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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1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9/07/15
    Intro
    포카혼타스
  2. 2009/07/05
    ESSE(2)
    포카혼타스
  3. 2009/07/05
    닥터스카드
    포카혼타스
  4. 2009/07/02
    도와주세요, 와 사랑해줘 사이.
    포카혼타스
  5. 2009/06/24
    뭐? 아이스크림?
    포카혼타스
  6. 2009/06/24
    컨테이너 얘기 땜에 퍼온 글. (최원님)
    포카혼타스
  7. 2009/06/23
    2009/06/20
    포카혼타스
  8. 2009/06/22
    진중권씨를 봤다.
    포카혼타스
  9. 2009/06/21
    ★ 떡데이 (다음주 토요일 오후4시, 시청광장) ★
    포카혼타스
  10. 2009/06/19
    인체의 신비
    포카혼타스

Intro


이건 당신한테 말하는 형식을 빌렸지만 사실은 나에게 하는 말이에요.
‘후기’를 남기는 게 나에게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해서 이 이야기들을 쓰기로 했어요.
당신, 여기 와서 이 글을 발견했다고 너무 놀라지 말아요. 어차피 당신이 누구인지 아무도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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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E

우울이 점증하던 어제 밤

멍하니 블로그들을 돌아다니다가, 배터리가 다 되어가는 무선마우스를 배가 위로 가게 뒤집힌 채로 침대 위에 던져놓고, 가방 매고 숙소를 나왔다. 어차피 멀리는 못간다. 콜 오면 바로 뛰어올 수 있는 거리까지만.

 

일부러 길을 에둘러 둘러, 토요일 여름 밤에 바람쐬러 나온 사람들 사이를 누비고 다녔다.

한참을 빠른 속도로 걸어다니는데, 어라, 기분이 나이지질 않는다.

자전거 타는 사람들, 인라인 타는 사람들, 줄넘기 하는 사람들, 베드민턴 치는 아이들, 돗자리 깔고 맥주 마시는 사람들, 그냥 벤치에 앉아있는 사람들, 시어머니 흉보는 아줌마들, 일부러 아는 욕은 다 섞어가며 대화하고있는 10대 아이들, 노래하는 여자아이들, 디엠비를 보면서 빨리걷기 하는 사람들.....

이 모두가 스쳐가면서 나를 더 우울하게 만든다.

마음만 먹으면, 아니면 굳게 먹은 마음만 풀어주면 눈물이 뚝 떨어질 것 같아서 당황스러웠다. 

나는 걷기 말고 이 사태를 해결해줄 다른 방책을 찾기 위해 고민하다가

담배를 사러 편의점에 갔다.

물 사러 들어갈 땐 아무 느낌 없었는데... 편의점 알바와 눈이 마주치는데 왜 떨리냐.

 

마음에 미리 정해놓은 담배가 있었다. 황동색 에쎄.

담배를 안피는 내가 '선호하는 담배' 가 생긴 것은 저번에 했던 실험 때문이다.

나한테는 담배 냄새가 다 거기서 거기고 싫을 뿐인데, 사람들은 다 자기 입맛에 맞는 담배가 따로 있는 것이 나한테 '과연 담배맛에 정말 차이가 있을까?' 하는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던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이 제일 많이 피우는 것 같은 에쎄로다가 색깔별로 하나씩 사서 동시에 불을 붙여놓고 하나씩 빨아봤다. 하나 피우고 나선 맛 교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물로 입가심까지 해가면서. (순서대로 서너번쯤 빨았는데 갑자기 혼란스러운 기분이 들고 식은땀이 나서 실험을 마치고 일어서다가 쓰러질 뻔 했었다...ㅋ) 그 때 결론은 '맛이 다르긴 다르다.' 였고, 내 입에는 황동색 에쎄가 젤 맞았다.

 

그런데 머릿속으로 담배 이름만 블랭크로 놔두고 대사까지 마련해서 카운터 앞에 섰는데 편의점 알바가 에쎄 있는 줄을 딱 가리고 선거다. '뭐가 필요하세요?' 하는데 '어....어.. ' 이러면서 옆으로 몸을 굽혀 그 뒤에 있는 에쎄 이름을 찾아헤맸다. 그 친구도 잘 보이게 비켜준다.

황동색.... 찾았다!

'ESSE blend in 3'

뭘 세개 섞었다는건지 모르지만,, 암튼 저거 맞다.

'에쎄 블렌드 인 뜨리 주세요..... 아..... 그리고 그거... 뭐지? 아... 라이터도 하나요;'

'라이터는 뒤에 있습니다.'

'아... 네...'

근데 웬 라이터가 이렇게 색깔이 여러종류냐. 크기도 다양하고. 나는 라이터들을 만지작거리다가 하나를 집어 카운터에 올려놨다.

'삼천원입니다.'

지갑을 꺼내는데 종업원이 덧붙인다.

'그리고 신분증좀 보여주세요.'

헉!

나는 정말 '헉!' 이라고 말했다. 세상에.... 이게 얼마만이냐!

물론 내가 어려보여서 신분증을 요구했을거라는 추측에 기뻐한건 단 1초정도에 지나지 않고, 곧 나의 담배 사는 폼이 하도 어리버리하니까 혹시나 해서 보여달라고 했을거라는 해석, 또는 단속 나온걸로 의심했을거라는 생각쪽으로 흘렀다.

어쨌든. 의외의 상황이 싫지는 않았다.

지갑을 꺼내니 주민등록증은 없고 옛날 학생증이 있다.

내 주민번호 앞자리를 확인하더니 그 친구가 약간 '죄송해' 한다. ㅡㅡ;

 

담배랑 라이터를 가방에 넣고 나와서 갑자기 막막해진다.

길에서 담배피는 사람 뒤를 따라가며 괴로워했던 것을 생각하면 길에서 피울 수는 없고,

그렇다고 남들 운동하는 공원에서 피우는 것도 민폐고,

오직 담배 하나 피우기 위해 술집을 찾아들어가는 것도 배보다배꼽이커지는 사태가 되고...

그렇게, 좋은 생각이 떠오를 때까지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계속 걸었다.

그런데 정. 말. 담배 피울 곳이 없더라.

그렇게 걷다가 홈플러스가 나와서, 코팩이랑 커피콩이랑 유선마우스를 사갖고 나와서

11시를 훌쩍 넘은 걸 보고 깜짝 놀라 숙소로 돌아왔다.

 

옆에서 자고 있는 친구를 안깨우려고 불도 안켜고 잘 준비를 하는데,

가방을 열었더니 웬 반짝거리는 네모난 것이 있어서 꺼냈다가

깜짝 놀랐다.

아니 이게 웬 담배???

 

 

ㅡ,.ㅡ

 

나 진짜 우울증인가보다.

우울증이 노인에선 인지기능 저하로 나타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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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스카드

인턴 숙소에 카드회사 직원이 왔다.

손발이 오그라드는 (ㅡㅡ;) 경어체를 쓰면서

엠디 프리미엄카드를 홍보했다. 의사선생님들만 만드실 수 있고.. 어쩌고 저쩌고..

 

연회비 무료에 각종 혜택들에 입맛을 다시다가

우리는 마룻바닥에 주저앉아서 카드 신청서를 하나씩 썼다.

 

그리고 어저께 그 아저씨한테서 문자가 왔는데,

카드가 잘 만들어졌다는 것과 아저씨 이름과 필요하면 언제든 연락하시라, 잘 지내시라는 내용이었다.

 

아저씨한테 수고하셨다고, 고맙다고 답문을 보냈다.

아저씨한테 좋은하루 되시라고 답문이 왔다.

님두 좋은 하루 보내시라고 답문을 보냈다.

 

이놈에 카드 한장 만들면서 도 머리가 복잡해진다.

괜히만들었나...

이거 만들어서 쟤들의 신용구분의 틀에 들어간 것 같다. 몸 베린 기분이다. 구리다.

카드회사 아저씨의 경어체도, 특권의식을 대놓고 자극하는 카드 이름도 영 찜찜하다.

나도 거기에 넘어간거 아닐까?

 

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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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와주세요, 와 사랑해줘 사이.

궁구/궁상님 블로그에서 퍼옴

 

<< 태초의 언어는 리듬과 악상(악센트)에 의해서 지배됐다. 그것은 물질적 필요의 저작이나 노동하는 이성의 산물이 아니라, 감정의 충동과 욕망의 도약에 연관된다. [...] 루소에 따르면, 분절이 풍부한 (유럽) 북반구 언어는 필요와 추론의 언어가 되고; (반면) 열정적 언어는 멜로디와 악상의 굴절에 기대는데, 즉 "(열정적 언어를 쓰는) 사람들은 말하기 대신에 노래를 부른다 (1)". (여기서 우리는) 자, 이제 (이렇게 말할 수 있다): 최초의 말은 "도와주세요"가 아니라, "사랑해줘" 이다 (2). >>

 

분절이 풍부한 언어와 열정적 언어 사이 어딘가에서,

'도와줘 ↔ 사랑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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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아이스크림?

숙소는 4층짜리 빌라의 1층이고 내 방은 베란다와 붙어있다.

베란다 밖에는 바로 길이 있다.

 

그 길 위에서, 방금 어떤 남자가 위층을 향해 소리쳤다.

'아이스크림?'

'............'

'뭐? 아이스크림?'

'.............'

'뭐라고? 아이스크림???'

'..................'

'어! '

'................'

'어???'

'.................'

'아이스크림?'

'..................'

'어!'

 

 

 

결론은 아이스크림이었을까, 아니었을까?

 

내가 들은 저 말이, 알고보니 '아이스크림' 이 아닐지도 모른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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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테이너 얘기 땜에 퍼온 글. (최원님)

포카혼타스님의 [우리는 컨테이너를 넘지 '못'했다] 에 관련된 글.
 

아래 퍼온 최원님 글을 보면서, 내가 작년에 썼던 일기가 떠올라서 트랙백으로 연결해본다.

 

 

촛불논쟁 관련해서-데모스인가 중간계급인가 다중인가

최원


 



최원 2009.05.12 15:58
http://blog.aladdin.co.kr/droitdecite/2838075




조정환 씨가 최근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글(http://blog.daum.net/nalsee/16521644)에 내가 쓴 글의 일부가 인용되었는데, 내가 전반적으로 이택광씨의 의견에 동조하고 있다는 인상을 줄 수 있는 것 같아서 그런 것은 아니라는 점을 이 자리에서 분명히 밝힌다.

촛불 안에 다양한 경향들이 있었고, 여전히 있으며, 따라서 촛불을 그 자체로 하나의 열린 갈등적 공간으로 봐야지, '치안police에 대한 희구'와 '환(등)상'에 사로잡혔던 자들의 일장춘몽에 불과했던 것으로 생각해서는 안된다는 조정환씨의 주장에 십분 동의한다. (이건 논쟁을 쫓아가다가 이번에 알게 된 것이지만) 특히 촛불이 주장했던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라는 슬로건을 민족주의로 환원할 수 있다는 이택광씨의 주장에 대해서 나는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 이 슬로건은 원칙적으로 인민주권을 표현하는 것이지 국가주권을 표현하는 것이 아니다. 이 양자가 단순히 외적으로 대립하는 것이 아닌만큼, 그 속에 애매함 내지 모호함이라는 문제가 있지만, 이 애매함이야말로 정치의 재료 그 자체이며 따라서 결정되지 않은, 열려있는, 개입이 필요한 문제라고 본다(내가 전에 쓴 글에서 말한 결정되지 않은 문제라고 지적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또 이택광씨가 랑시에르의 몫이 없는 자들 개념을 10대 소녀나 여성참여자에서만 주로 찾으면서, 촛불에서는 몫이 없는 자와 몫이 있는 자가 섞여서 모종의 '환등상'을 만들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전혀 동의할 수 없다. 랑시에르에게 있어서 몫이 없는 자들은 그런 식으로 이해될 수 있는 개념이 아니다. 그것은 기본적으로 언어적 체제(regime)의 문제, 곧 발언권의 문제이고, 따라서 몫이 없는 자들이란 치안이 침묵시키려 들고 소음으로 간주하려고 드는 말들을 평등주의적 논리에 입각하여 행하는 모든 자들을 가리킨다. 당연히 당시에 명박산성으로 상징되는 의사소통거부에 반대해 자신들의 목소리를 높였던 사람들 모두가 몫이 없는 자들(데모스)이지, 그 가운데 어떤 집단은 몫이 없는 자들이고, 어떤 집단은 몫이 있는 자들이 아니다. 그런 식으로 천박화하면, 데모스가 정세적으로 발생하는 불안정한 탈정체화의 효과라는 점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게 되며, 집단 정체성에 대한 사회학적 기준들을 뽑아내고 열거하는 방향으로 퇴행할 수밖에 없다.

오히려 랑시에르적 관점에서 일관되게 논의를 가져가기 위해서는 당시 촛불대중이 충분히 '평등주의적 논리' 속에서 자신의 운동을 만들어나갔는가를 평가할 필요가 있다. 다시 말해서 예컨대 촛불대중이 비정규직 문제 등에 대해 얼마나 열려 있었는지 등에 관해 말해야 한다. 그리고 그러한 면에서 나는 (이 모든 이택광씨와의 이견을 명시한다는 조건 하에) 여전히 촛불대중이 전반적으로 중간계급적 성격을 가지고 있었다고 말할 수 있다고 본다. 조정환씨가 지속적으로 주장하듯이 그 성격이 언제든 다시 변할 수 있는 열린 것이었다는 점을 동시에 명확히 하고, 이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 어떤 개입을 할 것인가를 논의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 말이다.

사실 촛불이 변하기 위해서 정말 필요했던 것은, 진보진영 내지 조직된 노동자들을 비롯한 다양한 약소자들과의 거대한 합류였다. 촛불은 그야말로 '원군'을 필요로 하고 있었고, 사실 작년 촛불 패배의 결정적인 원인은 바로 이 원군이 어디에서도 나타나주지 않았기 때문이었다고 볼 수 있다. 어떻게 보면, 촛불은 (데리다적인 의미에서의) 보충대체(supplement)를 필요로 하고 있었다고 말할 수 있겠다. 곧 자신을 성공적으로 구성하는 데에 필수적이지만, 그 보충물을 자신에게 추가하고나면 그자신을 변질시켜 대체할 어떤 것(진정한 의미에서의 데모스로 만들어줄 수 있는 것).

나는 작년에 촛불의 중간계급적 성격을 지시하면서, 노동자를 비롯한 기층 민중의 지원없이 촛불의 싸움은 승리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점을 역설했었다. 참세상에 올렸던 '컨테이너를 어떻게 넘어설 것인가'라는 글을 통해서 내가 말했던 것이 바로 그것인데, 나는 거기에서 컨테이너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우리에게 어떤 물질적 힘이 반드시 요구되지만, 그것은 단순한 폭투냐 비폭이냐의 차원에서 논의될 문제가 아니며, 그 자리에서 단순히 컨테이너를 넘어설 것인가 말것인가라는 차원에서 논의될 문제도 아니라고 말하면서, 그 논의가 파업 등을 조직화할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한 논의로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간계급적 촛불 자신이 혼자서 자신의 과업을 완수할 수 없는 바로 그 때에 노동자들이 나서서 그것을 급진화할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을 했었다.

이 점에 있어서는 여전히 내 판단은 변하지 않았다. 촛불이 패배한 시점은 정확히 민주노총의 파업이 흐지부지된 그 시점이었다. 바로 그 전에 백만을 동원하면서 명예가 걸린 마지막 전투를 치렀지만, 곧바로 촛불은 가시적으로 사그라져버렸던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촛불 자체의 한계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 못된다. 촛불이 문제가 아니라, 바로 기층 운동들이 그만큼 붕괴되어 있었다는 것이 문제였다.


백승욱 교수와 같은 경우, (여기저기서 들리는 말에 의하면) 문제의 그 글에서 촛불이 87년보다도 못했던 것은 그것이 789 노동자들의 진출과 같은 것조차 이끌어내지도 못했던 것을 보면 분명해진다고 말한 것 같은데, 정말 가당치 않은 이야기다. 그 열린 공간에서 숟가락으로 떠주는 밥도 먹지 못한 것이 바로 기존의 운동진영들이었다. 87년에 노동자들은 만반의 준비를 하고 기다리고 있다가 바로 6월 항쟁이 열어놓은 정치공간 속으로 일거에 진입해 들어왔었다면, 2008년에 노동자들은 (이후 벌어진 조직내 성폭력사건에서도 드러났듯이) 그 조직들의 파산을 향해 이미 나아가고 있었고(지금도 나아가고 있듯이), 이 때문에 그 속에서 아무런 역할도 하지 못했던 것이다. 이것이 어떻게 촛불의 한계란 말인가?

어쨌든, 여전히 나는 두 권의 책을 모두 접해보지 못한 상태에서 논쟁에서 추가되는 정보를 바탕으로 쓰고 있다. 그러니만큼 독자들이나 인용하는 분들이 그 점을 염두에 두고 내 글을 읽어주길 바란다.

▒▒The Autonomy Re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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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6/20

분홍색 우비를 입은 윤아가 발걸음에 부점을 붙여서 깡총깡총 뛰어와서

우산 쓰고 있던 내 보송보송한 몸을 비에 젖은 우비로 툭, 치며 말했다.

'언니, 나 어제 자본론 샀어요. 흐흣! 수박먹을래요? 집에 냉장고에 있는거 뽀려왔는데. ㅋㅋㅋ'

나는 우산을 들고 서서 새새끼처럼 윤아가 집어주는 수박을 낼름낼름 받아먹었다.

아쉬운 양에 입맛만 살아나서

윤아를 꼬셔서 떡볶이랑 순대를 먹으러 갔다.

맛잇게 먹고 있는데 가두행진을 시작한 시위대가 떡볶이 파는 포장마차쪽으로 왔다.

서둘러 계산하고 아줌마가 '먹으면서 해야지~!!' 라며 거의 억지로 그릇에 담아주신 떡볶이순대를 들고

사람들 사이로 끼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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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씨를 봤다.

진중권씨가 자기의 생각과 글에 대해 말하는 것을 봤다.

처음엔 듣고 있었는데 나중엔 말하는 그를 그냥 쳐다만 보고 있었다.

 

그의 말에

일번, 깜짝 놀랐다.

이번, 이제 진중권씨 글을 볼 때 예전처럼 재밌게 읽을 수 없을거라는 생각에 안타까웠다.

삼번, 역시 난 안-유명한-사람-philic 이구나, 했다.

 

 

한가지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다.

그 사람을 주로 화면으로 보던 버릇에 그 사람은 나를 못볼거라고 생각한건지,

청중으로서 표정관리를 할 생각을 못하고

그냥 느껴지는 대로 인상을 팍 썼던 것 같다.

 

못봤을까?

... 그러기엔 너무 코앞에 앉았다.

그런데 어차피 그는 청중 한명의 표정 정도는 신경쓰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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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떡데이 (다음주 토요일 오후4시, 시청광장) ★

http://bbs1.agora.media.daum.net/gaia/do/debate/read?bbsId=D003&articleId=2774267

 

 

 

 

제안합니다.

 

다음주 토요일 (6/27) 오후 4시

 

시청 광장에서 을 먹읍시다.

 

'침묵하는 다수'가 광장에 모여 떡을 먹으면

우리는 맛있고 즐겁지만

누구는...긴장해서 떡이 잘 넘어갈까요? ^^

 

다음은 외국에서 있었던 한가지 사례입니다. 

 

아이스크림 시위를 아시나요? 

2년 전인 2006년 5월, 유럽 변방의 신생국 벨로루시의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 독재자인 그가 3선에 성공한 직후, 한 누리꾼(‘by_mob’)이 ‘플래시 몹’을 제안하는 글을 올렸다. 수도 민스크의 광장에 나와 그냥 아이스크림이나 먹자는 것이었다.

벨로루시의 독재정부와 공권력은 그 시위마저 두려운 나머지 가당찮은 죄목으로 시위자들을 연행했고, 그 현장을 고스란히 사진에 담아 블로그에 커뮤니티에 올려 전 세계에 알림으로써 독재정권은 결국에 아이스크림에 녹아버리게 되었다는...
그들이 무서웠던 것은 아이스크림이 아니라 아이스크림을 놓고 의견을 조율했던, 의견을 조율하며 하나로 뭉쳤던 사람들이었겠지만, 아이스크림을 먹는 사람을 혹은 광장에서 서로에게 웃음을 지어보이던(또 다른 플래시 몹) 사람을 연행했던 사실이 온 세계에 알려지면서 오히려 자승자박의 패를 잘못 두게 된 꼴이 되었고....

 

그냥 떡을 먹자는 거지요.

염원하는 마음으로,

준비하는 마음으로... ^^

 

 

 

 

 

 

어제 위의 내용으로 제안 글을 올렸었는데요,

많은 분들이 찬성 해주셔서 이제 본격 홍보를 해보려고 해요.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 떡을 드시고싶으시면 이 이야기를 많이 알려주세요~!
그냥 퍼가셔도 되고, 내용 바꿔서 출처 안 밝히고 쓰셔도 좋아요.
그냥 유령처럼 소문이 퍼져나가면 제일 좋을 것 같아요. ㅎㅎ
(시간, 장소, 떡- 이 세가지만 그대로면 됩니다. ^^)

 

<어제의 제안글(<=클릭) 에 달린 댓글 브리핑 입니다.>

 

먼저, 많은 분들이 떡을 좋아라하신다는 것을 알 수 있었고요... ㅎㅎㅎ
이날 떡먹으러 떡들고 나오겠다는 분들은 정말 많았습니다. 차마 다 못씁니다.. ^^

 

각종 떡 종류에 대한 지지를 표명해주신 분들입다.
 바람**님- 가래떡
 사*님- 송편(극비사항)
 모의**- 인절미(극비사항)
 Al***님- 개떡
 크**님- 가래떡(견찰용-사람못물게입에물려놓음)
 스카***님- 쑥떡
 희망**님- 개떡 선호, 쑥떡 사이에서 고민
 무*님- 개떡, 가래떡
 유홍*님- 무지개떡, 팥시루떡
 He***님- 시루떡
 Ni***님- 찹쌀떡
 ic*****님- 인절미
 mb*****님- 쥐떡
 온*님- 개떡
 띠*님- 절편
 샛*님- 꿀떡, 인절미
 ㅂ님- 절편

 
이분들은 떡과 함께 먹을 싸이드 메뉴를 생각해주셨습니다.

 작은**님- 물김치
 이웃**님- 식혜도 같이 먹어야 체하지 않아요
 kang******님- 전 떡을 시러해요. 그냥 부침개나 막걸리를...
 캬*님- 떡 + 식혜 or 보리차 식힌 물 + 부침개 + 막걸리
 쥐를**님- 케익(반대 누른 이들을 위해)

 

어떤 분들은 떡에 대한 탄압을 예상하셨습니다.
 들풀**님- 떡의 배후 조사하라 그러고 전국의 떡집 세무조사 나갈지도 몰라
 궁**님- 생수공금 막으라 그러면 난감
 씨알***님- 쌀농사 못 짓게 할지도
 솔*님- 떡이 시위 물품에 포함되어 떡 들고 있는 사람, 떡 먹은 사람, 떡 만든 사람, 떡 판 사람, 떡 만든 사람...다 잡아가는 건 아닐까요?
 뜨거*****님- 떡나누어 먹자는데.... 설마 원천봉쇄야 할라나...?
 해*님- 앞으로는 떡들고다니다가 현행범으로 잡혀갈것은 불안이 엄습하는데요.불법시위물품소지죄로..ㅋㅋ
 이슬**님- 지나가는 시민에게 전견 왈~ 떡을 들고는 절대 지나갈 수 없습니다! 헐~~~~~~ -.-;;
 탄*님- "떡은 무슨 돈으로 샀는지 조사햇!" ㅋㅋㅋㅋㅋㅋㅋ

 

'떡메'를 언급하신 분들입니다.
 ㄷ님- 마음속 떡메
 강한*님- 떡메 가져와서 떡치자
 원**님- 현장에서 떡메를 치자

 

초를 꼭 종이컵에만 꽂아야 되는 건 아니란 걸 지적하신 분도 계셨습니다.
 참바**님- 떡케익에 촛불 꽂고 있으면 불법이라 끄라할까 안끄라할까??
 fu****님- 떡 케잌에 촛불 켜고 나눠 먹는건 어떨까요

 

또... 촛불을 '먹었던' 분도 있었음이 밝혀졌습니다. ㅡ,.ㅡ
 배숙****님- 촛불대신 떡을 먹어볼까

 

자기 고장 떡에 대한 자부심을 나타내신 분도 계셨습니다.
 사*님- 우리 동네 떡집 맛 끝내줌

 

이 참에 장사를 해보겠다고 하신 분들도 계십니다.
 대통****님- 이날 광장에서 떡 및 물장사 (근데 김굽****님이 물을 그냥 왕창 돌리신답니다. 어쩌죠... ;;)
 희망**님- "떡 맛나는 세상" 사이트 맹글어서 떡 장사 함 해볼까요?? 신문고 모 이런 게시판두 운영함서. 대박 날듯.동업하실분 손이요
 님을*****님- (희망**님의 동업 제안에) '손번쩍' 
 
이 날에 '떡데이'라는 이름을 붙여주신 분들도 계십니다. (이번 글 제목으로 써봤습니다. ^^ 감사합니다.)
 vo******님, 독도**님, 라*님, 구름**님, 레*님, 띠*님, 봄*님,

 

기타 언급도 있었습니다.
 엄**님- 구호외치는거보다 떡먹으며 정국 토론한다면 진정한 아고라가 될듯 ㅋ
 안소*님- 주술적 효과가 크겠군! 모방주술!
 난그*님- 시청광장에서 시민들이 떡 먹으면 쥐박이 떡실신하겠군 ㅋㅋㅋㅋㅋㅋ

 

떡으로 시를 지으신 분입니다.
 크**님- 개떡같은세상..쑥떡거리다보면..바람떡처럼 부푼 민주주의꿈을..무지개떡처럼 환하게 비춰지려나..

 

이 외에, 못 참고 지금 사먹겠다고 하신 분 몇분 계셨습니다.

 

6/27 토요일 같은 시간 시청광장에서 열리는 행사 제보입니다. 
 윤**님- 전국의 환경단체들이 시청광장에서 행사가 계획되어 있는데 그것과는 어떻게 조율해야 하나요? 그날 시청광장에서 "4대강 죽이기 사업 저지 및 생명의 강 보전 범국민대회"를 개최한답니다.

=> 저는 시간 정할 때 이 행사랑 겹치는지 몰랐는데요... 행사 오신 분들과 같이 떡도 나눠먹고 4대강이 먼저 죽나 찍통이 먼저 죽나 이야기 나눠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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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체의 신비

식도경련이 일어나서 죽을 것 같더니

가라앉자마자 배가 고프다.

 

ㅡ.ㅡ

 

심리적 허기야

심리적 허기야

심리적 허기야

심리적 허기야

심리적 허기야

심리적 허기야

심리적 허기야

심리적 허기야

..........

 

 

 

어여 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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