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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요리

 

그냥 그렇게 알게 된 아저씨 하나가 있는데 참 독특한 양반이다. 40대에 혼자 사는 아저씨인데 잘은 모르지만 별거하고 있거나 이혼을 한 듯하다. 이게 독특한 건 아니고 어쨌든 혼자 살면서 먹는 걸 즐기는데 직접 만들어 먹는다. 직접 만드는 요리가 독특하다. 그리고 요리를 먹을 때 주변 분위기도 아주 독특하게 꾸며 놓는다. 벌써 '독특'을 여섯번이나 반복했다.

 

어느날 몇몇을 초대해 식사를 차려주었는데, 이 아저씨 못 말리는 게, 그래드 피아노를 상으로 삼고 맛나는 음식을 내다 주었다. 조명도 약간 어둡게 하고 포도주도 한 잔 따라주고. 식사 말미에 커다란 빵을 하나를 맛보게 했다. 사실은 이걸 빵이라 해야 할지 떡이라 해야할지, 촉촉한 감촉에 다진 야채와 고기도 섞여 있었다. 퓨전이라 해야겠지.

 

식사가 끝나니 아저씨는 '놀이'를 하자며 한 가지 제안을 했다. 제안이라기보다는 가끔 친구들을 초대하면 하는 '놀이'란다. 한 가지 아직 말을 하지 않은 게 있는데 이 아저씨 상당히 부자다. 외모나 행동에서는 부자의 느낌이 없다. 집도 화려하지 않고, 흔한 주택가의 집이다. 물론 거실에 그랜드 피아노 들어갈 정도의 공간과 뭐든지 만들어 낼 수 있는 큰 부엌이 있긴 하다.

 

부자에는 돈이나 값비싼 보석이 그냥 '물건'에 불과한가 보다. 커다란 별 모양, 아니 톱니 모양의 빵을 굽는데, 뽀족 튀어나온 부분 하나하나에 돈을 접어서 넣고 단 하나에만 보석반지를 넣고 굽는단다. 여럿이 이 빵을 나누어 먹다보면 누군가는 보석반지를 꺼내게 된다. 정말 그 반지가 들어있는 조각을 집어낸다고 해서 그 사람의 것이 될까는 싶지만 행운을 잡은 기분을 들 것 같았다. 이런 행운은 잡지 못한 사람들을 위해서는 한장짜리 지폐가 위로를 하고. 부자들은 이렇게 노나?

 

아저씨는 이벤트를 위해 빵을 빚어 오븐에 넣었다. 이건 좀 시간이 걸리니 이보다는 짧은 시간에 맛볼 수 있는 요리를 해 주겠단다. 식사도 했고 조금 있으면 보석반지 빵도 먹을텐데 뭔 요리를 또... 흔히 집에서 사용하는 가스렌지보다 넓적한 불 위에 네모난 불판을 하나 얹었다. 그 위에 딱 네모난 용기를 올려다 놓았다. 안에는 뭔가 가득 채워 놓았는데 자그마한 재료들을 차곡차곡 쌓아두었다.

 

냉동된 것들이 대부분이라며 약한 불에 몇 분을 데우면 된다. 얼마 지나지 않아 가스불의 열기가 가장 늦게 도달할 것 같은 재료 하나를 집어서 맛을 보았다. 1/3을 깨물어 먹었는데 아직 내동기가 가시지 않은 부분을 깨물어 먹은 것이었다. 겉은 쫄깃한 반죽이었고 안은 치즈 같은 것이었는데 길쭉한 찰떡아이스 같은 것이었다. 이게 내동이 풀리고 따뜻해지면 맛있을 것 같았다.

 

말걸기가 아직 덜 녹인 것들이 있다니까 용기에 있는 재료를 다시 꺼내서 바깥쪽 것을 안쪽으로, 안쪽 것을 바깥쪽으로 자리를 바꾸었다. 이 때 이 용기 안에 있던 이런 저런 재료들을 보게되었는데 좀 전에 먹었던 퓨전 떡과 소시지가 많았다. 독특하게도 과일이 있었는데 '알이 작은 거봉'이었다. 대여섯 송이씩 끈어서 넣어두었는데 알은 포도만 했는데 모양은 딱 거봉이었다. 배나 사과는 익힌 걸 먹어보았지만 거봉을 익힌 것은 무슨 맛일까.

 

 

안타깝게도 말걸기는 보석반지빵 이벤트에 참여하지도 못했고 익힌 거봉 맛도 알 수 없었다. 이 포스트의 카테고리는 '꿈 이야기'이다. 꿈은 자주 그러하듯이 결말을 보지 못할 때가 많다. 어쨌거나 지난 밤 꿈에서는 내내 먹는 꿈이었다. 꿈에 등장한 개도 열심히 먹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