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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써야 하는데 정말 안 풀린다.
나한테 익숙한 주제도 아닌데 다른 이의 입장에서 글을 써야 한다니....
몇 번이고 정말이지 내가 미쳤었다는 생각을 한다.
요즘들어 정말 나는 대책이 없어지고 있다.
발이 땅에서부터 몇 센치는 떠있는 듯하다.
땅에 발이 떠있으니 현실감이 없어진다.
누가 뭘 하라고 하면 알았다고 그런다.
나중에 이렇게 잠을 설치면서 뒷감당을 할라치면 스스로에 대한 원망과 한심함이
사무치게 올라온다. 정말 미친 게 아니고 어떻게 그걸 순순히 받아들인 거지?
강화이주에 대해서 이런 저런 번복들 끝에 처음으로 이런 결정에 대해서 옳았다는 확신이 선 건
이사짐을 풀면서부터이다.
항상 바쁘신 남편은 2월 23일부터 3월 1일까지 하루도 빠지지 않고 출근을 했다.
그 동안 나는 매일 아이들과 씨름을 하면서 짐정리를 했다.
정리는 해도해도 끝이 없었고 늘 그렇듯이 엄마가 오셔서 아픈 다리로 여기저기 정리를 하시다
볼일이 있다고 미안해하시며 집으로 돌아가셨다.
아픈 하돌에게 설탕물을 먹이고 미음을 먹이고 또 죽을 먹이다가
김치와 밥이 먹고 싶어서 눈물이 그렁그렁 고인 하돌을 안쓰러워하며 또 며칠이 지나갔고
쓰레기더미들을 태우는 놀이가 재미있어서 또 며칠이 지나갔고
그러는동안 내가 해야할 일들은 눈덩이처럼 불어났고
하지만 단 한 시간도 책상 앞에 앉아있을 시간이 없어서 이런 저런 사과문자와 전화를 보냈었고
그러다 그 끄트머리에서 생각했다.
혼자서 아이들을 돌보더라도 내가 서울에 남게된 건 정말 잘한 일이라고.
강화에서 산다는 건 외딴 집에서 우리 넷만 지내는 걸 의미하는 거니까.
설탕도 마음대로 못 사는 그 외딴 곳에서....
세상은 정말 부당하다.
내가 10년동안 단 한 개의 영화를 만들면서 세 아이를 키운 것에 대해서 다들 당연하게 여긴다.
남편이 단 한 번의 휴직없이 자신의 근속연수를 늘려가며 지낸 것 또한 당연하다 여긴다.
그가 시간이 될 때 아이들을 데려가는 것에 대해서 입에 침이 마르게 찬사를 보낸다.
그 찬사의 이면에는 나에 대한 질투같은 것도 있는 것같다.
질투라는 말이 맞는지 모르겠지만....
남편의 송별연 자리에서 그런 이야기를 들었다.(나한테 직접 한 말이 아니라 한다리 건너들었다)
하늘 엄마는 고생 좀 해봐야 안다고. 남편 고마운 것 알아야 한다고.
그렇게 말을 한 사람은 나름 가깝다고 여긴 비혼여성이었다.
그런 거다. 사람들은 나를 그렇게 본다는 거다.
내가 영화를 만드는 게 취미같은 거라 여기는 것같다.
영화 한 편 만든 초보감독의 입장에서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얼마나 당혹스러웠는지
다시 일터로 돌아갈 수 없을 것같아 얼마나 불안해했는지
장애문제로 시작한 내가 가족을 향해 카메라를 들면서 스스로에 대해 얼마나 가증스러워했는지
생각할 리가 없다.
그저 퇴근 후에 아이들을 데려가는 남편이 훌륭해보이고
그런 남편을 두어서 복에 겨운 주제에 불평불만을 털어놓는다고 생각할 뿐이다.
요리와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고 아이 키우는 일에 충분히 행복한 사람들이 참 많은데
남편은 애초에 그런 사람과 결혼을 했어야 했다.
평등부부라든지 '당신이 하고 싶은 건 뭐든지 하게 해주겠다'는 말로 나를 현혹하지 말았어야 했다.
나는 결혼이 이런 것인 줄도 몰랐고 남편과의 결혼이 이런 것일 줄은 더더욱 몰랐다.
모르고 한 결혼에서 돌봐야할 아이들이 셋이나 있어서 이젠 어떻게 할 수도 없다.
뻐꾸기님 말씀처럼 아이들은 집착한다.
내게 더많은 말을 쏟아놓고 서로 말하려고 싸운다.
아아...영혼의 무게는 동등하고 아이를 키운다는 건 그 무게를 감당하는 것인가 봐.
그 무게가 너무나 버겁다.
밥을 해 먹이고 빨래를 하고 어린이집에 데려다주는 것은 정말 아무 것도 아니다.
파김치가 되어 집에 돌아와서 입도 떼기 힘든 상황에서
이런 저런 말대꾸를 하는 게 힘들다.
그러면서도 아이들이 애처롭고 그래서 우울해지곤 한다.
하지만 사람들이 "힘들죠?" 물어보면 "견딜만해요. 애들이 아빠 보고싶어하는 게 좀 그렇죠" 한다.
나는 나한테 "힘들죠?" 하고 묻는 사람들 모두를 의심한다.
내가 그들에게 힘들다, 지쳐 쓰러질 것같다, 라고 말을 하는 순간
내 앞에서는 위로의 미소를 던질지라도 돌아서서 "쌤통이다"라고 말할 거라 생각한다.
.....
아마 반 이상은 그럴 거다.
3월 첫째주는 모두에게 불안하고 힘들고 지쳤던 시간이었다.
수요일에는 우리들을 보러오고 금요일 밤이나 토요일 낮이면 우리를 데리러 오겠다고 한 남편이
새 일터에 급 호감을 느꼈는지 그냥 주말에 나 혼자 애들을 데리고 강화로 오라고 했다.
새 일터의 상황이 그럴 수밖에 없다는 설명 앞에서 나는 그를 이해했지만
돌아서면 또 내 일이 한 짐이었다.
하돌은 밤마다 울었다. 그동안 하돌은 항상 아빠 옆에서 잤다.
나한테는 팔이 두 개밖에 없어서 딸들이 각각 한쪽씩을 베고 잤기 때문이다.
하늘은 아침마다 그랬다. "엄마, 우리 강화 가자."
강화를 가지 않으려고 했던 게 아니잖아? 어린이집을 세 군데나 돌았는데도 자리가 없었잖아?
그렇게 말하니 하늘이 그런다. "어차피 엄마도 강화가면 갈 데 없으니까 엄마가 앵두 보면 되지"
강화냐, 서울이냐 하루에도 몇번씩 결정을 번복하던 발령정국에서 하늘은
"엄마, 엄마는 세상이 다 이사를 갔으면 좋겠지? 그러면 푸른영상도 같이 이사가니 좋잖아"
라며 나를 웃음짓게 하던 하늘은 이제 엄마 때문에 강화에 못간다고 생각한다.
일요일 밤이면, 월요일 아침이면 "엄마도 강화에 살고 싶지않아?"하며 몇 번이고 반복해서 묻는다.
일찍 대소변을 가린 앵두는 요즘 자주 오줌을 싼다.
바뀐 환경이, 불안정한 환경이 그렇게 아이들의 마음에 파고든다.
다행히 남편이 수요일에 한 번 온다.
주말엔 내가 아이들을 데려가고.
아직까지 서울에서 강화집에 가는 가장 빠른 방법을 알아내지 못했다.
이번 주엔 송정에서 버스를 타는 방법을 시도해봤다.
5호선을 타야해서 5612를 타고 신길에서 전철을 타는 방법과
2호선 신대방에서 전철을 탄 후 5호선으로 갈아타는 방법.
두 가지를 생각했는데 5612를 오래 기다리다가 2번을 선택했다.
2호선에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어린 앵두가 있어도 양보해주는 사람 한 사람 없었다.
애 셋을 데리고 가니 사람들이 다들 한 번씩은 쳐다보았다.
영등포구청에서 5호선으로 갈아타는 길은 길고도 길었다.
지하철공사가 지하철을 타면 만보걷기를 할 수 있다고 자화자찬하는 것이 떠올라 엄청 얄미웠다.
몸 가볍고 두다리 멀쩡한 사람만 지하철 타고다닌다는 전제들이 얄밉다.
5호선에서는 노약자석에 앉혔다.
하돌은 "방화"라는 말을 "강화"라는 말로 잘못 알아듣고
지하철만 타면 강화로 가는 거냐고 좋아했다. 나도 정말 그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옆자리 할아버지가 사탕을 주셔서 아이들이 기뻐했다.
항상 느끼는 바지만 젊은 사람들은 냉정하고 나이든 사람들은 따뜻하다.
물론 잔소리들도 많이 하시지만.... ^^
송정역에 내려서 이제 버스 한 번만 더 타면 되니까, 라고 안도했으나
버스를 타보니 노선도에 정류장이 백개는 돼보였다.
큰애들은 늘어지게 자고 앵두는 토할 것같다고 해서 봉지에 입을 몇 번 대주었다.
내릴 정류장에서도 큰애들은 꿈쩍도 안해서 당황했는데
다행히 남편이 정류장에 나와있어서 아이들 내리는 걸 도와주었다.
아이들은 강화에만 오면 좋아죽는다.
초롱이, 별이(그냥 개,의 이름이다)랑 팔짝팔짝 뛰어다니고
숨을 데가 더 많아져서 좋아하며 집안 숨바꼭질을 한다.
그리고 돌아올 날이 되면 하늘은 항상 똑같이 말한다.
"눈 한 번 감았다 뜨면 1년이 지나있으면 좋겠다"
나는 미안하고 속상하고 답답하다.
부산영화제가 없었다면 아마 나는 일을 그만 뒀을 것이다.
이런 상황을 야기한 유일한 원인은 중단된 나의 네번째 작업이고
그것만 없다면 나는 행복할 거라는 생각이 매일매일 불쑥불쑥 솟아나지만
그렇지만 나를 구속해주는 부산영화제에 감사한다.
부산영화제가 없었다면 정말 나는 일을 그만 뒀을 것이다.
............
'사랑을 선택하는 특별한 기준'에서 심리상담을 받던 세진이 외쳤던 그 말,
"남성 중심으로 돌아가는 이 사회가 아니라면 깡통이나 차고 있을 쥐뿔도 없는 것들"이라는
세상의 남성들에 대한 일갈을 가끔, 여러번씩 떠올린다.
지난 주말에는 남편과 싸웠다.
서울에서 그렇게 일주일을 보내고 강화집에 갔는데 여전히 할 일은 산더미였다.
남편의 직장 동료는 나보고 "신부님이 집안 정리한다고 했다"며
"집은 깨끗해졌던가요?" 하고 묻길래 "네"하고 착하게 웃었는데
정말 좋은 분이라고 칭찬을 하길래 정말 지겹다는 생각. 한 번 살아보시라고 정중히 권하고 싶다.
그는 항상 피곤하다. 엄마는 "사람만나는 일이 얼마나 피곤한 줄 아냐"며 안쓰러워하지만
그럼 나는 뭐냐?
그런데 남편을 보면 또 안쓰럽다. 그도 그 자리에서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하고 있다.
하지만 공동으로 해야할 일들은 정해져있고 일할 사람도 정해져있다.
이번 주말에도 또 남편이 사람 만나는 일로 내내 바깥에 나가있는 동안
빨래와 청소를 하고 벽에 못을 쳐서 옷걸이를 만들고, 사진들을 걸었다.
그래도 여전히 집은 그 정도 일로는 표도 안난다.
..................
다음 세상에서는
이 생에서의 모든 기억들을 절대 잊지 않고서
남자로 태어날 것이다.
정말 그렇게밖에 할 수 없는 건지 한 번 겪어보고 싶다.
마음이나 머리가 그렇게밖에 쓰여지지 않는 건지
정말 당신들은 당신들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건지
행여나 마음이나 머리로는 알고 있으면서도 내 몸 하나 편하자고
혹은 세상 사람들이 다들 그러니까
모른 척 편승해가는 건 아닌지 정말 알아보고 싶다.
그리고 조금이라도 그 시스템에 반하는 동성들에게 비난의 눈길을 보내는 건 아닌지.
그리하여 하향평준화로 내몰고 있는 건 아닌지.
하느님, 저는 극락왕생은 절대 바라지 않으니
꼭! 남자로 태어나게 해주세요.
차별에 저항하고 깨어있는 남성으로 살면서
그 경험을 다큐로 만들고 싶어요.
다음 생에서도 카메라는 꼭 쥐고 있을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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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읽는 내내 공감이 가면서 맘이 아프네. 우리 딸들이 컸을때도 여전히 결혼이란게 똑같은 제도로 남아 있다면 우리 딸들은 결혼 안하고 살았음 좋겠어. 정도의 차이만 있지 그 제도 안에서 모든 결혼이 비슷한 모습을 할 수 밖에 없는것 같아. 힘내란 말 밖에 할게 없어서 미안하지만, 그래도 힘내.부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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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말이지 미국은 좀 다를 줄 알았거든. 그런데 똑같은가봐. 딸들이 이렇게 살면 가서 데려오고 싶어질 것같아. 언니도 힘내. 해가 나니 금방 기분이 좋아지네. ^^;부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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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저도 아이 한 명 때가 제일 힘들었던 것같아요. 지금은 아이들하고 같이 지내는 건 좋고 괜찮아요. 셋이 같이 잘 놀거든요. ^^ 생각해보면 다들 안쓰럽고 안타까운 사사람들인 것같아요. 사실 세상의 거의 모든 엄마들이 지금의 저처럼 산다는 걸 알아요. 그래서 더 마음 아프고 그래요. 저한테 "잘됐다"라고 말을 하는 분의 말의 긍정적인 의미를 알고 있어요.저희 둘째언니도 제가 "아빠의 빈자리" 운운하니가 "다들 그렇게 살아. 너네 남편이 특별했던 거지. 이제 다들 사는 걸 너도 하는 것 뿐이야" 하는데 그 말이 정말 진심에서, 애정에서 비롯되었다는 걸 알거든요. 저는 다들 그렇게 산다고 당연하게 생각하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는 거고 그래서 애서 "괜찮아요"라고 말을 하는 건 내가 손에 물 안묻히고 사는 공주가 아니라 나도 다 아는 사람이고 나도 다 할 줄 아는 사람이라는 걸 얘기하고 싶은 마음이 있는 것같아요. 이번 주말에 손님이 오셨는데 제가 앵두한테 하는 거 보더니 "00씨가 이런 사람인 줄 몰랐다"고 하는 거예요. 저희 새언니도 명절 때 유리병에 이유식 담아가니까 "이런 것도 할 줄 알아?" 그러던데. 제가 결혼전에 엄마나 언니들의 전폭적인 돌봄 안에서 공주처럼(?? ^^;) 살았던 것의 영향 탓이기도 하겠지만 사람들은 제가 정말 손에 물 한방울 안묻히고 산다고 생각하나봐요. 하기사 제가 몇년 전에 주부습진에 걸렸을 때 친한 엄마가 "뭘 얼마나 한다고 습진까지 걸려?"하길래 그렇긴 하지, 라고 했는데...
사실 제가 우리 엄마나 언니들 하는 것에 비하면 무능한 면이 많긴 하지만 남자들에 비하면 할 줄 아는게 훨씬 많거든요. 그런데 왜들 그렇게 오해를 하는지 모르겠어요. 우리 엄마나 언니들은 항상 저보고 철이 덜 들었다고 하지만 나는 내가 철이 덜 들었다는 사실이 감사해요.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것에 대해서 익숙해지지 않으려 노력해요. 나는 정말로...이 모든 시간들을 잊지 않고 기억할 거예요. 이 시스템 안에서...그 길이 남편도 나도 좀더 좋은 사람으로 되어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나는 당신도 참 좋아한답니다.한 명과 세 명은 각각 장단점이 있는 것같아요. 세명은 알아서 잘 놀거든요. 며칠 전에 남편,나,하늘만 있었던 적이 있는데 우리 둘이서 하늘 보고 웃으면서 이런 저런 얘기하다가 '아이가 한 명인 집은 항상 이렇겠다' 싶은 거 있죠. 그래서 하늘에게 미안했어요. 하지만 어떤 면에서는 한 명이면 항상 바라봐줘야하는 거잖아요. 첫 아이 때가 가장 힘들었던 건 항상 나만 생각하다가 누군가의 삶을 책임져야하는 게 너무 부담스러웠고 나 때문에 한 사람의 인생이 잘못될까봐 엄청 불안했고...그 때 제가 15개월된 하늘을 데리고 "아무래도 얘는 전문가의 보살핌이 필요한 것같다"며 어린이집을 찾기도 했다니까요. ㅋㅋ 아이가 한 명씩 늘어나면서 여유가 생기는 것같아요. 이 말에 내가 사랑하는 언니들이 상처받을지 모르겠지만(언니, 이해해줘) 당신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어요. 큰애를 낳고 매일매일 남편과 싸우면서 생각을 했어요. 이래서 언니들이 다 이혼했나보다...라고. 2001년 그 때, 독립영화하는 언니들을 보면 모두 비혼이거나 아이가 없거나 이혼을 했더라고요. 아니면 일을 그만 두거나 후방(?)에서 작업을 지원하는 일을 하더라고요. 나는 내가 살아남아서 계속 작업을 할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해요. 물론 나는 '어쩔 수 없이' 계속 아이키우는 일에 대해서만 작업을 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 답답하긴 하지만 당신은 그렇지 않잖아요. 나도 당신도 그렇게 우리는 길을 만들어가고 있는 게 아닌가 싶어요.
결혼에 대해서 후회한 적은 참 많았어요. 나는 나중에야 내가 아무 생각없이 큰 일을 저질렀다는 걸 알았지요. 결혼안한다고 매일 구박하는 엄마르 피해서 결혼을 한 게 마치 "여우 피하려다 호랑이 굴에 들어간" 토끼같은 신세라는 걸 그 때 알았지요. 그 때도 생각했었어요. 내가 미쳤었구나. 결혼이 이런 걸 모르고 결혼을 하다니 정말 내가 미쳤었구나...
하지만 나는 지금 괜찮아요. 오늘 아침에 버스타고 오면서 생각을 했어요.블로그가 아닌 곳에서 내가 그런 말을 했다면 몰매맞았을 거라고. 그래도 이 곳이 있으니 이런 마음도 털어놓고 지지도 얻고...(물론 무언의 냉소도 당연히 있을 거라 생각해요). 하지만 나는 계속 살아서 움직이면서 변화할 것이고 이 시간도 곧 지나가겠지만 나는 이 모든 시간에서의 내 감정들을 내 마음의 변화들을 남겨두고 싶어요. 나는 영화감독이니까. 나는 그저 당신이 계속 아이하고 작업하고 알콩달콩 버물려가면서 넋두리도 올려주고 그러면 좋을 것같아요. 각자의 길에서 우리는 그렇게 살아가고 있는 거니까. 힘내세요..고맙습니다. 어쨌든지간에 세상의 모든 엄마들을 존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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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워요. <룸바> 말고는 다 모르는 영화들인데요. 다시 한 번 고맙... ^^ 그런데 첫번째 영화는 어디서 구하지요? 알아봐야겠당~부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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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공감되는 글입니다. 결혼을 하지 않는 것과 하는 것 둘밖에 없는 것 같은 세상에서 저에게 '결혼'의 무게는 가끔 너무 혼란스럽고 불안하게 만들어요. 지금도 엄마의 노동과 희생에 편승해서 하루를 살아가며 미안해지고 누군가는 노동을 해야 하는데 그게 당연하게 여성에게 주어지는 상황에서 그것을 거스르는건 쌈닭이 되겠구나 싶어 슬퍼집니다. 그래도 반려자를 만나 의지하며 아이도 낳고 싶은데 누구나 당연하게 여기는 노동과 책무를 힘겹게 지고 가야 될 것을 생각하니 암담하네요. 이제 슬슬 결혼할꺼냐..언제할꺼냐는 질문을 받는데 그때마다 애매한 웃음을 짓게 됩니다.부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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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도 선택한 이상 나쁘지만은 않은 것같아요. 그런데 좋은 사람하고 해야할 것같아요. 좋은 사람이란 어떤 사람이냐면 대화가 통하는 사람, 노력하는 사람 뭐 그런 사람. 저희 남편은 그런 면에서 약간 좋은 사람.^^ 예전 블로그는 매일 봤던 것같은데 이 글을 볼려나 모르겠네요. 보면 뭐라고 그럴까 아마 나름 항변을 하겠지요. "니가 하는 건 생색내고 내가 하는 건 당연하냐?" 뭐 그러면서 북을 울려댈지도.(황현희처럼...)부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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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하루님 남편분보다 훨씬 안 좋은 남편이었는데 ㅜㅜ;; 돌이켜보면 아이가 태어나서 어릴때 정말 잘못한게 많네요... 아무것도 몰랐고요... 물론 변명은 안될테지만...지금이라면 조금은 잘할수 있을것 같기도 하고.. 그래도 자신은 없네요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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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상대적인 것같아요 ^^; 어떤 사람들은 제가 욕심이 많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같아요. 저희 새언니같은 경우에는 남편 하는 거 보면서 저를 너무나 부러워하니까...사실 그래서 사방에 제 편은 한 사람도 없는 듯하기도 하고요.. *^^*부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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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은 기억 안나고 '아이들과 놀아주는 아빠'란 주제의 책에 그런 내용이 나오더군요. 자기 회사에 야근은 절대 안하고 칼퇴근 하던 동료가 있었는데 아기가 태어나고 부터는 뻑하면 야근을 한데요. 자기 말로는 '식구하나 늘었으니 더 열심히 벌어야한다'고 한다는데 글쓴이가 보기에는 집에가서 애보는 것보다 회사에서 야근하는 게 더 편하기 때문인 것 같다더군요. 내가 보기에도 일하는 게 애보는 것보다 편하고^^ 근데 정작 본인은 정말로 자기가 처자식 먹여 살리느라 열심히 일한다고 생각할 확률이 높거든요. 대부분 인간이란 자신이 생각하고 싶은 대로 생각하고 사니까요. '생각한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란 말을 참 좋아하는데, 나도 전혀 자유롭지 못하지만 주변 사람들을 보면 예전엔 괜찮다 싶다가도 조금씩 망가져 가는데, 스스로는 그게 망가진다고 생각하지 않고 삶의 방법을 터득해가는 거라고 생각하는 것 같더라고요. 정말 '사는 대로 생각하게'되는 모습들.근데 애 셋 데리고 강화가는 건 정말... 하루가 대단해 보이지 않아도 좋으니 제발 안그랬으면 하는데 방법이 없나? 그냥 몇달에 한 번 가던가 --;; 내가 명주씨나 우리 애기에게 가끔 하는 말이 있거든요. "어쩌겠니 이런 아빠 밑에서 태어났으니 그냥 그렇게 살아야지." 너무 많은 거 감당하려다 슬퍼져요. 조금 나쁜 엄마되고, 조금 나쁜 아내되고, 그거 아껴서 자기를 좀 더 사랑하고... 엄마가 행복해야 애들도 행복해지지 않을까요? 이것도 사는 대로 생각하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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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도 송정에서 버스를 타면 항상 자리가 있어서 아이들이 늘어지게 자고 일어나면 종점이라 편하게 가요. 하늘이 가장 좋아하는 날은 금요일, 가장 싫은 날은 일요일 오후래요. 오늘은 앵두가 어린이집 앞에서 "강화 가자~"라고 하더군요. 주말마다 소풍처럼 갈 데가 있다는 걸 아직은 모두들 즐기고 있어요. 이제 떠돌이 생활을 청산하고 드디어 내일 새집으로 이사를 갑니다. 부디 좋은 아랫집 만나 층간소음에 대한 스트레스가 없기를. 지금은 그게 유일한 바람이네요~~부가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