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28, 29,30일... 7월 한달간은 공룡과 함께 나름 집중해서 준비했던 미디어 컨퍼런스를 진행했었죠..

즉, 끝났다는거지..ㅋㅋ

컨퍼런스 끝나고 바로 휴가 모드이긴 한데... 시간을 더 끌면 어쩐지 정리를 더 길~~게 해야만 할 것 같은 부담이 들어서 후딱 정리해버릴려고 이렇게 포스팅을 합니다.

뭐..사실 전 상근도 아닌데 휴가는 딱히 상관이 없죠 -_- ; 아무튼..ㅎㅎ  

평가의 글을 존대말로 쓰는 건 영 어색해서 독백으로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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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 수업을 맡았다.
종민의 방 수업에 이어서...사람들의 방과 집, 사적인 공간이 이어지는, 사적인 공간을 잇는,
여러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고 사람들의 삶이 드러나는 공간인 거리.
그런 거리에서 사람들의 삶을 바라볼 수 있고 거리가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생각해 볼 수 있어야 한다는 것, 그리고 나에게 거리는 어떤 의미인지 ‘나와 거리, 나의 거리’에 대해 생각해 보는 것이 수업의 목표?
사실 좀 더 내 수준에서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은 거리는 그냥 지나치는 곳이 아니라 무언가 일어나고 있는 곳, 일어날 수 있는 곳이라는 것을 이야기 하는 정도..라고 생각했다.

 

암튼 어쨌든 그래서.. 주요 내용으로 잡은 것은 
- 편안함/불편함 요소, 거리가 만들어지는 과정/의도, 거리의 존재 방식(?) 
- 공유지로서의 거리, 거리의 공공성
- 내가 거리에서 행복하려면 / 거리에서 무언가 할 수 있으려면  

 

실제 활동은
- 로데오 거리와 사직동 거리 분석
- 거리의 공공성을 주제로 모은 이미지 프레젠테이션
- 나에게 의미있는 거리 그려보기

 

 

유스보이스 미디어컨퍼런스 '공간 - 공간 속 숨은 이야기 찾기' 클래스

 
거리 수업 (2010. 7. 28)
주요 내용
- 편안함/불편함 요소, 거리가 만들어지는 과정/의도, 거리의 존재 방식(?)
- 공유지로서의 거리, 거리의 공공성
- 내가 거리에서 행복하려면, 무언가 할 수 있으려면
내용/활동
장비 및 자료
수업소개
- ‘거리’의 대략적인 의미/범위 공유
- 공간 수업 중 거리를 이야기 하는 이유
ppt1~2
거리분석
(편안함/ 불편함 요소)
- 로데오 거리와 사직동 거리 : 지금 내가 갈 수 있고 무엇인가 할 수 있는 곳 표시, 거리에 대한 느낌 적기 -> 사전활동
- 거리에 대한 느낌 적은 것을 가지고 이야기 나누기 (‘편안함/불편함’을 중심으로)
(거리가 만들어지는 과정과 의도, 거리의 존재 방식)
- 목적지향적 거리와 자연발생적인 거리의 비교
- 사직동에서 공룡의 생활 방식 이야기
ppt3~7, 거리사진 2종, 전지, 매직, 화이트보드
공유지로서의 거리
-민자 역사, 패션예술의 거리 조성, 용산 재개발, 시청과 광화문 광장(?), 그래피티, 팔당 자전거 도로 사례 사진 프레젠테이션
ppt9~31
내가 거리에서 행복하려면 (나와 거리, 나의 거리)
- 리얼 거리전의 사례
- 나에게 의미있는 거리 그려보기
ppt33~35, 각자 스케치북, 펜
수업 마무리
- 미디어 작업자로서의 거리 인식
- ‘지각대장 존’ 함께 읽기 (사건을 발생시킬 수 있는 것이 거리)
ppt36~54, 지각대장 존 동화책

 

피티 시나리오
 
1. ‘거리’에서 하는 것? / ‘거리’에서는 ‘이동’만 하나요?
목적지를 향해 이동, 정보를 접한다, 사람을 만난다, 구매, 판매, 소요, 생각에 잠긴다, 예술 혹은 표현활동, 소속감을 느낀다 혹은 드러낸다, 쉼, 놀이 등등.
(정보 : 계절감을 느끼거나, 간판-상가-전단지-광고를 보거나, 사람 : 우연히 혹은 의도적으로, 예술활동 : 벽에 그림 혹은 길거리 전시 길거리 댄스 혹은 공연, 표현활동 : 집회나 선전전, 소속감 : 월드컵 거리응원이나 크리스마스 시즌 , 놀이 : 어린이들의 놀이 혹은 거리 축제 등등)
 
2-1. 생각보다(?)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 / 사건이 일어나는 곳
하루 일과를 이야기할 때 ‘어디에서 누구를 만나서 무엇을 했다 - 친구랑 까페에서 하루 종일 수다를 떨었다’라고 이야기하지만 ‘사직동을 지나 무심천을 건너 로데오 거리를 걸어가서 친구를 만났다’ 라고 이야기 하지 않는다. 그러나 실제로 친구를 만나기 전까지 길에서 보낸 시간은 생각보다(?) 길고, 그 사이 많은 정보를 접했으며 실제로 그 정보로 인해서 므언가 행동을 했거나 심신의 상태가 바뀌었을 수도 있다. (예기치 않게 눈에 띈 옷가게에서 티셔츠를 한 벌 산다던가.. 사람이 많고 자동차가 밀려 짜증이 나고 피곤해졌다거나..)
학원가가 밀집한 길을 걸을 때 어쩐지 공부를 좀 더 열심히 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도 그냥 우연의 일치는 아니다. 거리의 메시지를 알게 모르게 느끼는 것.
등하교길에서 어린아이가 하는 것은 단순히 학교를 가기 위해 다리를 움직이는 것뿐만이 아니다. 문구점을 구경하거나 눈에 띄는 식물이나 동물을 가지고 놀거나 신기해 보이는 구석에 들어가거나 하면서 호기심을 충족하고 풍부한 경험을 한다. 나이를 먹을수록 목적과 책임의식이 뚜렷해지고 시간에 쫓기면서 학교 가는 길은 학교를 가기 위한 길 외에는 아무 것도 아닌 것이 된다.
 
2-2. 여러 사람이 함께 있는 곳
집집 사이의 골목, 슈퍼와 시장이 있는 길, 학교 주변의 상가, 음식점과 술집이 모여 있는 곳, 극장과 까페가 있는 시내.. 여러 사람들의 집과 일터, 놀이, 휴식공간 등등이 이어진 것, 잇는 것, 모여서 함께 살아가는 곳이 되기도 하는 것.. 도시보다는 작고 누구네 집 정원보다는 큰 것. 사람들을 만날 수 있고 사람들의 삶이 드러나는 곳. 여러 사람이 함께 쓰고 함께 만들어가는 곳. (그러나 때때로 거리는 몇몇 책임자들에 의해 정비되고 만들어진다.)
 
* 거리분석 사전활동 : 사직동 거리와 로데오 거리의 파노라마 사진 분석
안내글 : 사진 속 거리는 여러분이 한번쯤 본 듯한 어떤 종류의 거리입니다.
지금 내가 사진 속의 거리를 걷는다고 상상했을 때, 내가 갈 수 있고 무언가 할 수 있는 곳에 표시를 하고 거리에 관한 느낌을 적어주세요.
[표시하는 방법]
그냥 지나가는 곳 : 직선 ( ─ )
갈 수 없는 곳 : 점선 (--- )
갈 수 있고, 무언가 할 수 있는 곳 : 네모 ( ▭ )
[느낌을 적는 방법]
① 전체적인 느낌을 간단하게
② 더 편안하다고 느끼는 거리와 그 이유는?
 
3. 거리분석 (편안함과 불편함을 중심으로)
편안함과 불편함을 느끼는 기준은 각각 다르다. 같은 거리라도 사람에 따라 다르고, 같은 사람이라도 상황과 목적에 따라 다르다.
일반적이라고 말할 수 있는 기준도 있다. 위험에 대한 감지라던지, 지나친 과밀함, 시선의 압박 등등..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황과 목적에 따라 다르게 해석된다.
거리를 만드는 사람들은 이러한 사람들의 반응을 연구하고 이를 활용해서 거리를 만들고 거리의 목적에 따라 사람들에게 어떤 편안함과 어떤 불편함을 주기도 한다. 고층아파트는 좀 더 높은 위치에서 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욕망을 유도하기도 하지만 동시에 위압감을 주어 그 아파트에 살고 있지 않는 사람들이 접근할 수 없게 만들기도 한다.
 
4-1. 누가 만든 거리? 어떻게 만들어진 거리? 누구를 위한 거리?
 
로데오 거리를 지나갈 때 쇼핑이 목적인 사람은 만족감을 얻고 편안하다고 느낄 수 있지만 구매 능력이 없거나 쇼핑이 목적이 아닌 사람은 불편함을 느낄 수 있다. 로데오 거리는 실제 쇼핑을 위해 만들어진 거리이고 구매 능력이 없는 사람이 그 거리에서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할 수 있는 일이 없는 것만 아니라 쇼윈도 너머 물건을 팔고자 하는 사람들의 시선 - 구매 능력이 있는지를 판별하는 시선을 받아야 하는 부담감, 자신의 나이와 옷차림이 이곳에 어울리는지 (이곳의 목적에 부합한지) 알게 모르게 신경쓰게 되는 부담감이 생긴다.
사직동 거리는 그에 비해 자연발생적이고 그 거리에 사는 사람들의 필요에 의해 길이 만들어지거나 상가가 들어선 거리이다. 굳이 특별한 목적을 갖고 있지 않더라도 거리를 지나기에 부담이 없고 구매 능력에 따라 평가받는 시선을 받지 않아도 되는 점에서 편안하다고 느낄 수 있다.
 
4-2. 어느 쪽이 공공영역처럼 느껴지는가?
 
둘 다 공공영역이 맞지만 로데오 거리는 공공의 자원을 투여해 상업적인 목적으로 상점 주인을 위해 형성된 것으로 보는 편이 더 맞다. 물론 소비자의 편의 또한 고려한 것이 아니냐고 질문할 수 있겠지만 그 거리에서 일어나는 이익의 최대 수혜자는 누구일지 생각해 볼 일이다. 그렇다고 해서 로데오 거리 같은 상업 거리가 아예 필요하지 않다고 이야기 하는 것은 아니다. 소비자 또한 다양한 상품을 편하게 고를 수 있는 거리를 필요로 한다. 하지만 그 거리가 상업적인 목적으로 만들어졌다는 것, 온전히 시민을 위해 만들어진 착한 거리는 아니라는 것, 구매능력이 없는 사람을 배제하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그렇게 편향된 (판매자와 소비자만을 위한) 거리에 종종 혹은 자주 공공의 예산이 투여되고 때로는 내가 요구할 수 있는 권리들이 묻히고, 누군가의 권리가 침해당하기도 한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것...
백화점이 들어오면, 대형 쇼핑몰이 들어오면, 상권이 확장되어 우리 동네까지 스며들면 더 살기 좋아질 것이라고들 하지만, 과연 동네의 어떤 부분이 좋아지고 어떤 부분을 포기 해야하는지 생각해볼 일이다. 과연 우리 삶의 어떤 부분이 좋아지는 것인지, 그것을 과연 진짜 질 높은 삶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지..
또한 목적지향적인 거리, 상업 거리의 존재 자체가 사라질 수 없고 필요한 부분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과연 그 거리가 나한테 어떤 의미로 존재하는가가 핵심적인 문제이다. 나에게 중요한 거리, 나의 거리가 그런 거리라면 과연 내가 삶에서 추구하는 것은 ‘소비’인가, 내 삶이 소비를 중심으로 살아가는 것이 과연 행복한가라는 질문을 던져야 하는 것이다.
 
5. 공존의 거리? 경쟁의 거리? 삶이 일어나는 거리인가?
 
로데오 거리에 위치한 각 상점들은 동일한 목적을 가지고 비슷한 상품을 파는 곳들이다. 이들이 상호협력하며 살 수 있을까? 혹은 일상생활에 필요한 자원들을 서로에게서 얻을 수 있을까? 이렇게 상점들은 경쟁적 위치에 있고 서로의 일상생활에 필요한 자원을 교환하기도 어려운 구조이다. 이 가운데 정서적이거나 사적인 교류 또한 어려운 것은 당연하다.
사직동의 경우 비싼 메이커 옷을 살 수는 없어도 일상생활에 필요한 의식주 자원을 다양하게 구할 수 있고 서로의 사적교류 또한 비교적 활발하게 이루어질 수 있다. 서로 가게를 봐주거나 아이를 함께 키우거나 먹거리를 교환하거나 하는 것들이 가능하다. 옷과 신발만 가지고 살 수 없다는 점을 생각해봤을 때 총체적인 삶이 가능한 거리가 어떤 거리인지는 명확해 보인다.
내가 편안하다고 생각하는, 나에게 중요한, 나의 거리가 화려하지만 경쟁적이고 판매와 소비를 목적으로 하는 거리인지, 특별히 좋아 보이지는 않지만 총체적인 삶이 가능한 거리인지에 따라 나의 관심사와 나의 지향점, 내 삶의 중심이 어디에 있는가는 달라진다. 물론 반대도 마찬가지. 관심사와 지향점에 따라 중요하게 느껴지는 거리가 결정되는 것도 맞을 듯.
하지만 나 자신의 삶- 내가 지향하는 것뿐만 아니라 실제로 내 주변에 있는 것들을 포함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하지 않으면
 
거리는 공공성이 담보되어야 하고 많은 사람들이 편안하게 느낄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그 거리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다. 거리는 여러 사람이 함께 사는 곳이고 삶의 공간이 이어진, 삶의 공간을 잇는 공공영역이다.
 
 
9~31. 공유지로서의 거리
 
 
32~34. 내가 거리에서 행복할 수 있고, 거리에서 무언가를 할 수 있으려면?
 
나의 거리, 나에게 중요한 거리.
 
거리를 걸으며 무엇을 할 수 있다.
 
그것은 아주 작은 것에서 비롯될 수도 있다.
 
거리를 인식하는 것, 거리의 메시지를 인식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할 수 있다.
 
거리는 공유지다. 공존할 수 있는 거리를 지향하고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
 
pt-
내가 거리에서 행복할 수 있고, 거리에서 무언가를 할 수 있으려면?
일단 걷는다.
거리를 인식한다.
거리에 참여한다. (만드는 것에.. 그것은 한계가 있을수도 있지만.. 그리고 액션으로!)
거리를 나의 거리로 재구성한다. (나에게 의미있는 거리를 늘리는 것, 거리에서 나에게 의미있는 것들을 늘리는 것)
 
35. 나에게 의미있는 거리 그려보기
기억에 남는 거리, 좋았던 거리, 내가 무언가 했던 거리, 나에게 의미있는 거리를 그려본다.
유명한 건물을 이정표로 삼는 것이 아니라 내 기억에 남아있는 무엇으로 이정표를 세우고 거리에서 내가 무엇을 했는지, 거리에 대한 나의 느낌이 어떤지 적어본다.
 
피티 없음. 미디어 작업자로서의 거리 인식
 
내게 중요한 거리가 내가 사는 동네인지, 화려한 소비 거리인지에 따라 사진을 찍어도 내 삶과 내 주변을 찍거나 예쁜 까페 혹은 거대한 크리스마스 트리를 찍거나 하는 것이 결정된다. 선택의 문제일 수도 있지만 과연 무엇이 더 나에게 의미있는 작업이 될 수 있을지 고민해볼 것.
거꾸로 작업의 목표가 웰메이드 때깔나는 영상이라면 당연히 작업의 배경은 화려하고 고급스러운 거리가 될 것이다. 하지만 웰메이드 때깔나는 영상을 만드는 것 또한 나에게 의미있는 작업인지 고민해 볼 것.
방에서 내 삶을 볼 수 있는 것처럼 거리에서 사람들의 삶을 볼 수 있어야 한다. 누구를 위해 거리가 만들어지고 유지되는지, 누가 배제되는지, 거리가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 사람들은 거리에서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를 바라본다면 작업자로서의 당신의 고민은 좀 더 거짓되지 않고 좀 더 현실적이며 좀 더 폭넓은 시야를 갖고 좀 더 풍부해질 것이다.
 
36~54. 지각대장 존
어린이가 거리를 즐기는 방식.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는 거리는 무척 삭막하고 황량할 수밖에 없다. 거리에서 무언가 할 여지를 남겨두는 것이 필요. 교육을 받으며 그런  여지들이 없어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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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해간 내용은 시나리오(컨닝 페이퍼)에 힘입어 대부분 이야기 할 수 있었다. (대놓고 보고 한건 아님)
내가 공부한 수준에서는 생각을 정리해서 이야기할 수 있었던 것..
반복해서 이야기하는 주제들.. 공간 수업의 목적과 연관해서 계속 던질 수 있었는데..
문제는 내가 공부한 수준이 스스로에게도 피상적으로 느껴지는 것.
수업의 의도가 있고 그것에 동의하고 그것을 설명할 수 있지만
구체적인 사례에 대한 감이 별로 없다는 것. 그래서 대화 방식으로 수업을 풀어가는 것에 대해 부담감이 있었고 실제 수업도 프레젠테이션... 혹은 혼자 떠드는 방식으로 갈 수 밖에 없었다.
질문과 대답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것은 주로 경험을 상기하는 것 혹은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 정도.. (이런 경험 있지 않느냐, 이럴 땐 이런 생각이 들지 않더냐 하는..)
그리고 그것은 수업의 의도를 전제로 한 좁은 질문이었다는 생각.
실제 거리에서 경험하는 다양한 것들과 느낌들이 나도 있는데..
그것들에 대한 생각은 나도 정리가 안되어 있고..
아이들도..정말 그렇지, 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정말 그래? 라고 느끼는 부분들이 있었을 것.
교사가 수업을 주도하니까 따라오긴 하지만, 분명 미심쩍은 부분이 없지 않았을 것.
그걸 아이들이 생각하고는 있지만 묻지 않은 건지.. 그냥 수업을 듣고 음..그렇구나 하고 말았던 건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질문이 나오지 않았다.
질문이 나왔다면 나는 어떻게 대답할 수 있었을까..
어쩌면 질문이 나오는 편이 더 자연스러웠을지도 모르겠다.

 

두 번째는 사직동 거리에 대한 나의 설명이 부족했다는 것.
수업 준비 과정에서 영길샘이랑도 이야기했던 것인데..
그걸 잘 할 자신이 나는 처음부터 별로 없기도 했다. 공룡 사례를 들어 이야기하는 것으로 대충 이야기하긴 했지만.
그래서 우리는 서로 돕고 잘 살아요..라는 이야기 말고 할 말이 더 있지 않았을까.
실제로 사직동 거리에서 질문을 발견하지 못하는 건 내가 그렇다.
궁금증이 생기지 않고..
뭐..사직동만 그러겠냐만은..
일단 나는 걷지도 않는다 -_- ;
그래서, 걷고, 걸으면서 생각도 좀 하고,
일기를 써야겠다는 생각을..오늘 했다 ;

 

나는..그럼 어쩌고 있나..
내부자의 시선으로 거리를 바라보려고 하는 편인가..
거리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의 입장에서 생각하려는 편인가..
공간을 적극적으로 생각하고 변화시키려는 준비 태세를 갖추고 있는가..
상상하는 것들을 실행할 만큼 부지런, 튼튼한가..
거리에서 무언가 할 여지를 갖고 사나..
 뭐 이런 생각들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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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진 컨퍼런스 이후 가장 크게 들었던 생각, 아쉬움..뭐 그런 것이구요..

여기서 포스팅을 끊으려 했던 건 아니었는데 쓰다 자서... -_- ;

수업 내용에 대한 이런 저런 이야기들도 쓰려하였으나.. 잘 기억은 안나고.. ;;

암튼 영길샘 말대로 좀 더 자신있게(?) 이야기 하자면

 

일단 수업 자체는 무척 즐거웠어요. 7월 한달간은 그래도 매주 수업도 하고  나름 수업 시연도 해보고

뭔가 열심히 공부해서 수업을 한게 참으로 간만이라는..;;

내가 새로운 것을 알아가는 재미가 있다보니 수업할 때도 신나서 이야기 할 수 있었던 것 같고..

컨퍼런스 마지막날 살짝 훔쳐본..ㅋㅋ 아이들의 설문지 내용이나 몇몇 아이들과의 뒷조사를 통해 들었던 이야기를 들어보면 각각 편차는 있었겠지만 '공간에 대해 다르게 인식하는 계기' 정도의 목표는 해내지 않았나 싶기도 하구요..

물론 다른 반 썼다가 밀리거나 2,4,8 짝수 클래스로 친구랑 같이 지원한 아이도 있었지만 뭔가 '다르게 바라보기'  혹은 '클래스 주제가 신선해서' 공간 수업을 선택한 경우 그런 면에서는 만족한다는 이야기들을 했거든요...

 

수업 내용을 가지고 좀 더 자세히 이야기하자면

 

먼저 사직동 거리와 로데오 거리 분석..

사전활동으로 두 거리에 대한 느낌을 포스트잇에 적어서 받아보았는데요.. 로데오 거리에 관한 느낌을 적는 건 별로 어려워하지 않았는데 사직동 거리에 대한 느낌을 적는 건 약간 부담스러웠던 듯,

포스트잇의 양이 딱 차이가 나더라구요..

내용은 로데오 거리의 경우 '익숙해서 편안하다'는 느낌과 '별 관심없다', '왠지 신경쓰여 불편하다' 그리고 '사람이 많아서..혹은 패션에 관심이 많아서 좋다'는 정도의 느낌들이 나왔고

사직동 거리는 '내 나이대에 갈 곳이 별로 없다'는 느낌과 '낡고 오래되어 보인다' 정도의 느낌들이 나왔어요..

그래서 거리의 목적 ... 10대와 2-30대를 타겟으로 한 의류 판매의 목적을 생각해 보면 여러분 또래가 익숙하게 느껴지고 특별히 불편한 것이 없는, 혹은 흥미로운 느낌을 받는 것이 당연하겠지만 사람에 따라 같은 나이대에도 불편하게 느낄 수 있고 같은 사람이라도 구매 능력이라던지 상황에 따라 다르게 느낄 수 있으며 특히 거리의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 사람의 경우 불편함을 느끼거나 배제당하는 느낌을 받는 경우가 많을 수 있다는 이야기를  이래저래 했습니다.

그리고 사직동 거리에 대한 약간의 당혹스러워하는 모습들...ㅎㅎ (이해해..이해해..ㅋㅋ)

거리의 존재방식(공존/경쟁)과 관련해서 아직 생활의 전반적인 것에 대해 스스로 책임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생활에 필요한 것들로 다양하게 구성된 거리에서 딱히 할 것이 없는 것 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공룡 사람들이 사직동에서 생활하는 이야기, 혹은 여러분이 생활을 책임지는 성인이 되었을 때의 이야기를 예로 들고 아마 입장이 달라지면 느낌이 다를 거라는 둥.. 뭐 그런 이야기를 했던 것 같네요.

종민의 방 수업과 연관해서 생활은 다양한 것들로 이루어진다는 이야기와 함께.. ㅎㅎ

(나름 혜린과 종민 수업과 연관지으려고 노력했다...기보다 둘의 수업 내용을 잘 써먹었음ㅋㅋㅋ)

근데 그 안에서 사는 사람들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것에 대한 이야기는 충분히 했나..잘 모르겠고;;

 

암튼 사직동과 로데오 거리에서 출발해서 거리의 존재방식, 공존과 경쟁 이야기를 하다가 '공유지로서의 거리'로 넘어갔는데..음...

슬슬 필이 충만해 오면서 막 오바를 하기 시작했더랬죠..;;;;

민자역사 설명하다가 막 흥분하고... 용산과 시청 앞 광장으로 넘어가면서 절정에 달하는;;

흥분한건 쫌 부끄럽지만 어쨌든 시각적인 정보도 있고 해서 수업 내용중 가장 임팩트가 있는 부분이었지 않나 싶습니다.

사회문제에 조금 관심있는 친구라면 인터넷이나 신문같은데서 접한 내용이거나 평소에 살짝 생각해봤을 내용들도 있고, 패션의 거리 조성이나 판옵티콘 학교 같은 건 그 나이대 관심사나 경험과 맞닿아 있기도 했을 것 같구요...(무시무시한 판옵티콘 사진을 넣어서 좀 움찔한 것 같음 -ㅁ- ;;)

서울 인근 사는 친구들이나 부산사는 친구도 있어서 도시 사례 이야기 할 때 약간 활력도 있었던 듯 하고..그렇네요..

하지만 평소에 생각했던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듣지는 못했다는 아쉬움?

 

혜린언니랑도 여러번 이야기했지만 아이들이 진짜 다들 왕 진지했거든요..ㅎ 열심히 듣고..

그래서 사실 전체적으로 아쉬움이 남는 것 같아요. 좀 더 깊은 이야기, 자기 이야기, 질문과 대답, 토론으로 이어졌으면 좋았을텐데 하는..

어쨌든 그런 면에서 '나에게 의미있는 거리 그리기'가 좀 더 넉넉하게 배치되었으면 좋았을걸 싶어요.

결국 그리는 것만 하고 공유하는 시간을 갖질 못했는데.. 그리는 방식도 내용도 천차만별이고 재밌었거든요...

다음날 마저 완성하고 포스트잇으로 피드백하기로...하긴 하였으나 사실상 활동은 거기에서 끝났어요..

이건 정말 기계적으로(?) 자기 이야기를 할 수 있으면 좋았을텐데...라고 느끼는게 아니라

그렇게 하지 않으면 수업 내용이 그냥 '아...그렇구나' 하고 흘러가버릴 것 같은 기분이 든단 말이죠..

왜 거리에서 의미있는 것들을 늘릴 것이며, 이 수업은 왜 듣는 것이며...

스스로 재미...? 라고 표현하기엔 부족하지만... 그런게 없으면, 돌이켜 봤을 때 소중한 경험이란 것을 떠올리지 못하면 와닿지 않을 것 같아 -_- ;;;;

난 그랬거든요... 내가 떠올렸던 것들, 그래서 공간 수업에 관심갖게 한 것들이 몇개가 있거든요..ㅋㅋ

뭐........각자들 떠올렸겠지 ' - ' ;; 공유는 하지 못했지만..ㅋ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공간 수업을 왜 하는지, 내가 말하려는 게 맞는지 확신을 갖고 있지 못한 나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걸 확인하고 싶었던 것 같기도 하고

내가 확신이 없다는 걸 확인하기 두려워서 이야기 듣기를 꺼려 했는 것 같기도 하고 그렇네요..

(..... 자신있는 모드로 시작해서 다시 자신없는 모드가 되었다 -_- )

 

이차저차 나름 길었던 수업이 끝나고 마무리는 '지각대장 존'을 읽으며 했습니다.

간만에 동화책 읽어주니 기분이 좋더군요..ㅋㅋ

학교 다닐 때 나름 열심히 들었던 몇 안되는 과목 중 하나였던 어린이 문학... 이렇게 써먹다니 좋네요ㅋ

악어와 사자와 모험이 가득하던 등교길이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게 되었을 때 길위에 덮힌 회색 붓칠... 오오.. 절묘해 절묘해 ㅎㅎ

또 각자 어릴 때라던지..무언가를 떠올렸을려나..어쨌을려나... 하여튼.. 그랬고..

사실 피티의 마지막 장면은 어린왕자와 장미였는데 막상 보여주려고 보니 그건 너무 손발이 오그라들어서 생략하고..ㅋㅋㅋ 수업 마쳤습니다.

 

컨퍼런스 전체적인 이야기나 공간 수업 전체에 대한 이야기는 못했지만 거리수업 좀 더 자세하게 정리해두니 좋군요... 뭐 그건 다른분들이 해주시는거죠? 우후훗../////

 

마지막으로 한마디 더 하자면

내년에도 또 하자??!! 그런거.... ^_____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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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중산책  | 2010/08/04 10:42
ㅎㅎ..오홋 설해쌤의 수업 후기 넘 좋아요...ㅎㅎ
다만 좀더 자신있게 이야기해주면 좋으련만...ㅎㅎ
뭐 여튼 고생했구요...다음에 사직동 거리를 가지고 다들 한번 더
재미난 수업을 해보면 좋지 않겠나 싶네요
그러면서 우리가 구체적인 거리로써의 사직동에 대한 이야기들을
어떻게 풍부하게 드러낼 수 있을까를 고민해 보아도 좋을듯 합니다...ㅎㅎ
여튼 맨날 이야기만 하고 함게 무엇인가를 하지 못해서 미안하군요...^^;;
여튼 다시한번 공간수업했던 공룡들....수고했고...실은 부럽다규...?....ㅎㅎ
우중산책  | 2010/08/04 10:46
실은 종민이 건퍼런스의 공간수업을 하고와서는
약간 들떠서 우리 공룡에서 고낫미있는 몇몇 교사들과 함께
공간수업을 좀더 진행해 보면어떨까 하는 이야기를 하더라구요...ㅎㅎ
그래서 종민의 수업후기를 이제나 저제나 기다리고 있었거든...ㅎㅎ
근데 쓰기로 한 종민은 조금 늦는듯 해서 아쉬웠는데...ㅎㅎ

실은 간만에 수업을 하고나서 이런저런 제안들과 고민들을 하는
종민을 보면서 더더육 부럽다는 생각을 했습니다...ㅎㅎ

아 !! 내년 컨퍼런스는 함께 가면 더 좋을듯 싶은데....^^;;
안되겠지...?,.....ㅎㅎ

뭐 여튼 설해든 종민이든 혜린이든
공간수업이야기 좀 더 해주면 좋지....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