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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링크 <81페이지부터 194페이지까지>
보브 골롬의 이야기를 읽고 많이 웃었다. 나는 세일즈라는 활동을 혐오하는 사람 중 하나이다. 세일즈는 구차한 일이다. 물건 팔아 치우기 전까지 그들이 보여주는 행동은, 아양을 떠는 것부터 협박하는 일까지, 언제나 나를 곤혹스럽게 만들어 왔다. 보험왕이나 자동차 판매왕 같은 단어를 보면 경멸하고 싶어진다.
이러한 부류의 사람 중 내가 가장 많이 만났던 사람들은 용산 일대에서 전자제품을 파는 흔히 말하는 ‘용팔이’ 들이었다. 용팔이들의 가장 탐스러운 먹이감은 여대생 그 다음이 아마 나 같은 어리버리한 인상의 남자애다. 이 책 에 나오는 블링크의 어두운 면과 일맥상통한다. 10여 년 전 내가 워크맨을 사려고 가격흥정을 하고 있었는데 바로 뒤에 온 젊은 여자에게 같은 모델을 7만원 더 비싸게 부르는 것 아닌가. 용산은 아직도 이런 시스템으로 장사를 한다. 인터넷이 등장하지 않았더라도 망해야 할 이유는 충분히 있었다.
하지만 그들로서도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 것이다. 실제로 우리나라 백화점 명품관에 입점한 대다수의 매장관리자들은 직원들에게 외관으로 손님을 판단하라고 지시한다. 살 것 같은 사람과 안살 것 같은 사람을 구분하라고 지시한다. 내가 백화점에 들어서면 언제나 주눅 들게 되는 이유가 후질 근한 옷차림 때문이라는 것을 새삼 느낀다. 이게 당연하게 인식되는 세상이 더 무섭다.
그렇다면 변화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지금, 블링크에서 지적한데로 얇게 조각내어 관찰하는 능력을 키워 세일즈의 세계로 나가면 백전백승이라는 말인가? 아직 내가 진정한 세일즈의 프로들을 만나본적이 없고 언제나 잔챙이들만 봐와서 그런지 확실한 감이 잡히지 않는다. 아니면 JFCOM의 사령관들처럼 단지 눈에 보이는 정보에 목말라있다고 말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블링크 <처음부터 77페이지까지>
우리들은 살아가면서 많은 무의식에 의한 판단을 한다. 하지만 성급한 판단이 불러올 화를 피하기 위해 좀 더 두고 봐야겠다고 생각하고 물러서는 경우가 있다. 그리고 많은 시간을 들여 현상을 분석하려한다. 블링크는 이러한 생각들에 일침을 놓는 책이다. 순간적인 느낌이 적중하는 때가 많다는 것이다. 즉 통찰력의 승리라는 것이다.
나는 친구와 쇼핑할 때 고민하는 친구에게 늘 말한다. 고민되면 사지 말라고 말이다(안타깝게 나의 경우에도 실천은 하지 못하는 말이다). 고민하고 여러 번 생각해서 산 물건도 집에 와서 보면 마음에 들지 않거나 진짜 필요한 것이 아닌 경우가 종종 있다. 그리고 대게 그런 경우 이미 환불할 수 없게 씰(Seal)이나 밀봉된 비닐을 때어 버린 뒤이다. 또 다른 예로 학보사기자였던 친구 중에 하나는 마감 때가 임박해 오면 술을 마시고 기사를 쓰던 친구가 있었다. 이것은 아마도 쌓아놓은 자료에 치여 갈피를 못 잡고 있을 때, 술이 직관을 발휘하게 도움을 주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사람을 대할 때 짧은 면접 시간에 모든 것을 파악한다는 것은 불가능 할 것 같지만, 돌이켜보면 처음 면접 때의 모습이 대부분 끝까지 간다. 면접자리에서 사람들은 첫인상이 중요하다는 것을 대부분 알고 있을 것이고 그래서 어느 정도 작위적인 모습을 연기 하지만 자신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느낌이나 패턴까지 속일 수는 없는 것 같다.
이러한 예에서 유추해 낼 수 있는 것은 두 가지이다. 첫 번째는 자신의 고유 패턴을 멋스럽게 가꾸기 위해 평소에 잘 처신하는 연습을 해야 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자신의 직관을 날카롭게 만들기 위해 평소 다양한 사물에 대한 관찰과 연구가 선행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사람은 하루아침에 모든 것을 이룰 수 없다는 것이다. 평소에 꾸준히 자신을 통제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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