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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에서 찾기말걸기의 사진이야기

105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8/06/18
    나무들①
    말걸기
  2. 2008/06/12
    시청 앞 불바다 되다(4)
    말걸기
  3. 2008/06/11
    명박산성 지킴이?(2)
    말걸기
  4. 2008/05/24
    디지털 사진을 찍는 분들을 위해 ①(7)
    말걸기
  5. 2008/05/19
    잡힐 듯 말 듯(7)
    말걸기
  6. 2008/05/03
    (10)
    말걸기
  7. 2008/04/24
    혼자 놀기(18)
    말걸기
  8. 2008/04/19
    어렵다(9)
    말걸기
  9. 2008/04/16
    창덕궁의 나무들을...(5)
    말걸기
  10. 2008/04/13
    벚꽃 축제(4)
    말걸기

나무들①

 

연속 포스트인 [나무들①~④]는 일산의 나무들이다.

본능을 거스르고 인간에 의해 심어진 나무들이다.

처음 볼 때는 불쌍했는데 다시 보니 타협을 잘도 하고 산다.

인민들의 군상 내지는 초상 같기도 하다.

 

 

 

 

 

 

시청 앞 불바다 되다

 

 

 

파란꼬리가 들고 있는 작은 피켓은 "삽질은 밭에서 이명박은 집으로"라는 구호이다.

지난 7일 행진 중인 사람들 사이에서 찍었다.

 

 

30초 동안 꼼짝 않고 서 있기란 무척 어렵다. 첫번째 사진은 진짜 불바다 배경이 되었지만 파란꼬리가 행진하는 사람들과 부딪혀 글씨를 읽기 어려울 정도로 흔들렸다. 두번째 사진에서 파란꼬리와 글씨가 더 뚜렷하지만 불바다 같진 않다. 두 개를 섞을까...

 

 

명박산성 지킴이?

 

행인님의 [명박산성]약간 관련된 글.

 

 

6월 10일 대한민국 경찰청이 명박산성 쌓기 3일 전인 7일 밤에 명박산성 이전버전을 찍어두었다. 이순신 장군은 청와대를 지키고 있는 듯하여.

 

 

 

 

 

장군의 저 위엄은 시위대를 향해 호통을 치는 듯. 이렇게 전경차를 두고 장군의 동상과 마주하니 애초부터 저렇게 인민들에게 호통을 치라고 세워 놓았다는 생각이 들더군.

 

장군에 대한 어떤 역사는, 그 시대의 장군들과 다르게 어부들이었을 법한 수군의 밑바닥하고도 '소통'을 잘 해서 남해의 지형지물과 물의 흐름을 알게 되었고 일사분란한 지휘도 가능했다고 한다.

 

인민의 삶을 피폐하게 한 침략자들에게 놀라운 저항을 이끈 만큼 존경받아야 할 장군. 그런데 그가 이 시대에는 저런 꼴을 당해야 하니 안되었다.

 

 

디지털 사진을 찍는 분들을 위해 ①

 

말걸기[]에 관련된 꽤나 지겨울 수 있는 글이나 나름 쓸만한 정보를 담은 글.

 

 

많은 분들이 디지털 사진을 찍고 있습니다. 이 글은 그분들 중 누군가를 위해 정리한 정보입니다. 많은 분들은 여기에 정리한 내용을 무시하고 디지털 사진을 찍습니다. 당연하게도 이 내용을 무시하고 디지털 사진을 찍어도 상관없습니다. 많은 분들이 사용하는 카메라는 여기의 내용을 충족시킬 수 있는 기능이 없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보다 더 좋은 화질의 사진을 찍어야 할 목적과 이유가 있다면 이 글은 도움이 될 겁니다.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그래서 쉽게 쓰려고 애썼는데 그게 쉽지 않았습니다. 긴 글을 읽고 의문이 생긴다면 바로바로 덧글, 트랙백을 달아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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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지털 사진의 계조1)와 노출2)

 

1) 계조(gradation) : 사진 화상에서 농도가 가장 짙은 부분에서 가장 옅은 유효농도부까지의 농도 이행단계.

2)노출(exposure) = 빛 쬐기 : 사진촬영 시 필름(또는 CCD 등 감광재료)이 감광하는 데 가장 적합한 광량(光量)을 필름(또는 CCD 등 감광재료)에 비추는 조작.

 

디지털 사진의 계조와 노출에 대해서 얘기하기 전에 '비'라는 제목으로 공개된 사진 중 하나를 다시 봅시다.

 

ⓐ 최종 이미지 (ⓑ에 비하면 엄청나게 풍부한 계조를 지닌 이미지)

 

이 사진은 비가 내리는 가운데 북한산 자락에서 105mm 망원 렌즈로 촬영한 디지털 사진입니다. 비가 올 때 산 위에서 멀리 내려다 보는 도시의 전경을 사진에 담으면 자동적으로 이렇게 밝은 영역과 어두운 영역을 골고루 표현할 수 있을까요? 콘트라스트가 엄청나게 강한 필름이나 CCD가 있다면야 모를까 불가능할 것 같습니다.

 

이 디지털 사진의 '원본 데이터'는 아래에 가깝습니다.

 

ⓑ 원본 데이터에 가까운 이미지. (어딜 봐도 계조가 풍부하지 못한 이미지 / ⓑ 자체는 원본 데이터가 아니라 8bit JPG 이미지임에 주의)

 

뿌옇게 보이는군요. 어두운 영역은 없고 밝은 영역으로만 이루어져 있으니 형체를 알아보기도 힘들 정도입니다. 만약 노출을 더 어둡게 했다면 아마도 전체적으로 중간 회색톤으로 이루어져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어느 것이나 '계조'가 풍부하지 못한 것이지요. 그럼 왜 밝은 영역으로만 이루어지도록 찍었을까요? 이 또한 노출 결정에서는 상당히 중요한 점이니 뒤에서 설명하겠습니다.

 

ⓑ에 가까운 디지털 데이터가 나름 풍성한 계조를 지닌 ⓐ의 이미지로 되는 과정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이 과정과 함께 디지털 사진의 노출을 결정하는 방법도 설명하겠습니다.

 

 

1. 디지털 사진이 찍히는 과정과 파일 포맷

 

 

디지털 사진이 찍히는 과정

 

필름에 해당하는 디지털 카메라의 이미지 센서인 CCD(CMOS)에 빛을 쬐 주면, CCD의 각 픽셀에 도달한 빛의 세기가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변환됩니다. 그 다음에 노이즈를 제거하고 컬러 값을 계산하는 등의 조작을 거쳐 이미지 파일을 만듭니다. 대략 다음과 같습니다.

 

빛 → CCD(CMOS) → A/D 컨버터 → 디지털 데이터 → 컬러 값 계산 등 → 디지털 이미지

 

연속적인 자연의 빛이 디지털로 변환된다는 것은 불연속적으로 기록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그 불연속적인 단계를 몇 단계로 두느냐에 따라 화질이 달라집니다. 빛의 세기를 표현하는 단계가 많을수록 표현되는 색의 수도 많고 계조도 풍부할 것입니다. 그 단계는 디지털답게 2의 승수로 나타냅니다.

 

8 bit 이미지는 2의 8승인 256단계로 기록을 하고, 12 bit 이미지는 2의 12승인 4,096 단계로 기록을 합니다. 8 bit에서는 완전한 검정을 0, 하양을 255로 해서 그 사이에 254 개의 회색의 단계를 둔다는 뜻입니다.

 

8 bit : 256 단계의 계조

12 bit : 4,096 단계의 계조

 

② 디지털 사진의 포맷

 

디지털 카메라는 주로 JPG 포맷이나 RAW 포맷으로 찍습니다. 렌즈를 교환할 수 있는 DSLR은 RAW 포맷을 지원합니다. 일명 '똑딱이'라 불리는 컴팩트 디카 중에는 RAW 포맷을 지원하는 기종도 있고 그렇지 않은 기종도 있습니다.  RAW 포맷으로 사진을 찍으면 데이터에 니콘은 NEF, 캐논은 CRW라는 확장자가 붙습니다.

 

그럼 JPG와 RAW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첫째, 쉽게 말씀드리자면 JPG는 '디지털 이미지'이고 RAW는 '디지털 데이터'입니다. 디지털 이미지는 각 픽셀마다 빛의 삼원색인 R(red), G(green), B(blue)의 값이 정해져 있습니다. 그러니까 JPG는 각 픽셀마다 RGB값을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RAW는 그렇지 않습니다. RAW는 각 픽셀의 컬러 값을 계산하기 이전이므로 RAW는 각 픽셀에 빛의 세기만을 기록하고 있을 뿐입니다. JPG와 RAW의 두번째 차이는 bit 수입니다. JPG는 8 bit, RAW는 12 bit(또는 14 bit)입니다.

 

JPG : 디지털 이미지 / 8 bit

RAW : 디지털 데이터 / 12 또는 14 bit

 

그럼 여기까지의 결론은 바로 이것입니다. 컬러 값 계산 등을 거치지 않은 디지털 데이터인 RAW 포맷으로 사진을 찍는 것이 풍부한 계조를 갖는 좋은 화질의 이미지를 얻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입니다.

 

작은 카메라보다는 좋은 소프트웨어가 설치된 컴퓨터가 컬러 값 계산 등 디지털 데이터를 디지털 이미지로 변환하는 과정을 잘 수행할 것입니다. 카메라는 ⓑ에 가까운 디지털 데이터를 ⓐ이 이미지로 변환할 능력이 없습니다. 물론 카메라는 자동으로 해 주고 컴퓨터의 소프트웨어는 사람이 조작해야 합니다.

 

(좋은 화질의 이미지를 얻는 조건은 CCD의 능력에도 달려 있습니다. 당연히 고가의 카메라의 CCD가 좋겠지만 최근에는 '똑딱이'의 CCD 성능도 많이 좋아지고 있으니 무조건 고가의 카메라에 집착할 이유는 없으며 자신이 필요로 하는 수준의 화질을 얻을 수 있는 카메라만 있으면 되겠지요. 어쨌든 여기서는 CCD 능력은 물리적인 요소니 설명 않겠습니다.)

 

 

2. ⓑ에 가까운 원본 데이터를 ⓐ로 만드는 과정

 

 

① 디지털 데이터를 디지털 이미지로

 

디지털 데이터를 디지털 이미지로 변환하는 소프트웨어는 디지털 카메라에 내장되어 있을 것입니다. 이 소프트웨어는, 사용자가 설정한 카메라의 옵션을 적용해서 자동으로 디지털 이미지인 JPG를 생성할 것입니다. 그 옵션이라면 화이트 밸런스, 역광 모드, 색상, 계조 따위 등이 있습니다.

 

컴퓨터에서 사람이 조작하는 소프트웨어로는 포토샵의 플러그인인 Camera RAW, Ligthroom, Capture NX, C1pro 등 다양합니다. RAW 파일 포맷은 아직 세계 표준이 없어서 카메라마다 RAW 파일의 성격이 조금씩 다른 데다가 이를 다루는 소프트웨어도 조금씩 다릅니다. 같은 RAW 파일이라도 소프트웨어에 따라서는 색감과 계조가 달리 연산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최종 생성되는 디지털 이미지는 조정하는 사람이 결정하는 것이므로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RAW 편집 소프트웨어라면 별 문제는 없습니다.

 

여기서는 포토샵의 플러그인인 Camera RAW를 사용해서 디지털 이미지를 생성하는 과정을 보여드리겠습니다.

 

② Camera RAW로 원본데이터를 ⓐ로 만드는 과정 : RAW 편집

 

먼저 원본 데이터를 Camara RAW로 열었을 때의 화면을 봅시다.

 

ⓒ 원본데이터를 Camera RAW에서 열었을 때의 화면

 

왼쪽에는 이미지가 보이는데 이것은 현재의 디지털 데이터인 RAW 파일을 그대로 디지털 이미지로 변환한다면 생성될 이미지를 보여줍니다. 오른쪽에 많은 바들이 있어서 뭔가 조작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디지털 사진에서 가장 중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맨 오른쪽 위의 히스토그램입니다.

 

ⓓ ⓒ의 히스토그램

 

히스토그램을 보면 그래프가 오르쪽으로 쏠려 있는 것이 보일 것입니다. 왼쪽은 어두운 영역을 오른쪽은 밝은 영역을 표시한다는 게 한 눈에 들어옵니다. 그럼, 밝은 영역으로 쏠린 계조를 어두운 영역에서부터 밝은 영역까지 펼치기 위해 우선 '노출(exposure)' 값부터 조절하겠습니다.

 

ⓔ ⓒ를 -2stop 어둡게 조절 (1stop 어둡다는 건 빛의 양이 절반으로 줄었다는 뜻)

 

오른쪽 바에 'exposure'라는 바가 있는데 이것이 '-2'가 되도록 왼쪽으로 옮겼습니다. 그랬더니 ⓔ처럼 전체적으로 중간 회색으로 변합니다. '-2'가 의미하는 바는 빛의 양을 4배 줄였다는 뜻입니다. 노출 시간을 1/4로 줄였거나 조리개를 조여서 빛의 양을 1/4로 줄인 것과 비슷합니다.

 

ⓕ ⓔ의 히스토그램

 

이제 히스토그램이 중간으로 몰렸습니다. 다음은 'Tone Curve'를 조작함으로써 그래프가 양쪽으로 펼쳐지도록 하겠습니다.

 

ⓖ ⓔ의 '톤 커브'를 조절한 결과

 

톤 커브를 조절해서 ⓔ에서 상대적으로 밝은 영역은 더 밝게, 상대적으로 어두운 영역은 더 어둡게 만들었습니다. 형태가 보일 정도로 콘트라스트가 강해지고 계조도 많이 풍부해졌습니다.

 

ⓗ ⓖ의 히스토그램

 

이는 히스토그램으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래프가 밝은 영역과 어두운 영역에 걸쳐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칼라를 흑백으로 전환하고 콘트라스트도 좀 더 강하게 하고 선명하게 만드는 조작을 했더니 다음관 같아졌습니다. 흑백으로 전환한 이유는 한 가지입니다. 흐린날 색이 칙칙해서 그렇게 한 것입니다(뒤집으면 색을 제대로 못 만들겠다는 뜻입니다).

 

ⓘ ⓖ를 흑백전환, 콘트라스트, 선명하게 하기 등 조절

 

ⓙ ⓘ의 히스토그램

 

ⓘ를 보니 ⓐ와 거의 똑같습니다. 히스토그램을 보니 쫙 펼쳐졌군요. 그런데 이것은 아직 RAW 파일 상태로 디지털 이미지는 아닙니다. ⓘ의 오른쪽 아래 'Open Image' 버튼을 눌러 포토샵에서 JPG로 저장을 한 이미지가 ⓐ입니다. 모든 RAW 파일 편집 소프트웨어는 디지털 데이터를 JPG나 TIFF 파일로 저장할 수 있습니다.

 

③ 만약 JPG로 촬영했다면?

 

만약 애초에 JPG로 촬영해다면 ⓐ처럼 계조가 어두운 영역에서부터 밝은 영역까지 골고루 퍼져 있는 이미지로 만들 수는 없을까요? 당연히 있습니다.

 

그런데 RAW로 촬영해서 RAW 편집 소프트웨어도 조정한 후 이미지로 전환한 경우와 JPG로 촬영해서 포토샵과 같은 이미지 편집 소프트웨어로 조정한 이미지의 화질에는 큰 차이가 발생합니다. 전자는 자연스러운 계조를 띠는 반면 후자는 거친 계조로 이미지가 볼품이 없어집니다.

 

두 이미지를 한 번에 비교하기 위해 ⓐ도 다시 보여드리겠습니다.

 

ⓐ RAW로 촬영한 후 Camera RAW에서 계조 조정 후 JPG로 전환한 이미지

 

ⓚ JPG인 ⓑ를 포토샵에서 계조 보정한 이미지

 

ⓐ보다는 ⓚ가 확실히 거칩니다. ⓚ의 노이즈는 형태를 뭉개기까지 합니다. 한 눈에도 ⓚ는 만족스럽지 못한 이미지입니다.

 

두 이미지를 포토샵에서 보여주는 각각의 히스토그램을 보겠습니다.

 

  

ⓛ 왼쪽은 ⓐ의 히스토그램, 오른쪽은 ⓚ의 히스토그램

 

왼쪽 히스토그램이 오른쪽보다 확실히 부드러운 그래프를 보여줍니다. 오른쪽 히스토그램은 툭툭 끊어지는 듯한데 이는 이미지의 계조가 자연스럽지 못하다는 걸 표로 보여줍니다. 아마도 실력 있는 사람이라면 ⓚ보다는 좋은 이미지를 만들었겠지만 한계는 명확합니다.

 

④ RAW(12bit)에서 편집하면 이미지의 화질이 유지되는 이유

 

ⓚ의 히스토그램이 이렇게 된 이유는, 밝은 쪽으로만 몰려 있던 픽셀들을 어두운 쪽으로도 왕창 늘이면서 빈공간이 만들어졌기 때문입니다. 8bit JPG 이미지인 ⓑ는 256단계의 밝기 중 약 1/3 가량의 밝은 회색 단계로만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를 250단계가 넘는 회색으로 펼친 게 ⓚ입니다. 자연스럽게 펼쳐질 리가 없습니다.

 

그렇다면 12bit RAW로 촬영해도 전체 계조의 1/3밖에 사용하는 것이니 이를 전체 계조인 4,096으로 펼치면 이것도 당연히 자연스럽게 펼쳐질 수 없는 것 아닐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모든 출력(카메라 LCD, 컴퓨터 모니터, 프린터 등)이 8bit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최종 이미지는 4,096단계가 아니고 256단계라는 것입니다. 전체 단계의 1/3 밖에 없는 12bit RAW라고 해도 8bit인 256단계의 계조로 표현하기에는 무리가 없는 것입니다. 주욱 들여도 메워지는 것이지요.

 

카메라 LCD, 컴퓨터 모니터, 프린터 등 모든 이미지 출력은 8bit

 

만약에 애초의 12bit RAW 데이터가 4,096 단계를 골고루 가졌다면 최종 이미지를 생성하고자 할 때 더 많은 가능성이 있을 것입니다. 밝은 영역의 계조를 더욱 강조할 수도 있고 어두운 영역의 계조를 더욱 강조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사실 ⓐ가 더욱 세밀하게 계조를 갖지 못한 이유는 촬영 당시의 조건 때문에 밝기가 한쪽으로 쏠려 찍혔기 때문입니다. 특히 어두운 부분의 건물들이 자기만의 질감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3. 디지털 사진의 노출

 

 

① 히스토그램에 담긴 의미

 

이제까지 12bit RAW로 촬영했다면 계조 조정의 폭이 넓어진다는 사실을 설명했습니다. 그럼 12bit RAW로 촬영한다면 어둡게 찍거나 밝게 찍거나 적정한 밝기로 찍거나 상관없이 나중에 컴퓨터로 조절하면 좋은 화질의 이미지를 얻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 원본 데이터의 히스토그램

 

원본 데이터의 히스토그램을 보면 가장 밝은 쪽으로 그래프가 몰려 있습니다. 이렇게 촬영한 이유는, 어두운 영역보다 밝은 영역이 더 많은 색정보를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히스토그램의 오른쪽(밝은 영역)이 왼쪽(어두운 영역)보다 많은 색정보를 지님

 

어두운 곳에서 조명없이 촬영해야 하거나 빠른 셔터속도를 확보하기 위해 어둡게 찍을 때가 있습니다. 왼쪽으로 쏠린 그래프를 오른쪽으로 옮기면 색이 자연스럽지 못하거나 노이즈가 발생하거나 하는 등 이미지의 질이 떨어집니다. 다음에 기회에 제대로 보여드리겠습니다.

 

또 하나 위 히스토그램을 보면 양쪽 위에 '▲'이 있습니다. 왼쪽은 어둡기의 경계이고 오른쪽은 밝기의 경계를 뜻합니다. 모든 필름이나 CCD는 감광할 수 있는 빛의 밝기 영역이 있습니다. 이를 벗어나서 너무 어둡거나 밝으면 감광을 못합니다.

 

만약 너무 어두워서 색정보를 기록하지 못했다면 왼쪽 위가 '△'로, 너무 밝아서 색정보를 기록하지 못했다면 오른쪽 위가 '△'로 변합니다. ⓓ는 색정보를 잃지 않는 범위에서 가장 밝게 찍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모든 RAW  편집 프로그램은 이와 비슷한 방식으로 RAW 파일의 상태를 보여줍니다. 모든 디지털 카메라도 히스토그램을 볼 수 있는 옵션이 있고 너무 밝아서 색정보가 없다는 것을 알리는 기능이 있기도 합니다. 이 기능이 없다면 히스토그램만으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언덕처럼 생긴 그래프가 절단되어 있는지만 확인하면 됩니다.

 

② 디지털 사진의 노출

 

디지털 사진에서 노출을 어떻게 결정할 것인가는 사진을 찍는 파일 포맷에 따라서 달라집니다. 8bit JPG 포맷으로 찍을 때와 12bit(14bit) RAW 포맷으로 찍을 때가 다릅니다.

 

JPG : 자신이 원하는 최종 이미지의 밝기에 맞추어

RAW : 색정보가 기록되지 않는 영역이 없는 한에서 가장 밝게

 

히스토그램의 오른쪽, 즉 밝은 영역의 색정보가 많으니 JPG로 찍을 때도 색정보가 기록되지 않는 영역이 없는 한에서 가장 밝게 찍으면 되는 것 아닐까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8bit인 JPG는 이미지 편집 프로그램에서 밝기 조절 등을 하면 할수록 이미지에 손상이 가해집니다.

 

JPG는 디지털 이미지로서 각 픽셀에 RGB 정보를 담고 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밝기 조절 등은 이 RGB 정보를 바꾸는 것을 의미합니다. 색정보를 자꾸 바꾸다 보면 자연스럽지 못한 이미지가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JPG는 최종 이미지의 밝기에 맞추어 찍어야 손상 없는 수준에서 살짝 조작을 해주어 좋은 이미지를 최종적으로 얻게 됩니다.

 

RAW 파일은 JPG와 달리 각 픽셀에 RGB 값을 갖기 이전이므로 RAW 파일 편집 프로그램에서는 이미지 손상이 거의 없습니다. 따라서 최대한 많은 색정보를 기록하기 위해서 색정보가 기록되지 않는 영역이 없는 한에서 가장 밝에 찍는 것이 좋습니다.

 

디지털 사진은 촬영 직후에 카메라에서 히스토그램을 확인함으로써 적절한 노출로 촬영되었는지 평가할 수 있습니다(그러나 노출도 중요하지만 대상에 집중해야 할 순간까지 빼앗겨서는 안되겠지요).

 

"디지털 사진은 어둡게 찍어야 한다"는 말은 잘못된 정보

 

여러분들 중에, 특히 DSLR로 사진을 찍으시는 분들 중에는 디지털 사진은 어둡게 찍으라는 얘기를 들어보신 분들이 있을 겁니다. 카메라에는 자체 노출계가 있어서 찍고자 하는 장면을 촬영하기 위해 가장 적절한 노출값(셔터스피드는 얼마, 조리개는 얼마)를 알려줍니다. 그런데 노출계가 알려주는 노출값보다 어둡게(셔터스피드를 줄인다거나 조리개를 더 닫는다거나) 찍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이 말을 정확한 정보가 아닙니다. CCD가 필름보다 아주 밝은 영역의 계조를 기록하는 데에 약점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밝은 영역의 정보를 담기 위해서 언제나 어둡게 찍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를 만들기 위해서 ⓑ처럼 아주 밝게 찍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앞에서 말씀드렸듯이 어둡게 찍었을 때 최종 이미지를 생성하기 위해 밝게 조작하면 화질이 떨어집니다. 특히 어두운 영역의 질감이 살아나지 않는 등 좋은 이미지를 만들지 못하게 됩니다.

 

 

4. 언제나 RAW로 찍는 게 좋을까?

 

 

RAW로 촬영을 하게 되면 풍부한 계조를 표현하기에 유리하다는 점을 보여 드렸습니다. 그럼 언제나 RAW로 찍는 게 좋을까요? 아닙니다. 사정에 따라서 다릅니다.

 

우선은 RAW 촬영을 지원하지 않는 컴팩트 디카가 부지기수인데 무조건 RAW로 찍는 게 좋다면 컴팩트 디카 만드는 회사는 다 사기꾼이 되겠지요. 실제로도 JPG 촬영만으로 많은 만족감을 얻고 있습니다. 만족스런 사진은 최상의 화질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따라서 디지털 사진을 RAW로 찍어야만 하는 이유는 없습니다.

 

또한 많은 광고 사진가, 웨딩 촬영자 등 사진 상품을 찍는 사람들이 RAW가 아닌 JPG로 사진을 촬영합니다. RAW로 촬영을 하게 되면 컬러 값 연산 등과 디지털 이미지로의 변환을 직접해야 하는데 이는 시간을 잡아 먹는 과정입니다. 상품 하나를 생산하는 데에 시간을 줄이는 게 돈을 버는 것이지요.

 

그리고 무엇보다 실력있는 사진가들은 사진 촬영을 위해 빛을 조절할 줄 압니다. 조명 장치를 활용해서 애초에 풍부한 계조를 만들어내는 것이지요. 너무 밝거나 어두워서 색정보를 기록하지 못하는 영역이 없으면서도 밝은 영역부터 어두운 영역까지 골고루 분포하도록 촬영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촬영할 수 있다면 JPG로 촬영해도 무방합니다. 어차피 출력은 8bit이니까요.

 

RAW로 찍게 되면 별도의 RAW 편집기가 있어야 합니다. 또한 12bit 이상의 파일을 처리해야 하므로 컴퓨터의 성능도 좋아야 합니다. 지금으로써는 램이 최소한 2GB는 되어야 하겠더군요. 비디오 카드로 좋아야 하구요. 이는 모두 별도의 비용이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사진을 찍는 모든 사람들은 찍는 목적이 있습니다. 쉽게 쉽게 찍어서 간단한 기록을 블로그나 카페에 남기고자 사진을 찍는다면 RAW로 찍을 이유도 없으며 RAW를 지원하는 고가의 카메라는 더더욱 필요 없습니다.

 

만약 최상의 화질을 필요로 한다면 당연히 RAW로 찍어야 하겠지요. 노출값에 주의하면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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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공부를 하면 그만큼 나누어야 한다는 신념으로 작성했습니다. 요즘 말걸기가 공부하는 게 이런 것이죠. 혹시 잘못된 정보를 발견했다면 알려주세요. 지식은 공유해야죠. ㅎㅎ.

 

 

잡힐 듯 말 듯

 

지난 토요일 파란꼬리와 호수공원엘 다녀왔다.

 

서울 시내 로댕갤러리에서 김아타 개인전을 보고 나왔는데 날이 너무 좋아 그냥 집에 들어가기는 아쉬웠다. 광우병에 열을 내시는 분들 모이는 청계광장이나 가 볼까 하다가 그 시간까지 기다리기도 막막한 데다가 피곤해서 그냥 일산 와서 놀았다.

 

호수공원의 호수를 헤엄쳐 다니는 물고기들을 지켜보다가 사진을 찰칵.

 

 

 

 

 

 

 

 

잡힐 듯 말 듯.

파란꼬리의 손 그림자가 일품이다.

 

 

 

북한산 자락에 올라 비 내리는 서울 풍경을 담았다.

 

 

 

 

 

 

 

 

역광으로 빛나는 비에 젖은 지붕들이 인상적이다.

그것이 눈에 들어와 찍게 된 사진들이다.

 

이 사진들의 낮은 해상력은 당연히 비 때문일 것이다.

또한 원근감이 깊은 것도 비 때문일 것이다.

 

이 사진들이 흑백인 이유는 오로지 색을 만들 수 없었기 때문이다.

흑백이 된 이상 다양한 회색 톤들로 이루어져야 하지만 질감이 잘 드러나지 않아 만족스럽지 못하다.

 

이 사진들을 촬영한 원본 RAW 파일은 이렇게 콘트라스트가 강하지 않다.

그건 당연하다.

사진의 의도는 촬영 당시만으로 완성될 수 없다.

그래서 흑백 프린트를 해 볼 수 없다는 것 아쉬운 일이다.

 

 

혼자 놀기

 

자정을 넘겼으니 벌써 어제의 일이 되었다.

 

옆으로 누워서 9시 뉴스를 보면서 깜빡깜빡 잠을 자고 있었다.

파란꼬리가 운동을 다녀와서 말걸기가 잠에 취에 있는 걸 보더니 TV와 거실의 불을 껐다.

 

잠시 후 파란꼬리는 씻고 공부방에 들어가서 컴퓨터 앞에 앉아 일을 하고 있었다.

살짝 잠이 깬 말걸기가 눈을 떴더니 아래와 비슷한 풍경이 펼쳐졌다.

묘한 분위기였다.

 

 

잠이 덜 깬 상태에서 본 실내 풍경은 암흑 속에서 아련한 빛을 보는 느낌이었다.

잠을 털고 일어나 혼자 놀기를 시작했다.

 

색이 있는 조명도 만들고 소품도 가져다가 화면 안에 집어 넣었다.

결국엔 아래 사진이 만들어졌는데, 이건 잠에 취해 본 실내 풍경과는 전혀 다른 느낌이다.

 

 

일부러 보색도 만들고 했는데 약간 정신 나간 사람 머릿속 같다.

앞과 뒤가 이질적이다.

혼자 놀기는 이렇게 끝냈다.

 

 

어렵다

 

사진은 어둡고 밝은 톤과 색으로 이루어져 있다.

디지털 사진은 256 단계의 톤으로 만들어야 한다.

 

감광물질이 담을 수 있는 톤의 범위를 넘어선 인간의 시각 때문에

아래와 같이 콘트라스트가 강한 장면을 사실적으로 만들기가 너무 어렵다.

 

어두운 나무와 인물의 겉옷의 질감을 놓칠 수는 없다.

저 멀리 그늘진 숲도 뭉겔 수 없다.

또한 햇살이 나오는 구름을 허옇게 둘 수도 없다.

모두를 만족하는 '사실적인 사진'은 어떻게 만들어야 할까.

 

아래 사진으로도 충분히 사실적인가?

콘트라스트가 강한 것 같은데도 뭔가 떠 있는 느낌도 든다.

어쩌면 너무나 과도하게 콘트라스트가 강한 사진에 익숙해서일 수도 있다.

 

 

 

 

창덕궁의 나무들을...

 

창덕궁을 방문해서 풍경을 필카로 찍어 보았다.

꽃과 나무와 어우러진 건축물과 길을 찍었다.

 

제작된 지 40여 년 쯤 된 것으로 추정되는 Zeiss Ikon의 Contaflex S이다.

아버지 장롱 속에 살던 녀석인데 노출계가 고장났다.

그래서 D200으로 노출을 재서 그 값으로 촬영하느라 고생 좀 했다.

그리고 노출이 잘 맞지 않은 사진들도 많이 찍었다.

대체로 노출 오버.

 

오랜만에 필카로 사진을 찍는 재미도 쏠쏠했다.

필름 한 컷 아끼려고 이리 재고 저리 잰 후에 셔터를 누르는 촬영.

이 카메라는 50mm 단렌즈인데 다른 50mm보다 화각이 좁게 느껴진다.

D200 뷰파인더에 맞춰진 시각을 낯선 카메라에 맞추는 것도 재밌었다.

 

 

이번에 소개할 사진은 창덕궁의 나무들.

버드나무처럼 가지를 늘어뜨린 벚나무와 껍데기 벗겨진 어떤 나무를 소개한다.

두 사진을 나란히 볼 수 있다면 아마도 붉은 색과 푸른 색의 대비도 두드러질 것이다.

 

 

 

 

 

 

벚꽃 축제

 

지난 금요일에 여의도에 갔다가 계획하지 않은, 여의도 벚꽃 축제 방문을 했다.

정신 사나운 곳이었다.

사람 많아서 그렇기도 하지만 형형색색의 조명을 벚꽃에 비추니 '가관'이다.

또렷이 보지 않는 게 더 낫겠다 싶어 아래 사진을 찍었다.

 

 

그냥 30초 동안 사진기를 들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