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카의 최대 치적은...

이명박 정부의 최대 치적은 아마도 

어떤 집단의 본색을 낱낱이 만 천하에 드러내게 만들었다는 것이 될지도...

 

오만한 대형교회들 "곽노현 물리치자"

 

야단법석에 몰려든 중생의 배속에서 천둥벼락이 치는 소리가 들리자 예수는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오천명을 먹이는 기적을 행한다. 만일 이 때 예수가

 

"상위 50%는 니들 돈네고 먹으셈"

 

이랬을까?

 

그 오천명 중에는 몇날 며칠을 굶은 이도 있겠지만 게중에는 말씀이 길어질 때를 대비하여 저녁거리는 물론 내일 아침 요깃거리까지 챙겨온 사람도 있을지 모르겠다.

 

이 때 예수가 상위 50%를 골라내기 위해 

"여러분 센타까서 먹을 거 나오면 빵 한 개에 백대씩~!"

이랬을까?

 

설령 그랬다 한들, 품 속에 빵조가리라도 넣어 온 사람이 알고 봤더니 그게 자신과 가족에게 남은 식량 전부였을 수도 있겠고, 반대로 배 터지게 먹고 나서 소화 좀 시킬려고 산책나왔다가 예수가 뭔 소리 하는지 들어나보자 하고 앉았을 부자도 있을 수 있겠다.

 

성경의 기록상으로, 예수는 이런 저런 사정 가리지 않고 빵을 뜯고 물고기의 살을 발라 나누어주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게 예수의 성격상 맞는 이야길 거다.

 

예수가 실존인물이냐, 성경의 기록이 정확하냐, 이런 건 여기서 문제가 아니다.

이거 가지고 태클 걸면 그게 돌머리.

중요한 건 이 장면이 바로 소위 '복지'라는 것이 뭔지를 상징하는 장면이라는 거.

 

오세훈이 토론회에서 지적했듯이, 급식 말고 다른 건 왜 소득구분을 하는가라는 질문은 오세훈이 의도했건 하지 않았건 복지의 본질이 뭔지를 암시한다. 복지라는 건 부자와 빈자를 가리지 않고 시행될 때 복지다. 대신 있는 사람은 좀 더 내고 사적으로 복지를 거부하는 것에 대해선 체계를 흔들지 않는 이상 그냥 두는 거다.

 

<추가 : 이 대목에서 정리해야 할 것이 있다.

부자와 빈자를 가리지 않고 시행될 때 복지다.

여기서 중요한 거, 부자와 빈자를 가려 부자는 관두고 빈자에게 뭔가를 주는 거, 이건 좋게 말해서 "시혜"라고 한다. 말이 좋아 시혜지, 이건 사실 "적선"에 다름 아니다.

복지라고 해야 할 것과 시혜라고 해야 할 것을 구분할 필요까지는 모르겠으나 말이 그렇다는 거다.>

 

예를 들어 예수가 빵과 물고기를 나눠줄 때 어떤 이가 "나는 저녁을 많이 먹고 왔으니 주지 않아도 됨" 이랬을 때 예수가 "이런 싹퉁바가지가 내가 주는 걸 거부해?" 이러면서 린치를 가하진 않았을 터. 그래도 그 앞에 일단 먹을 거리를 가져다 주는 것이 바로 복지.

 

입으로 예수를 믿는다고 하면서 실제로는 돈을 믿는 저 자들에게 "가난한 자에게 복이 있다"고 했던 수훈의 절구는 개밥에 도토리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

 

결론적으로 하고픈 말은 니들이 세금만 빡시게 내도 애들 밥은 배 찢어지게 멕일 수 있다는 것.

이것들은 밑천도 안 들이고 구라로 예수팔아 호의호식하는 주제에 세금 한 푼 안 내면서 한다는 소리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하지 못할 것이, 저 시뻘건 푸줏간 냉장실 등불같은 십자가를 지붕 꼭대기에 걸어놓고 씨알도 안 멕히는 예수천국불신지옥을 궁시렁거리는 건물들을 사람들이 왜 혐오시설로 생각하지 않는지 모르겠다. 동네에 쓰레기소각장이나 화장장, 하다못해 노인요양시설이나 기타 사회복지시설이 들어온다고 하면 땅값 떨어진다 집값 떨어진다 생 난리를 치는 사람들이 교회는 걍 놔두는 거 보면 예수천국불신지옥이 꽤 무섭긴 한가보다.

 

덧 : 솔직히 무상급식과 관련해서는 달리 할 말이 많이 있으나 시간 관계상... 은 훼이크고 귀찮아서 생략

 

덧2 : 위 덧과 관련해서, 까놓고 무상급식이라는 것 가지고 이정도 생난리가 나는 것은 별로 좋지 않다는 생각. 2004년도 국보철폐투쟁 때 생각이 자꾸 나거덩. 그 난리를 치고도 국보철폐는 커녕 다 죽어가던 한나라당만 기사회생 시켜준 거. 이번 무상급식도 그런 거 아닌지 모르겠어. 

 

8.24 주민투표에서 투표함 개봉불발사태 발생 -> 오세훈, 눈물을 뿌리며 시장직 사퇴 -> 향후 무상급식과 관련하여 예산, 급식의 질, 기타 무상급식과 관련된 부정적 사건(예를 들면, 식중동, 식자재 납품비리, 학교간 급식수준의비교 등)쟁점화 -> 한 3년 쯤 지난 후 오세훈, 방송출현, "거 봐, 내 말이 맞지?" -> 오세훈 인기 급상승, 시민들 사이에 동정심 폭발 -> 2017년 오세훈 한나라당 대선 후보로 등극 -> 재수없게 대통령 당선, "이 씨파, 예전에 무상 이야기했던 섹덜 다 빨갱이. 전부 적출!"

 

아오, 썅, 뭐 이런 시나리오 채택될 가능성 제로이긴 하겠으나 박근혜가 엄동의 풍파를 수첩 하나 옆구리에 끼고 온리 오직 "나라를 살리겠습니다" 멘트 하나로 한나라당을 오늘날의 저 기세로 끌어 올린 거 생각하면 불가능만은 아닐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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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8/23 10:18 2011/08/23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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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racked from ou_topia
    • At 2011/08/23 16:36

    행인님의 [가카의 최대 치적은...] 에 관련된 글. 예수님이 좋다. 마음이 훈훈해서 그렇다. 마음이 깨진 사람들의 마음을 절대 더 깨는 법이 없기 때문이다. &lsquo;마음이 가난한 자에게 복이 있다.&rsquo;란 말씀에 이런 예수님의 마음이 엿보인다. 여기서 가난한 자는 먹을 것이 다 떨어지고 자력으로 먹거리 문제를 더 이상 해결할 수 없는 사람을 의미한다. 완전 거지다. 그래서 중세에 거지가 되어 예수를 따른 사람들이 있다. 예수를 따르는...