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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간만큼의 멀어짐을 인정하기

 

언젠가부터, 몸이 느끼고 알게 되었던 내게 있어 사실인게 있다.

 

누군가에게 가까이 다가가면 다가갈수록 

나중에 꼭 그만큼 멀어짐을 경험하게 된다는 것.

 

그래서 다가가는 법 뿐만 아니라

멀어지는 법 역시 알아야 한다는 것.

 

시작과 끝, 끝과 시작, 시작과 끝, 끝과 시작.

돌고 돌고 돌고 끊없이 이어지지만,

하나 하나 하나 가 모두 하나 하나 하나 인 관계들. 사람들.

 

 

한 때는 이런 사실들에 대해서

"적당한 거리두기"로 대처해야 하는지, 고민했지만. 지금은 다르다.

세상에나 적당한 게 있기나 한건지.

 

넘쳐 흐르거나 모자라 허우적대는,

관계의 찌질함과 끈적함을 인정하지 않는 가식적인 쿨함은 내가 못견디겠더라.

 

지금 나는,

새로운 사람들과의 새로운 관계들을 두려움 없이 연이 닿는대로 나를 솔직하게 내보이고 다가가려고 하면서, 동시에 그만큼 많아질 많은 멀어짐을 준비하고

내게 소중한 사람들에게 더 가까이 가고자함과, 동시에 깊어지는 만큼 멀어질 큰 괴로움을 준비하고 있는 나를 느낀다.

 

어이없고 또 어이없는 일이지만,

이런 어이없음으로 점철된 게, 삶이 아닐까 하는 그런 또 어이없는 생각.

삶에 있어 너무나 중요한 것들은 대부분이 작은 미소와 코웃음 한 번으로 설명될 수 있는 것이다.

 

한 때 나는 내가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보다 일찍 죽고 싶은 소박한 소원이 있었다.

그럼 당장 죽어야 할지도 모른다. 당장 죽는 것도 나쁘진 않다.

하지만 내가 바랬던 그 소원이 무척이나 일방향적인 이기적이었음을, 시인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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