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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에서 하루가 지난 2023년.
중요하고 중요하지 않은 날이 있는 것은 아니나, 2022에서 2023이라는 숫자가 바뀌는 날이기에, 의미를 담는다.
하나의 기준. 그 기준을 두고 앞과 뒤를 나누니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되었다.
세상을 살다보면 마음과는 많이 달라질 때가 있다.
열린사회구로시민회 회원들과 2023년을 맞이하며 걷기를 계획했는데, 어쩌다보니 산행이 되었다.
준비하는 과정에서 참여 인원이 계속 바뀌고, 모든 일정이 계획한 것처럼 진행되지 않았지만, 하루하루가 즐거웠다.
출발 당일까지 참여 인원이 조금씩 바뀌더니, 결국 출발 당일에도 인원의 변화가 있어 기차표를 반납하는 등 분주하게 시작.
첫날 영등포역에서 출발. 홍성역에 내려 포포와 만나 홍동마을 게스트하우스에 짐을 풀고, 동네 식당에서 저녁을 먹은 뒤 동네 산책. 2015년 4월 15일 구로마을공동체워크숍을 위해 홍동에 갔을 때 당시 구로구청에서 준비한 버스를 타고 마을넷 관련 사람들이 홍동마을 일대를 돌아다녔는데 이 날 일이 있어 따로 출발하느라 차를 가지고 간 덕분에 다들 서울로 출발한 뒤에도 동네를 어슬렁거렸던 그곳. 2018년 1월 홍동에 놀러갔을 때 돌아다녔던 서점과 도서관을 다시 가보고 싶었으나, 게스트하우스로 돌아오다보니 문을 닫았다.
늦게 도착한 회원들과 홍동 협동조합 동네마실방 뜰에서 앞풀이. 나는 짐을 싸서 포포내 집으로. 막내가 롤을 하고 있어서 잠깐 보다가 잠이 듬.
둘째 날 등산.
내포문화숲길 홍성센터에서 출발, 이응로 생가까지 가는 길. 걷다보니 산길. 내포역사 인물길 2코스가 생각보다 난코스. 백월산 정상을 거쳐 이응로 생가. 시간이 너무 지체되어 이응로 생가 앞에서 카카오택시를 타고 늦은 점심을 먹기 위해 식당으로.
처음 계획과는 많이 달라지는 하루하루의 일정. 오후 계획 숙소에서 쉬기로. 그럼에도 다들 웃음이 끊이지 않는다.
늦은 시간 인근 식당에서 2023년 개인의 소망에 대해 이야기, 시민회가 살아갈 방향에 대해 이야기, 고 이병창 대표에 대한 이야기. 병창 대표가 보고 싶다.
셋째날 먼저 서울 올라갈 회원들은 떠나고, 남은 회원들은 백월산으로. 전날처럼 험한 산길이 아닌 평탄한 길로. 그래도 한 참을 걷는다. 날씨 때문에 뜨는 해는 못 봤지만, 2022년 마지막 날 올랐던 백월산을 2023년 첫 날에 다시 올랐다는 기쁨.
산에서 내려오는 길에 동네 주민들이 준비한 떡국과 수육으로 아침.
처음 세웠던 일정과는 많이 달랐졌고, 육체는 등산으로 힘들었지만, 하루하루가 즐거웠다. 이렇게 2023년을 살아가면 좋겠다.
세상살이 모든 것이 내 마음 같지 않아도, 그 곳에 또 다른 길이 있음을 발견하면서 살아가고 싶다. 2023년을 준비하며 걸었던 그 날처럼.
나이를 또 한 살 먹었다.
이제는 나이 값을 해야 할 것 같다. 조그만 속삭임에 끌려 다니지 말고, 세월에 맞서 싸우지도 말고, 그냥 그렇게 세월의 파도를 타고 넘어가고 싶다.
예상하지 못한 길. 그리고 그 길을 걸으며 바라보는 또 다른 세상. 그리고 즐거움. 물론 당황과 걱정. 때로는 망설임이 있겠지만, 그 너머의 길을 보고, 낮선 길을 걸으며 그 길에서 즐거움을 발견하며 길을 걷고 싶다.
하루가 다 지나간다. 내일이면 2023년 1월 2일. 그렇게 2023년은 또 다시 흘러가겠지.
2023. 1. 1.
아침안개
꼬랑지. 2022년 12월 31일 백월산


2023년 1월 1일 백월산
#계획 #변화 #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