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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 등록일
    2008/07/01 16:40
  • 수정일
    2008/07/01 16:40

어렸을적,

매번 여름을 탔다.

방학을 맞으면 꼬박 며칠을 눕는일이 생겼다.

설사를 하고 고열이 겹치기 시작했다.

그리고나서야 나의 여름을 맞았던 것 같다.

특별히 허약하지도, 특별히 튼튼하지도 않은 그저 그랬던 어린 기억 속에

 

불쾌한 여름이 왔다.

그림속에, 텔레비전 속에, 신문과 광고에 시원한 여름을 표현하고 해변의 바람에 날리는 모습을 담지만, 실제로 찾아본 바다는 무더위에 갖혀진 땀과 찡그린 이마, 따가움을 넘어 힘들어 쓰러질 것만 같은 햇볕만이 기억된다.

 

그 여름이 지나고 나서

바다는 나에게 그리 반가운 장소가 아니게 되었고 어느순간 여름앓이가 사라졌다.

그리고 2008년 여름이 왔다.

7월 1일,

아직 후덥지근하고 볼쾌함이 가득한 여름이 다가오지는 않았지만, 시간은 기다리지 않고 조용히 지나고 있다.

이제 여름은 몸이 힘들고 아프고 고통스러운 문제가 아닌것 같다.

어느새 여름은 지나간 기억이 겹쳐지는 시간이 되었다.

뭐 여름만은 아니지만, 이렇게 산다는 건 나이를 먹었다는 이야기가 되버리는지 모르겠다.

봄여름가을겨울 그 시간마다 먼 저편의 기억들이 스쳐지나간다.

 

2008년은 나에게 어떤 기억으로 남을까,

한번쯤은 오늘, 나의 고민을 정리해보아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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