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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바스 키아로스타미, <바람이 우리를 데려다 주리라>

 

바람이 우리를 데려다 주리라 The Wind Will Carry Us (Le Vent Nous Emportera)

감독 :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배우 : 베흐저드 도우러니

장르 : 드라마

등급 : 전체관람가

상영시간 : 114분

제작년도 : 1999년

개봉일 : 2002년 11월 22일

국가 : 이란, 프랑스



*언덕을 넘어서 밀밭 길을 오토바이에 먼지 날리듯이 가는 나그네

 

출구나와서 종로 3가까지

 바흐저드와 의사의 대화가 압권이었다. 의사할아버지는 몇 마디 말로써 다소 지루했던 시간 반의 영상들을 정리시켜 버렸다. 그것은 바흐저드에게도 마찬가지로 그 2주간의 기억들을 하나의 깨달음으로 묶어주었을 것이다. 바흐저드는 그렇게 자신의 다리뼈를 자연으로 돌려보냈다. 그래서 나도 (별 상관없는 일이지만) 돌아오는 길에는 점퍼자꾸를 열었다. 나에게 겨울 바람이 차지 않았던 것처럼 그에게도 딸기는 쓰지 않았겠지..

 그래도 그는 돌아간다. 목표했던 것을 가지고 다시 답답한 곳으로 돌아간다. 그리고 나도 이 미어터지는 사람들 속으로 돌아온다. 다만, 그나 나나 어깨에 힘 좀 빼는 법을 알아가지고 돌아온다는 것이 달라진 점이라면 달라진 점인 것 같다.

 

종로 3가 플랫폼에서

 종로 3가에서 지하철을 갈아타러 가는 중에 저만치서 열차문 열리는 것을 보았다. 나를 포함한 내 주위 사람들은 일제히 튀어 나갔다. 하지만 내 열어 재낀 점퍼 사이로 시원한 바람이 스멀스멀 겨들어와 말했다. 그게 아니라고. 그대로 뗘갔더라면 탔을 수도 있었겠다. 광화문 올 때 보았던 그 아저씨처럼 온 몸을 문에 끼워 타고말 수도 있었겠다. 그래서... 난 지금 '바람에게' 감사하고 있다.

 

창동행 열차를 타고 -소리에 대하여

 영화음악이 압권이었다(농담반 진담반). 크레딧에 커다랗게 감독맹키로 음악: 누구누구 하고 올라올 땐 웃었었다. 영화에 음악이라고 쓰인 곳은 단 두 곳, 바흐저드가 유세프를 구하려고 마을로 가던 씬과 바흐저드의 던진 다리뼈가 물을 타고 유유히 흐르던 마지막 씬 뿐이었기 때문이다.

 음악에 대해 쓰려고 했는데 음악하는 분이 왔다. '언덕만들기'... 재산보고까지 하는 그의 마음이 어쩌면 그 영화와 닮았을지 모르겠다. 그가 부른 곡은 "행복의 나라로" 라고 했다. 그가 부르는 노래와 우리의 핸드폰 벨소리가 다름을 느낀다. 하지만 아직 노래의 여운이 이어지는 것은 벨소리를 좇아 사는 우리에게 어떤 행복의 여지가 남아 있기 때문일까?

 

석계역에서 집까지 걸어오다가

 열차 안에서 이동하는 중에 그 아저씨(언덕만들기)랑 두번이나 마주쳤다. 목젖까지 '힘내세요'란 소리가 겨올라오는데 결국은 뱉아내지 못했다. 아저씨의 용기와 그것에 화이팅 한마디의 용기도 내지 못하는 날 비교하면서 으윽.. 창피해졌다. 영화 속 사람들은 주저함 없이 툭툭 잘도 뱉아냈었다(툴툴거리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그것은 아마도 자연과 쫌 더 가까운 곳 -시어다래에서 살았기 때문이지.. 했다. 그리고.. 내가 만나야 할 자연은 그것을 창조하고 직접 그것이 되시는 그 분이라고 생각했다.    후비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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