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앓고 있는 마음의 병을 영원히 치유할 수 없을 것만 같다.

내가 맺고 있는 모든 관계들과 단절하지 않는 이상...

 

나는 배신자다.

오늘 내 가슴 속은 내가 때론 믿었던 동지들, 늘 믿었던 동지들에 대한 미움으로 가득찼다.

나는 배신자다.

오늘 내 가슴 속은 내가 속한 모든 이른바 '조직'에 대한 실망과 증오로 가득찼다.

내가 때론 믿었던 동지들은 배신자다.

그들은 때론 믿고 때론 같이 이야기하고 때론 같이 행동했던 '나'에게 '단절'을 결심하게 만들었다.

내가 늘 믿었던 동지들은 배신자다.

그들은 늘 그들을 믿고, 늘 그들과 같이 행동하고자 했던 나에게 '실망'을 안겨줬다.

저들은 배신자다.

이번에도 여지없이 저들은 1천5백만 노동자, 80만 조합원을 우롱했다.

우리 모두는 배신자다.

말과 행동이 다른 우리 모두는 배신자다.

굽어진 것을 바로 펴지 못하는 우리는 모두 배신자다.

 

그리고 나는 바보 멍청이다.

내 마음의 병을 고쳐주고자 하는 이에게 '나'를 설명할 수조차 없는 나는 바보다.

내가 할 수 있는 일, 내가 하고싶은 일을 알지 못하는 나는 진짜 멍청이다.

 

잠시 '생각'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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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9/19 22:39 2006/09/19 22:39
Posted by 흐린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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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6/09/20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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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대우자동차 투쟁 시절에 썼던 시인것 같은데 잘 생각은 나지 않지만 생각나는만큼만 적어본다 힘좀 내라고

    투쟁

    투쟁이란
    동편에서 서늘히 불어오는 미풍이 아니다
    여느 술좌석에서 왁자지껄 떠들어대는
    무용담도 아니다
    승리의 신기루에 환호하고
    앞으로 나가는 것만을 그리는
    꿈의 세계는 더더욱 아니다.


    마침내 벼랑끝에 몰리다
    자신의 심장을 후벼파고 싶도록
    절망을 배워가는 것이 투쟁이다.
    피곤함에 지친 동지를 다독거리기보다
    증오와 미움으로 모자라
    고통스러움을 잘근잘근 씹어가는 것이
    투쟁이다.

    그래서 투쟁은
    한겨울의 삭풍을 견디며
    힘차게 밀고올라오는 새싹이다.
  2. 2006/09/21 00:29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쨉'은 걷어치우자고 그랬지.
    감정의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모니터 화면을 통해서 그랬지.
    그래도 느낄 수 있었는데,
    결국은 그 '배신자'의 대오 어디 쯤에 서 있구만

    이 판은 정리할
    카운트블로는 꼭 날려야지
    라운드가 언제까지 계속될지 모르겠다만
    쓰러지지도, 폭발하지도 마라

    지금 있는 링이 좁다 생각되면
    갖혀서 싸울 필요는 없겠지
    진짜 싸움꾼은 싸움판을 스스로 선택한다고 하지.
    네 싸움판에 쳤던 내 새끼줄 하나를
    이제 슬그머니 걷어치워야 겠구나.
  3. 2006/09/21 12:03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돌머리/내 고통은 새털처럼 가벼울거란 것 쯤은 알아요~
    가끔 낚시가듯이.../그런데, 정말 모르겠어요... 정말로...아무것도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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