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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귤농사를 하면서 “돈이 되는 열매에 신경 쓰지 말고, 열매를 키우는 나무에 신경 써야한다”고 배웠습니다.
열매가 많이 달리는 것에 신경 쓰기보다는 나무가 건강하게 자라는 것에 신경 쓰려고 노력했습니다.
지난 겨울, 10년 가까운 감귤농사 중에 열매가 가장 많이 달렸고 상태도 아주 좋았습니다.
이런저런 고민과 노력들이 결실을 보이는 것 같아 기분이 좋으면서도 나무가 힘들어하는 모습이 보여 안쓰러웠습니다.
열매들에게 영양분을 빼앗겨 이파리에 힘이 없는 가운데 겨울의 추위도 견뎌야 하니 얼마나 힘들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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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돼서 감귤을 따주고 났더니 나무들이 한껏 기지개를 켜는 것이 보이더군요.
새순도 올라오고, 꽃도 피고, 이파리 색도 짙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다시 생기를 찾는 나무의 왕성해진 가지들을 정리했습니다.
처음 몇 년 동안은 생가지들을 잘라내는 것이 자신 없기도 하고 무섭기도 해서 전정이 꽤 힘들었습니다.
제가 힘들게 가지를 잘라내며 당연히 나무도 힘들었겠죠.
이제는 어느 정도 숙달이 돼서 전정하는 속도가 빨려졌고, 그에 따라 나무도 조금은 덜 힘들거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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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정까지 마친 나무가 다시 힘을 내라고 비료도 주고, 영양제도 주고, 토양미생물도 뿌려주고, 병충해 방제도 열심히 했습니다.
그렇더니 새순이 왕성하게 올라왔고, 이파리 색도 더욱 짙어졌고, 꽃이 핀 자리에는 조그만 열매들이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왕성한 생명력을 온몸으로 느끼며 나무들에게 고맙다고 인사를 합니다.
“지난 한 해 동안 정말 고생했는데, 올 해도 또 고생해줘. 내가 옆에서 열심히 도울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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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스에서 일을 하고 있으면 사랑이는 저를 졸졸 따라다닙니다.
그러다가 제가 일하는 주변에 자리를 잡고 편하게 누워 휴식을 취하죠.
그런데 하필 이 녀석이 쉬고 있는 자리가 제가 지나다니는 통로입니다.
편하게 누워있는 사랑이는 제가 가까이 다가가도 눈을 떠서 흘끔 바라볼 뿐 움직일 생각이 없습니다.
그러면 제가 누워있는 사랑이 옆으로 돌아 지나가야 합니다.
사랑이는 제가 발로 차거나 밟지 않을 것을 믿기에 그대로 있는 거고
저는 사랑이의 휴식을 방해하고 싶지 않아서 조심스럽게 돌아가는 겁니다.
그러다가 제가 뭔가를 들고 지나가야 할 때는
“사랑아, 조그만 옆에서 비켜줘”라고 얘기하면
사랑이가 얼른 일어나서 살짝 옆자리로 비켜줍니다.
그러면 저는 “사랑아 고마워”라고 인사를 하고
잠시 상황을 살핀 사랑이는 옮긴 자리에 누워 휴식을 이어갑니다.
3
여기서 멈추신다니.. 일단 대단히 미안하다는 말씀 올립니다. 더 많이 왔다간 흔적을 남겼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습니다. 그렇지만 읽는 라디오는 저에게 많은 위로와 공감을 전해주었습니다. 진보넷 블로그에 들어올 때면 언제나 오늘은 무슨 이야기로 나를 위로해 줄까 하는 생각에 기다려지기도 했습니다. 그 기다림이 이제 사라진다고 생각하니, 친구를 멀리 떠나보내는 아쉬움 같은 진한 설움이 듭니다. 아무쪼록 몸과 마음을 잘 추스리셔서 다시 돌아오시기를 간곡히 바라마지 않습니다. 꼭 돌아오셔요!
-곰탱이 드림.
그동안 잘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건강연구소장 올림 -
ps. 사랑이에게도 안부전해주세요.
읽는 라디오 다섯 번째 시즌을 마친다고 했을 때
곰탱이님과 득명이 아쉬운 마음을 남겨주셨습니다.
이런저런 고민 속에 읽는 라디오를 잠시 쉬게 되면서도
이렇게 마음을 전해주시는 분들이 있어서
다시 돌아올 여지가 생기더군요.
다시 읽는 라디오를 시작하셔서 얼마나 반가운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참으로 고맙습니다, 다시 라디오를 읽게 해주셔서..^^.열심히 귀기울이고 듣도록 하겠습니다! 사랑씨도 잘 지내고 있지요?^^
라디오 방송 축하합니다. ^^ 저는 좀 쉬고 있는데.. 질병의기원 이어가겠습니다.
건강연구소장 올림
ps. 방송 제목을 '괜찬은 삶' 으로 바꾸시건 어떠신지.. 주제넘게 말씀드려요.
석 달의 휴식을 마치고 읽는 라디오를 다시 시작했더니
역시나 곰탱이님과 득명님이 반갑게 맞아주셨습니다.
떠날 때 아쉬워해주고 찾아왔을 때 반가워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삶을 계속 이어갈 수 있게 하는 자양분이 됩니다.
이런 분들이 있어서
저처럼 ‘별 볼일 없고 허접한 삶’도 ‘참 괜찮은 삶’이 되는 것 같네요.
감귤나무와 사랑이와 곰탱이님과 득명님과 하나로 이어진 오늘
가벼운 재즈 연주에 맞춰 가볍게 몸을 들썩이고 싶습니다.
이 음악과 함께 오늘의 즐거움이 여러분에게도 전해지길 빌어봅니다.
(신경숙의 ‘Shin Nal Gro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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