤섞인 내맘을 다잡고 밖으로 나왔다.

 

현경씨 얼굴을 보니 투정이 절로 나온다. 걸어가면서도 계속 늘어놓았다. 그런데 그걸 다 들어주면서 “엉, 그랬구나, 알았어 언니. 나랑 오늘 맛있는거 같이먹자. 영화도 보고.” 가다가 머플러도 하나 사준다. 맛으로 유명한 설렁탕도 먹었다. 영화는 볼만했다. 온갖 투정을 다 부리며 왔는데 그걸 다 받아준 현경씨, 고마워요. 목도리도 감사해요. 오는길에 내가 군밤을 사주었다. 돌아오는 길에 서로 군밤을 먹여주며 현경씨랑 나서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날 돌아오는길에 집시치마도 한 벌 샀다. 맘에 든다. 영화중에 껌딱지가 있었는데, 참말이지 나에게는 껌딱지들이 3개나 됨을 공감했다.

 

5차 희망버스 가는 날이다. 수정씨는 갔고 나는 다른 일 때문에 못갔다. 저녁 때 농성장으로 사회당 서울시당 동지들이 엄청 많이 왔다. 낮부터 현경동지가 와서 같이 놀다가 갔는데, 사회당 서울시당 동지들이 낮부터 삼삼오오 모여들기 시작한 인원들이 완전 문화제를 할때처럼 많이 와서 철농 난장을 했다. 스캇이 사람 끌어모으는 능력이 있는것 같다. 이날이 사회당 서울시당 위원장님의 생일이란다. 한동지가 집에서 만든 맥주를 가지고 와서 나누어 먹었다. 독특한 향이 나는데 처음 먹어보는 맛이었다. 밤을 새워 축제를 여는 기분이 들었다. 잘 논다. 젊음이 좋긴좋다.

 

아침에 민주노총 노우정 부위원장님이 농성장에 오셨다. 근처에 기자회견이 있어서 참가했다가 끝나고 들르셨단다. 텐트 속에서 누워있는 나를 보더니 안으로 쑥 들어오신다. 요새는 쌀쌀한 날씨라서 밖에 보다는 안이 더 좋다. 들어오시더니 깔끔하다고 하신다. 농성장 밖에 주변도 정리가 잘 되어 있다고 하면서 웃으신다. 심심하던 차에 같이 많은 얘기를 했다. 내 얘길 들어주면서 속에 담고 있으면 병 된다고 누군가에게 속 시원히 얘기라도 하는 것이 건강에는 더 좋다면서 위로를 해주고 자주 들른다고 하면서 가셨다. 성품이 조용하고 가냘프다.

 

수요일, 박승희 여성위원장님이 점심을 해오시는 날이다. 그런데 오늘은 또 한팀이 더 오신단다. 붉은 목소리 동지들이다. 정말 푸짐했다. 약속이라도 한것처럼 붉은 목소리 분들은 주먹밥으로 전부다 통일을 했다. 꾹꾹 뭉처 주물주물 만들어온 밥들을 보면서 이 여성들이야 말로 세상에 두려울것이 없는 당당한 여성들이라고 생각했다. 이날 점심 메뉴에 박승희 여성위원장님의 부침이 인기였다. 붉은목소리의 매실장아찌의 맛도 끝내주었다. 점심을 먹고 후식으로 찐밤과 배한조각씩 먹으면서 예쁜 별명도 지어주었다. 내가 붉은 목소리 한동지에게 캔디라고 별명을 지어주었다. 이라이자도 있고. ^^

 

우리 수정이가 정말 잘 먹는다. 이 날만을 기다렸다가 먹는 것처럼 잘 먹으면 내 맘도 흐뭇하다. 오랜만에 소풍나온 기분이다. 붉은목소리 여성분들은 앞으로는 요일을 정해서 도시락연대를 한다고 한다. 점심 먹은 후에 동그랗게 둘러앉아 바느질을 했다. 나는 안했다. 예쁜 천으로 손수 생리대를 만들었다. 내것도 캔디동지가 하나 만들어 주었다. 예뻣다. 행복했다. 동지들도 행복해 보였다. 비록 지금 길바닥에 앉아 있지만 이런 것이 진정한 행복이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자본가들은 이러한 행복을 죽었다가 깨어나도 모를 것이다.

 

붉은 목소리 동지들 중에 갈대와 같은 여성동지가 수정이와 나에게 책을 한권씩 선물해 주었다. 책속에는 예쁜 엽서 한 장이 끼워져 있었다. 읽고나서 감동했다. 내가 뭐라고 이렇게 아름다운 지지의 글까지 선물하는건지 눈물이 난다. 캔디동지는 투쟁 씨디를 구워다 주기도 했다. 지난주에는 민주노총 송은정 동지가 신혼여행 다녀오며 핸드폰줄을 선물해주었는데, 서울에서 내가 동지들에게 사랑을 한몸에 받고있는 기분이다. 이런 연대의 힘으로 내가 쓰러지지 않고 또다시 전진할수 있는것이라 믿는다.

 

오늘은 혁명기도원 동지들의 기도회날이다. 그런데 오늘은 학생행진 동지들의 촛불문화제도있을 예정이라서 합동으로 같이 하기로 했다. 참으로 멋진 동지들이다. 학생들이지만 용기와 의자가 남다르다. 병원에 다녀와서 눈을 좀 붙이고 나와 참석했다. 어른들 못지않은 당찬 행사를 거뜬히 치른다. 문화제 마치고 여성가족부앞 원래있던 자리로 이사를 했다.

 

추운겨울이 오기전에 나도 하루빨리 원래 내가 있던 회사에 가정에 내 자리로 돌아가길 바란다. 촛불문화제와 이사함께해주신 모든이에게 감사해요.

 

요즘은 시민분들께서 먹을것을 자주 사주고 가신다. 아이스크림에 방에 뜨거운 커피에 쥬스를 비롯해서 정말 많은 분들이 주고가신다. 정말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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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시위]9월 30일 사회진보연대 전준범 정책위원님

5달 가까이 농성이 이어지며, 날이 점점 추워지고 있습니다.

 

근거없는 헛소문과 악의적 비방으로 2차 가해를 서슴지 않는 현대차,

양재동 본사 앞 1인시위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다소, 뒤늦은 업데이트입니다

1인시위를 진행해주신 동지들께 다소 죄송하단 말씀을 전하며~

9월 30일에 사회진보연대 전준범 정책위원님이 진행해주셨습니다.

모두들 수고하셨습니다~!!

 

더불어 1인시위, 기타 등등 현대차를 규탄할 수 있는 흐름이 필요합니다.

집중적인 관심과 연대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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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시위]9월 30일 사회진보연대 임성우 회원님

5달 가까이 농성이 이어지며, 날이 점점 추워지고 있습니다.

근거없는 헛소문과 악의적 비방으로 2차 가해를 서슴지 않는 현대차,

양재동 본사 앞 1인시위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다소, 뒤늦은 업데이트입니다 1인시위를 진행해주신 동지들께 다소 죄송하단 말씀을 전하며~

9월 30일에 사회진보연대 임성우 회원님이 진행해주셨습니다.

모두들 수고하셨습니다~!!

더불어 1인시위, 기타 등등 현대차를 규탄할 수 있는 흐름이 필요합니다.

집중적인 관심과 연대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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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성장 일기] 10월 14일, 15일 - 주점 대박 감사 일기! 간만에 기분 좋은 이야기들.

농성장 일지

  * 이 글은 여성가족부 앞에서 피해 노동자와 함께 농성을 하고 있는 권수정 대리인 님이 작성하신 글입니다.

 

10월 14일 금요일 농성 135일

 

1.

동지들 모두 기뻐해 주세요. 작은꽃 대박으로 피었습니다!

 

주점하느라 하루종일 정신이 없었는데, 대박이 났다.

처음의 계획은 우리 농성장에서 ‘야외공연을 보며 즐기는 가을 밤’의 컨셉이었는데,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를 보고 장소를 급하게 변경했다. 가오리연 동지를 비롯해 명동해방전선 동지들이 명동 세입자 분들의 소개를 받아 ‘시네마 호프’에서 했는데, 저렴할 뿐 아니라, 주점 진행하며 미쳐 준비되지 못했던 것들을 싫은 내색 없이 사장님이 도와주셨다.

 

130석의 호프안은 진즉에 꽉차고, 호프 앞 길에 스티로폼을 50미터 쯤 두줄로 깔았는데, 여기도 만원이었다. 호프안에서는 열정적으로 공연을 즐기고, 호프밖에서는 둘러앉은 동지들의 이야기가 진지했다.

대학생 시사회 동지들이 만들어준 우리 투쟁 지지하는 UCC를 틀었는데, 매끄럽게 상영되지 않고 토막토막 끊겨 아쉬웠다. 어쩌면 그렇게 간결하게 재밌게 잘 만들었는지 동지들과 함께 봤으면 좋았을텐데. UCC만들어준 동지들에게도 쫌 미안하고. 다음에 우리 농성장에서 촛불문화제 할 때 틀어서 봐야겠다.

 

멀리 충남에서 노동부 앞 집회 끝낸동지들이 지회동지들과 함께 버스타고 많이 오셨다. 오래간만에 보는 동지들이 어찌나 반가운지. 충남의 동지들, 경기지역의 인천,수원,안산, 평택동지들이 멀리서 오셨다. 특별히 감사인사를 드립니다.

 

주점 행사를 총괄해주신 유현경동지, 주방에서 애써주신 철폐연대동지들과 붉은목소리 최란동지, 서부지부 조지영동지, 민주노총 송은정동지, 팔걷어 붙이고 웃으며 써빙해주신 사회진보연대 방민희동지와 차승리 동지를 비롯한 학생행진 동지들, 사노위 학생동지들 고맙습니다.

음향시스템 지원해주시고 공연기획해주신 김성만동지와 구자혁동지, 진보신당 김수경동지는 다리를다쳐서 반깁스를 하고 오셔서 티켓과 돈관리를 해주셨습니다. 주점 순서지와 스탬명찰 지원해주신 성폭력상담소 토리동지, 열정적으로 노래해주신 동지들,공연 진행해주신 사노위 나위동지, 모두 감사합니다.

 

부천당협과 학생위 비롯한 진보신당 동지들, 국가보안법 조사받고 있는 수상한 남자 박정근과 사회당동지들, 이종회대표와 경기지역 포함한 사노위동지들, 멀리 충남에서도 참석한 노동전선 동지들, 여전히 밝고 힘찬 이혜경 여성위원장님 비롯한 참여당 동지들, 우리 지회 조합원들과 저대신 대작해주신 사회진보연대동지들, 이안동지를 비롯한 잡년행진 동지들, 한쪽에서 없는듯이 그러나 자리를 빛내주신 몸짓패 선언동지들, 기륭전자지회 동지들, 재능지부 동지들, 공무원노조 동지들, 붉은목소리 동지들, 행사앞두고 바쁜 마음에도 함께 해주신 지구지역행동네트워크 동지들, 서부 비정규센터 동지들, 공공노조 서경지부 동지들, 해고되어 투쟁하는 농협 비정규직 동지, 처음부터 마무리까지 말없이 굳은일 해주신 금속노조 김현미 부위원장님과 사무처 동지들, 미리다녀가신 최만정 동지와 충남일반노조 동지들, 건설노조 동지들, 민주노총 경기본부 동지들, 금속노조 경기지부 동지들, 학술단체협의회 동지들, 급하게 주점 장소 구할 때 흔쾌히 저렴한 가격에 장소 제공해주신 시네마호프 사장님, 그런 호프가 있다는걸 알려준 가오리연과 주점하는 동안 농성장 지켜주신 학생행진과 명동해방전선 동지들, 술취해 반복해서 열창한 젤리. 다녀가신 모든 동지들, 티켓 값만 후원해주시고 못오신 모든 동지들,

 

동지들 덕분에 풍요롭고 행복했어요. 무엇보다 언니가 파워에너지 받으셔서 다행입니다. 동지들 모두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10월 15일 토요일 농성 136일

 

 

비가오면서 성큼성큼 추워진다. 어제 주점에서 중반까지는 관리를 잘 하다가, 마지막에 사내하청지회 동지들이 주는 술을 한꺼번에 먹었더니, 한꺼번에 취했다. 언니가 아침이슬을 불렀고, 그 다음에 내가 가사도 잘 기억나지 않는대 뜻없이 무릅꿇는 을 부른것은 기억난다. 마이크를 잡고 뭔가 말을 한것 같은데, 뭔 말을 했는지 기억나지 않고, 충남지부 문용민 사무장에게 화풀이를 하다 살짝 울었던 기억도 나고, 그리고 부천지역 진보신당 동지 차를 타고 농성장으로 왔던 것 같다.

 

농성장 마당에 뒤풀이한 동지들의 흔적이 어지럽다. 빈병과 남은술, 어제 먹고 남은 족발과 두부가 낙엽과 함께 뒹굴고 있다. 이리저리 대충 치우고 언니와 남아있던 지회 정훈희동지와 북어국으로 해장을 했다.

 

어제의 주점은 마무리까지 여러동지들이 말끔히 정리했다하고, 몇몇 동지들이 잠바와 지갑과 기타등등 물건들을 두고 가서 찾아줘야 한다고 확인 하고, 그리고 오늘은 쉬자하고 동지들과 통화를 헸다.

 

훈희동지와 언니를 아산으로 보내고 그때까지도 자고 있는 명동해방전선 동지들에게 농성장을 부탁하고 목욕탕을 다녀왔다. 비가올려고 그런게지. 어제부터 삭신이 쑤시더니 술기운이 가시지 않아 머리도 아프다. 뜨거운 물에 몸을 담궜다 꺼내어 한결 가벼운 몸으로 농성장으로 돌아왔다. 바람도 차려니와, 어제의 숙취가 남아 있어 잠을 자기로 한다. 침낭에 동지들이 주고가신 핫팩을 붙이고 누워 지퍼를 올렸다. 텐트로 떨어지는 빗소리, 요란한 천둥번개소리가 자장가처럼 아득하여 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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