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진으로 공룡들이 앰티..혹은 모꼬지...(오홋 이 단어 간만에 쓰는군..크크크)

뭐 여튼 여름 휴가를 단체로 갔다.

 

나의 로망대로 왠지 여름휴가의 끝자락은 함께 놀러가기를 바라는

마음에 추진했는데

정작 나는 함께 출발하질 못했다.

 

처음

오대산 자락의 새벽네 집으로 가자는 혜린의 추천이 동했던 것은

완벽한 시체놀이(?)로써의 앰티를 생각했던 것인데

일정상 정동진영화제로 맞추어지면서 자연스레

영화제 참여 및 강릉일대 답사로 내용이 바귀었다.

 

이렇게 바귄 가장 큰 이유는 물론 나의탓...

실은 여름휴가를 낼 수 있을거라는 막연한 기대에 2박3일이라는 일정을 잡았는데

정작 일정조절에 실패한 사람은 나다.

결국 공룡식구들은 전날 미리출발하고

나는 따로 시외버스를 이용해서 합류하는 것으로 하고 

드디어 설레이는 앰티 출발...?....ㅎㅎ

 

여튼 그렇게

여러가지 사정상 혼자서

첫차로 강릉가는 차에 올랐다.

중간에 서로 연락해서 만나기로 하였지만

아무래도 전날의 일정때문인지 공룡식구들이 늦어질 것 같아서

대충 연락해 놓고

두두둥...나만의 강릉답사를 과감히 감행...ㅎㅎ

 

여튼 강릉에 도착해서

조금은 생뚱맞은 강릉터미날을 빠져나와서

강릉을 대표하는 한옥중의 하나인 객사문을 만나러 갔다.

 

처음에는 시내버스를 타고 가려고 했는데

막상 버스를 타고가다보니 어디서 내려야 할지를 도통 감잡을 수 없고

또 이상하게 버스에 타고 계신 강릉시민들이 객사문을 알지 못하셔서

이러다가 엉뚱한 곳으로 갈까봐서

서둘러 내려서는 여기저기 물어봐서 겨우겨우 도착했다.

 

객사문 일대에 도착해서 처음 본것은

칠사당이다.

 

현재  칠사당과 객사문 일대의 넓은 터들이

강릉동헌을 복원한다는 명목하에 여기저기 새로운 건물들이 들어서고

또 많이 파헤쳐져 다소 민망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보고자 하는 것들을 편히 볼 수 있어서 좋기는 했다.

 

우선 칠사당이다.

 

칠사당은 七事堂이라는  조선시대의 관공서 건물로

일곱 가지 정사[호구, 농사, 병무, 교육, 세금, 재판, 비리 단속에 관한 일]를 베풀었다 하여

칠사당이라 불리었다.

 

정확히 건물은 임영관 관아에 있던 정사를 보던 건물 즉, 동헌의 역할을 했던 것 같은데

정확한 건립연대는 알 수 없고 단지 인조시대에 고쳤다는 기록이 등장한다는 거다.

 

중요한 것은 이 칠사당이 오래된 역사를 간직한 건물이라는 설명인데

실은 1886년 불에 탄 것을 1887년 당시 부사였던 조명하라는 분이 다시 지었다는

것으로 보아서 약 120년 정도된 건물이다.

 

이 건물이 칠사당인데 언뜻 보아도 웅장한 것이 관공서로써의 위용이 드러나는 건물이다.

실제로 이 건물은 1958년까지도 당시 강릉군수가 사용하였던 살림집이었던 모양이다.

 

건물은 이익공기법이 쓰였고 다시 여기저기 손을 보아서 많이 조화가 깨지기는 하였지만

그럭저럭 위용만은 하늘을 찌를 듯 위압적이다.

 

보통 우리가 관공서 건물들이 가지는 위용을 이야기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건물은

지나치게 위압감이 드는 건물이다.

실제로 청주에 남아 있는 청주 동헌의 건물과 비교해 보아도 왠지 지나치다 싶을 정도이다.

 

옛날에는 그저 그렇군 하는 생각이었지만 지금생각해 보면

어쩌면 이런 건물들의 풍모가 강릉의 지방색이 아닐까 싶다.

 

무슨 이야기냐면 건축을 한 장인의 생각이 어떻든 간에 실제로 한옥에서 위용을 담기 위해서

여러장치들이 개발되기는 하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손쉬운 기법은

바로 나무라는 소재가 주는 것이 일반적인 것 같다는 거다.

칠사당을 짓기위해 사용된 저 기둥들과 도리들은 청주동헌이나 기타 충청도의 건축에서는

쉽게 찾아보기 힘들정도로 거대한 나무들이 쓰이는 것이라는 이야기인데

이는 아마도 강릉지역이 가진 풍부한 임산물 탓은 아닐까 ? 싶다.

 

 

전체적으로 칠사당이 위압적으로 보이는 것은 정면의 누마루 덕이기는 하지만

옆에서 바라다 보이는 대청마루 부분의 이중 기둥의 열주방식은

충청지방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거대함을 보여주는데 이런 방식은

건축가의 상상도 중요하지만 뒷받침할 수 있는 건축재료의 풍부함도 한몫하는 것은 아닐지 싶다.

 

충청도의 동헌들이 일반 살림집과 과히 다르지 않은 부재를 사용하고 그 규모나 건축양식도

일반 살림집하고 다르지 않은 것과는 달리

강릉지역의 관공서 건물은 그야말로 궁중건축에 맞먹는 재료들을 사용하여

그 위용을 자랑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그래도 재미났던 것은 저 앙증맞은 계단참이다.

누마루의 거대함에 비해 너무나 소박한 계단참....ㅎㅎ

원래 건물 안쪽으로도 통행이 가능하겠지만 밖에서 들어가는 입구치고는 너무 앙증맞은

실제로 저리로 출입을 했을가 하는 의문이 드는 계단이다.

내가 워낙 잘 모르기는 하지만 실제 출입을 위한 통로가 아닌

다른 용도로 사용된 계단이 아니었을까 싶어진다는.....ㅎㅎ

 

 

칠사당 건물의 정면이 공적 영역으로 쓰인것에 비해 그 옆과 뒷면은 살림집의 영역인듯 싶다.

사용된 부재도 그렇고 넉넉함보다는 고즈넉하다고 해야할지 아니면 소박하다고 해야할지..ㅎㅎ

아마도 정면의 위용이 지나치게 거대하다보니 옆면과 뒷면은 오히려 더 소박하게 보여지는 효과도

있는 것 같다.

여튼 옆면과 뒷면 부분의 살림집 기능과 앞면의 공적 영역이 한 건물안에서 조화를 이루기가 쉽지

않았을 터인데 이 건물에서 살았던 사람들은 어떤 감정이었을까 ?....ㅎㅎ

 

칠사당 옆으로는 임영관지 복원공사가 한창이다.

이미 거의 건물들은 다 자리잡은 듯 하고 전체적으로 조경과 막바지 작업만을 남겨 놓은 듯 하다.

뭐 언제나 그렇지만 복원되는 건축들은 하나같이 너무 화려하다.

 

이 것이 아마도 임영관지의 대문일터인데

언제나 그렇지만 돈을 들여 복원한 것들 치고 이렇게 생기지 않은 것이 없으므로

딱히 감흥을 갖기 힘들지만 그럼에도 굳이 한마디 하자면

언제나 복원되는 건물들이 지나치게 화려한 단청들은 하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싶다.

 

내가 단청에 대해서 아는 것이 없어서 뭐라 하질 못하겠지만

새로 복원되는 건축물들에 저 화려한 단청들을 보면서

조선시대 단청은 고나공서나 절이나 민가나 할것 없이 진짜로 다들 저렇게

화려한 단청들을 무지막지하게 했었을까 싶다.

 

이 곳처럼 칠사당이라는 오래된 건물들이 있는 곳에서의 복원은

이러한 화려함 보다는 기존의 건물들과의 조화를 좀더 신경쓰는 것이

더 가치있는 일이 아닐까 싶어진다.

 

여튼 공사장 옆을 돌아서 조금 더 가다보면 만나는 것이

그 유명한 객사문이다.

 

말그대로 객사문이다.

객사의 문  혹은 객관이 있었던 곳은 문이다.

이 문이 유명한 것은

한국 고건축에서 보기드문 고려시대의 건축물이라는 것 때문이다.

 

문이 지키려고 했던 객사도 사라진 곳에서 문만 덩그라니 남아서 지난 역사를 지킨다는 것이

아이러니처럼 느껴지기도 하지만 그래도

간만에 이렇게 오래된 건축물들을 보면 감흥이 조금 다르게 느껴진다.

아마도 나도 모르게 지난 세월...켜켜이 쌓여진 시간의 무게가 느껴진달까 ?
 

맞배지붕을 하고 있다는 둥의 건축 기법을 떠나서 문 자체가 가지는 곧은 풍채가 아름다운 건물이다.

 

 

이 객사문도 재료로 사용된 나무들이 주는 느낌이 남다르다는 생각을 했다.

아 !! 역시 강릉이다랄까 ?....ㅎㅎ

 

국보로 지정된 고려건축답게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배흘림 기둥이나 고려의 소박하면서도

위용있는 건축의 흔적을 자랑하는 건축물이다.

 

다만 이렇게 문만 덩그라니 남아 있는 것이 왠지 애절함을 준달까 ?....ㅎㅎ

여튼 앞쪽의 임영관 복원공사에 의해 새로 생긴 건축물들에 비교해도 쓸쓸하지만 홀로 당당함을

지키고 있는 객사문에 오랫동안 시선이 머문것은

아마도 이번 강릉에서 보아온 건축물들중엔

가장 인상깊은 감흥을 주었기 때문일 거다......ㅎㅎ

 

 

객사문에 잠시 취해서 머물렀던 발걸음을

조금 서둘러서 걸어서 다음으로 이동하였다.

 

....다음에 계속...?...푸히히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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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17 13:59 2010/08/17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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